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87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08화
3. 마지막 화(2)
갑자기 쓰러진 쿠키.
심지어 페르시아전에서 벌어진 일이다.
-뭐야 이런 일이 있었다고??
-헐
-엥???
-쿠키 쓰러졌었어?
치지지직.
영상은 다시 치승으로 돌아왔다.
그는 거리를 걷고 있다.
손에는 자신이 예전에 아르바이트하던 카페에서 받은 커피가 들려 있다.
“쿠키 형의 병세가 어느 정도인지는 저도 잘 몰라요. 완전 가능성이 없는 수준까지는 아니다…… 정도.”
-병세??
-헐
-뭔데;
-뭔 말임 이게
-설마
“워낙 말을 안 꺼내니까. 다들 추측만 할 뿐이죠. 그러다가…… 어느 순간 조금 확신하게 됐어요.”
“언제요?”
“다큐 영상을 허락했을 때.”
“?”
“저는 그때 직감했어요. 이제 얼마 안 남았구나. 아마…… 그래서 영상을 남기고 싶은 거구나.”
-헐 ㅠㅠㅠ
-?
-ㅠㅠㅠ
-ㅁㅊ 어떡해
-뭐가 얼마 안남아? 설마;
치승은 걷다 말고 어딘가에 걸터앉는다.
“형이 매번 말하잖아요? 다음을 준비한다는 거.”
“아, 네.”
“그 다음이라는 게, 다음 연도가 아니라…….”
그랬다.
쿠키가 늘 관련 인터뷰에서 언급하던 게 있었다.
그건 자신의 몸 상태도 아니고, 자신의 실력도 아니었다.
다음.
국가 대항전 팀의 다음.
그것만을 언급했다.
그런데 그 다음이…….
“자기가 없어진 다음이에요.”
-ㅠㅠㅠㅠ
-아……
-다음 해가 아니었구나;
-쿠버지 ㅠㅠㅠ
-진짜야????
-나 이거 못보겠어……
치지지직.
화면이 넘어간다.
쿠키의 뒷모습이다.
그는 긴 복도를 걸으며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가 오버랩된다.
[아마…… 발견한 건 재작년부터죠.]터억…… 턱…….
느릿한 화면 속, 쿠키는 계속해서 걸어간다.
[생각보다 발견이 늦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어떻게든 될 줄 알았던 거 같습니다.]복도 끝에 밝은 빛이 보인다.
그의 뒤로 수많은 선수들도 함께다.
[그런데 어느 날 의사분이 말씀하시더라구요. 완치는 거의 불가능하다…… 준비를 하시라고.]-헐……
-불가능??
-뭔데 대체 ㅅㅂ
-제발 무좀이라고 해줘
-ㅠㅠㅠㅠ
그 빛은 점차 쿠키와 선수들을 서서히 집어삼킨다.
[아. 나한테 남은 시간이 얼마 없구나. 그때 절실히 깨달았죠.]쿠키가 완전히 빛에 집어삼켜졌을 때.
“와아아아아아아아아……!”
거대한 함성과 함께 경기장이 드러난다.
[조선 vs 페르시아] [16강]이날은 페르시아와 경기가 있던 날이었다.
1경기 장면이 흘러나온다.
적의 노림수를 예측하고, 뒤집는 쿠키.
“아아아아! 이제야 깨달아요! 쿠버지! 정찰을 막기 위해서! 여기에 이만큼 투자한 겁니다아!!”
“반 땅을 먹겠다가 아니라! 정찰을 막겠다! 이런 의도였군요!? 그럼 이건…….”
“패스트 2시대 궁병 러쉬!!!”
순식간에 자신의 흐름으로 가져온다.
관중들의 함성이 터져 나온다.
와아아아아…….
그 위로 쿠키의 음성이 실린다.
[저도 한때 조급했던 적이 있습니다.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고 하니까.]-쿠버지ㅠㅠ
-이런 상태로도 저런 플레이가 나왔다니;
-암이라도 걸린거야??
[그래서 늘 당장, 빠르게 성과를 내고 싶었습니다. 그 결과 한 번도 본선조차 진출하지 못했죠.]쿠키는 연이은 실패 이후, 아주 큰 것을 내려놓았다.
그가 내려놓은 건 다름 아닌 바로 자신이다.
[그리고 작년에 깨달았죠. 아. 나에겐 시간이 없어도. 얘네들한텐 시간이 있잖아?]치지직─
1경기 후.
쿠키가 건물 내부로 들어오자마자 쓰러진다.
──쿠웅.
“쿠, 쿠키 형!!”
“쿠키 님!”
그 순간 모든 싱크 탱크 팀이 전부 튀어나온다.
“이, 이거 절대 보이게 하지 마! 절대!”
치승과 몇은 앞장서 달려서 희철을 부축하고, 몇몇 멤버들은 사설 앰뷸런스를 호출했다.
마치 어느 정도 대비했다는 듯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앰뷸런스의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도 없었으며, 요란하게 비명을 지르는 이도 없었다.
그렇게 쿠키는 아무도 모르게 실려 갔다.
[그럼 조선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건…… 아마 내가 없어진 뒤일 거 같다. 난 그걸 준비해야 하는 역할이구나. 꿈에나 그리던 조선의 우승은…….]화면이 넘어간다.
전광판이 보인다.
[쿠키 OUT] [최고다이순신 IN]지이이이이이─
기타 소리와 함께 강렬한 음악이 얹어진다.
[조선의 우승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이뤄야 할 수도 있겠다.]새로운 지휘관의 등장.
그녀의 긴 머리칼이 천천히 흩날리며 경기장에 들어선다.
모두 다 의심하는 눈초리였다.
해설진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이 교체의 의미를.
그야 이는 약속된 게 아니었다.
어쩌다 일어난 사고로 인한 우발적인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조선은 성과를 낸다.
“이 사람 뭐죠!? 신인 맞습니까!?”
“아니! 뭡니까! 조선! 이런 걸 숨겨두고 있었다니요!!”
그녀는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은 솜씨로 적을 압박했다.
2경기는 손발이 맞지 않아 패배했지만.
3경기부터는 달랐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조선! 조선은! 8강에!!”
쿠키는 자신을 내려놓았다.
자신이 아니어도 누군가 이 팀을 우승시킬 수 있다면, 그 선택을 했다.
그렇기에 그는 최고다이순신을 준비할 수 있었고.
“갑니다아아아아아!!!”
조선은 팀 역사상 두 번째로, 8강에 진출한다.
32강 룰이 도입되고 나서는 최초였다.
“대애애애애한! 민! 국!”
“와아아아아아아아!”
“최순신! 최순신! 최순신!
모두가 일어나 고함을 내지르고, 최고다이순신의 이름을 연호한다.
그 순간 쿠키는 병실에 있었다.
의식이 없는 채였다.
-ㅠㅠㅠㅠ
-쿠버지 ㅠㅠㅠ
-헐 ㅠㅠ
-아니 최순신 그럼 걍 갑자기 나온거야???
-와 작년부터 마인드가 바뀌어서 성적이 확 좋아진거구나
-손발이 안맞았던 이유가……
-최순신도 미쳤어
-저 사람은 근데 정체가 뭐임? ㄹㅇ 신인임?
화면은 어느새 다음 경기로 넘어간다.
[조선 vs 일본] [8강]일본전이다.
조선이라는 팀에 현재 인기를 만들어낸 경기였다.
이 경기에는 처음부터 최고다이순신이 출전한다.
8강전.
최대 5경기가 진행되며, 여기서부터가 ‘진짜’ 본선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명예로운 경기다.
이 경기에서도 조선은 5경기 끝에 2 대 3으로 승리한다.
끝에 끝까지 접전이었던 명경기.
사람들 모두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열광했다.
그 장면은 점차 멀어지더니, 어느새 휴대폰 화면 속 장면에 불과해졌다.
그 휴대폰을 들고 있는 건 쿠키다.
그리고, 이곳은 그의 병실이다.
[물론 마냥 마음이 좋진 않았습니다. 여태껏 이끌어온 팀이니까. 본선에서 뭐라도 보여주고 싶었죠.]-헐 ㅠㅠ
-여기서 본거였어???
-미치겠다ㅠ
-ㅠㅠㅠㅠㅠ
[그래도…… 그래도 삶이라는 게 신기한 게. 이렇게 내려놓으니 또 기회가 찾아오더군요.]8강전을 병실에서 관람한 그는 잠시 후 간호사의 말을 듣고 퇴원한다.
[저는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했어요.]그는 묵묵히 짐을 싸고, 걸어 나간다.
4강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치지지직.
화면이 넘어간다.
[조선 vs 중국] [준결승]조선 대 중국의 4강전.
절대 쉽지 않은 상대였다.
그런데─
“쥐이이이이이! 쥐이이이이!!”
──콰앙!
경기 끝에 늘 중국의 본진이 터져 나갔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쿠키! 쿠키! 쿠키!”
그 후 그는 4강에서 중국에게 3 대 0의 완승을 거둔다.
“와! 중국을! 무려 3 대 0으로! 격파해 버렸습니다아! 조선!!”
“다시 등장한 쿠키가! 말하는 것 같죠!? 나도 있거든!?”
“아, 이 2지휘관 체제! 너무 까다로운데요!?”
-ㅅㅂ 대단하다
-이러고 퇴원해서 중국 3대빵 내버린거? ㅠㅠ
-와……
-미친거였네 ㄹㅇ
-ㅠㅠㅠㅠ
-무리한 거 아닌가 ㅠㅠ
잠시 화면이 어두워진다.
음악이 사라지고.
다음은 대망의 결승.
[조선 vs 로마] [결승전]쿠키는 여기서도 2경기를 내리 이기며 안토를 압도했다.
그러나─
[쿠키 OUT] [최고다이순신 IN]또다시 이뤄진 교체.
쿠키는 최고다이순신을 내보내고, 회의실로 향한다.
“이, 이번엔 왜 교체하신 거예요? 지금 거의 몰아붙였는데?”
작가가 따라오며 물었다.
“두 번 이기긴 했지만, 안토는 금세 파악할 겁니다. 여기서 흔들어 주는 게 가장 전략적으로 좋습니다.”
“하, 하지만…… 이기고 있었는데……?”
이 말은 꼭 ‘마지막을 장식하셔야죠.’라는 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이 팀을 여태 이끌어왔던 건 쿠키다.
단순히 게임 내에서의 총지휘관이 아니었다.
그는 이 팀, 조선 그 자체였다.
그러나 쿠키는 고개를 젓는다.
“이기고 있던 사람이 아니라, 이길 사람이 나가야죠.”
-헐 이때는 전략적으로 한거구나
-와
-ㅠㅠㅠ
-그저 쿠버지. 이 말 외엔 할 말이 없음.
-명장이다 ㄹㅇ
결국 희철의 예상대로였다.
한 번 경기를 내주긴 했으나, 최고다이순신은 자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경기력으로 안토를 이겨냈다.
그렇다.
조선은 우승했다.
퍼벙……!
화려한 불꽃이 하늘을 수놓았다.
그가 항상 꿈꿔오던 그 순간.
이때 희철이 있던 곳은 경기장이 아닌 회의실이었다.
치지지직.
화면이 넘어갔다.
하얀 배경의 인터뷰 장소가 나왔다.
[우승 후 사연을 공개하시기로 했는데]우승 후 며칠 뒤 쿠키의 모습이다.
“맞습니다.”
희철이 고개를 끄덕인다.
“약속이니, 공개해야죠.”
[정확히 어떤 병을 앓고 있는 건가요?]“췌장암입니다. 이미 꽤 진행돼서 이제 남은 기간이 얼마 없습니다. 점점 병원에서 지내는 날이 길어질 겁니다.”
-ㅠㅠㅠㅠ
-헐
-이럴수가
-헉
-아이고
-어쩜 좋냐
희철은 말을 이었다.
[마지막으로 우승을 하게 돼서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우승은 기쁩니다만. 우승을 했기에 제 국가 대항전이 의미가 있는 건 아닙니다.”
-아니 진짜로 죽느다고??
-믿을 수가 없다
-이게 뭐야 ㅠㅠㅠ
-어떡하냐
직접적으로 말을 듣게 된 시청자들은 여전히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만 인터뷰는 계속됐다.
“우승을 하지 못했어도, 본선조차 가지 못했어도 저한텐 의미가 있는 날이었을 겁니다. 암에 걸리면 결과라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개념인지 알게 됩니다.”
희철은 조용히 말을 덧붙인다.
“저희에게 결과라는 건 결국 죽음이니까요.”
-ㅠㅠㅠㅠㅠ
-시한부야 정말?
-ㅠㅠㅠ
-하긴…… 하……
-어차피 그렇구나 ㅠ
[마지막으로 선수분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고…….]“예.”
희철이 끄덕였다.
그는 카메라를 보며 말했다.
“저뿐 아니라, 우리는 모두 죽습니다. 그럼 인생이라는 건 결국 죽게 되니 아무 의미 없는 걸까요?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살고 있어요. 그 안에서 의미를 찾고 있어요.”
잔잔한 피아노 소리가 깔린다.
“저는 작년에서야 이걸 깨달았습니다. 내년에 조선이 우승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과정을 살아주세요. 우승하지 못하는 그 과정조차 삶이니까. 살아내 주세요.”
화면은 서서히 암전했다.
-ㅠㅠㅠㅠ
-쿠버지 ㅠㅠㅠ
-끝까지 팀 걱정을
-하……
-어떡해ㅠㅠㅠㅠ
어두운 화면 속, 희철의 목소리만 울려 퍼진다.
“무지개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것이 아름답지 않은 건 아닙니다.”
잠시 후, 그간 나오지 않았던 제작진들 이름이 하나하나 전부 올라왔다.
[연출 총괄: 장지훈] [연출 도움: 서지아] [촬영 작가: 정혜원] [현장 촬영: 구정모] [편집 1: 박오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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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화면은 서서히 밝아지고, 음악도 경쾌한 것으로 바뀌었다.
선수들이 웃고 떠드는 사진이 나온다.
상현이 치킨을 사 들고 아지트에 왔던 사진.
이후에, 일본에서 다 같이 자전거를 타던 사진.
식빵이 커피에게 헤드락을 거는 사진.
본선 파티에 참여해 모두 샴페인 잔을 들어 올리는 사진.
팡어가 등산복을 입고 ‘열정’을 외치는 사진.
최사랑이 한복을 입고 상을 받았던 사진.
가짜 국대엔 올라오지 않았던 수많은 회식, 파티 사진, 이안용의 마라탕집, 쿠키의 카페, 싱크 탱크의 아지트 그리고…….
모두의 우승.
“괴수!”
우승 후 모두가 모여서 달리던 그 순간이 흘러나온다.
“크아아아아아아!”
하늘에 퍼진 오색빛깔 불꽃.
그 아래 웃는 선수들의 얼굴.
그중에서도 희철의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어느 때보다 활짝 웃고 있다.
그러나 천천히 화면은 점차 어두워진다.
[Special Thanks To] [괴수] [다이버즈] [아성 일렉트로닉스]스폰서들의 이름이 나열된다.
-ㅠㅠㅠ
-헐……
-끝이다 ㅠㅠㅠ
-허류ㅠㅠㅠ
-ㅠㅠㅠㅠ
-하……
-여름이었다.
-크
.
.
.
영상이 끝나는 듯했으나.
치이이익.
버스 소음과 함께 다시 나오는 영상.
버스 정류장에 치승이 서 있다.
“국가대표라고 하면 사실 그 자체가 직업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작가가 의아해하면서 묻는다.
“다 이렇게 아르바이트를 하시나요?”
“예. 사실 뭐, 저희가 진짜 국대도 아니고…….”
치승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시선을 돌리며 중얼거렸다.
“가짜 국대잖아요.”
쿵.
화면이 암전하고 타이틀이 올라왔다.
[가짜 국대] [Fake Athelete]-ㅠㅠㅠㅠ
-젠장 ㅠㅠ 이제 뭐보냐고
-1화 장면이네
-이때만해도 이렇게 될 줄 몰랐지 ㅋㅋ
-하……
-진짜 평생 기억할듯 ㅠㅠㅠ
-이거 첫화에 나왔던 장면?
-감사합니다 ㅠㅠ 제작진님들 쿠키님 ㅠㅠ
-와……
마지막 문구를 끝으로, 이제 정말로 막을 내리게 된다.
[지금까지 가짜 국대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가짜 국대는 이것으로 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