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874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05화
2. 청년 만화(2)
“응?”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어이없는 문구에 눈을 끔벅이는 아몬드.
[트리비 코리아 서비스 종료 안내]이게 제대로 본 건가?
그는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뭐야. 이거.”
믿기가 힘든데.
진짜 같았다.
그는 본능적으로 다른 벌룬스타즈 단톡방을 열었다.
그들도 같은 반응이다.
[미호: 헐;;; 다들 보셨어요???] [미호: 미쳤다 미쳤어 진짜 ㅠ] [타코야끼: ㄴㅇㄱ 이렇게 그냥 끝낸다고? 허허허허] [풍선껌: 지금 ceo가 라이브로 이유 설명해주는데…… 결국 망사용료 때문 ㅠㅠ] [딸기슈터: 몬드 행님은 어케요. 휴방 중이신데.]알고 있던 걸로 보이는 이는 없었다.
물론 이 사태 자체를 예상하지 못한 사람도 없다.
사실 꽤 전부터 이슈는 있었으니까.
시빌엠 결승전이 엄청난 인기를 끌 때부터 커뮤니티에 간간이 나오던 말이다.
[시빌엠 시청자 수 미쳤네 ㅋㅋ 망사용료 터져요오옷!] [통신사: 국가대항전이요?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잘먹겠습니다~ 꺼억~ㅋㅋㅋㅋ] [200만?? 캬 망사용료 이게 얼마냐? 트리비 장사 접는거 아니냐?]농담조로 했던 말들이 그대로 현실이 되어버렸다.
시청자가 많을수록, 트래픽이 높을수록 많이 내야 하는 망 사용료의 특성상, 잘될수록 돈을 많이 뱉어야 하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안 그래도 이 이슈로 말이 많았던 차, 한국 쪽 트래픽이 역대급으로 몰렸던 국가 대항전 결승이 일종의 ‘막타’를 친 모양.
‘이럴 수가.’
상현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었다.
그냥 국가 대항전을 너무 잘했을 뿐인데.
‘트리비를 날려먹었네.’
플랫폼이 터져 버렸으니까.
* * *
트리비는 현재 대한민국의 인터넷 라이브 방송 시장을 양분할 뿐 아니라 전 세계 인터넷 방송 플랫폼 중 가장 거대한 기업이었다.
그런 기업이 오늘 철수를 선언했으니, 당연히 이 이슈는 일파만파 퍼져 나갔다.
[트리비 개같이 멸망 ㅋㅋㅋ] [와 진짜 접네] [ceo가 직접 망사용료 때문이라고하네요 ㄷㄷ] [정보) 트리비가 진출하지 못한 나라는 북한, 중국 뿐이다ㅋ] [트수 전멸ㅋㅋㅋㅋㅋ]수많은 커뮤니티에서 트리비 철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놀랍게도 ceo가 직접적으로 이번 국가 대항전을 언급했는데.
[트리비 ceo: 이번 국가대항전 트래픽으로 수십억 손해 ㅋㅋㅋㅋ]이런 제목으로 커뮤니티에도 글이 올라왔다.
==== ====
걍 그대로 옮겨 적음.
“이번 한국 국가 대항전 인상적이었다. 역시 e스포츠 강국의 뿌리는 어디 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의 인터넷 망 사업의 폐쇄성이 더 안타깝다. 우리는 이번 국가 대항전으로 인해 오로지 한국에서만 수십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 컨텐츠가 좋으면 손해가 커진다. 이어나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 ====
-ㅁㅊ
-컨텐츠가 좋으면 손실이 난대 ㅋㅋㅋ
-어? 잘하면 일만 더 시키는 구조? 흐음……
└앗……ㅋㅋㅋㅋ
-근데 얘네도 솔직히 수익화 너무 ㅈ으로 본 거 아니냐? 결국 연계 사업 안되니까 나가는거.
└응 다음 북한 중국~
└트리비가 수익화 ㅈ이라서 전세계는 트리비 쓰고 북(남)한 중국만 토종 쓰나봐요 ㅋㅋ
-제일 웃긴 말: 일본은 디지털 갈라파고스다.
└ㅅㅂㅋㅋㅋㅋㅋㅋ
-국가대항전으로 국뽕 만땅 채워주고, 다시 적정치로 돌려놓는 킹갓통신사 행님들 역시 우리나라는 대기업이 책임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 ㅋㅋㅋㅋ
-아 장사할거면 “보호비” 내시라구요 ㅋㅋ
아무래도 커뮤니티 상엔 인터넷 방송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통신사 쪽 여론이 영 좋지 않았다.
정말 누구의 잘못인지는 알 수 없으나, 확실한 건 트리비는 한국에서 철수를 선언했다는 것.
“남은 스트리머 분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정착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코리아.”
ceo는 이런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바로 당일에 인도 절차를 밟아나갔다.
세계적인 기업답게 마무리가 꽤 좋은 편이었다.
-ㅠㅠㅠ
-전설이 된 트리비……
-트바 ㅠㅠ
그래서인지 여론은 한쪽으로 많이 기울어버렸다.
-아들아. 아빠가 어렸을 땐 말이야. 인터넷으로 전 세계가 연결되어있었단다?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
└아들: 네!? 1초에 5만원씩 내지 않아도요!?
└ㅁㅊ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아이폰에 “케이트 온” 버튼 드가자~
└요즘 애들은 그거 모를걸
└아 ㅋㅋㅋㅋ ㄹㅇ 누르면 요금 뒤지는데 제일 크게 디자인된 게 ㅈㄴ 킹받음
└디지털 선악과 부활 ㄷㄷ
└ㅋㅋㅋㅋ선악과 ㅋㅋㅇㅈㄹㅋㅋ
쿵.
여기까지 읽은 상현은 저도 모르게 책상에 이마를 찍었다.
“허.”
이제부터 어떻게 되는 거지?
이럴 때 그가 찾는 사람은 딱 정해져 있었다.
“주…….”
“야. 미친. 뭐야 나 방금 전화받았거든?”
주혁이 갑자기 방에서 튀어나오면서 눈이 휘둥그레져 있다.
“아니, 새로운 플랫폼 런칭한다면서 우리더러 오라는 거야? 트리비에서 잘하고 있는데 뭔 소린가 했는데…….”
“…….”
주혁은 상현의 표정을 보고 상황을 인지했다.
“진짜구나?”
* * *
유예 기간은 그래도 꽤 있었다.
약 2달간 트리비는 유지될 것이다.
그사이에 스트리머들은 살길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일까?
띠링.
[아몬드 님이 스트리밍을 시작합니다!] [복귀 방송) 쉬고 왔더니 집이 사라졌습니다]아몬드의 구독자들에게 알림이 울려 퍼진다.
그 역시 살길을 모색하기 위해 일단 방송을 켠 것이다.
‘일단 가야지.’
트리비가 사라지는 건 사라지는 거고.
스트리머는 스트리머다.
할 일은 해야 한다.
간만의 방송이라서인지, 채팅창이 시작부터 버벅인다.
-대박
-와 아몬드 진짜 옴??
-미쳤다;
-헐!
-타이밍 레전드 ㅋㅋㅋ
-왔군 “트리비 시해자”
-“내 화살은 플랫폼을 뚫어”
.
.
.
순식간에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현재 시청자 7.3만]안 그래도 트리비 이슈로 사람이 바글바글한 와중인데 국가 대항전 이후 아몬드가 처음으로 켜는 방송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인트로 음악이 끝나기도 전에, 시청자는 금세 10만을 넘겨 버렸다.
[현재 시청자 10.2만]-시청자 보소 ㄷㄷ
-이제 거의 머기업이네
-캬
-10만이면 망사용료가 얼마여
-망사용료 “라스트 댄스”
이윽고 음악이 끝난 후.
캠에 아몬드가 등장한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띠링.
시작부터 그를 반기는 후원.
[가지볶음 님이 1천 원 후원했습니다.] [아몬드 님 국가 대항전 보고 오늘 트리비 처음 들어왔는데…… 오늘 망한다네요]“아. 그러시……가 아니라 가볶이잖아요. 이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작부터 장난질ㅋㅋㅋ
-ㅋㅋㅋㅋ
-가볶쉑 아몬드를 천원으로 흔들어? 폼 미쳤네
-이거래 ㅋㅋㅋㅋ
빠바밤!
[루비소드 님이 무려 5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우승 축하해요! 몸 괜찮나요?]“아. 루비소드 님. 50만 원. 정말 감사합니다. 몸은 멀쩡합니다. 그때 잠깐 무리했나 봐요.”
-이 방의 주인 등장ㄷㄷ
-루비좌도 경기장에 있던데
-루비소드님! ㅎㅇ
-닉언 좀 적당히해라 ㅁㅊ놈들아
네임드 후원자인 루비소드가 등장하자 그녀를 언급하는 채팅이 우르르 늘어났다.
본래라면 닉네임 언급은 시청자 간 친목 유도로 밴이지만, 네임드인 루비소드 등의 경우엔 어느 정도 봐준다.
받은 돈이 한두 푼이 아니라서인 게 아니라, 너무 많은 밴이 될까 봐 그런 거다.
띠링!
[전두팡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자, 국가대항전도 끝났으니까~ 루비소드로 방장 바꿉시다. 실패하면─]“밴입니다.”
아몬드가 마우스를 몇 번 깔딱하더니, 곧바로 쳐내버린다.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두팡 목소리 ㅋㅋㅋㅋ
-후원에서 언급은 선넘었지 ㅋㅋ
-실패하면 밴입니다~ ^^
-만원으로 닉언을 해? 나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
-ㅈㄴ 빨라 ㅋㅋㅋㅋ
아무래도 오랜만에 복귀한 방송이고, 국가 대항전 우승이라는 이벤트도 있었으니.
후원 액수가 상당했다.
빠바밤~!
[빅son 님이 무려 100만 원이나 후원하셨습니다!] [조선 우승보고 울었습니다. 봉준호 BTS 김연아 손흥민 그리고 아몬드 렛츠고~]-캬
-빅 son ㄷㄷ
-이 사람 손흥민 광팬 아님?ㅋㅋㅋㅋ 동일선상에 놔주네 ㄷㄷ
-100만원 ㅁㅊ
-역시 큰손
-두유노 클럽 입성 ㄷㄷ
“헉. 100만 원!”
아몬드는 벌떡 일어나 뭔가를 찾았다.
잠시 후…….
뾱!
그는 머리에 가짜 화살을 꼽으며 인사했다.
“100만 원 감사합니다~! 렛츠고~”
-ㅋㅋㅋㅋㅋ
-커엽ㅋㅋㅋㅋ
-100만원은 이 정도 해야제~
-와 깨물고 싶다
-치키챠해줘요
-와 오랜만이다 ㅠㅠ
빠밤!
[소룡포 님께서 30만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조선 우승! 파엠! 아래 위로 울면서 봤습니다.]-ㅋㅋㅋㅋㅋ
-지리긴해~
-헉ㅋㅋㅋ
-또 다른 큰 손
띠링.
[이누 님이 1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트리비를 멸망시킨 소감이 어떻습니까?]-ㅋㅋㅋㅋㅋㅋ
-ㄹㅇ
-아몬드 화살은 플랫폼도 뚫어~
-너무 잘 쏜 죄
-글로벌 기업도 죽이는 국가권력급 화살ㄷㄷ
“이누 님 10만 원 감사합니다. 저도 방금 알아서 소감이 아직 없습니다.”
이후에도 후원은 계속 이어졌다.
“아, 네 감사합니다. 데협 님~ 다음 게임은 아직 모릅니다. 의사 선생님이 한 달 정도는 게임을 하지는 말라고 하셔서요.”
“20만 원. 감사합니다. 제일 상대 어려웠던 건 저는 로마였습니다.”
“오로치 님 감사합니다. 가짜 국대는 아마 조금…… 걸리지 않을까요? 원래도 일주일은 걸렸으니까.”
후원에 답만 하기에도 시간이 모잘랐다.
띠링!
띠링!
띠리리리링!
그렇다고 간만의 수금인데 끊을 수도 없었다.
그랬다간 주혁이가 밥 먹을 때 한 3시간 동안 투덜거릴 것이다.
그리고 굳이 안 받을 이유도 없었다.
어차피 할 게 딱히 없다.
게임을 할 수 없으니 별다른 컨텐츠가 없는 것이다.
그냥 국가 대항전 이야기나 나누면서 후원을 받는 게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게임을 못 한다는 게…… 생각보다 어색하구나.’
아몬드는 새삼 느끼게 된다.
자신의 삶에서 게임도 이제 떼어놓을 수 없는 무언가가 되어가고 있다는 걸.
묘한 상실감이 깃든다.
만약 또 이런 사태가 발생해서 영원히 못 하게 되면 어쩌지?
그런데─
빠바밤!
[우가우가 님이 무려 10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플랫폼 어디로 옮깁니까?]“!”
갑자기 터진 100만 원.
상실감이고 뭐고, 아몬드는 장난감 화살을 집어 들었다.
뾱!
“우가우가 님 무려 100만 원! 감사합니다. 다른 플랫폼이요? 아직 정해진 게 없습니다. 저도 오늘 처음 본 거라서요!”
뭐야. 몸이 저절로 움직인다.
-ㅋㅋㅋㅋㅋㅋ
-해맑냐 왤케 ㅋㅋㅋ
-앜ㅋㅋ 커여워 ㅠ
-우가 성님 배포보소 ㄷㄷ
-캬
게임을 못 해도, 방송은 이어지고 있었다.
시청자들은 그를 보기 위해 잔뜩 모여들었고, 소중한 돈을 털어 후원까지 해준다.
‘이래서는…….’
사실 오늘 상현은 휴방이 당분간 더 이어질 거라고 말하러 왔었다.
게임을 못 하니까, 게임을 할 수 없게 되는 한 달여간은 방송을 안 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또 50만 원~ 감사합니다. 치키챠!”
그런데 멈출 수가 없다.
국가 대항전 우승 특수로 인한 후원이라고 해도, 상현은 느껴졌다.
이제 아몬드라는 채널은 단순히 유상현의 것이 아니었다.
-와 오늘 후원 화력 미쳤네
-우승 수금 ㄷㄷ
-ㅁㅊ 캠만 켜놓고 몇 천을 버는 종겜스가있다!?
-???: 종겜스요? 저 남캠인데요?
-아 ㅋㅋ 겜 왜 하냐고 ㅋㅋㅋ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데 ㅋㅋㅋ
-형 가짜 국대 언제 나와!
수없이 올라오는 채팅.
[현재 시청자 14.3만]대체 저걸 광장에 모아놓으면 어느 정도일지 감도 안 잡히는 과분한 수의 시청자.
이들 모두가 아몬드를 원하고 있다.
비록 그가 당분간 게임을 못하더라도 어찌 됐든 봐주러 왔다.
그래서 계획과는 다르게, 상현은 결심한다.
‘휴방은 하지 말자.’
게임을 못 하는 한 달간.
그는 계속 방송을 할 것이다.
뭘 할지는 모른다.
오늘처럼 매번 후원이 미친 듯이 터지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방법은 있을 거다.
10년간 활을 쏘던 오른팔을 잃어버렸을 때도 그랬듯이.
빠바밤!
그렇게 방송을 더 이어 나가고 싶었던 아몬드에게 한 가지 제안이 들어온다.
[따앙코옹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아아몬드님~ 시빌엠 서버 함 들어가기 컨텐츠 해주세용ㅋㅋ 국가대항전 우승하면 대우가 달라진대용! 선술집 반응도 바뀜!]-오. 그렇네
-맞어 떠돌이 용병 아니라 칭호 바뀔듯ㅋㅋㅋ
-다 해금될거임 아마 지휘관도 가능.
-캬 그르네
-시빌엠 요정도 후원을하네ㅎ
-또빌엠 멈춰~!
그랬다.
시빌 엠파이어는 컴퓨터로도 할 수 있었다.
‘오?’
순간 스쳐 지나간 재밌는 생각.
그의 생각을 읽었다면 아마 모든 시빌엠 유저들의 등골이 서늘해졌을 테지만.
크흠.
아몬드는 태연하게 마우스를 움직였다.
“그럼 간만에 따앙코옹도 볼 겸 잠깐 들어가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