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851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321화
103. 경기를 초월한 화살(3)
쾅!
치승이 테이블을 치며 일어나 고함을 질렀다.
“됐어!!”
먹혔다.
안토가 완전히 속아 넘어갔다.
“오오오!”
“미, 미친 진짜 우리가 생각한 대로 된 건가!? 아님 그냥 찍은 건가!?”
어차피 2분의 1이었다.
곱스피어의 말처럼 그냥 찍은 걸로 보일 수도 있었다만.
치승은 고개를 저었다.
“안토가 그냥 찍을 리가 없지.”
안토는 확률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
모든 선택에 근거가 있었다.
그는 확률 게임을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높은 확률을 고른다.
그렇기에 치승은 파악할 수 있었다.
“안토가 됐을 때에서야 깨달았어. 안토의 눈에 조선이 어떻게 보이는지.”
경기 전 회의 때, 치승은 안토가 되기로 하고 모의 게임을 빠르게 진행했었다.
그때 그는 최대한 안토처럼 생각하며, 조선을 파악해 나갔다.
안토라면 당연히 조선을 결승 1, 2경기만으로 분석하지 않았을 것이고.
국가 대항전 전체의 조선을 하나의 줄기로 묶으려 했을 것이다.
그랬을 때, 치승은 안토와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안토에게 조선의 작전의 결은 항상 같아. 우리가 아몬드를 중심으로 쓴다는 거. 즉 병사의 전투력을 기반으로 작전이 얹어진다는 거.”
전혀 틀린 분석이 아니었다.
상대가 안토이기에 오히려 더 확실하게 추측이 가능한 이론.
안토의 추측이라기보다, 깨달음에 가까운 이론.
전략을 아몬드가 수행하는 게 아니라, 아몬드를 전략이 수행해 버린다.
이 차이를 로마의 지휘부가 파악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파악했다는 걸 치승이 알아냈다.
“지금 궁수 견제에 대한 방어를 되게 신경 쓰고 있어.”
방어탑을 만든다든가, 성벽을 세운다든가 하는 돈이 드는 손해는 없었다.
그러나 치승이 유심히 보면 알 수 있었다.
“이상하게 어떤 쪽의 움직임이 유독 분주하지.”
안토의 주의력이 빼앗기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계속 혹시 모를 궁수 기습이 올 위치로 가고 있다.
병사 하나씩은 꼭 해당 구역을 돌면서 지나간다거나, 어떤 큰 움직임을 보일 때도 늘 보호하려는 곳을 감싸고 있었다.
“안토는 ‘아몬드 전략’이랑 싸우고 있어.”
치승은 씩 웃었다.
“그런 건 존재하지도 않는데.”
이번 게임엔 아몬드 전략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해상전이라서?
그렇지 않았다.
‘운이 좋았어.’
아다리가 맞는다는 말이 이럴 때 쓰이는 것 같다.
‘아몬드 체력 문제로 병과를 바꾸기로 하면서 모든 게 유리해졌어.’
회의 중에 최사랑이 잠시 들어왔었다.
「아몬드 병과를 바꿔서 써보는 게 어때요? 적도 혼란스럽고, 우리도 아몬드가 언제 지칠지 스스로 정하는 게 좋지 않나요?」
요지는 이거였다.
아몬드가 3경기도 궁수로 나갈 경우, 다음 경기부터 컨디션이 저하된다. 적도 그걸 이미 분석했을 것이다. 그러니 3경기 이후부터는 아몬드를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조선이 큰 손해다.
그래서 최사랑은 제안한 거다.
조선이 3경기에 아몬드 병과를 바꿈으로써, 로마가 4경기에도 혹은 5경기에도 아몬드를 신경 쓰게끔.
“안토가 예전에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지. 칼이 있는데 주먹을 휘두르려는 지휘관은 없다고. 그러니까 알기 쉽다고.”
치승은 안토의 모든 걸 분석해왔다.
그의 과거 발언들까지 전부.
그렇기에 그는 자신 있게 고개를 저을 수 있었다.
“안토가 착각했어. 아몬드는 칼이 아니야. 핵이야.”
아몬드는 이 전쟁에서 칼 따위가 아니게 되었다.
그는 핵이 되었다.
싱크탱크와 쿠키의 힘이 합쳐지면서 분명 전술 무기였던 그가 이제 전략 무기가 된 것이다.
“들고 있어야 오히려 더 센 거지.”
핵을 갖고 있는 나라는 절대 쏘지 않는다.
쏘는 순간 모든 전면전이 시작되어 오히려 핵의 가치가 크게 상실된다.
진정한 핵의 가치는 ‘모든 걸 멸망시킬 가능성’으로 남아 있을 때 존재할 수 있었다.
지금 아몬드가 그러하다.
언제든 들어와서 성직자를 위협할 수 있는, 게임을 끝낼 수도 있는 위험성.
그것으로 존재하면서 이 게임에서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안토는 지금도 쾌속선이 하나 더 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허…… 지, 진짜네?”
그는 보이지 않는 핵의 위협을 계속 신경 쓰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두둥.
[조선 – 3시대]조선이 3시대로 먼저 치고 나간다.
“좋아. 이제부터다.”
본래 해상전은 3시대부터다.
* * *
“조선 3시대! 굉장히 빠르거든요? 이거, 그럴 수밖에 없죠!?”
조선의 3시대 발전 속도가 상당했다.
그야 2시대 무기에 하나도 투자하지 않았으니까.
“반면에 로마는 2시대에 한두 번 공격 찬스가 있었는데……!? 뭔가를 의식하는 것처럼 제대로 나오지 않았거든요!?”
반면 로마는 2시대 병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었다.
만약 수송선으로 조선 본선에 실어날랐다면 어느 정도의 성과는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로마는 그러지 못했다.
“이거 제 생각에는! 안토가 뭐가 올 거라고 생각하면서 찾고 있었어요!”
안토는 아몬드를 결국 발견하지 못했잖았던가?
그 배에는 아무도 안 타고 있었으니까.
“조선이 궁수 드랍을 반드시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안에 아무도 없었잖습니까!? 그때 안토가 한 게 문명 진보가 아니라! 소이선을 한 대 더 뽑거든요!?”
안토는 먼저 보낸 배는 속임수고, 그 후에 바로 이어서 또 다른 쾌속선이 올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는 지나치게 확신했던 것이다. 조선이 반드시 궁수 드랍으로 이득을 볼 것이라고.
“아니, 안토는 왜 확신한 거죠!?”
“저는 쿠키가 쾌속선을 왜 2대 뽑는가 했거든요?!”
“아! 서, 설마!?”
“쿠키가 쾌속선 하나를 마치 로마 진영으로 보낸 것처럼! 페이크를 줬어요!”
안토가 이렇게 확신하게 된 이유는 진짜로 쿠키가 연기를 했기 때문이다.
“아아아! 이, 이건 진짜 안 속기가 힘들겠는데요!?”
지휘관들은 제한된 시야에서 받아들인 제한된 정보로 전체를 판단해야 한다.
애초에 정보에 에러가 많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여기에 상대의 이런 디테일하고 교묘한 속임수가 첨가되면?
심지어 궁지에 몰린 상황이면?
제아무리 안토라도 제대로 된 판단을 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니까 지금! 조선은 쾌속선 단 2대 뽑고 2시대를 퉁쳐서 넘어간 거네요!? 로마는 상대적으로 비싼 소이선 2대에! 또 드랍 오면 막으려고 병사들 구성해 놨다가! 늦춰진 거고!”
조선의 쾌속선 2대에는 아무 병력도 들어 있지 않았다.
병사에 지출한 비용이 0이란 것이다.
“이거! 안토가 아무래도 계속 성직자 견제를 신경 쓰는 거 같거든요!?”
킹귤이 흐름을 제대로 짚어낸다.
왜 이렇게까지 속임수가 잘 먹힐까?
이유의 근원은 공포다.
“2경기에 아몬드가 비록 실패했지만! 그게 되게 위협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계속 신경 쓰이는 거예요!”
안토가 가장 잘 활용하는 그 감정.
그것에 안토가 휘둘리고 있었다.
“2경기에 쏜 화살이! 지금 3경기에도 날아오고 있는 거예요! 안토한테는!!”
-ㄹㅇ
-그때 소름돋긴했지
-캬 발악하면서 쏜 보람이 있누
-그게 이렇게 ㄷㄷ
-이야
-이래서 경기 내용도 중요함
“심지어 조선은 늘! 아몬드를 초반에 반드시 활용했거든요!?”
“아! 그렇죠! 맨날 썼어요! 맨날! 알고도 당하고!”
“근데 이번 판엔 귀신같이 아몬드를 쓰지 않고! 그냥 넘어갔어요! 진짜 쿠키의 이 치고 빠지는 감각이! 그냥 날이 섰다고 봐야죠!”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조선은 전혀 궁수를 기용하고 있지 않았다.
사실상 이번 대회 통틀어서 처음 있는 현상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 덕일까?
[판옥선 – 97%]낭비되는 자원 하나 없이 조선의 첫 번째 전투함이 건조된다.
“그리고 조선! 판옥선 나옵니다아!”
[판옥선 – 완료]빠아아암!
나팔 소리와 함께 판옥선이 등장한다.
“아니, 지금 이거 그냥 로마 들어가면! 어떻게 되나요!? 로마 이제 3시대거든요!?”
두둥.
[로마 – 3시대]한발 늦는 로마의 3시대.
당연히 그들은 3시대 함선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판옥선에 병사들 몇이 올라탄다.
다만 이들은 모두 야만 병사였다.
병장기가 아직 보급되지 않은 공짜 유닛이다.
“조선! 야만 병사들을 그냥 태웁니다! 어차피 대포만 쏘면 된다! 이거죠?”
애초에 백병전은 고려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쿠키가 아는 거죠! 지금 가면! 최소 몇 배 이득이라는 거! 지금 로마 소이선 딱 1대 있거든요? 이걸로 판옥선 못 막아요! 소이선 3대 박아야 판옥선 깨집니다!”
판옥선은 애초에 방어적인 함선이기에 상당히 단단한 편이다.
소이선 2대가 판옥선에 자폭하면 체력이 정확히 2% 남는다.
소이선만으로 판옥선을 없애려면 무려 3대가 필요한 것이다.
쏴아아아……!
야만 병사들을 실은 판옥선이 바다를 가로질러 나아간다.
“아아 지금 로마 고기잡이배들! 이거……!?”
로마의 어선들이 눈에 띈다.
판옥선이 그냥 지나갈 리가 없었다.
콰아앙!
함포가 불을 뿜는다.
어선들은 순식간에 침몰한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조선이 드디어 말하는 거죠!? 여긴 우리 어업권이야!!”
-ㄷㄷ
-이제서야;
-왜 중국한테 당하고 로마한테……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
-이게 영토의 무결성이다 이말이야
로마의 식량 보급률이 현저히 떨어지기 시작한다.
판옥선이 이곳저곳을 누비며 어선들만 쏴대고 있기 때문이다.
“판옥선이 어선들만 집요하게 노립니다!?”
“예. 굳이 본섬으로 안 가죠! 거기 가면 위험하기만 하거든요? 너네 어선들만 잡아도 되는데! 내가 왜 가!? 너네가 와!”
그렇다.
아무래도 로마의 진영 쪽에 어떤 위험이 도사릴지는 알 수 없었다.
중계 화면에서야 모든 상황이 보이니 정확히 알지만, 쿠키로선 도박이다.
매복되어 있던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소이선들과 갤리선의 합작으로 첫 판옥선을 허무하게 잃을 수도 있었다.
그럴 바엔 어선들을 싹 정리하면서 중앙 바다의 농도 높은 어획량을 차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지금 물고기도 다 같은 물고기가 아니거든요? 이 바다 한가운데 있죠? 여기 쪽 물고기가 식량 효율이 훨씬 좋습니다! 지금 여기를 조선이 싹 다 몰아내고 있어요!”
“조선 식량 보급률이 치솟습니다!! 이세계 조선은 어업 권역이 엄청 넓네요!”
조선 어선들만 중앙 바다에 포진되기 시작했다.
로마 어선들의 활동 반경은 점점 좁아졌다.
판옥선이 한 번 훑고 가면 죄다 침몰해 버리니 절대 멀리 나갈 수가 없었다.
결국 냇가에서 일반 일꾼들도 잡을 수 있을 만한 물고기들만 잡았다.
“아니, 근데 타이밍이 예술인 게요? 지금 로마 3시대로 업하고 이제 성직자 더 뽑으면서 무한 일꾼 펌핑 해야 되거든요? 근데 성직자 생산에 식량이 많이 듭니다!”
로마의 대성당에서 성직자가 한둘 나온 이후로 더 생산되고 있지 않았다.
“성직자 생산이 버벅여요!”
“조선이! 조선이 자원에서 완전히 앞서고 있습니다!”
식량은 모든 자원의 기본 바탕이다.
식량이 많아지면, 일꾼이 많이 나오고, 일꾼이 많아지면 자원을 캐는 속도가 당연히 늘어난다.
어선 또한 식량으로 생산하니 바다 맵에서 식량의 펌핑 효과는 이로 말할 수가 없었다.
-배부른 조선ㄷㄷ
-이제 각궁병 뽑으면서 더 몰아치자!
-배부른 조선은 못이기는데 ㄹㅇ
-와 이거 뭐냐??
반면 로마는 3시대에 자체 자원 펌핑 기능인 성직자들을 계속 뽑을 수 있는 것에 반해 자원 팩션이 없는 조선보다 자원이 모자라지고 있었다.
[카락선 – 25%]부랴부랴 3시대 배인 카락선을 만들지만, 조선은 이미 각궁 등으로 3시대 병력 구성도 시작했고, 판옥선이 2대 확보되었다.
[판옥선 – 완료]두 번째 판옥선엔 각궁병들이 올라타면서 출항을 준비했다.
“아아! 이건 진짜! 완벽한 운영의 승리를 하고 있는데요! 쿠키! 2경기에 대한 완벽한 복수입니다!?”
“대체 이게 어디서부터 이렇게 된 겁니까?”
“2경기부터죠! 그때 아몬드가 2경기에 쏜 화살이! 지금 3경기 성직자들을 죽이고 있는 거나 마찬가집니다!!”
“아니, 아예 태어나지도 못하게 하고 있죠!?”
“예! 성직자 출산율이 거의 서울이에요! 조선 맛 좀 봐라!?”
-그건 진짜 큰일이네 ㄷㄷ
-내 화살은 경기를 뚫어
-나라를 망하게하는 화살 ㄷㄷ
-정보) 3경기에 아몬드는 한번도 화면에 나온적이 없다 ㅋㅋㅋ
-죽은 견과류가 산 인간을 죽이네;
각궁병들을 실은 두 번째 판옥선이 출항한다.
촤아아아아……!
처음 판옥선 한 대만 나왔을 때와는 달랐다.
판옥선 두 대 와 한 대는 완전히 다른 얘기였다.
설사 소이선이 나온다고 해도, 함포 사격만 잘하면 근처에도 못 오고 침몰시킬 수 있는 화력이다.
판옥선 두 대는 나란히 로마 본섬이 있는 곳까지 쭈욱 밀고 들어간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