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88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17화
6. Ace in the Hole(2)
이런 말이 있다.
혼자보단 둘이 낫다.
애석하게도 이는 사실이 아닌 경우도 많다.
복식 스포츠를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어떤 경우엔 혼자가 더 낫다는 것을.
이를 아몬드도 잘 알고 있었다.
‘맞아. 엄청 싸웠었지.’
선수촌에 지낼 적, 가장 많이 싸우던 사람들은 11명이 합을 맞추는 축구 선수들도 아니고 서로 대결하는 태권도 선수들도 아니었다.
라켓 복식 스포츠 선수들이다.
이 카테고리 안에서는 늘 있는 일이지만, 상현이 있던 당시 많이 싸웠던 게 배드민턴이었다.
“아아아오! 이상철! 너 그냥 유상현이랑 종목 바꿔!”
“무, 무슨! 이게 지금 내가 삑사리야?”
“아니, 동선이 엇갈리잖아!?”
같은 코트를 양분하며 반대서 쏘아지는 공을 척척 받아내야 하는 복식 스포츠.
여기서 항상 문제가 되는 건 적이 너무 잘 쏴서가 아니었다.
누가 받고, 누가 안 받을 건지에 대한 판단을 서로의 숨소리만 듣고도 맞게 해야 하는 어려움.
이게 복식 스포츠의 진입장벽이었다.
‘마음 단단히 먹자.’
아몬드는 그때를 떠올리며 각오를 다졌다.
선수끼리 합을 맞추는 것도 장벽인데.
아몬드 앞에 놓인 벽은 거의 태산!
‘상대는 풍선껌이다.’
제아무리 산전수전 겪은 아몬드라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꿀꺽.
그는 마른침을 삼키며 떠오른 문구를 쳐다본다.
[혼자서는 요괴를 물리칠 수 없습니다! 협동으로 물리치세요!]-종교 대통합ㅋㅋㅋ
-이런거구나 ㅋㅋㅋㅋ
-이야
-왜 혼자서는 못함??
이어서 무기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무기 활용: 방울] [무당은 악한 영혼을 가장 먼저 탐지하여 방울로 팀에게 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역할에 대한 안내가 나온다.
튜토리얼이라 그런지 꽤 게임이 친절한 편이었다.
‘이건 이미 했는데.’
무당의 첫 번째 역할은 이미 끝났다.
그다음 역할이 나온다.
이는 무기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무기 활용: 부적] [적이 잠시 경직되게 하거나, 사념체의 약점에 부적을 붙여서 악한 영혼을 완전히 퇴치할 수 있습니다.]무당의 무기는 둘.
방울과 부적이다.
그렇다면 스님은?
“몬드야!”
“?”
풍선껌의 외침에 뒤돌아본 아몬드는 순간 침을 튀고 말았다.
푸훕!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
-앜ㅋㅋ
-뭐야??ㅋㅋㅋ
-아이언볼ㅋㅋㅋㅋ
대머리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아…… 지금 채팅창에 ‘ㅋㅋㅋ’만 올라오지? 어?”
아몬드의 표정을 눈치챈 풍선껌이 투덜거렸다.
“타코의 기분을 알겠네.”
-갑자기 타코좌를……
-아니 진짜를 언급하누 ㅋㅋㅋㅋ
-풍선껌 인성논란 ㄷㄷ
“여튼 이거 내가 cc 걸고 탱해야돼.”
스님의 무기는 이렇다.
[무기 활용: 목탁] [리듬에 맞게 목탁을 치면 자신의 방어력이 상승하고, 원하는 공간에 역장을 생성해 공격을 막아낼 수 있습니다.]투사체를 막아주는 목탁과 적을 묶어두는 염주.
[무기 활용: 염주] [염주를 던져 악한 영혼을 포박합니다. 악한 영혼은 잠시 움직일 수도 공격할 수도 없습니다. 요괴는 소멸됩니다.]-앗 하필 탱커를 ㅋㅋㅋ
-아니 풍선껌이 너무 중요한 역할인데?
-근데 한 마리라서 그냥 아몬드 혼자 되지 않겠나?
-벌써부터 다들 전략에서 풍선껌을 열외시키고 있어……
-무녀의 활만 있었다면 아몬드가 걍 깼을 듯.
채팅창에선 이미 어떻게 풍선껌 없이 이 게임을 깰지 열띤 토론이 이어지고 있었다.
“크르르르.”
그러는 사이 사념체는 완전히 형태를 갖추었다.
이리처럼 주둥이가 튀어나오고, 시퍼런 안광을 활활 태우며, 양팔의 측면에는 칼날이 섰다.
스릉!
게다가 놈의 양팔은 땅에 질질 끌릴 정도로 길었으니.
저기 노약자석에서 중간석까지 금세 팔을 뻗어버렸다.
“크아아아아!”
슈우우우욱!
순식간에 뻗어오는 마수.
“모, 몬드야! 온다아아!”
45도나 기울어진 지하철에서 이걸 피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몬드 손을 놓은 풍선껌은 그대로 굴러서 한참 더 내려가 버렸고, 아몬드는 좌석 끝 철봉 뒤로 붙으면서 피했다.
카가강!!
지하철 통로에서 칼날이 난도질한다.
“……오.”
아몬드는 생각보다 박진감 넘치는 공격에 감탄한다.
이제 이쪽도 반격할 차례다.
“자. 형. 제가…… 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어디갔냨ㅋㅋ
-아니 뭐야 ㅋㅋㅋ
풍선껌은 한참 아래쪽에 매달려 있었다.
“아, 아니, 굴러떨어졌어!”
현재 이 지하철 칸은 점점 기울여지고 있어, 조금만 손을 놓으면 밑으로 미끄러진다.
풍선껌은 손을 조금 오래 놓았던 모양이다.
“염주 못 날려요?”
“나, 날릴…… 아아악!”
다시 사념체의 공격이 쏘아졌다.
두 개의 팔이 엉킨 줄넘기처럼 튕기면서 지하철 통로를 난도질해댄다.
카가가가가강!
쇠가 갈리는 불꽃이 살벌하게 튄다.
“휴.”
풍선껌은 작게 안도하며 다시 고개를 빼꼼 내민다.
“던진다?”
“말하지 말고 그냥 던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짜증 ㅋㅋㅋ
-아몬드 벌써 화났냐 ㅋㅋㅋ
-엌ㅋㅋㅋ
-국가대표들이랑 하다가 풍선껌이랑 할라니 열 뻗치긴해~
-ㅅㅂㅋㅋㅋㅋ
튜토리얼이라 망정이지 저렇게 일일이 말하고 던지면 이미 난도질되어 죽었을 것이다.
“하압!”
어쨌든 던져진 염주.
파직!
전격 효과와 함께 일직선으로 날아간다.
아몬드는 부적 통에서 부적을 꺼내 든다.
‘보아하니 염주를 먼저 던지고 내가 부적을 붙이는 것 같은데.’
아몬드도 이미 여러 게임을 해본바, 대충 개발사의 의도를 읽을 줄 알았다.
이 개발사의 의도는 염주를 던지고 부적을 던져서 맞히라는 것이다.
왜냐?
부적은 맞혀야 하는 부분이 정해져 있다.
마치 레이나가 맞혀야 하는 약점이 정해진 것처럼.
그러니까 상대적으로 그냥 맞히기엔 난이도가 상당한 셈이다.
‘물론 지금 몹은 튜토리얼이라 가만히 있지만, 아마 나중엔 어려워지겠지.’
이런 예상까지 끝낸 아몬드.
그는 스스로가 대견했다.
‘역시 전략의 아몬도일.’
이렇게 개발사의 의도와 미래까지 예측한 아몬드.
그는 광고이니만큼 개발사가 원하는 그림을 연습하려 했다.
그런데─
“?”
──텅.
염주가 지하철 봉에 맞고 힘없이 떨어진다.
“앗.”
-엥?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번에 맞히면 풍선껌이 아니지~
-전설의 3탄창 0킬을 뭘로 보는거냐
“아. 다, 다시 던짐!”
“말하지 말고 던져요~”
“알았어 말 안 하고 던질게!”
-앜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환상의 듀오 ㅋㅋㅋ
-이거지 ㅋㅋㅋ
-캬
2차 시도.
염주는 아까보다는 훨씬 나은 궤적으로 날아갔다.
‘오케이. 됐─’
그런데, 운조차도 풍선껌의 편이 아닌 걸까?
끼이이이이익!
지하철이 추가로 기울어진 것이다.
“어어어어어?!”
45도였던 지하철 기울기가, 이제 그냥 90도가 되어버렸다.
그 과정에서 염주는 바닥에 튕겨 날아가 버린다.
-헉
-뭐야 이거
-ㅁㅊ 여기서부터가 진짜인가봄
-위아래로 싸우는거네 ㄷㄷ
“꺄아아아아아아악!”
“미, 미친 뭐야! 떠, 떨어진다! 떨어져!”
완전 세로로 세워져 버린 열차 칸.
아몬드는 철봉처럼 좌석 봉에 매달렸고, 풍선껌은 그대로 끝자락에 떨어져 버렸다.
“컥!”
그는 수많은 사람들을 침대 삼아 낙하한다.
반면 사념체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 버티고 서있었다.
그는 다리 역시 칼날처럼 날카로워, 바닥에 꽂은 채로 걸어 다닐 수 있던 것이다.
그런데─
‘어.’
아몬드가 눈을 번뜩인다.
사념체는 아무 문제 없이 위치를 사수하는 듯 보였으나, 아몬드의 눈엔 달라 보였다.
사념체가 어느 순간 한 번씩 균형을 잡느라 휘청하는데, 그때 정수리가 이쪽에 드러나게 된다.
정수리엔 빨간 에이밍 포인트가 그려져 있었다.
즉, 부적을 붙이면 되는 곳이었다.
사악!
그는 철봉에서 튕겨 나오며 몸을 날려 부적을 던졌다.
파직!
부적이 공중에서 활짝 펴지면서 일직선으로 곧게 날았다.
-오오!
-와
-킬각 ㄷㄷ
정수리로 직행하는 부적.
그러나─
“?”
──촤악!
놈이 팔을 휘둘러 날아가던 부적을 찢어버린다.
‘엥.’
쿵.
몸을 날렸던 아몬드는 건너편 좌석에서 다시 봉을 붙잡는다.
다만 한 칸 밑으로 떨어졌다.
‘한 번 던질 때마다 리스크가 큰데.’
부적이 무조건 일직선으로만 날아가서, 놈을 맞힐 각을 만들려면 복도로 몸을 던져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던진 부적을 방금 놈이 찢어버렸다.
‘뭐지.’
어떻게 부적을 찢어낸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다시.’
아몬드는 다시 봉을 잡고 기어올라, 부적을 던져본다.
촤악!
역시나 찢어진다.
아몬드의 눈이 꿈틀거린다.
‘음? 움직임이 이상해.’
묘하게 게임 내 물리 법칙을 무시하는 듯한 느낌.
[ㅈ문가 님이 1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이거 방금 반응이 자동 튕김 같은데용?]‘아.’
자동 패링이구나.
무조건 반사로 패링을 시키니까 물리 법칙까지 무시하는 것이다.
‘결국 협동인가?’
스님이 염주로 놈이 공격을 못 하게 포박해 놔야 부적을 맞힐 수 있는 모양이다.
-자동패링 ㄷㄷ
-협동 강제네
-풍선껌 올라와야함
-여기 튜토리얼이라 사실 염주만 잘던지면 ㅈㄹ 쉬운뎅ㅋㅋㅋㅋ
“이거 염주를 먼저 던져야하나봐요.”
아몬드가 중얼거리자, 누군가 이런 후원을 한다.
띠링.
[흠그정둔가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근데 염주는 안튕기나여?]“어…… 그러게요. 던져봤어야 알죠.”
아몬드의 눈길이 풍선껌을 향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ㅋ
-아몬드 눈빛에 한심이 묻어있어 ㅋㅋㅋ
-어케아냐고 ㅋㅋㅋ 안던졌는데
-염주는 닿는 순간 포박들어갈수도?
시청자 추측대로 염주는 먹힐 수도 있는데.
문제는 풍선껌이 던질 환경이 안 나온다는 것이다.
‘안 될 거 같은데.’
열차는 계속 기울기가 가팔라지고 있고, 풍선껌은 아직도 저 밑에서 기어 올라오는 중이다.
“끄…… 몬드야! 먼저 가! 먼저!”
-ㅋㅋㅋㅋㅋㅋ
-어휴 ㅋㅋㅋ
-아니 ㅋㅋ뭘 먼저가요 이 양반아
-저승으로 가라는건가;
아몬드는 다시 시선을 위로 돌린다.
‘괴물이라도 가까이 오면 어떻게 될 텐데.’
괴물은 계속 최대 거리를 유지하면서 길게 늘어나는 팔로 칼질만 해댄다.
패턴은 단순한데 접근이 어렵다.
가까이 오면 직접 부적을 들고 가서 붙이면 되는데. 그걸 방지하려고 패턴을 이렇게 만든 것 같다.
“가까이 가야 될 거 같은데…… 가면 썰릴 수도?”
-ㅇㅇ 뭔가 방법이 있을듯
-협동하라잖아 ㅋㅋ
-협동하라는 건 개같이 무시중ㅋㅋ
아몬드는 잠시 고민한다.
“전략을 짜봐야겠네요.”
예전 같으면 무작정 들이대면서 해결했을 텐데.
국가 대항전, 전략 게임 RTS에서 세계 1등까지 올라선 그는 이제 달랐다.
“쿠키 형이 그랬죠. 적이 가장 원치 않는 것에 정답이 있다고.”
-오
-아몬도일 보여주나?
-꺼내들었다! 쿠키의 명언집!
-ㅈㄴ 불길하네 ㅋㅋㅋ
아몬드의 눈이 이리저리 살피더니, 슥 하고 번뜩인다.
“그러니까. 가까이 가야 된다는 거죠.”
사실 과정만 좀 더 복잡해졌을 뿐.
결과는 같은 느낌이다.
-?
-걍 판단만 느려진 아몬듴ㅋㅋ
-ㅅㅂㅋㅋㅋㅋ
-뭔데 이게 ㅋㅋㅋㅋ
* * *
“으하하하. 튜토리얼에서 이렇게 고전이네?”
“제가 말했잖아요? 한 명이 잘해봐야 소용없다니까요? 풍선껌을 고른 게 완전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러게. 이거 내가 풍선껌보다만 잘하면 깰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되니까. 게임 구매도 많아질 것 같고. 광고도 오래오래 하겠네!”
튜토리얼은 사실 둘의 합이 정상적으로 맞는다면, 상당히 간단하게 깰 수 있었다.
“스님이 역장을 못 쓰니 뭐.”
특히 스님이 있으면 쉽다.
스님이 먼저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서, 목탁으로 역장을 생성하면 된다.
그 역장을 자신들을 보호하는데 쓰는 게 아니라, 사념체 주변으로 감싸듯이 써버린다.
그럼 놈의 공격이 한 턴 정도는 전부 무마된다.
그 사이 염주를 던져서 포박해 내고, 무당은 정수리에 정확히 부적을 던지면 끝.
“스님이 할 일이 많은 파트라 고전하나 보네.”
“역장으로 사념체 감싸기는커녕, 역장 자체를 지금 안 쓰고 있어요.”
“역장을 타고 올라가도 되는데 말이야.”
둘이 낄낄대며 웃는다.
-바드드득.
-아 이 갈린다 ㄹㅇ
-역장 쓰라고요
-채팅 좀 봐라 대머리야 ㅋㅋ
-역장 누가 후원 좀 해
풍선껌 채팅창에서 참다못해 터진 훈수 전문가들이 채팅을 도배하고 있었다.
“튜토리얼에서 이 정도면…… 이미 평균 클리어 시간은 넘겠어요.”
아몬드가 합류한다 했을 때 약간은 걱정했으나.
릴에 이런 명언이 있다.
네 명의 에이스보다 한 명의 구멍이 더 크다.
지금 그 명언이 또 맞았음을 알려주고 있다.
튜토리얼부터 이미 테스터들의 평균 클리어 시간에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네 명의 에이스도 아니고 한 명의 에이스와 구멍이니, 그 손실이 오죽하겠는가?
그런데 다음 순간, 아몬드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어어? 자, 잠시만요? 저거 뭐지!?”
“엥? 그냥 저렇게 접근을 한다고?!”
갑자기 전개된 상황에 둘은 저들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걸?
-헉
-견우치 ㄷㄷ
-ㄷㄷ
-왘ㅋㅋㅋ
-뭔데 이게??
-도령님 도술쓰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