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883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14화
5. 순회 공연(2)
분량이 잘 나와서일까?
원래 이브닝 와이드에 비하면 녹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약 3시간 정도 걸렸다.
“장 피디님 잘 계시죠?”
피디가 다가와서 상현에게 묻는다.
“장 피디님이 가짜 국대 연출하신 거. 다 소문났거든요. 마지막 크레딧 보고 깜짝 놀랐어요.”
“아…….”
그제야 상현은 기억해 냈다.
어디서 장 피디를 처음 만났었는지.
그는 원래 이브닝 와이드 피디였다.
“사실 그것도 언급하고 싶었는데. 윗선에서 좋게 안 봐서…… 죄송하다고 좀 전해주세요. 화내시겠지만 그래도 제가 좋아하던 선배라서.”
“아, 네. 네.”
왠지 이걸 전해주면 장 피디는 더 좋아할 것 같은데.
이놈들은 아직도 윗선 눈치 보고 산다고…….
뭐가 됐든 서로 좋다니 됐다.
그때였다.
한민구가 상현을 쫓아 나왔다.
그는 휴대폰을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아니, 상현 씨. 투엑스 없는데?”
순간 상현은 등골에 소름이 돋았는데.
‘망했다.’
한민구가 그의 등을 턱턱 치며 웃는다.
“아니! 이야~ 이 친구 방송이 엄청 늘었어! 이거 웃겼거든? 근데 일부러 했다는 거 아냐? 이거 편집 안 되고 들어가지?”
“아, 예. 그럼요.”
한민구는 개그 패널 중에서는 워낙 거물이라 편집권도 갖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오늘 사실 방송 안 하는 사람들만 나온다고 해서 좀 걱정이 많았는데. 그래서 우리가 인트로 좀 길게 뽑은 거거든. 근데 잘했어요. 아주.”
한민구가 악수를 청한다.
“아, 예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나와요.”
“다음엔…… 뭘로 나와요? 이제 우승할 게 없는데.”
푸훕.
옆에 따라온 김트루가 웃으며 다독인다.
“아니, 우승해야 나오나요? 여기 시상대 아니에요! 그냥 나오라는 거지. 그냥.”
“아하하.”
그런 거구나.
난트전 우승 후에 나오고 국대전 우승 후에 나온 상현 입장에선 사실 시상대로 착각할 법도 하다.
“아. 다음에…… 저 뭐냐. 양궁 선수들 또 금메달 딸 거 아냐? 그때 같이 어떻게 껴서 한번 조율해 봐요.”
“오…….”
한민구가 워낙 가볍게 말하길래, 그냥 농담인 줄 알았는데.
피디의 눈이 번쩍 떠진다.
“오. 그거 좋은데요?”
뭐야 이러다 진짜 진행되나.
사실 상현은 집에서 그냥 게임 하는게 좀 더 취향에 맞았기 때문에 마냥 혹하진 않았다.
그래도 좋게 봐줬다는데 연신 고개를 숙이는 수밖에.
“아이고. 감사합니다. 좋게 봐주셔서.”
“뭘~ 또. 참. 다음에 오면 술 한잔해요. 우리.”
“예!”
한민구와 김트루는 연락처까지 교환하고 갔다.
서린은 멀찍이 떨어져서 그런 한민구를 부러운 듯 쳐다본다.
차마 연락처 교환은 직업상 하기 힘든 모양이다.
대신 그녀는 다른 자구책을 찾아낸다.
“오빠. 저랑 맞팔해요. 네?”
서린은 다짜고짜 다가와서 아몬드 룬스타를 팔로우했고, 그와 사진을 찍어서 태그를 걸며 게시물을 올린다.
#가짜국대 #성덕 #아몬드 #조선
이 모든 동작이 거의 30초 만에 이뤄져서 상현은 다음 날까지 자기가 태그가 된 줄도 몰랐다.
“와아. 고맙습니다!”
그렇게 촬영 후의 인사를 나누고, 궁수부대 멤버들과 다시 돌아가는 길.
“와…… 아몬드 햄. 어째 낯섭니다. 연예인임다. 완전.”
“그러니까…… 슈퍼스타였어.”
“원래 연예인이지~ 짜식들아. 응? 으하하.”
“아이돌 걔는 무슨 개인 팬이 온 거 같더라?”
궁수부대 사람들은 상현을 다시 보게 됐다.
“흠 그 정둔가.”
상현이 딴청 피우며 대답하자, 다들 원래 알던 그가 맞다면서 고개를 젓는다.
“아몬드 햄 맞네.”
“아오. 형이 그 열 받는 말투 좀 쓰지 마라니까.”
“견…….”
푸흡.
그의 말에 당근만 몰래 웃었다.
* * *
이브닝 와이드는 국대 팀 순회 공연의 순조로운 첫 축포를 쏘아 올렸다.
[이번에 이브닝 와이드 라이브 봄?] [아몬드 이드 짤.jpg] [서린 & 아몬드 (악성 우결 주의)]역시 분야 상관없이 고른 시청층을 확보한 메이저 채널답게, 별의별 주제의 커뮤니티에서 이런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한국 드라마, 남자 아이돌, 여자 아이돌, 낚시 등등.
그야말로 무차별 난사급이었다.
-서린 ㅋㅋㅋㅋ 컨셉이겠지?
-와 오늘 꾸민 코디 대박이네
-아몬드 저 머리 찰떡이다ㅋㅋㅋㅋ
-미호 최대 라이벌 등장 ㄷㄷ
-궁수부대 애들도 경기에서 보다 훨 예쁘고 잘생겼엉ㅋㅋㅋ
-스팸 풍채 든든~하네
이번 촬영은 편집본이 굉장히 빨리 올라왔는데.
이 편집본이 올라온 후에는 반응이 더 좋았다.
메이저 채널의 진수는 편집본이기 때문이다.
#실시간 화제 영상 1위
올튜브 영상 역시 상당한 조회수 폭발력을 보여주며 단숨에 1위로 올라갔고.
-개웃겨 ㅋㅋㅋㅋㅋㅋㅋ
-예전에 어떤 아이돌이랑 나왔을 때는 하꼬였는데 ㄷㄷ 미쳤다 완전 단독급이네
-캬 ㅠㅠ 너무 감개가 무량
이때 반응은 대체로 상현에 대한 바뀐 대우가 주를 이뤘다.
이는 사실 인트로부터 제작진이 철저히 의도한 것이었는데.
나름 잘 먹힌 듯했다.
-한민구 쉑 국가 권력 만나니까 바로 수구리는거 보소 ㅋㅋㅋㅋ
└국가권력ㅇㅈㄹㅋㅋㅋㅋㅋ
└손흥민 김연아 BTS 송강호 그리고 아몬드 렛츠고
-정보) 패널 중 저번과 일관된 태도를 유지한 건 서린뿐이다
└여자에겐 예외가 없는 새끼…… 대상현
└그저~ 페이스아이디
└서린이는 거기서 더 잘해줄 방법이 없잖아 ㅅㅂㅋㅋㅋㅋ
└서린이 거기서 더 잘해주면 그룹 나가야되 새끼야
-한민구도 두유노 클럽 앞에서는 답없제ㅋㅋㅋㅋ
사실 이브닝 와이드는 시작에 불과했다.
메이저 마이너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대형 채널에 가짜 국대 멤버가 둘 이상은 나가게 됐으니 말이다.
[뿔라면 초대석] [가짜 국대 초대석 “나한텐 이게 진짜야”]이곳엔 궁수부대가 아닌 아몬드와 쿠키가 함께 나가게 됐는데.
입담과 진행이 좋아 꽤 재밌었던 기억이 난다.
역시나 번호도 교환해, 다음에도 양궁 관련 컨텐츠로 나가기로 이야기를 나눴다. 제목이 ‘양궁 설명회’였던가?
여튼 이 영상도 업로드된 후 상당한 조회수를 챙겨오면서 댓글이 마구 달렸다.
-희철님 말 진짜 잘하신다ㄷㄷ
└배운 청년
└책 많이 읽고 배운 사람 티가 남
└괜히 사업도 성공시킨게 아니지 ㅋㅋㅋ
-“전쟁광 국희철”
└전쟁 역사 얘기나오면 폭주하는게 개웃김ㅋㅋㅋㅋㅋㅋㅋㅋ
└몸 갈아서 전쟁하니까 광 맞긴함;
쿠키는 이 채널에 출연 후, ‘전쟁광’이라는 이명을 얻게 됐다.
본인도 꽤 마음에 들어 하는 듯했다.
무엇보다 그는 이 채널에서 심도 깊게 전략 이야기를 다 풀 수 있어서 좋아라 했다.
-와 쿠키 전략 얘기들으니까 진짜 미쳤네 ㄹㅇㅋㅋㅋ
└실수인 줄 알았던 것도 설명 들으니까 걍 미친놈들만 나가는 대회인가싶다
-주인장이 중세 게임 마니아라 잘 받아주네
-희철님이 안토전이 제일 힘들었다고 하는데. 사실 결승 내내 처발라서 쉬웠는줄 알았다;
└결과로 보이는 거랑 과정이랑 다르긴하지.
└좀 아는 사람 눈에는 불안불안하긴함.
-뿔라면 폼 미쳤다
뿔라면이 사실 중세 배경의 전략 게임이나 삼국지 게임으로 뜬 사람이기 때문에 둘이 굉장히 말이 잘 통했다.
-아몬드 묵언수행 중ㅋㅋㅋㅋㅋㅋ
-아 전략 얘기 흐즈믈르그~
-똑똑한 청년 어디감?
물론 상현은 그때만큼은 할 말이 많지 않았다만.
그 또한 컨텐츠-라고 본인이 박박 우겼-다.
물론 그 외에도 쿠키의 몸 상태를 걱정하는 댓글이 상당히 많았다.
-쿠키님 ㅠㅠ 치료는 하고 계신건가?ㅠㅠㅠ
-제발 치료됐으면.
-잘 되고 있기를 빌어요. 쿠키님.
거의 4시간 동안 전략 이야기를 하는 쿠키와의 방송도 쉬운 방송은 아니었지만.
상현에게 가장 힘들었던 방송을 꼽으라 하면 역시 이거다.
[아는 누님] [K 레골라스, 우주 꽃미남, 조선의 구원자 “아아몬드” 등장!]일단 텐션이 상당히 높고 패널 숫자도 많은 와중에 상현 혼자 나갔기 때문이다.
즉, 모든 질문과 토크를 혼자 감당해야 하는 거였다.
-저 얼굴로 이 찜질방에 발을 들여? 너 오늘 죽었다 유상현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ㅋ
└무섭누 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
이곳은 개그우먼 여성 패널들이 찜질방에서 계란을 까먹으며 대화하는 컨셉인데.
정말 예외적으로 이날은 계란 대신 아몬드가 한 그릇 준비되어 있었다.
촬영시간은 무려 7시간.
그중 아몬드 얼굴에 대한 이야기만 1시간 40분 정도 했다.
-누님들 얼굴 묘사력 문인급이네 ㅋㅋㅋ
└조선시대면 최소 과거급제
-최소 관상가들
-캬 ㅋㅋㅋㅋ
-이 누님들 왜 아몬드만 불렀는지 알 것 같음 개추 ㅋㅋㅋㅋ
└다른 사람들 불렀으면 빈정상했을 수준ㅋㅋ
└ㄹㅇㅋㅋㅋ
-언니들 폭주기관차네ㅋㅋㅋㅋㅋㅋ
그나마 중간에 지나가던 (놀랍게도 진짜다) 릴잔디가 합류해서 어그로가 잠시 풀렸다.
-릴잔디 ㅋㅋㅋㅋㅋ 또 이상한 엉덩이 춤 추네
-어우 부담스러;
-아몬드 표정봐 ㅋㅋㅋ
-앜ㅋㅋ 나 아몬드 고통받는거 좋아하네 ㅋㅋㅋㅋㅋ
물론 릴잔디도 결국 아몬드를 주제로 프리스타일 랩을 하며 춤을 추는 컨텐츠를 보여줬기 때문에.
결국 피곤한 건 매한가지였다.
다만 상현은 ‘직접 흔들어달라 요청 안 하는 게 어디야……’ 생각하며 웃어넘겼다.
춤은 정말 자신 없었으니까.
그래도 버틴 보람은 있었다.
[란 스토리모드 방송 모르시는 분 없게해주세요. 아몬드 양이 되다] [매애~ 정말 양이 된 아몬드?] [양몬드 (릴)잔디 뜯어먹기]아몬드 양머리 짤은 아예 제작진에서 작정하고 쇼츠로 계속 올려 퍼뜨리고 있었고, 이 많은 쇼츠가 하나같이 조회수가 200만 근처였다.
대박이 터진 셈이다.
특히 릴잔디가 미친 듯이 트워킹 춤을 출 때 계속 아몬드만 씹어먹는 짤이 꼭 릴잔디 초록 머리카락을 뜯어먹는 것처럼 보여서 컬트적인 인기를 끌어버렸다.
-저 상황에서 계속 ㅋㅋㅋㅋ 오물오물 ㅋㅋㅋ 귀여워 ㅋㅋㅋ
-(돈 벌기 힘들다……)ㅋㅋㅋㅋㅋㅋ
-미친ㅋㅋㅋㅋ 릴잔디 머리 그만 흩날렼ㅋㅋㅋ
-아닠ㅋㅋㅋ 진짜 고독을 씹는 표정인데.
이렇게 주혁이 부여한 순회 공연 퀘스트를 하나둘 클리어해가니.
어느덧 시간은 한 달이 흘러 버렸다.
캡슐 게임 방송 못 해서 어쩌냐 걱정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방송 못 해서 어쩌긴커녕, 방송 자체는 어느 때보다 많이 해버린 아몬드다.
“후아.”
그는 마지막 방송 스케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소파에 드러누웠다.
“와 진짜 끝이다.”
“이야. 수고 많았다.”
“어…… 너도. 근데 우리 게임 뭐 할지 생각해 봤어? 레전드 테일 알아본다며.”
이제 방송할 게임을 정할 차례였다.
드디어 캡슐 방송을 할 수 있게 됐으니, 신중하게 정해야 했다.
“아, 레전드 테일은…… 클로즈 베타 중이라 방송 불가라 하더라. 말이 베타 테스트지 사실상 알파 테스트 같아. 뭐가 문제가 많은가 봐.”
첫 번째 타깃은 릴 RPG라 부리는 레전드 테일이었다.
이는 사실 상현의 팔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는 게임이라 먼저 하고 싶었는데.
당장 방송으로 송출하기엔 약간 문제가 있는 모양.
“그래서 아무래도 아몬드가 게임 스트리머잖냐?”
“아, 응.”
“그러니까 제의 들어온 수많은 광고 중에서. 게임 광고부터 하는 게 도리 아닐까?”
복귀 첫날부터 광고?
“그건 도리가 아니라 도리도리.”
아몬드가 손바닥을 내밀며 고개를 휙 저었다.
“아니. 진짜 이게 제안이 괜찮다니까? 일단 조건이…… 그러니까 최대…… 이 정도?”
잠시 숫자에 눈이 고정된 아몬드.
잠시 후.
아몬드는 눈을 감으며 끄덕인다.
“허허. 광고면 어떤가? 재밌으면 그만이지.”
“그치?”
며칠 후, 아몬드의 팔로워들에게 이런 알림이 갔다.
띠링.
[겜 복귀! 고스투 버스터즈(Ghostwo Busters)]고스투 버스터즈.
주혁이 받아온 광고 게임은 2인 합동 퇴마 게임 ‘고스투 버스터즈’이다.
그러니 이 광고도 2인이 받은 광고였다.
“제목은 이 정도가 좋겠네.”
타다다닥.
주혁은 제목을 수정한다.
[겜잘스 복귀! 고스투 버스터즈(feat. 풍선껌)]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