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0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33화(907/91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33화
11. 수학귀신 vs 아몬도일(3)
햇살이 내리쬐는 한낮의 교정.
하얀 모자를 눌러 쓴 중년이 아이들을 모아놓고 박수를 친다.
“자, 자.”
그의 하얀 외투에는 태극마크가 박혀 있었다.
양궁 국가 대표 출신인, 양 코치였다.
“오늘은 특별한 손님이 왔다. 내 제자 중에 하나야.”
코치의 말에 아이들이 흥분한다.
“우오오……!”
“서, 설마 아몬드!?”
“아몬드인가 봐!”
국가 대항전에서 양 코치가 등장하는 영상을 아이들도 모두 봤기에, 코치의 제자라고하면 전부 아몬드를 떠올렸다.
“미안하지만 상현 오빠는 아니에요~”
짠.
아몬드 대신 등장한 사람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현주였다.
“와아아!”
“헉. 진짜야?”
“제자였어요?!?”
코치가 평소에 자랑을 워낙 아끼는 사람이다 보니 금메달리스트가 제자인 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태반이다.
“어, 어라? 쌤. 저 제자인 것도 말 안 했어요?”
“말했잖냐. 방금.”
코치의 쿨한 한마디에 현주는 멍한 표정이 되었다.
“아, 아하하. 여전하시다니까. 여튼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이 학교 양궁부 출신인 차현주예요.”
“와아아아~!”
아이들이 박수를 치며 맞아준다.
“오늘 제가 여러분한테 들려드릴 이야기는…….”
현주는 선수로서 올림픽에 출전하는 경험을 강연했다. 이제 곧 그날이 머지않은 아이들도 있었으니.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경험이었다.
강연이 끝나고, 활을 쏘면서 잡아주기 전. 그녀가 물었다.
“이제 활 쏘러 갈 건데. 혹시 다른 질문? 개인적인 것도 괜찮아요.”
그들 중 한 여자아이가 손을 번쩍 들며 물었다.
“혹시…… 아몬드 선배님이랑은 같은 기수신가요?”
그녀는 얼굴이 시뻘게지면서도 기어코 질문을 했고, 그 모습에 아이들이 깔깔 웃는다.
평소 아몬드를 많이 좋아하는 모양이다.
“아. 같은 기수는 아니고, 한 기수 위에요. 상현 선배가.”
“와…… 대박.”
아이들의 부러워하는 눈빛이 쇄도한다.
‘와. 오빠 성공했다.’
현주는 새삼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신기했다. 엄청난 유명인의 친구라니.
한 번 아몬드에 대한 이야기가 물꼬를 트자 장난기 많아 보이는 남자아이가 손을 번쩍 들며 외친다.
“혹시 아몬드 선배는 정말로 공부를 엄청 못했나요!”
푸하하하하.
아이들 사이에 웃음이 터져 나갔다.
“아하하. 일단 운동부니까…… 열심히는 안 했죠?”
현주는 머리를 긁적이며 덧붙인다.
이걸 말해줘도 되려나.
왠지 저 질문은 자기가 공부를 못해도 양궁 열심히 하면 되느냐?는 마음인 것 같아 고민이 된다.
“상현 오빠 공부 못했어요. 근데…… 반에 그런 애들 하나씩 있지 않아요?”
“……?”
“공부는 하나도 안 하는데, 이상하게 수학만 잘하는 애들.”
* * *
“단 하나의 선을 그어서 이 등식이 참이 되게 하시게. 단, 등호는 바꿀 수 없네!”
[19-18=18]아몬드는 잠시 인상을 찌푸리며 고민했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 잠깐의 시간에도 온갖 놀림 후원과 채팅이 도배되었다.
-ㅋㅋㅋ생각하는척~
-찡그리면 뭐 아냐고 ㅋㅋㅋ
-나왔다 ㄹㅇ 카운터
-???: 아 버그를 여기에 쓸걸!
-보여주시죠? 아몬도일?
띠링.
[가지볶음 님이 3천 원 후원했습니다.] [수학은? 아몬도일.]-ㅋㅋㅋㅋ이를 악물고 동생 삥 뜯어서 3천원 완성했누
-천원 아니네 이제 ㅋㅋ
-ㅋㅋㅋㅋㅋ
-얘는 돈 내고 밴당하더니 또 돈을 내누 ㅋㅋㅋㅋ
띠링.
[탱크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자신이 수학귀신 목에 단 하나의 선 긋고 싶은 아몬드면 개추~]-ㄱㅊ~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앜ㅋㅋ
-ㄹㅇ 그게 빠를듯?
이후에도 후원이 밀릴 정도로 장난치는 후원들이 마구 쏟아졌는데.
“아.”
아몬드가 나지막한 탄식과 함께 선을 그어버렸다.
딩동댕~
맑은 청음과 함께 문제가 풀렸다.
“오호오? 훌륭하네!”
수학 귀신의 감탄과 함께, 채팅창은 버퍼링이 걸릴 정도로 수많은 물음표가 올라왔다.
-?
-???
-엥?
-뭐야 방금?
-ㄷㄷ
-엥?
-뭔데?
-당신 누구야??
-헐?????
.
.
.
이어서 마치 축하포처럼 이런 후원이 터졌다.
띠링.
[수줍은여포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이거 풀면 10만원~ ㅋㅋㅋ]아몬드가 풀기 전에 보낸 후원이 아몬드가 풀고 나서 도착한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
-수포좌 ㅠㅠㅋㅋㅋ
-내놔 ㅋㅋㅋ
-ㅁㅊㅋㅋ
-타이밍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
아몬드가 수학 문제를 못 풀 것으로 알고, 후원이 한참 밀려서 벌어진 일이었다.
띠링.
[수줍은여포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앗……]-ㅋㅋㅋㅋㅋㅋ앗……ㅋㅋㅋ
-감정이 다 느껴지누;
-앜ㅋㅋㅋ
-표정이 보이는 거 같넹ㅋㅋㅋ
-수포좌 ㅠㅠ
-???: 그 후원이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그는 아몬드가 수학 문제를 풀었을 때도 후원을 보내놨었고.
결국 약속했던 10만 원도 쏠 수밖에 없었다.
빠바밤!
[수줍은여포 님이 10만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대, 대…… 아…… 성……]“감사합니다. 수포 님~”
아몬드는 수줍은여포에게 인사하며, 수학 귀신이 막고 있던 문을 열었다.
아니, 이걸 마치 없던 일처럼 지나간다고?
이에 시청자들은 의아해했다.
-얘 왜 태연함?
-대 아 성
-막상 진짜 뇌지컬로 푼 건 자랑을 안하누 ㅋㅋㅋㅋㅋ
-수포좌 ㅋㅋㅋ
-ㄹㅇ 아성은 다르네 ㅁㅊ
-진짜 희한하넼ㅋㅋㅋ
-가만히 있는게 왠지 더 킹받네
별것도 아닌 전략이라든가 혹은 운빨로, 무력으로 해결한 주제에 ‘전략은? 아몬도일’을 남발하던 그인데.
막상 진짜 머리로 해결한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안 하는 것이다.
이에 이런 질문을 재기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당연했다.
띠링.
[의심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혹시 뽀록 아님? 아는 문제라던가 ㅋㅋ]-ㅋㅋㅋㅋㅋㄹㅇ
-아몬드가 이런 문제를 알고다니는게 신기한데 ㅋㅋ
-그럴수도 ㄷㄷ
-앗……
그때였다.
아직 사라지지 않은 수학 귀신이 이런 말을 한다.
“어허. 그러나 기뻐하긴 이르네. 문제는 하나 더 있다네.”
“?”
“1×2=2에서 뒤에 붙은 0은 0개다. 1×2×3×4×5×6×7=5040에서 뒤에 붙은 0은 1개다. 여기서 5와 4 사이에 있는 0처럼 중간에 있는 0은 제외한다. 이렇게 해서 1×2×3×…×1990×1991을 했을 때, 뒤에 붙은 0은 몇 개일까?”
-아니 ㅋㅋㅋㅋㅋㅋ
-걍 꺼지라는거냐?
-갑자기 난이도갘ㅋㅋㅋ
-뭔뎈ㅋㅋㅋㅋㅋ
-어후 ㅠ
갑자기 복잡해진 문제.
사실 이 문제는 맞히지 않아도 되었다. 너무 빨리 첫 번째 문제를 맞힌 사람에게 추가로 나오는 문제일 뿐이었다.
일종의 유저를 위한 속임수다.
그런데─
“으음…… 숫자가 너무 큰데.”
아몬드는 허공에 뭔가를 그리면서 계산하기 시작했다.
“대신 한 번 0이 붙으면 안 사라지니까…….”
그는 오로지 빨리 클리어하겠다는 일념으로 최선을 다해서 뭔가를 계산한다.
-??
-설마?
-이걸 한다고?
-엥?
-헉
-눈빛이 다른데? 이거ㄷㄷ
“495.”
아몬드가 답을 내놓았다.
이 순간 모두가 침묵했다.
“…….”
수학 귀신은 씩 웃더니 엄지를 치켜든다.
“잘했네! 훌륭하군!”
펑!
그는 이번에야말로 말끔하게 사라졌다.
* * *
아몬드가 수학 문제를 순식간에 해결하는 클립은 금세 커뮤니티에도 퍼져 나갔다.
[실시간 아몬도일의 두뇌력 ㄷㄷ]-??
-중간에 1시간 편집된 거 아님?
-문제 미리 알고 있는거 아니냐?ㅋㅋㅋ
└평소 아몬드를 봐라 ㅁㅊ놈아 걔가 이런 문제 알고다닐 놈이냐?ㅋㅋㅋㅋㅋ
└ㄹㅇㅋㅋㅋㅋ
└이게 제일 말이 안되는 경우의 수임
└다음 문제 보면 아닌 듯ㅋㅋㅋㅋ
처음엔 다른 방식으로 푼 거 아니냐고 의심하던 사람들이, 점차 이런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아몬드 컨셉 붕괴 ㄷㄷ 수학 귀신임]이 게시글엔 두 번째 문제도 포함되어 있었다.
-뭔데 ㄷㄷ
-무섭네
-ㅋㅋㅋㅋㅋㅋ여태 그게 다 컨셉? 에바야
-어쩐지 킬당 미션 때 지가 잡은 놈들 머릿수는 귀신같이 새더라니……ㅋㅋㅋ
-헐 ㅋㅋㅋㅋ 진짠가?
-뭐지???
-진짜 ㅈㄹ 빨리 푸네
└생각해보면 방울 기믹 찾아낸 것도 아몬드임ㅋㅋㅋ
-두번째 문제 푸는 건 ㄹㅇ 과정이 보이는데. 맞는데??
심지어 이런 글도 올라온다.
[근데 아몬드 누가봐도 천재인데?]==== ====
현혹 아귀도 한 번에 맞히고 도깨비도 방울 기믹 찾아내고 그 다음 수학 귀신 문제까지 뇌지컬 쓰리핏~ 어쩔건데~
==== ====
-ㄷㄷ
-ㄹㅇ이네
-뇌지컬 쓰리핏 ㅇㅈㄹㅋㅋㅋ
-앜ㅋㅋㅋ
-정보) 아몬드는 국가대항전에서도 전략형 플레이어로 자신을 소개한 바 있다.
-이렇게만 보면 ㅋㅋㅋㅋㅋㄹㅇ인데?
-견북공정ㅋㅋㅋㅋ
-수학 문제 두 개로 모든 역사가 바뀌는 현장……
└ㅋㅋㅋㅋㅋㅋㄹㅇ
└역사는 승자의 기록
이를 지켜보던 주혁도 머리를 긁적인다.
“뭐지?”
자신도 보고 한 번에 맞히지 못한 문제를 상현이 슥삭 하더니 풀어냈다.
“……아, 그러고 보니?”
이에 주혁은 아성에 같이 다닐 때를 생각해 본다.
둘이 같이 출장을 가는데. 주혁이 심심해서 스도쿠를 풀고 있을 때가 있었다.
그때 상현이 옆에서 같이 풀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풀었던 기억이 있었다.
「뭐야. 스도쿠 좋아하나 보네?」
「어? 아…… 어. 조금?」
그게 사실 좋아하던 게 아니었던 것 같았다. 그 외에도 이상하게 수 계산이 빨랐다.
특히 하루 후원 들어온 걸 계산할 때, 늘 얼추 비슷하게 머릿속으로 알고 있었다.
‘그냥 돈미새라 돈 새는 게 빠른 줄 알았는데.’
주혁은 자신도 처음 알게 된 상현의 면모에 조금 당황했다.
하기사 어른 되고 사회생활 하면서 수학 능력을 쓸 일이 뭐 얼마나 되겠는가?
“잠깐.”
근데 생각하다 보니 주혁은 소름이 쫙 돋았다.
“……이 자식 설마 여태 나한테도 멍청한 척을?!”
주혁은 이런 음모론까지 생각이 닿았으나. 그간 수많은 일화들이 반론으로 쭉 떠오르면서 이내 고개를 저었다.
“크, 크흠…… 그건 아닌 거 같네.”
어떻게 말을 해도 커버 쳐주기 힘든 일화들이 아성 시절에 수도 없이 있었다.
상현이 수학 귀신 퇴마는 그냥 이렇게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천재들은 종잡을 수가 없지. 원래.”
* * *
이 종잡을 수 없는 들쭉날쭉 천재성에 가장 당황한 건 당연 김김 듀오였다.
“무…… 무슨 일이 방금 일어난 거지?”
김 대리는 자신이 귀신이 된 듯 얼이 빠져 있었고.
김 과장은 얼굴이 시뻘건 도깨비가 되어 있었다.
“이거 또 글리치냐!? 어!?”
“아, 아뇨!? 그냥 풀었잖아요! 그냥!”
“뭐? 저게 왜 답인데!?”
심지어 김 과장은 직접 답을 보고도 이해를 못했다.
“아, 아니. 그러니까 저게 10분의 10처럼 바뀌면서…… 1이 되고…….”
김 대리의 설명을 듣고서야 탄식한다.
“지, 진짜 맞혔다고!? 그, 그럼 두 번째는? 두 번째는 뭐야!?”
“그건 솔직히…… 못 맞혀도 되는 문제고…… 저도 모릅니다.”
“!?”
상황은 김 과장이 생각한 것보다 더 최악이었다.
사실 여기서 치팅을 하지 않는 이상 최소 몇 시간은 날리는 걸 기대했었다. 이 둘 중 머리 쓰는 사람이 하나 없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진짜 수학 귀신이 여기 있었다고?”
근데 하필 수학은 잘하는 놈이었다.
이게 무슨 하늘의 장난이란 말인가?
과장은 이제 더 이상 스트레스를 받아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머리를 쥐어 뜯으며 소리를 내질렀다.
“으아아아아아아아!”
자신이 클립으로 편집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