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85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322화
103. 경기를 초월한 화살(4)
두둥.
조선이 3시대가 되었을 때.
바삐 움직이던 안토의 손이 잠시 멈칫한다.
‘……이런.’
완전히 당했다는 걸 깨달았다.
‘없었나? 처음부터.’
아몬드를 활용한 작전 따위, 이번 경기에선 존재하지조차 않았다.
그런 건 없었던 거다.
‘…….’
분석 당하자마자 거짓말처럼 사라진 작전.
믿기지 않지만, 그게 현실이다.
조선이 3시대를 간 타이밍을 보라.
이 타이밍에 3시대를 사려면 조선은 2시대에 쓴 돈이 최소한이어야 했다.
2시대 작전 따위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가상의 적과 싸우고 있었나.’
아몬드와 궁수부대를 실은 배가 2시대에 한 번은 치고 들어올 거라는 생각이 로마의 발전을 느리게 만들었다.
그러는 사이 조선은 3시대로 올라갔고, 이제 판옥선까지 나왔다.
콰앙.
쾅!
함포가 열을 올린다.
로마의 어선들이 침몰한다.
자원 수급은 떨어져 간다.
아직 육지 동물을 남겨놨으니, 식량 공급의 맥이 아예 끊기진 않았다만…… 말 그대로 끊기지만 않았을 뿐이다.
‘이제 2대.’
조선의 판옥선 2대가 등장할 것이다.
안토의 눈에 들어온 건 아니지만, 분명 타이밍상 그러하다.
[카락선 – 79%]로마는 3시대 범선인 카락선을 제대로 아직 다 만들지도 못한 상태였다.
‘이대로는…….’
판옥선이 연안까지 들어온다면, 카락선에게 승산이 없다.
카락선은 침저선이고 기본적으로 범선이다.
이런 연안에서는 선회도 힘들고, 당연히 전투도 불리했다.
무엇보다 카락선의 크기와 체력이 판옥선 이상이지만, 포의 화력이 그보다 못했다.
판옥선 입장에서 카락선은 덩치만 큰 과녁이다.
판옥선이 속도마저 우위를 점하는 연안에선 더 그렇다.
‘연안에서 싸움은 피해야 한다.’
안토는 최소한 바다 중앙에서 싸움을 만들어야 한다고 여겼다.
‘다음 함선은 판옥선일까? 거북선일까?’
안토에게 중요한 문제다.
판옥선이 나온다면 이 전략의 효용성은 의문이나, 거북선이라면…… 가능하다.
‘거북선이 나오게 해야겠지.’
그는 모든 걸 건 한 수를 둔다.
[탑승]카락선이 다 완성되어 갈 때 즈음.
그는 수송선에 일꾼 몇을 태운다.
* * *
“판옥선이 상대 연안까지 들어가려는 겁니까!? 로마 입장에서는 이런 사태가 일어나면 안 되거든요!”
“아, 왜죠!?”
킹귤이 흥분하여 고래고래 외친다.
“판옥선이 평저선이라 연안에서는 제 속도가 나오거든요?! 심지어 배도 휙휙 잘 돌아서! 포 연사력도 굉장히 좋아져요!”
“아아! 근데 지금 로마! 카락선 하나 등장합니다! 유럽식 범선! 아아! 멋지긴 합니다!?”
“예. 멋지긴 한데! 지금 로마의 카락선 하나! 소이선과 수송선 하나씩! 이렇게 3대가 전부거든요? 이순신도 12척은 있어야 게임 뒤집는데! 3척으로는 힘들지 않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에게는 아직…….
-ㄹㅇㅋㅋ
-카락선 저거 저기 박혀있으면 ㄹㅇ 고물인데
-와 로마가 이렇게 진다고?
완벽한 타이밍에 상대 본진으로 밀고 들어오는 조선의 판옥선 2대.
로마에겐 너무 치명적이었다.
“로마! 뭔가 대책이 없습니까!?”
“판옥선 밀고 들어갑니다아아! 방해는 전혀 없구요!”
판옥선의 사거리가 아직 해안 쪽을 타격할 정도는 아니었다.
만약에 로마가 타개책이 있다면 지금 나와야 했다.
그러나─
“어!?”
─팅.
로마 쪽 시야가 꺼졌다.
“뭐, 뭔가 있나 본데요!?”
-오
-시야컨 ㄷㄷ
-이걸 뭘 어케 함?
-여기서?
“일단 지금! 해변 타격 가능하죠!?”
중계화면은 순식간에 판옥선 쪽으로 집중됐다.
“쏩니다아아아!”
콰아앙!
반동으로 피어나는 하얀 물살과 함께, 판옥선의 검은 포신이 연기를 흩뿌린다.
해안에 있는 건물들이 불타기 시작한다.
물론 외곽에 있는 건물들이니만큼 중요 건물은 아니었다만…….
식량 저장고, 일꾼들의 인구수를 책임지는 집 등 전부 역할이 있는 건물이다.
“일단은 맛보기입니다. 그래도 계속 무너지면 이런 것들도 치명적이거든요?!”
“그렇죠! 로마 이 집들 많이 무너지면 일꾼 더 못 뽑거든요!”
일꾼은 인구수 제한이 있다.
이걸 늘리기 위해 그들이 머물 집을 제공해야 한다.
반대로 말하면 집이 없으면 이들을 더 생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일꾼에 민감한 로마인데!”
참고로 이 일꾼에는 ‘어선’도 포함이다.
“로마, 잘 안 보이지만, 지금 뒤쪽에 다시 건물을 짓기 시작하는 거 같죠?”
암흑 시야 끄트머리에 일꾼들이 모여 망치를 휘두르는 모습이 보인다.
“대처가 빠르긴 하거든요!”
그래도 ‘집’은 가격이 싸고 건설 시간이 짧아서 금세 복구가 가능하다.
이것도 전부 돈이지만, 금과 목재만 소모하니 현재 로마에겐 괜찮았다.
“로마가 그래도 성직자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금이랑 목재 캐는 속도는 상당해졌고!? 집은 복구할 거 같은데!”
성직자가 일꾼들에게 버프를 걸어주면서 금과 목재 등 ‘캐는’ 방식의 자원은 다른 문명보다 상당히 빠르게 확보하게 된다.
“여기가 일반적인 해상맵이 아니라는 게! 문제입니다!!”
아무리 가까이 붙어도 배로는 중요 건물을 타격할 수 없었다.
여기가 만약에 다른 해상맵이었다면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이곳은 ‘굽이치는 파도’였다.
바다에서 이어지는 강과 냇물까지 구현된 섬 맵.
촤아아아……
로마가 별게 없다는 걸 확인한 판옥선 2척은 강가로 배를 밀고 들어간다.
“더! 더 들어가요!”
“여기까지 들어가면!? 주요 건물들도 일부 타격되는데! 로마! 소이선 있었잖아요!? 어디로 갔습니까!? 카락선은요!?”
이 이상 허용해 주면 피해가 막심해지는데, 로마의 저항은 이상하리만치 적었다.
“쿠키도 지금 잠시 멈칫하면서 천천히 들어가고 있거든요? 위협을 찾고 있나요!?”
“아니죠. 이거 그걸 기다리는 건데요?”
쿵.
짧은 북소리와 함께 등장한 검은 등껍질의 함선.
[거북선 – 완료]-키야
-가즈아
-나왔구나 거태식이~
-오오
-ㄷㄷㄷㄷ
-코리안 시크릿 웨폰 ㄷㄷ
거북선이 등장하자,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거대한 거북선 풍선이 더 높이 휘날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거북선 인형이 위로 치솟았다.
“이야 조선에서 아몬드만큼 인기 많은 게 바로 이 거북선인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특히 지금 타이밍에는 딱 좋죠? 지금 안토가 뭔가 준비하는 거 같아서! 거북선을 추가해 준 거거든요!? 이게 탱커형 함선이라! 소이선 같은 기습 변수에 굉장히 강한 편이에요!”
“아아! 맞습니다! 든든~ 하죠!”
그렇다.
적의 배가 어디서 뭘 노리는지 모를 지금, 판옥선과 거북선이 합세한다면 완벽한 대처가 가능한 포메이션이 완성된다.
“거북선이 바다 중앙을 가로지르면서, 합류하고 있…… 어!?”
거북선이 딱 바다의 중앙쯤 왔을 때였을까?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콰아앙!
“!?”
어디선가 날아온 함포가 거북선을 타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
-뭐야?
-헐
-엥?
“어, 어 이거 뭐죠!?”
보이지 않았다.
거북선은 특성상 시야가 굉장히 좁은 편이기 때문이다.
소이선이나 화선처럼 가까이 와서 때리는 배들에게는 강하지만, 홀로 돌아다닐 때 이런 장거리 포격을 당하면 사실 대처가 안 된다.
적은 그걸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함포로 연이어 거북선을 타격한다.
퍼엉!
퍼벙!
하얀 물거품이 치솟으며 거북선이 휘청인다.
“거북선도 평저선이라서! 여기서 맞기 시작하면 너무 느리거든요!?”
-이거 카락선 아니냐??
-뭐야 대체 ㅅㅂ
-와
-카락선 어떻게 여깄냐
바다 한가운데에서 이런 식으로 마주치면, 배의 성능과는 별개로 상성으로 죽고 만다.
“안토! 지금 설마 이거 일꾼을 저기 섬으로 수송해서! 거기에 부두 짓고 만든 배인가요!?”
그때, 로마의 시야가 켜졌다.
킹귤의 예측이 맞았다.
안토는 수송선에 일꾼을 싣고, 바다 중앙 근처에 있는 작은 섬으로 옮겼던 것이다.
거기서부터 부두를 짓고, 카락선을 생산했다.
일종의 전진 병영인데 그게 게임 후반에 등장한 셈이다.
“이거는 거의 카락선 상륙작전 수준이거든요!?”
콰아아앙!
거북선이 활활 타오르며,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
카락선과 1 대 1로 바다 중앙에서 만나버렸으니, 따라잡을 수도 없고 도망갈 수도 없었다.
“자기가 유리한 공간을 차지하면서! 이어지는 배들 보급을 끊어버리겠다는 판단! 안토!? 이 와중에 진짜 대단합니다!”
“근데 이 카락선이 지금 거북선만 때리고! 자기 본진 쪽으로 안 가는데요!”
로마 본진이 불타고 있으니 도우러 갈 만도 한데, 중앙을 지키는 역할을 유지하고 있다.
“그 말은 로마가 판옥선 2대 정도는 버틸 뭔가가 있다는 거거든요!?”
킹귤이 로마의 본진 어딘가에 배치된 배들을 살핀다.
가장 구석에 숨어 있던 카락선 하나와 로마 본진 바깥 어딘가 구석에 숨은 소이선.
이 두 대가 전부였으나 킹귤은 안토가 뭘 노리는지 알 수 있었다.
‘판옥선이 서로 붙었을 때. 소이선 하나로 대미지를 둘에게 다 주려는 거야.’
다른 섬에 부두를 짓고 카락선을 하나 더 만들기까지 했으니 본진에서는 뭔가를 할 수 있는 자원 따위 없었다.
그러니 안토는 갖고 있던 배로 최대한 뭔가를 해야겠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그리고 그 판단은 정말 날카로웠다.
“이거! 판옥선이 강가 안으로 더 들어가면 안 되거든요!?”
강은 육지와 가까워질수록 그 폭이 좁아진다.
판옥선이 로마에 더 큰 피해를 입히려 할수록, 그들은 좁은 폭으로 들어가야 했다.
“이미 좀 깊어요, 지금 보니까!!”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강 하류는 지나있었다.
그만큼 로마 본진에 불타는 곳도 많아졌으나, 그만큼 판옥선 2대도 서로 붙어 있게 됐다.
“로마 소이선! 움직입니다!?”
촤아아아아……!
그 틈에 소이선이 출항한다.
구도상 소이선은 판옥선의 뒤쪽에서 접근하고 있었다.
그리고, 카락선이 상류에서부터 물을 타고 빠르게 다가온다.
촤아아아아아!
엄청난 물살과 함께 카락선이 내리꽂히듯 등장한다.
-ㄷㄷ
-캐러비안의 해적이냐 ㄷㄷ
-와 ㅅㅂㅋㅋㅋ
-어그로 다 끌리겠누
판옥선의 시선은 전부 저 커다란 카락선에 빼앗기고 만다.
“판옥선! 포신을 돌립니다!”
판옥선이 카락선을 향해 대포를 들이민다.
카락선도 똑같이 측면으로 돌면서 포신을 내밀었다.
콰아아아앙!
양쪽의 검은 포구에서 연기가 흩뿌려지고, 배가 휘청이며 흔들린다.
판옥선 두 대의 포격을 맞게 된 카락선은 순식간에 체력이 절반 가까이 날아갔다.
더군다나 평저선인 판옥선은 여기서 반 바퀴 돌아 다시 포격을 날릴 수 있었다.
‘돌아라.’
그런데 안토는 그것을 오히려 바라고 있었다.
판옥선이 반 바퀴 도는 순간, 소이선이 접근하는 거다.
그러면 소이선 쪽을 바라보는 판옥선의 포는 전부 쏠 수 없는 재장전 중인 상태가 된다. 보고도 아무것도 못 하고 당할 것이다.
“이거 돌면! 진짜 돌아버리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
-돌면 돌아버리지 그럼ㅋㅋㅋ
-앜ㅋㅋㅋ
-엌ㅋㅋ 아이고 배야
킹귤은 안토의 의도를 눈치채고 고래고래 소리친다.
그런데─
“……어?”
그의 말이 들려 버리기라도 한 걸까?
“지, 진짜 안 도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부정행위아님?ㅋㅋ
-뭐얔ㅋㅋ
-왜 진짜 안도니까 당황함ㅋㅋ
-뭐지???ㅋㅋㅋ
판옥선은 반 바퀴 선회하지 않고 그대로 자리를 지킨 채로 포탄을 다시 밀어 넣었다.
그리고─
“그, 그러면!!”
──휘이이이이이!
[매 날리기]매가 날아오른다.
암흑 시야에서 조금씩 접근하고 있던 소이선은 완전히 노출되고 말았다.
“!”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한 사람만 제외하고.
‘여기였군.’
화면에 비친 쿠키의 모습은 평온했다.
[이동]판옥선 한 척이 뒤로 물러난다.
소이선의 입장에선 다가오는 것이다.
그들이 보기에 성채 하나가 움직여 다가오는 듯했다.
촤아아아……!
물살이 출렁이고, 아직 쓰지 않은 반대쪽 포신이 연기를 흩뿌린다.
콰아아아아앙!
“와아아아아아아아!”
관중들의 함성과 함께 소이선이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쿠키!!!”
중계진이 흥분하여 테이블을 탕! 치며 일어난다.
“오늘 감각이 제대로 날이 섰어요!!”
“귀신같이 찾았어요!? 이게 뭔가요 지금!?”
-ㄷㄷ
-뭐야
-와 소름돋았어
-헐
-이거 알고 있었어?
-너…… 봤구나?
-헉ㅋㅋㅋ
-ㅁㅊㅋㅋ
-낚은 거야???
소이선의 한 방을 위해 빌드업된 로마의 비장의 한 수가 전부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좋아아아악! 쏴 죽여어어어어어어!”
킹귤의 지휘 아래, 카락선까지 포탄 세례를 맞고 터져 버렸다.
-ㅁㅊㅋㅋㅋㅋㅋ 이제 걍 편파 ㅋ ㅋㅋ
-중립지킨다면서 ㅋㅋ
-본인이 쏘시나요?
-앜ㅋㅋㅋ
평저선이 한참 유리한 강가에서 그것도 판옥선 두 대와 맞붙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로마는 아무리 바다 중앙에 카락선을 한 대 배치하는 데 성공했다고 해도, 자신의 본진에 들어온 판옥선 2대를 전혀 제거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항복]패배를 인정하는 것.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경기장을 뒤덮는 함성과 함께, 전광판의 숫자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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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2
로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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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 다시 한발 앞서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