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898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4부 29화(900/91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29화
10. 아귀 로켓(2)
“저, 저쪽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상한 요괴가 걸어 다니면서 나오는 사람들을 다 죽이고 있어요! 저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살려주세요!”
“어. 그래. 가자. 애들 살려줄게.”
풍선껌은 아직도 강시를 견제하고 있을 때에 눈코 뜰 새 없이 이뤄진 대화.
아몬드는 한시라도 아끼기 위해서 바로 내달리는 듯했으나.
‘그래도 할 건 해야지.’
그가 빠르게 한다고 해서 할 걸 안 하고 넘어가는 사람이었다면, 국가대항전 우승 같은 커리어는 없었을 것이다.
아몬드는 여자아이를 지나치며 읊조렸다.
“타앙.”
──턱!
그와 동시에 아몬드의 손가락이 아이의 이마를 찍고 있었다. 부적이 붙은 것이다.
지금까지의 패턴으로 보아 시청자들 채팅창에 ‘ㅋㅋㅋ’로 도배되어야 했다.
아몬드는 그걸 기대하며 채팅창을 쳐다봤다.
수많은 물음표와 ‘ㅋㅋㅋ’를 기대했는데.
-헐
-뭔데??
-괴물??
-ㄷㄷ 개무섭
-헉
뭐야 이거.
실상 반응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다들 놀라는 분위기다.
왜 저러지?
알아내는 데 오래걸리진 않았다. 그저 눈알이 조금 돌아가서 여자아이를 훑는 시간이면 됐다.
“끄어어……!”
여자아이의 입이 양쪽으로 갈라져 열리더니, 몸의 반만큼이나 늘어나 있다.
‘어라.’
어지간한 기습 공격에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아몬드가 멈칫했다.
‘왜 진짜?’
놈은 진짜였다.
반쯤 장난으로 붙인 부적이 푸른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파지지지지직!
녀석의 이마에서부터 전격이 휘감기며 비명이 울려 퍼졌다.
“캬아아아아아아아악!”
-대 도 일
-이왜진;
-이게 요즘 유행인 관상 추리 + 반속 추리인가요?
-추리는? 아몬도일.
-이번건 미쳤네 ㄹㅇ 어케 알았누
다들 아몬드가 어떻게 추리했냐며 놀라고 있었다.
심지어는 이런 후원까지 터졌다.
빠바밤!
[믿고있었다고! 님이 10만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사람들이 개 억까할 때도 저는 아몬드님의 추리 능력을 늘 믿고 있었어요 ㅠㅠ 성불합니다 ㅠㅠ]“믿다고 님. 10만 원 감사합니다.”
추리를 성공할 줄 알았다고, 10만 원까지 들어왔다.
추리가 아니라 그냥 해본 거다.
아몬드는 급격히 머리를 굴렸다.
이유를 따지고 들면 말할 건 많았다.
당장 떠오르는 것만 해도 이 정도.
“일단 대학교에 어린 여자애가 있을 이유가 거의 없고. 이상한 요괴가 나오는 사람들을 다 죽이고 있다고 했는데. 본인은 나와서 저랑 부딪혔죠. 결국 본인이 그 요괴인 겁니다.”
원래 결과를 알고 과정을 추리하긴 쉬운 셈이다.
-크
-아 ㅋㅋ 아성 출신이 ㅈ으로 보이냐고 ㅋㅋ
-캬
-퍄!
-호두 실직 위기 ㄷㄷ
-대 아 성
-역시 ㅠㅠ 믿고 있었다고!
-이런 추리를 0.1초만에?
-아성맨 폼 미쳤다!
먹히고 있었다.
아몬드의 입꼬리가 씰룩거린다.
-표정 ㅋㅋㅋ
-아 ㅈ됐다 똑똑한 청년 강점기 시작하겠누
-이제 전략으로 까면 타앙도르 언급하겠네 ㅋㅋ
이대로는 전략은 아몬도일이라는 악질 선전문구가 정말로 먹힐 것만 같았다.
그야말로 아몬도일 독재체제.
그러나 난세엔 영웅이 등장하는 법.
아몬드 시청 경력이 꽤나 쌓인 시청자들은 그리 만만치는 않았다.
띠링.
[가지볶음 님이 1천 원 후원했습니다.] [그냥 부적 붙였는데 진짜인 거 아님?ㅋㅋ]띠링.
[루비소드 님이 3만 원 후원했습니다.] [지금 자신이 추리 과정 추리하는 중인 아몬도일이면 개추~]-ㅋㅋㅋㅋㅋㅋ
-앜ㅋㅋ
-앗 ㅋㅋㅋㅋ 그런건가?
-갑자기 호두력 상승하는 아몬드에 고인물 대동단결 ㅋㅋ
-듣고보니 그렇네
-루비 공주님까짘ㅋ
아몬드의 볼이 심술로 부풀었다.
거의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다니.
“가볶 님. 날조로 밴입니다.”
-아니 왜 가볶만ㅋㅋㅋㅋㅋㅋㅋㅋ
-천원 펀치로 시비는 밴 받아야됨ㅋㅋ
-천원이라 죽었다 더러운 세상
-ㅋㅋㅋㅋㅋ가볶쉑
-진짜인가봄ㅋㅋㅋ
-찍은 거였어?? ㅋㅋㅋ
이후 가지볶음이 정말 10분간 밴을 당하고, 아몬드는 사람들이 갇힌 곳을 찾기 위해 발을 떼었다.
첨벙.
‘어?’
발밑의 감각이 이상했다. 바닥에 물이 고여 있다. 처음 왔을 때는 이런 게 없었는데. 언제 생긴 걸까?
의아함은 곧 의구심이 됐고 아몬드의 신경이 번쩍 세워졌다.
그 순간─
“──크아아아아!”
죽은 줄 알았던 여자아이가 입을 쩍 벌리면서 달려든다.
정확히는 여자아이가 더 이상 아니었다.
[현혹 아귀]급이 붙지 않은 오리지널 네이밍.
소위 말하는 네임드 몬스터의 등장이었다.
* * *
“이거냐? 너가 말한 거?”
“……맞습니다.”
김 대리는 마른침을 삼키며 끄덕인다.
현혹 아귀.
이것이 3층의 보스 몬스터다.
처음 여자아이의 모습으로 현혹해서 파트너 하나를 불능 상태로 만들고 플레이어를 괴롭히는 몬스터인데.
순식간에 1페이즈가 끝난 바람에 곧바로 2페이즈다.
하지만 크게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2페이즈부터가 진짜 요괴 형상이다.
“현혹 아귀 특징이 처음엔 귀신 계열인데. 나중엔 요괴로 변해요. 그래서 여기서 사실 팀워크가…… 나와야 하는데…….”
“풍선껌이 나서야 되는 거지?”
“그렇죠.”
김 과장이 입맛을 다시며 양손을 비빈다.
“뭔가 든든하다. 야. 그치?”
풍선껌이 나서야 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렇게 안정감이 생긴다니.
이들에겐 믿음직한 구원 투수나 다름없었다.
“그쵸. 뭔가 해줄 거라 믿습니다.”
* * *
아몬드도 느꼈다. 확실히 이번 녀석은 뭔가 달라도 달랐다.
일단 기습 속도가 상당했다. 아몬드가 바닥의 물소리로 미리 반응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당했을 수준.
‘진짜 빠르네.’
처음 공격은 그냥 맞으라고 작정하고 만든 꼴이었다.
-뭐야ㄷㄷ
-왤케 빠름
-방금 뭐야?
-걍 죽이려고 작정했네 게임잌ㅋㅋ
결과적으로 아몬드가 피했음에도 사람들의 육안으로도 너무나 빠른 공격이었다.
만약 이 게임을 다른 사람이 광고했다면 너무 어려워 보여서 안 샀을 정도의 악랄함이었다.
이 현혹 아귀가 괜히 김김 듀오의 기대주가 아닌 셈.
심지어 공격 후 패턴도 괴랄했다.
첨벙!
놈은 일방적으로 공격을 시도하고는 곧바로 물속으로 사라졌다.
“……어, 물속으로 가네?”
아몬드는 발로 물을 몇 번 차봤는데. 이 물은 속으로 들어갈 만한 깊이가 전혀 아니었다. 가끔 구식 건물 화장실 수도가 터지면 물이 흥건히 차는 수준이지, 애초에 물 속이라는 말을 쓰기도 민망한 물웅덩이다.
그럼에도 녀석은 물리 법칙 따위 무시하고 물속으로 들어갔고, 이 얕은 물 속에서도 녀석의 그림자가 보였다.
슈우우우……!
점점 속도를 내오면서, 놈의 그림자가 커져간다.
‘온다.’
아몬드는 다시 한번 몸을 던지며 피했다. 그리고 이때 깨달았다.
‘어?’
현혹 아귀가 준비해 놓은 또 다른 계략.
바닥의 물로 인해 갑자기 움직이면 발이 그대로 미끄러진다.
아몬드의 발이 스케이트처럼 쓸려버리면서 중심이 무너진다.
“크와아아아아아!”
그사이 이미 아귀는 물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건 아몬드도 피할 수 없는 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투명한 벽에 부딪힌 것처럼 아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쿠웅!
아몬드와 아귀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다.
“와아! 됐다!”
풍선껌이 역장을 쓴 것이다.
역장은 한 번의 공격으로 깨져나가긴 했지만 위치와 타이밍이 완벽한 수비였다.
-ㄷㄷ
-풍선껌 우승!
-와 드디어
-캬
-추리당하지 않기 위한 몸부림ㅋㅋ
-오오오
이는 풍선껌의 첫 번째 활약이었다.
‘드디어!’
사실 그는 이 현혹 아귀를 제대로 공략하기 위해 몇 번이고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을 굴렸다.
“와. 형. 대박.”
아몬드도 엄지를 치켜세워준다.
“말했잖아! 내가 나선다고!”
아몬드의 칭찬에 풍선껌의 어깨가 한껏 올라간다.
-ㄹㅇㅋㅋ
-ㅋㅋㅋㅋ이거만 준비한 거 아님?ㅋㅋ
-한놈만 패기 전략 ㄷㄷ
그러나 여기서 수연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며 찬물이 끼얹어진다.
“공격 하나도 안 먹혔어요!”
아귀의 HP는 그대로였다. 심지어 전혀 누그러지는 기세도 없이 다시 공격해왔다.
‘뭐야.’
아몬드는 의아했다. 불교계 공격이었고 역장에 확실히 맞았는데. 왜 안 된 거지?
현혹 아귀의 그림자가 다시 아몬드에게 달려든다. 아마 소녀였을 때의 원한이 있는 모양이다.
‘나한테만 오니까 오히려 알기는 쉽네.’
아몬드는 이번엔 침착하게 조금 더 미리 움직였다. 또 미끄러졌다간 곤란해진다.
물 아래서부터 뛰쳐나온 아귀의 이빨이 허공에서 부딪힌다.
땅!
살벌한 소리가 난다. 실제였다면 저기에 한 번 걸리면 그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첨벙! 아귀는 이 공격만 시도하고는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일방적인 딜교다.
‘공격은 미리 피하면 어렵진 않아.’
일단 기습 이후 나오는 공격은 그리 피하기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공략을 알 수가 없었다.
역장에 맞아도 멀쩡하고, 어차피 부적도 안 통할 게 뻔하다.
그런데 그때 수연이 힌트를 준다.
“오빠! 부적 다른 거 없어요!?”
부적 다른 거?
“다른 게 있어?”
“부적마다 역할이 달라요! 현혹 아귀는 물에 닿아 있을 때는! 굉장히 강해서! 물 밖으로 꺼내야 돼요!”
부적이 다르다? 그런 거였어?
아몬드는 전혀 몰랐다. 그런 거 생각 안 하고 그냥 작은 가방에 다 쓸어담아 놨었다.
‘색깔이 다른 게 그냥 연출이 아니었구나.’
부적 색깔이 다른 건 그럴듯해 보이기 위한 연출인 줄로 알았는데.
색이 다른 부적은 역할이 다른 모양이었다. 아몬드는 가방을 뒤적인다.
“형. 역장 한 번만 발밑에 깔아줘요!”
어차피 아귀는 다시 아몬드에게 온다.
“어, 오케이! 근데…….”
-풍선껌을 믿는다?
-아니 ㅋㅋㅋ
-가방컨 ㄷㄷ
-이래서 엄마가 미리미리 정리해놓으라는거임!
아몬드의 패착 첫 번째는 -늘 그랬듯이- 설명을 잘 읽지 않은 것이었고.
두 번째는 일관되게 풍선껌을 불신하지 않은 것이다.
풍선껌이 한 번 활약한 것을 보고 아몬드는 그의 능력을 높이 사버렸다.
그래서 결국 대가를 치렀다.
가방을 뒤적이던 그는 자신의 발밑에 아직도 역장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
그건 색이 다른 부적을 찾음과 동시였다.
“아, 아아아! 리, 리듬이 안 맞아!”
‘아니…….’
이미 그림자는 코 앞이다.
앞뒤 좌우로 피하는 건 불가능했다. 아몬드는 있는 힘껏 위로 뛰었다.
콰아아아아!
물웅덩이가 하얗게 부서지며 아귀의 거대한 입이 튀어나온다.
그 입이 아몬드의 발을 향해 쫙 벌어지는데.
아몬드의 발이 점점 위로 향한다. 그만큼 아귀의 입도 위로 향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아몬드의 발은 아귀의 머리 위쪽으로 움직인다.
백덤블링이었다.
‘아까 미끄러질 때 발 쪽으로 방향을 틀었지.’
아몬드는 아귀가 노리는 포인트가 발 쪽에 치중됐다는 걸 알아채고, 공중에서 뒤로 한 바퀴 돌아버리면서 공격을 흘린 것이다.
아귀 입장에선 미끼가 위로 올라가다가 갑자기 머리 위로 슥 사라진 셈.
따악!
아귀의 입은 또 허공을 씹어댔다.
“크어어어어!”
아귀는 마치 화난 것처럼 괴성을 내지르며 머리를 뒤흔들었다.
-와 미쳤다
-이걸 또 피해?
-ㄷㄷ
-뭔데
-간만에 존멋이누
-겉 멋 ㄷㄷ
이 백덤블링은 단순히 회피로 끝난게 아니었다. 아귀를 너무 높이 뛰게 만드는 역할까지 해버렸다.
수연이 외친다.
“어!? 물 밖으로 나왔어!”
아귀는 발을 따라 너무 많이 위로 뛰었다. 몸의 한 부위라도 물에 닿아야 무적 상태가 유지되는데.
순간적으로 물에서 완전 벗어나버린 것이다. 물론 이 한 순간만으로 뭐가 되진 않는다. 아몬드는 이제야 막 착지했고, 수연도 npc라서 빨리 외쳐준 것뿐. 몸으로 뭘 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다.
그런데, 여기서 유일하게 이전부터 뭔가를 시도하던 사람이 있었다.
“됐다! 망할 리듬!”
정말 완벽한(?) 타이밍이었다.
아몬드의 발을 지켜줘야 했던 역장이 이제야 깔렸고.
그건 아몬드의 발이 아닌, 아귀를 막아버렸다.
쿵!
아귀는 다시 물로 들어가지 못하고 역장에 걸려 버린 것이다.
“크어어어?!”
-월척이요~
-미친ㅋㅋㅋ 아예 물 밖으로 꺼내졌네??
-프리딜 찬스 ㅋㅋㅋㅋ
-와
-이거 ㅈ버그 아님?ㅋㅋㅋ
-버그 수집가답네 ㅁㅊ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