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858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328화
105. 스팀팩(2)
레기온의 하단을 공격하며 아몬드가 뒤로 돌아 성직자를 공격한다.
이 갑작스러운 교전에서 펼치기에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전술이었다만.
조선의 1선 궁수들은 해내고 있었다.
“컥!”
“히, 힐!”
바로 옆의 성직자 힐조차 감당 안 될 정도로 하단에 공격이 쏟아부어지고, 레기온들의 이동 속도는 거북이가 되었다.
그러나, 그들도 절대 경계를 허물어뜨리진 않았다.
“버텨어! 측면 주의해라!”
“앞은 신경 쓰지 마!”
이들 역시 로마의 1선 레기온이다.
특히 이 중 ‘엔초’는 피에르의 다음가는 플레이어였다.
엔초의 눈에 이건 척 보기에도 양동작전이었다.
레기온들을 공격하는 것 같아도, 진짜는 성직자를 노릴 것이다.
“아직 놈이 안 쐈다!”
엔초는 방패를 들어 올린 채, 눈알을 굴린다.
어디냐…….
“우측!”
우측?
엔초의 고개가 돌아갔다.
저기다.
[아아몬드]아몬드. 그 녀석이 뛰고 있었다.
시위를 이미 당긴 채다.
‘온다.’
엔초는 한발 물러나며 완전히 그에게만 집중했다.
그의 빈 자리는 다른 병사가 들어가 방패를 들이밀며 채웠다.
기이이이익……!
팽팽히 당겨진 활이 이곳을 조준한다.
‘……지금!’
타악─
마지막으로 크게 도약하며 시위를 놓는 아몬드.
다른 궁수였다면 이렇게까지 달리면서 쏴버리는 화살에 신경 쓰지 않았을 테지만.
엔초는 이를 악물며 눈을 부라렸다.
‘봐야 된다.’
이건 다름 아닌 아몬드의 화살이다.
그의 화살은 예측할 수 없다.
──파아아아앙!
뱀처럼 꺾여 들어가는 화살.
이 화살이 나는 찰나.
로마와 조선, 모든 관중들이 숨죽였다.
꿀꺽.
엔초는 마른침을 삼킨다.
‘끝까지 보고…….’
반드시 끝까지 봐야 했다.
예측이 아니라, 보고 반응해야 했다.
이내, 그의 눈이 번뜩인다.
‘왼쪽 위.’
그가 방패를 격하게 들어 올리며 발을 뒤로 빼 지지한다.
‘제발…… 움직여!’
엔초의 눈에 그의 몸뚱이는 느릿하기 그지없었다.
팔이 화살보다 빠를 순 없었다.
그렇지만, 방패는 화살보다 면적이 크다.
훨씬 적게 움직여도 쉽게 막는다.
‘된다. 된다……!’
엔초가 이를 악물며 양손으로 방패를 휘두르듯 하자─
쇳덩이에 전해지는 울림.
──터어엉!
“!”
화살이 막혔다.
말도 안 되는 각도로 쏘아진 화살, 그리고 그걸 막은 방패.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악!”
양 진영에서 고함이 터져 나왔다.
한쪽은 환호, 한쪽은 실망.
어쨌거나 엄청난 흥분이 경기장 전체로 퍼져 나가고 있었다.
물론 선수들은 흥분할 틈 따위 없다.
아몬드의 화살은 한 번으로 멈추지 않았다.
파아아앙!
파아앙!
‘온다. 또 온다!’
연사는 그야말로 폭풍처럼 이어졌다.
엔초는 죽어라 이동하며 그것을 쳐낸다.
터텅!
두 발.
터엉!
세 발.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엔초! 엔초! 엔초!”
쳐내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로마 관중들의 연호가 거세졌다.
그러나 엔초의 사정은 그들만큼 대단히 기쁘지 못했다.
“이, 이런 미친.”
슬슬 한계였다.
어디로 날아들지 모르는데, 연사력마저 발군.
거기에 정확도는 또 어떤가?
하나같이 성직자 쪽으로 화살이 내다 꽂히고 있었다.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어!?’
터어어엉!
터더덩!
그러는 엔초도 방패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전부 막아내고 있었다만.
점점 한 끗 차에 가까웠다. 이대로 더 가면 결국 방패가 더 늦게 움직이고, 화살이 그대로 성직자에게 박힐 것이다.
그런데─
“!”
──퍼엉!
성직자가 아닌, 엔초의 옆구리에 화살이 꽂힌다.
[체력 64%]“오오오케이!”
팡어의 함성이 들려온다.
그가 쏜 화살이었다.
엔초가 방패를 이리저리 움직이는 틈을 쏴버린 것이다.
엔토가 다급하게 외친다.
“성직자! 힐!”
성직자가 곧장 힐을 넣는다.
[체력 83%]체력이 차기 시작한다.
“후퇴!”
엔초의 명령에 맞춰 레기온들이 다시 후퇴한다.
건물 뒤쪽으로 숨으려는 것이다.
터어엉!
터덩!
그러는 중에도 날아드는 화살은 전부 막아냈다.
“하아…… 하…….”
엔초의 집중력은 이미 거의 임계점이다.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웃고 있었다.
시간을 벌었으니까.
“하하. 너흰 너무 깊이 들어왔다.”
로마의 지원군이 도착할 시간을.
* * *
엔초와 아몬드의 공방전에 중계진이 고래고래 외친다.
“아니! 아몬드! 대체 언제까지 연사하나요!? 진짜 지독하게 성직자를 노립니다아아!!”
“그걸 또 다 막아버리네요! 엔초! 이게 로마의 방패입니까!?”
-ㄹㅇ
-자강두천 ㄷㄷ
-어지럽다 와
-그걸 다막누
-방패가 워낙 커서;
현 상황을 다 내려보는 중계진 입장에서 이 플레이가 갖는 의미가 상당했다.
“이건 엔초의 슈퍼 세이브죠!? 이대로 지금 조선이 너무 많이 들어오게 됐거든요!? 역시 성직자가! 진짜 사기 유닛이긴 합니다!”
“맞습니다. 힐에 이속 버프까지 있어서 2시대에 있으면 안 되는 유닛인데! 참전하니까 확실히 유지력이 달라요!”
“근데 죽으면 말짱 꽝이었는데! 이게 이렇게 또 살아가고! 로마에게 한 턴을 벌어줍니다! 이러면 사실!!”
킹귤이 맵 어딘가를 가리키며 외친다.
“아~~까부터 돌아가고 있었던 저 레기온들이 역할을 할 수도 있어요! 저는 진짜 무리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이러면 또 모르는 거예요!”
로마는 새로 생성된 레기온들을 전투에 곧바로 지원하지 않았다.
대신 큰 원을 그리며 본진 바깥으로 돌아오게 만들었다.
이러면 조선군의 뒤를 잡게 된다.
-존버 승리
-아이고 이게 오네
-ㅁㅊ 의지의 피에르 ㅋㅋ
* * *
미친듯이 내달리며 활을 쏘던 아몬드.
‘어?’
그도 느꼈다.
‘언제 이렇게 들어왔지?’
사방이 로마의 건축물이다.
정신 차려보니 로마 본진의 중심부까지 들어온 것이다.
티이이잉!
[위험]위험 핑이 찍힌다.
그의 한참 뒤쪽, 로마 본진 바깥 쪽에서 레기온들이 나타났다.
새로 만들어진 레기온 넷.
‘뭐야. 왜 저기서?’
그곳에 존재하면 안 되는 것들이었다.
로마의 본진과는 전혀 반대 방향이니까.
아몬드는 이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없었는데, 사실 이해할 생각도 없었다.
이미 적은 당도했고, 그들이 창과 방패를 앞으로 세운 채 미친 듯이 뛰어오고 있었다.
‘어쩌지.’
이곳은 평지다.
궁수들보다 레기온이 훨씬 빠르다.
먼저 쏘지 않으면 결국 따라잡히게 된다.
다른 궁수들도 아비규환이다.
“야, 양각이야! 젠장?!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뒤부터! 그냥 쏴 죽여! 앞에는 성직자 때문에 못 와!”
궁수들이 뒤쪽으로 돌아 저항한다.
터더더더덩!
방패에 막힌다.
“스크류우우우! 샷! 임마!”
팡어가 커브샷을 쏘아도 보지만, 로마군은 이제 안다.
──터엉!
저들이 커브샷을 쏜다는 걸.
“어라.”
그걸 알기만 하면 막을 수 있는, 그런 병사들이 포진한 곳이 로마였다.
거리가 좁혀진다.
레기온 하나가 길고 검은 머리칼을 휘날리며, 가장 앞으로 뛰쳐나온다.
아몬드가 팡어에게 외쳤다.
“피해!”
‘어?’
──푸우욱!
팡어의 배에 창이 불쑥 솟아난다.
그 창은 피에르의 것이었다.
쿵.
팡어가 쓰러졌다.
아몬드와 피에르의 눈이 마주친다.
휘릭.
피에르는 여유롭게 창을 한 바퀴 휘두르며 방패를 들어 올렸다.
그는 전면전에서 진 적이 없다.
피에르가 외친다.
“뛰어어어어!”
쾅!
병사들이 괴성을 내지르며 뛰기 시작한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조선은 순간 기세에 위축되고 말았다.
연이어 던져진 투창에 둘이 추가로 쓰러지고, 거리를 다 따라잡혀 둘이 더 죽는다.
아몬드가 활을 더 쏴봤으나, 역부족이다.
겨우 하나를 데려갔다.
‘다르다…….’
전면, 그리고 평지에서 마주친 레기온들은 궁수로는 도저히 어쩔 도리가 없을 정도였다.
피에르가 달려온다.
아몬드도 따라잡힌다.
그가 가볍게 칼을 휘둘렀다.
아몬드는 단궁을 들어 올려 튕겨냈다.
카앙!
‘고정이 안 돼.’
활대로 검을 잠시 고정시키고 화살을 쏴버리는 게 근접 궁술에서 가장 주요한 동작인데.
피에르의 검은 경로가 막히자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다시 찌르고 들어왔다.
후웅!
아몬드는 몸을 비틀어 겨우 피해냈다.
“끝.”
피에르는 마치 춤을 추는 듯 유려하게 스쳐 지나가며 내리그었다.
어느새 그의 검이 머리 위였던 것이다.
촤아아악!
[사망]당했다.
시야가 흑백으로 바뀌고, 아몬드의 영혼이 점점 위로 올라갔다.
점점 많은 것들을 볼 수 있게 됐으나.
아몬드의 시선은 한 사람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저 자식…….’
피에르였다.
* * *
“아. 전멸입니다…… 사실 이건 계산기를 좀 두들겨 봐야 이득 손해를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양쪽 다 전멸을 한 번씩 했거든요?”
조선의 2시대 찌르기가 과연 이득이었는지, 제대로 된 계산은 어려웠다.
일꾼 피해를 줬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살아서 돌아온 것도 아니었다.
“예. 일꾼 피해는 없었지만, 1차로 생산됐던 레기온을 전멸시켰고, 맵의 주도권을 가져왔다…… 정도가 의미 있는 결실 같습니다.”
조선은 맵의 시야를 훨씬 많이 확보할 수 있었고, 그걸 기반으로 야만 병사들이 사냥을 원활하게 진행했다.
“예. 그래서인지 식량 쪽에서 꽤 유의미한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그렇습니다. 아~ 그나저나, 최순신. 진짜 공격이 맹렬합니다. 무서워요. 한번 들어가면 진짜 목까지 칼을 들이대거든요? 안토는 더 무섭겠죠?”
“예…… 그러길 바라긴 하는데. 지금 전략이 상대를 무서워한다는 느낌이 전혀 아니거든요?”
킹귤이 말하는 ‘지금 전략’이란 몰래 멀티였다.
-ㄹㅇ
-저거 뭐냐
-와 진짜 지독하다 ㅋㅋㅋ
-이 와중에 멀티를 했어???
-시야도 밀리는데 ㅁㅊ
“안토는 이 와중에 빈틈을 만들어서! 멀티를 짓습니다!?”
안토의 눈에 조선의 공격엔 작은 틈이 있었다.
“거친 산맥과 고지대는 멀티 가능한 지역이 꽤 있어서…… 이거 찾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매 날리기를 다 쓴 바람에…… 좀 시간이 걸리겠죠? 애초에 그걸 알고 이렇게 한 거 같구요.”
조선은 전투 승리를 위해 [매 날리기]를 활용했었다.
그리고 정찰 초반에도 한 번 활용했다.
이제 쿨을 기다리지 않으면 다시 쓸 수 없다.
안토는 그 정보의 빈틈을 노려 이렇게 멀티를 확보한 것이다.
“이거 로마가 3시대는 또 늦을 거 같거든요? 근데 3시대 가서 성직자들이 나오기만 하면……?”
그때는 자원이 폭발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맞습니다. 그땐 진짜 자원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도 있어요. 물론 그 전에 조선이 뭔가 하겠죠. 그리고!”
두둥.
[조선 – 3시대]조선은 노 멀티로 3시대 직행했다.
-캬
-상남자식 빌드
-멀티? 그거 하남자들이나 하는거야~
-크
“조선! 3시대 도달했습니다! 역시 굉장한 속도죠?”
“예. 일단 3시대로 먼저 갔으니까. 여기서 나오는 유닛으로 또 상대 피해를 누적시켜야 하거든요?”
“예. 어떤 빌드를 택할지…… 조금 기대가 되는데…….”
-조선도 결국 멀티 먹긴 해야 할걸. 여긴 자원 줄 짧음
-3시대 유닛들로 또 이득 보면서 멀티 할 듯
-근데 산악 지형이라 벌쳐도 못뽑는데 뭐함?
보통 3시대 조선은 기마 궁수의 기동성과 야비함(?)을 활용하여 적을 괴롭힌다.
일꾼 잡기에 굉장히 특화가 되어 있고, 적들이 대처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단, 기마 궁수는 지형을 많이 탄다.
산악 지형이 있으면 사실 다닐 수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산악 맵이라 해서 무조건 조선이 유리한 게 아닌 것이 이런 요소 때문이었다.
“보통 이런 경우엔 공성병기들이랑 땡 각궁병 많이 하거든요? 정석이기도 하고요.”
“그렇죠. 기마궁수 아니면 땡궁병이죠. 원래.”
-탱크 마린 ㅋㅋ
-그치
-공성병기 좋을듯
-공병은 돈 많이들어서 멀티 빨리 해야함
여기서 최순신의 선택은 팩션 업그레이드였다.
[편전 – 1%]편전.
3시대 팩션으로 ‘애깃살’이라고도 불리는 작은 화살이다.
통아라 불리는 보조 장비 안에 애깃살을 넣고 쏘는 방식인데.
초장거리 사격에 특화되어 있다.
사실 이 초장거리 사격이라는 게 누구에게나 쉬운 건 아니라, 쉽게 선택하지 않는 팩션이다.
“오오. 편전?!”
그러나 1선 궁수들의 실력이 상당수 상승한 요즘의 조선이 편전을 고르는 건 이제 그리 이상한 선택이 아니었다.
“좋습니다. 나무가 많으면 좀 꺼려지긴 하지만. 고지대는 어차피 평지거든요?”
산 지형의 고저 차가 심할 뿐 나무가 빽빽한 맵은 아니었다.
편전은 의외로 무난할 거 같다.
“맞습니다. 역시 아몬드 선수가 어떻게 활용하느냐. 이게 주안점이…… 엥!?”
근데 여기서 특이한 전략은 이거였다.
[민병대 – 3%]2시대 팩션인 민병대를 지금 업그레이드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니, 이건…… 로마는 전혀 예상 못하고 있을 거 같은데요!?”
민병대 팩션을 사용하면, 모든 방어구를 해제하며 ‘속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리게 되는데.
이거야말로 죽창만큼이나 비주류 팩션이었다.
이 상태에서는 상대 무기에 스치기만 해도 죽기 때문.
-민병대?? 오
-와 진짜 간만이네
-ㅁㅊ ㅋㅋㅋ 죽창급 팩션인데 이건
-엥?
-스팀팩 마린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