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0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38화(909/96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38화
13. 모델 동아리(2)
풍선껌은 게임 스트리머임에도 게임을 잘 못 한다.
못한다는 기준이 프로만큼 못 한다는 게 아니다.
지켜보는 이로 하여금 이가 갈릴 정도로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쩌다 한 번 게임 하는 일반인보다도 못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방송만큼은 탑급으로 잘된다.
왜일까?
그가 재밌는 사람이어서? 게임을 못하는 모습 자체가 재밌어서?
모두 맞지만, 핵심은 다르다.
풍선껌을 따라다니는 별명이 하나 있다.
‘방송의 신에게 선택받은 자.’
지금 김 대리가 되뇌는 것처럼.
그는 방송 신에게 선택받았다.
아니, 무슨 성좌물도 아니고 어떻게 선택받았다는 거야?
김독자냐?
……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면, 김 대리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이걸 보라고.’
고개를 들어 지금 이 고스투 버스터즈 켠왕을 보게 하라.
이뿐이 아니라, 그간 수많은 게임 영상을 보게 하라.
풍선껌에게는 늘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일이 일어난다.
그게 지독한 불운이든 지독한 행운이든.
[우리가 동아리에 들어갈까?] [근데 어디로요?] [모델 동아리.]아무 주저 없이 모델 동아리를 점찍어버리는 풍선껌을 보라.
이미 보통의 인간이 아니다.
보통 게이머들은 이렇게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다.
조금 더 근거를 모으고 움직이려 한다.
동아리에 들어갈 수 있는 자유도가 있는지, 어떤 동아리에 가야 하는지, 어떤 증거물이 있는지.
다 알아보고 나서야 결정할 수 있는 움직임이다.
지금 풍선껌의 결정은 마치 이런 수준이다.
서울 한 동네에서 김 아무개를 찾으라는 명령을 듣고, 아무 김 씨 수백 수천에게 가서 마이크를 들이밀어 보기로 한 거다.
보통은 좀 더 좁히고 싶어 한다.
그런데 풍선껌은 그냥 골랐다.
본래라면 멍청한 선택일 터다.
그래야 하는데.
‘젠장!’
단박에 정답을 찍어버렸다.
‘뭐지? 이 사람 진짜 신들렸나?’
풍선껌이 모든 추론 과정을 전부 삭제시켰다.
이 꼴을 본 김 과장은 옆에서 이런 소리를 한다.
“이야. 근데 게임 잘 만들었다? 어? 자유도가 별로 없어 보였는데. 저렇게 그냥 동아리에 잠입을 하네? 학교도 다 실시간으로 굴러가고 있고.”
그도 놀랄 만하다.
아무런 힌트도 없는 와중에 막무가내로 한 잠입인데.
꽤나 스토리가 탄탄해 보일 테니 말이다.
‘그야 준비된 스토리니까!’
사실은 그냥 애초에 준비된 지역일 뿐이다.
모든 지역이 이렇게 탄탄하게 짜여 있진 않았다.
그러나 김 대리는 이제 굳이 김 과장에게 진실을 말해주지 않는다.
“화, 확실히 2막부터는 좀 잘 만들었죠. 하하…….”
알아봐야 스트레스만 받을 테니.
* * *
‘그런 게 된다고?’
처음 동아리에 잠입하자는 말을 들었을 때 아몬드가 했던 생각이다.
여태까지 봐온 이 게임의 퀄리티로 봐서 그 정도의 자유도가 확보되어 있을 것 같지 않아서다.
그러나, 아몬드는 이 방면에서는 풍선껌을 믿었다.
‘형이 게임 한 세월이 얼만데. 되겠지.’
풍선껌의 게임 실력은 몰라도, 게임 경력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가 자유도가 이 정도 있다고 판단한다면, 아마 맞을 것이다.
“잠만 기다려 봐.”
풍선껌은 잠시 메뉴 쪽을 만지작거리더니 뭔가를 발견한다.
“어. 이거 봐. 이거 게임 내 시간도 있어요. 여러분. 밤낮이 생겼다고.”
고스투 버스터즈는 2막부턴 게임 내에서 시간이 흐른다.
시간이 흐르면 낮과 밤이 바뀌며, 유저는 시간을 선택해서 움직일 수 있다.
원하는 시간 동안 문제의 성덕대 캠퍼스 근처 지역을 마음대로 탐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1막에 비해 상당한 자유도가 생긴 것인데.
원래 이런 사실은 NPC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깨닫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이야. 이거 게임 괜찮네?”
풍선껌은 그걸 선 자리에서 메뉴 몇 번 살피는 걸로 알아냈다.
“나가면 될 거 같은데?”
* * *
풍선껌의 주장대로 병원 건물에서 나왔다.
그랬더니 완벽하게 구현된 캠퍼스 맵이 그들을 반겼다.
두둥.
[성덕대 캠퍼스]이런 문구까지 뜨는 걸 보면, 이제부터 마음대로 돌아다니면 되는 것이다.
-껌 캐리 ㄷㄷ
-캬 척척 진행되누
-이렇게 그냥 되는거야??
-ㄹㅇ 캠퍼스 탐사가 됨?
-의외의 퀄리티 ㄷㄷ
-뭔데 자유도
“좋아. 좋아. 모델 동아리 찾자. 아직 점심시간이거든?”
“수연이는요?”
“야. 몬드야. 이런 게임 원투데이 해봐?”
실제로 원투데이 해보는 아몬드 앞에서, 풍선껌이 자신감이 가득 찬 표정으로 손을 저었다.
“걔는 때가 되면 알아서 와.”
띠링.
[풍선극장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풍선껌은 수연이 싫다…… 그냥 싫다.]-ㅋㅋㅋㅋㅋㅋ
-극도의 npc취급
-싫을 만해~
-ㅋㅋㅋㅋㅋㅋㅋ근데 ㄹㅇ 걍 나타날듯
-40먹고 여대생 싸커킥 당하면 싫긴하지ㅋㅋㅋㅋ
“아이, 시끄러! 나타난다니까 알아서?”
풍선껌은 후원에 정곡을 찔렸는지 발끈하며 무시했다.
그렇게 그들은 캠퍼스 내를 돌아다니며 모델 동아리 위치를 수소문하게 되는데.
“저기요.”
말을 걸려 할 때마다─
“─에이, 안 사요.”
“죄송합니다. 도 안 믿어요~”
둘의 복장 때문일까?
대학생들이 말을 받아주질 않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현실성 고트
-한 놈은 갓 쓰고 칼 차고 다니고, 한 사람은 스님 ㅋㅋㅋ 이상하지 ㅋㅋ
-ㅋㅋㅋㅋㅋㅋㅁㅊㅋㅋ
-페이스아이디마저 먹통인 패션;
“하 씨…… 차라리 사거리 먹타벅스부터 가볼까?”
“메타버스인데요.”
메타벅스였다.
둘은 다른 의심되는 그곳부터 가 볼까 하며 정문을 향해 가는 순간.
이들은 그들이 왜 외면당했는지 깨달았다.
“여행 동아리로 들어오세요! 벚꽃이 지기 전에! 인연을 만납니다!”
“맥주 동아리로 오세요! 축제 때 맥주 공짜!”
“캠핑 동아리로 오시면 모든 노하우를 알려드립니다! 스타트팩으로 기본 원터치 텐트도 드려요!”
알고 보니 여긴 학기 초였다.
새로 입학한 1학년들을 대상으로 교내 입구에서 모든 동아리들이 홍보를 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상한 복장으로 다가와서 뭘 물어보려 하면 당연히 홍보인 줄 알았을 것이다.
도술 동아리라든가 뭐 그런 홍보.
-아니 여기 다있었누 ㅋㅋㅋ
-모델 동아리도 있겠네!
-ㅋㅋㅋㅋ뻘짓 뭔데 ㅋㅋㅋ
-켠왕 시간 간다~
아몬드는 낭패했다는 듯 이마를 짚었다.
‘젠장.’
동아리 홍보가 여기서 다 이뤄지고 있다면, 모델 동아리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진작에 여기까지 와봤다면 찾았을 텐데.
이제부터라도 뛸 생각으로 아몬드가 자세를 잡는데.
“퇴마 동아리입니다! 얼마 전에 혼수상태에 빠진 학생들 기사 보셨죠? 저희가 한 거거든요!”
“네……?”
“아, 아니! 혼수상태로 만들었다는 게 아니고…… 그러니까 비슷하긴 한데…… 어…….”
“으, 으어! 안 가요!”
“아니, 저기요! 그게 아니라니까요!? 원래 죽을 사람들이 혼수상태로 된 거라구요! 하 씨! 진짜!”
퇴마 동아리의 수연이었다.
그녀 역시 여기서 홍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풍선껌의 말대로 결국 알아서 나타난 셈이다.
-혼수상태로 만든걸 자랑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홍보를 누가 저렇게하냐고 ㅋㅋㅋ
-앜ㅋㅋㅋ
“어!?”
수연이 아몬드와 풍선껌을 발견한다.
그녀가 갑자기 마구 뛰어오기 시작했다.
“아몬돕빵~!”
-?
-뭐래는거냐
-말투 뭐임 ㅅㅂㅋㅋ
-엌ㅋㅋㅋ
-ai 버그 ㅈ대네
-저건 뭔 빵임?
그녀는 아몬드가 어느 때보다 반가운지 그에게 달려와서 두 손을 맞잡고 인사한다.
“어디 계셨어요? 저희 동아리 홍보 좀 도와주세요! 진짜 퇴마사잖아요!?”
옆에서 풍선껌이 말린다.
“저…… 수연아. 동아리에 진짜 퇴마사가 있는 게 문제인 거야.”
“네? 아니, 그럼 가짜 퇴마사가 있어야 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풍선껌한텐 말투 왜이래 ㅋㅋ
-ㅋㅋㅋㅋ풍선껌ㅋㅋㅋ
-근데 ㄹㅇ 퇴마사가 있으면 어떻게가냐고 ㅋㅋㅋㅋ
-누가 진짜 퇴마하러 퇴마 동아리에 가냐고 ㅅㅂㅋㅋㅋㅋ
“우리 지금 퇴마 동아리 홍보 못 해.”
“헐. 왜요!”
아몬드가 거절하자 수연이 대단히 섭섭하다는 얼굴을 한다.
“그야 우리 아직 그 사건 주동자를 추적 중이거든. 모델 동아리에 들어가 보려고.”
“아니, 배신자였네!”
“아니…….”
난 너네 동아리인 적이 없는데?
“으아아! 배신자 말 듣기 싫어! 이번에도 신입생 없으면 우리 동아리 망한다구요! 안 그래도 저번에 귀신보고 다 뛰쳐나갔는데!”
그 말을 그렇게 크게 하면 어떡해.
아몬드는 아무 말도 못 한 채 머리를 긁적인다.
“귀, 귀신을 본다고?”
“와 씨. 쟤네 진짜 미쳤나 봐.”
“옷 좀 봐. 제정신이 아니야.”
지나가는 학생들이 모두 수군거리며 피한다.
-ㅋㅋㅋㅋㅁㅊㅋㅋㅋ
-동아리 망했누 ㅋㅋㅋ
-지금이라도 코스프레 동아리로 컨셉 바꾸죠?
-퇴마하면 망하는 퇴마동아리 ㅋㅋㅋ
울상이 된 수연을 보고 아몬드는 조금 마음이 동했는지.
“수연이 일도 좀 도와줘야 하는 게 퀘스트인가?”
조심스레 이런 추측을 해보는데.
풍선껌이 거절한다.
“아니. 그럴 리가 없어.”
-ㅋㅋㅋㅋ수연이한테만 매정한 ㅋㅋㅋ
-왤케 단호함ㅋㅋㅋ
-ㅋㅋㅋㅋㅋㅋ뭔뎈ㅋㅋ근거가 ㅋㅋ
-풍선이는 수연이가 싫다.
-근거: 걍 싫음
“일단 모델 동아리 찾아. 쟤는 그냥 온다니까?”
“……그런가.”
다시 모델 동아리를 찾기 시작하는 둘.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늘씬한 키의 사람들이 모여서 팻말을 들고 돌아다니다 보니, 금세 눈에 띈 것이다.
“모델 동아리로 오세요~!”
“워킹, 자세 교정, 전부 무료예요~ 모델 안 하셔도 삶의 질에 도움이 된답니다~”
특히나 외모가 빼어난 사람들이 모여있으니 학생들의 시선이 자연스레 쏠렸다.
문제는 시선만 쏠릴 뿐, 아무도 가서 사인을 하지는 못했다.
저 틈에 끼기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여기도 퇴마 동아리처럼 전략이 조금 빗나간 것 같았다.
그러나, 그곳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복장의 두 남자가 앞에 선다.
두둥.
드리우는 두 개의 그림자.
하나는 위로 길쭉, 하나는 동글.
“……?”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이 세련된 뿔테 안경을 고쳐 쓰며 묻는다.
“무슨 일로…….”
-ㅋㅋㅋㅋㅋ 싸인하러 왔다고는 생각도 못하누 ㅋㅋ
-ㅋㅋㅋㅋㅋ표정ㅋㅋ
-앜ㅋㅋㅋ
-와 진짜 들어가는거야???
“동아리 들어가고 싶어서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뿔테 안경이 잠시 반짝이는데.
결국 그는 펜을 집어 든다.
“아, 아…… 그러세요? 하하. 패, 패션 센스가…… 하이퍼리얼하네요.”
-하이퍼리얼은 또 뭔뎈ㅋ
-언급하네 결국ㅋㅋㅋ
-찐혼모노라는 뜻
툭.
수첩과 펜이 앞에 놓아진다.
“여기 학번이랑 이름, 전화번호 적어주세요. 학생증도 보여주셔야 하고요.”
엇.
순간 풍선껌과 아몬드의 눈이 마주친다.
‘우리 그런 거 없잖아?’
‘뭐지?’
방법이 이게 아닌 모양이다.
“……왜 그러세요? 학생증 안 가져오셨으면 어플로 확인해 주세요.”
“아뇨. 호, 혹시 잠시만 얘기하다 와도 될까요?”
“네. 물론이죠.”
풍선껌이 아몬드를 끌고 사라진다.
“야, 야. 우리 전화번호는 있냐?”
“예. 있어요. 근데…… 학번이…… 학생증도…….”
메뉴를 열어보면 전화번호는 적혀있다.
휴대폰도 주머니에 잘 있고.
근데 학번도 없고, 학생증도 없다.
“하, 씨…… 이게 아닌가?”
“어떡하죠?”
“생각해 봐.”
“……허.”
“생각, 아니, 추리 좀 해보라고. 아몬도일!”
풍선껌이 아몬드를 붙잡고 흔든다.
-ㅋㅋㅋㅋㅋ
-아몬도일ㅋㅋㅋ
-그럼 나오냐?ㅋㅋㅋ
* * *
“으, 으하하하! 이거 이렇게 막히네! 으아하하하!”
마치 김 과장처럼 웃는 이 사람은 사실 김 대리다.
그도 기억하지 못하는 장벽에 둘이 막혀서 너무 기쁜 나머지, 절로 이런 웃음이 터져 나온 것이다.
“오. 그렇네? 이렇게 막히는구나!? 스무스하게 간다 했더니. 역시!”
김 과장도 맞장구치며 감자칩을 하나 입에 털어 넣는다.
와작.
“이제 어떻게 되는 거냐?”
“원래 이게 차례차례 조사하면서 자연스레 사주를 받아서 들어가야 돼요. 그 NPC가 학번 신분 이런 거 다 만들어주거든요.”
“그래? 그냥 단계를 건너뛴 거였구나? 이제 그거 다시 다 하러 돌아가야 하고?”
“맞습니다.”
“으하하하! 그럼 훨씬 오래 걸리겠네. 꼴 좋다 저놈들…… 어?”
신내던 김 과장의 표정이 굳는다.
“근데 저 사람들 누구 납치하는데?”
우당탕!
풍선껌과 아몬드가 누군가를 잡아 쓰러뜨리고, 질질 끌어서 화장실로 향했다.
“저것도 단계 중에 하나야?”
“…….”
김 대리의 눈이 마구 흔들렸다.
‘미친.’
-캬
-그러니까 이것도 ‘추리’인거죠?
-이걸 걍 이렇게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gta냐고 ㅋㅋㅋㅋㅋ
-수능을 왜 봄! 그냥 기절시켜서 뺏으면 대학생 되는데~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