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01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32화(906/91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32화
11. 수학귀신 vs 아몬도일(2)
턱! 턱!
아몬드는 부적을 종류별로 다 붙여봤으나. 수학 귀신은 계속 말을 이었다.
“으으으그그……! 퀴, 퀴즈를 내겠네! 이걸 마,마마마맞혀야! 지나갈 수 있네에에!”
“와. 이거 완전 오류네. 귀신인데 왜 부적으로 안 죽어요?”
본인이 범해왔던 오류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은 채로 아몬드가 투덜거렸다. 한시가 급하니까.
-ㄹㅇ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고 방금 아귀를 로켓으로 쏴죽인 놈이 말합니다
-이 게임의 진짜 오류: 아몬도령
이어서 수학 귀신이 드디어 퀴즈를 냈다.
[19-18=18]“단 하나의 선을 그어서 이 등식이 참이 되게 하시게. 단, 등호는 바꿀 수 없네!”
“음…….”
아몬드의 눈이 절로 채팅창으로 향하자 이런 후원이 들어온다.
띠링.
[루비소드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다들 쉿]-ㅋㅋㅋㅋㅋ
-앗ㅋ
-답안지 봉쇄 ㅋㅋ
-훈수 금지ㅋㅋ
-근데 다들 모를듯
채팅창을 보던 아몬드의 눈이 그제야 다시 숫자로 향한다.
“음…….”
아몬드의 인상이 급격히 찌푸려진다. 간만에 머리를 풀가동하려니 힘든 모양이다.
띠링.
[냄뚜 님이 3천 원 후원했습니다.] [전략은 아몬도일~ 노래를 부르더니만, 진짜 ‘전략’ 앞에서는 오만상 찌푸리는 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ㄹㅇ
-ㅋㅋㅋ앜ㅋㅋ
-진짜 앞에선 한없이 작아지는…… “전략”
-어허
-ㄹㅇ이네 ㅋㅋㅋ
-전략은 아몬도일 어디감?
-ㄹㅇ 넘치던 자신감 어디갔냐고 ㅋㅋㅋ
* * *
수학 귀신 앞의 아몬드만큼이나 찡그린 표정으로 있는 이들이 있었으니.
같은 시각 라이브 방송 플랫폼 치즈 영업부서의 사람들이었다.
“하아…… 스트리머들 티어 정리가 안 되네요. 정리가.”
“그러게 말이다. 어우 머리 아파.”
치즈는 트리비 철수에 맞춰서 급하게 런칭하는 플랫폼이다 보니 준비할 게 많았다.
이제 곧 때가 다가오는데. 아직 각각 스트리머들에게 어떤 비율을 제안할지 정해둔 것조차 없었다.
정해진 건 단 하나였다.
모든 사람이 같은 조건이었던 트리비와 다르게 치즈는 ‘확실한 차등’ 전략으로 간다는 것이다.
중요한 스트리머들에겐 최고 조건을 제시하되, 그렇지 못한 스트리머들은 어쩔 수 없이 최저 조건으로 제시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망사용료를 감당할 수 없었고, 원래 자본의 세계는 냉정한 법이었다.
특히나 스트리머 업계는 버는 수익과 앞으로의 기대치가 훤히 데이터로 보이는 곳이다.
차갑게 분석하려 하면 동상을 입을 정도로 차갑게 분석이 가능한 곳이다.
소규모 스트리머들은 어차피 결국 대기업 스트리머를 따라가게 되어 있었다.
결국 중요한 건 탑티어 스트리머다.
지금 치즈의 오진혁 팀장이 언급하는 것처럼 말이다.
“음. 일단 부동의 1티어가 젤로죠? 평균 시청자가 20만을 향해서 가고 있죠. 이건 거의 확실해요.”
“그래. 그거 진짜 스트리밍 신세계가 열리고서 역대급 기록이라고 하더라.”
별다른 이벤트나 합방도 없이 개인 시청자가 20만을 뽑을 가능성이 있는 남자.
그게 트리비의 젤로였다.
젤로의 이적 조건이 아마 가장 주요 사안이다.
“이 젤로 조건을 정해야 모든 게 정리됩니다. 정산 비율을 요구하고 있고요. 이적 계약금은 크게 요구하고 있지 않거든요?”
“음…….”
오진혁의 보고를 듣는 박동렬 본부장.
그는 펜을 튕기며 머릿속 계산기를 두들겨본다. 그는 워낙에 숫자 계산이 빠른 사람이다.
“7 대 3. 이거 넘으면 못 줘. 필사적으로 기밀 유지가 되어야 하고.”
“그쵸…… 근데 파프리카 쪽에서도 그건 제시할 거 같아요. 계약금이라도 한번 크게 불러볼까요?”
회사 내부에서 티어와 조건이 정리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경쟁 상대인 파프리카였다.
박동렬 본부장의 눈이 한 밤 오피스의 커튼월 건너편 밝게 불이 들어온 한 빌딩을 향한다.
‘저 자식들도 퇴근 안 했군.’
저곳이 파프리카의 오피스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둘이 딱 붙어있다.
보아하니 저놈들도 최후의 결전을 준비 중이었다.
지금은 주요 스트리머들과만 연락을 하고 있지만, 내일부터면 모든 영업직들이 사냥개처럼 흩어져서 모든 스트리머들을 만나고 다닐 것이다.
그 전에 완벽하게 전략과 시스템을 정립해야 했다. 안 그러면 스트리머들에게 끝도 없이 휘둘리다가 다 놓치고 말 것이다.
“젤로가 요구하는 게 8 대 2였나?”
“……네.”
“젤로만 딱 8 대 2로 가면 어떻게 생각해.”
“그건…….”
사실 그렇게 해서 돈적으로 회사에 남는 게 있을지 모르겠다. 후에 임원들에게 보고가 올라가면 고과에서 까일 게 분명했다.
“그 밑 티어를 6 대 4로 하고…… 그다음은 어디야. 큐티파이? 풍선껌?”
젤로 다음 타깃을 물색하는 중.
누군가 이렇게 말하며 끼어들었다.
“혹시. 아몬드는 어떠세요?”
“……뭐?”
“8 대 2 오픈이 어려우면, 아몬드를 최우선 순위로 타깃해 보는 건 어떠세요? 젤로 말고요.”
본부장은 다시 한번 서류를 살핀다.
평균 시청자 8~9만 명.
예전 스트리머 시장을 생각하면 기염을 토할 숫자지만, 지금 1티어가 20만을 향해 가는 마당에 이건 좀 차이가 많이 났다.
“아마 당장 매출이 업계 최고 수준이 아니라서 요구 조건이 엄청 크지도 않을 거예요. 7 대 3은 받아들일 거고…… 곧 이사를 하고 싶어한다고 들었어요. 회사 사무실도 알아보고 있구요.”
뭐야? 본 부장은 안경을 고쳐 쓰며 지금 말하고 있는 직원을 살펴봤다.
‘팀장 주옥지.’
특이한 이름이다.
“그런 것까지 알아봤어?”
“네. 젤로랑 다르게 외부활동이 많아서 알기 쉬웠어요. 그리고…… 저는 아몬드가 8 대 2로도 가져올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
순간 침묵이 흘렀다.
젤로에게 줄 8 대 2도 고민하는 마당에?
“물론, 최대한 7 대 3을 요구해야겠…….”
“안 돼. 무슨. 애초에 시스템을 딱 7 대 3으로 잡고 가야지. 처음부터 흔들리면서 갈 셈인가? 그리고 절대 8 대 2가 나올 사이즈가 아니야. 7 대 3도 너무 후하다고.”
본부장이 숫자를 툭툭 치며 말한다.
“외부적으로 많이 알려진 스트리머인 건 분명 장점이야. 무조건 가져오긴 해야 돼. 우리도 기삿거리가 필요하니까. 근데 그 정도로 가져올 게 아니라는 거야.”
“아…… 네, 네…… 근데요!”
주옥지는 데이터가 잘못됐다는 걸 바로잡았다.
“거기 숫자는 평균의 오류예요. 아몬드는 시작한 지 1년도 안 된 스트리머라구요. 상승세를 보시면 누구보다 위입니다. 게다가 지금 라이브에서도 무려 14만…….”
“그건 나도 알아. 주 팀장. 그리고 자네가 아몬드 담당인 것도 알고.”
본부장이 안경을 벗으며 그녀를 쳐다본다.
“아까 평균의 오류라고 했나? 저 그래프 뒤도 상승이라고 생각하는 건 오류 아닌가? 우린 알 수 없는 거 아닌가?”
“예……?”
“지금 저 그래프 말이야. 저 뒤가 갑자기 하락일지, 상승일지 어떻게 아느냐고. 국가 대항전이라는 큰 이벤트 때문에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할 수도 있잖은가?”
“자네 말대로 아몬드? 중요한 스트리머야. 지금처럼 열심히 알아보고, 잡아 와. 근데 7 대 3으로 잡아 오라는 거야.”
* * *
회의가 끝난 후.
꽤나 늦은 시간이지만 주 팀장은 회사 복도 구석에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어휴…… 네…… 저 말했다가 엄청 까였어요. 매니저님. 저 정말 다 까놓고 말하는 거예요. 8 대 2는 안 된다고…….”
-아, 그래요? 그럼 저도 파프리카 얘기하는 거 듣고 결정할 수밖에 없어요.
통화 대상은 김주혁이었다.
“……그, 그렇죠. 당연히 그러셔야죠. 하지만 저희 치즈! 정말 괜찮거든요? 트리비랑 제일 비슷하기도 하고! 메인 스트림과 자주 연결되는 아몬드한테도 유리할 거라고 생각해요.
-네. 네. 맞습니다. 근데 7 대 3은 너무 짜요.
“그…… 그것도 높은 건데…… 혹시 계약금은…… 원하시는 게 없을까요?”
-음. 비율이 맞아야 생각해 볼 것 같습니다. 근데, 뭐라고 하면서 안 된다고 하던가요?
“……그, 그게.”
본래 말해선 안 되는 정보였다.
그러나 주혁이 설득한다.
-저희 정보를 서로 공유하면서, 윗선이 요구하는 걸 맞춰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어차피 저희 이해관계는 같잖아요.
주혁의 말이 맞았다. 임원진과 사원들의 이해는 달랐다.
주 팀장은 8 대 2를 해서라도 잡아야 하고, 주혁은 8 대 2를 원한다. 윗선만 8 대 2가 무리라고 하는 중이다.
“하아.”
주 팀장은 결국 한숨을 쉬며, 나눴던 이야기를 다 해줬다.
“저 진짜 다 말한 거예요. 어디 가서도 말하시면 안 돼요? 아셨죠?”
-그러니까 상승세가 이어지지 않을 거라 여기는 거네요?
“그, 그쵸. 국가 대항전이라는 큰 이벤트가 있었잖아요. 그거 영향이 클 거라 보는 거예요.”
-트리비가 완전 철수하는 데까지 시간이 좀 남았죠? 그때까지 보시죠.
“……예?”
-상승하는지 안 하는지 지켜볼 만한 충분한 시간 아닙니까?
이 사람 대체 언제까지 계약을 안 할 셈이야?
이건 배수의 진이었다.
게다가 이건 무슨 엄청난 자신감인가? 스트리머 성장이라는 게 얼마나 변수가 많은데.
“괘…… 괜찮으시겠어요?”
-윗선에 최대한 어필해 놓으세요. 그래야 상승하는지 안 하는지 지켜보지.
“알겠습니다.”
툭.
전화는 끊어졌다.
“하아. 이게 뭐람. 되려나 그게?”
너무 시간을 끌어버리면 오히려 허겁지겁 계약하게 되는 리스크가 있을 텐데. 성장해서 올 테니 기다리라니. 그런 게 가능한 건가?
* * *
툭.
주혁은 전화를 끊고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아오오!”
쿵.
책상을 내려치는 주먹.
아무래도 그 역시 초조했다. 트리비 철수 후에나 계약하게 되면 절대로 좋은 조건을 받지 못하니까.
“이 짜식들이…… 지금 아몬드 켠왕이 제이버 인기 검색어 1위인데. 장난하나.”
그렇다고 치즈가 지금 제시하는 걸 덥석 물 수 없었다.
“뭐? 국가 대항전 특수로 잠깐 성장해? 진짜 아오…… 그 대회 우승은 조상님이 시켜줬냐?”
이러면 파프리카로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파프리카에 애초에 겜잘스들이 많이 포진됐는데…….”
게임 잘하는 전 프로 출신들이 파프리카에 대거 포진해 있고, 기본적으로 실력 위주 방송하는 분위기였다.
뭣보다 치즈랑 다르게 신생 플랫폼이 아니라 방송도 훨씬 안정적이다.
다만 문제는 트리비와 플랫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거다.
이게 생각보다 큰 문제였다. 시청자들이 그 플랫폼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어쨌거나. 누구랑 하든. 성장한다는 걸 보여주면 되는 거 아냐.”
어디랑 딜을 하든 국가대항전 특수로 올라갔다는 말 따위는 쏙 들어가게 만드는 게 중요했다.
그래서 주혁은 결심했다. 이 성장세가 어디까지 계속되는지 보여주기로.
“근데…….”
주혁은 방송 화면을 쳐다보며 중얼거린다.
“쟤 저거 어떻게 풀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