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08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39화(910/96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39화
13. 모델 동아리(3)
어딘지 모를 대학 건물 내부.
머리를 맞대고 회의하는 아몬드와 풍선껌.
그들은 지금 난관에 부딪혔다.
“형. 근데 저희 학번이랑 학생증도 문제인데. 사실 옷도 문제예요.”
모델 동아리에 들어가기 위해선 생각보다 필요한 게 많았던 것이다.
“……어. 그렇지.”
풍선껌은 인정했다.
문제는 신원 확인뿐이 아니다. 이 옷부터 어떻게 해야 한다.
명색이 모델 동아리인데.
무당복과 스님 도복이 웬 말인가?
“옷을 그냥 벗을까요?”
“미쳤니. 몬드야?”
그렇다고 옷을 벗고 돌아다닐 수도 없었다. 이 게임의 AI들이 옷 종류도 구분하는데. 옷을 벗고 안 벗고를 모르겠는가?
-내가 봤을 때 몬드는 벗으면 프리패스입니다 형님
-ㅋㅋㅋㅋㅋㅋㅋ
-이 자식 또 치트키 쓰려하누
치트키처럼 보여도 그럴 순 없었다.
이 게임의 자유도로 미뤄보아, 옷을 벗고 돌아다녔다가는 당장 경찰이 와서 체포해 가는 시스템이 있을 수도 있었다.
“에이. 경찰 같은 게 있겠나 무슨 GTA도 아니…… 미친. 진짜로 있네?”
“?”
“저, 저기 봐. 동아리 모임 쪽. 경찰들이 와서 인터뷰 중인데?”
풍선껌의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
굳이 옷을 벗고 돌아다니지 않아도, 경찰은 이미 그들을 찾고 있었다.
멀어서 잘 들리진 않았지만, 경찰들 머리 위에 자막이 떠 있었다.
[아. 그러니까. 곱상하게 생긴 남자가 칼을 차고 돌아다니고. 웬 스님도 함께라는 거죠?] [네. 그, 그리고 스님은 안 곱상해요.]쓸데없는 디테일에 풍선껌의 얼굴이 굳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뭔뎈ㅋ
-스님은 안곱상해요를 ㅋㅋㅋㅋ 왜저리 강조하냐고 ㅋㅋ
-인상착의일 뿐입니다. 여러분~
-ㅋㅋㅋㅋㅋㅁㅊㅋㅋ
대화는 더 이어졌다.
[……뭐, 알겠습니다. 이상한 행동도 하던가요?] [자기들이 무슨 귀신을 잡는다고, 퇴마 동아리랑 얘기하고 갔어요.] [퇴마 동아리요?] [네. 걔네도 진짜 이상해요. 자기들이 혼수상태로 만들었대요.] [얼마 전 신학대 옥상의 피해자들 말씀이십니까?] [네. 그거요!]어떻게 말이 저렇게까지 와전될까.
아니지, 실제로 수연이가 그런 식으로 홍보하긴 했었다.
-ㅈ댔다
-퇴마동아리까지 망하겠누 ㅋㅋㅋ
-수연이 어떡하냐고 ㅠㅠ
“음.”
대화를 들은 후, 아몬드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
“이거 뭔가 꼬인 거 아닌가요?”
“애초에 아귀를 우주로 보낼 때부터 그런 건 의미 없어졌다. 몬드야.”
-ㅋㅋㅋㅋㅋㅋㄹㅇ
-이제와서 ㅋㅋㅋ뭔가 꼬였냐니 ㅋㅋ
-앜ㅋㅋㅋㅋ
“……?”
아몬드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게 공략인데. 왜요.”
“…….”
그는 뻔뻔하게 나가기로 한 모양이다. 어쨌든 아귀는 치웠으니까.
“크흠. 됐다. 여튼 우리 어쩌냐고.”
“제가 경찰을 보니까 든 생각이 하나 있어요.”
“……뭔데?”
풍선껌은 약간의 불길함이 스쳤지만, 지푸라기라도 붙잡았다.
이런 데서 시간이 끌리면 켠왕은 물 건너간다.
벌칙으로 스님 코스프레를 당할 거다. 그 정도면 양반이지.
토끼 귀 여장을 당할지도 모른다.
“뭐냐고!”
마음이 급해진 풍선껌이 아몬드에게 다시 재촉한다.
-ㅋㅋㅋㅋㅋ진정해요
-ㅁㅊㅋㅋㅋ
-깜작이야 ㅋㅋㅋ
“아, 아니…… 그…… 지금 탐색 중이에요.”
“탐색?”
아몬드가 창밖으로 학생들을 하나씩 노려본다.
“신원도 확보하고, 옷도 바꿔입고.”
“……그런 게 된다고?”
“네. 어차피 경찰한테 쫓기기도 하니까. 금상첨화죠.”
“……?”
풍선껌은 이게 처음에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 * *
풍선껌이 아몬드의 말에 의문을 품었을 때는 이미 아몬드가 소화전을 뒤지고 있을 때였다.
‘설마.’
아몬드는 둔기가 필요하다면서 소화전을 열었고, 시뻘건 소화기를 꺼내 들었다.
“아까 제가 봐뒀거든요.”
그가 봐뒀다고 말한 건 소화기가 아니었다. 사람이었다.
아몬드와 체형, 키가 가장 비슷한 캐릭터다.
아무 의미 없이 대학가를 돌아다니는 무명의 NPC였다.
그 NPC의 머리 위로 소화기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켠왕이니까.’
켠왕 앞의 아몬드는 전혀 망설임이 없었으니까.
터엉!
“꺄아아아악!?”
“뭐, 뭐야!?”
“으어어어! 어쩌냐!? 어쩌려고?!”
놀랍게도 이 비명 소리들 중 하나는 풍선껌의 것이다.
주변 대학생들이 깜짝 놀라서 마구 도망치고, 아몬드는 쓰러진 학생의 다리를 잡고 얼른 학교 건물 아무 곳으로나 끌고 가기 시작했다.
“도와줘요!”
“이, 이걸……? 아니, 여, 여기에 경찰…… 아아씨! 알았어!”
턱.
엉겁결에 풍선껌은 같이 다리를 질질 끌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띠링.
[가지볶음 님이 3천 원 후원했습니다.] [이 게임은 협동 범죄 게임입니다. 협동하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서야 ㄹㅇ 협동이네
-ㅁㅊㅋㅋㅋ
-gta냐?ㅋㅋㅋㅋㅋ
-이걸 이렇게 ㅋㅋㅋㅋ
-이렇게 하느거 맞지??
-추리 (물리)
* * *
잠시 후.
아몬드는 갓도 무당 옷도 사라진, 멀끔한 대학생의 복장이 되어 나왔다.
그리고 그는 뻔뻔한 얼굴로 말한다.
“자, 제 이름이 뭔지 추리해 보겠습니다.”
학생증을 살펴보며 중얼거렸다.
“김상원이네요.”
-추리긴하네요 ㅋㅋㅋ
-ㅋㅋㅋㅋ
-얼마나 추리가 대단하면 뼈도 못추리네요 ㄷㄷ
-ㅋㅋㅋㅅㅂㅋㅋㅋ이게 이렇게?
아몬드가 학생증을 다시 주머니에 넣는다.
“이걸로 모델 동아리 가면 됩니다. 이제 껌 형 거 찾으러 가 볼게요.”
이럴 수가.
풍선껌은 놀랐다.
“아니, 진짜 다 해결됐잖아?”
신분, 옷, 학생증, 전부 깔끔하게 해결됐다.
경찰의 추적을 당할 게 마음에 걸리지만, 어차피 쫓기는 중 아니었던가?
‘아. 그렇구나.’
그러니까 사실 딱히 손해 보는 것도 없이 모든 조건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제서야 풍선껌은 그의 말이 전부 이해된다.
그는 두 손을 모으며 읊조린다.
“전략은…… 아몬도일.”
-ㅋㅋㅋㅋㅋㅋㅋㅋ신도냐고
-도일교 창설 ㄷㄷ
-전략은 아몬도일. 아멘도일.
-ㄹㅇㅋㅋ 한 방에 다 됐누
* * *
잠시 후.
쾅!
화장실 쪽에서 또 한바탕 소란이 난다.
끼익.
문이 열리고, 완전히 신분을 바꾼 아몬드와 풍선껌이 등장했다.
스님 옷을 벗은 풍선껌은 놀랍게도 머리칼이 다시 자라 있었다.
-머리칼 뭔데 ㅋㅋ
-풍성껌ㄷㄷ
-대머리 치트키인데 아쉽
척.
풍선껌은 옷이 마음에 드는 듯 깃을 한번 정리하더니, 학생증을 살펴본다.
“나는 이름이…… 정대만?”
정대만.
어감이 흥미롭다.
-ㅋㅋㅋㅋㅋ불꽃남자 ㄷㄷ
-정대만ㅋㅋㅋ
-165의 정대만.
“일단 가자.”
“예.”
아몬드와 풍선껌은 완벽하게 자신을 숨기고 다시 모델 동아리들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어서 오세요! 모델 동아리에 가입하시면! 자세 교정과 워킹 교습이 무료에요! 꼭 모델이 되지 않더라도! 삶의 질을 높여줘요!”
키 큰 학생들이 팻말을 들고 돌아다니고 있어, 발견이 어렵진 않았다.
“크흠. 저희도 가입하고 싶습니다.”
풍선껌이 먼저 다가가서 말한다.
“어…….”
다행히 NPC들은 그들을 알아보진 못했다. 무당 옷에 빡빡머리 스님이었던 사람들이 이렇게 멀끔하게 등장했으니 말이다.
“네. 여기에 학번이랑 전화번호 적어주세요. 학생증도 주시구요.”
다만 문제는 학생증.
여기에 나온 사진과 실제 얼굴이 괴리가 있었다.
이 부분은 게임적 허용으로 대충 넘어가길 바라는 둘.
“음…….”
데스크의 여학생이 유심히 학생증을 들여다본다.
풍선껌이 마이크 채널을 바꿔서 불평한다.
“아니, 뭔 입국 수속이냐고~!”
사진이 생각보다 너무 달랐던 모양이다.
아몬드 역시 한참 살펴보는 중이었다.
“사, 사진하고 좀 많이 다르신데요?”
이런. 결국 거절이 나왔다.
아몬드는 재빨리 머리를 굴려봤다.
어지간히 다르지 않고서야, 현실에서도 사진으로는 구분 힘들다. 잘만 핑계 대면 될 것 같았다.
“그냥 성형 좀 했어요. 방학 때.”
그는 가장 그럴듯한 변명으로 둘러대 봤다.
“아…….”
여학생이 놀란 얼굴로 묻는다.
“헐. 거기 어딘데요? 너무 잘되셨다.”
-에라이 ㅅㅂ
-또 너야!? 페이스 아이디!?
-성형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
-아몬도일! 아몬도일! 아몬도일!
-이게 되네 ㅋㅋㅋ
-이 또한 레이나의 가호지요.
아몬드는 대충 믹스넛츠 성형외과라고 대답해 줬고, 여학생은 정보를 알려줘 고맙다고 끄덕이며 동아리에 그를 받아들였다.
“네. 후에 이 번호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이렇게 아몬드의 입국 수속은 패스됐다.
이제 풍선껌 차례다.
“아. 근데 이쪽 분도 얼굴이 좀…… 다른데요?”
풍선껌 역시 체형은 비슷할지라도 얼굴은 괴리가 있었다.
풍선껌은 걱정하지 않았다.
방금 전에 아몬드가 답안지를 보여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실실 웃으며 똑같이 변명했다.
“아. 저, 저도 성형을 좀…….”
“……?”
여학생은 학생증과 풍선껌을 번갈아 보더니.
갑자기 글썽거리는 눈이 되어서 천천히 끄덕인다.
“이런…… 꼭 완치되기를 기원합니다. 저희 동아리에 와주셔서 감사해요. 전화번호로 연락드릴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완치라니 ㅁㅊㅋㅋㅋㅋ
-이 게임 안사요! 안사!
-도랏ㅋㅋㅋ
띠링.
[얼평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풍선껌 얼굴 = 치료 필요]-너무하네 ㅋㅋㅋ
-이거 상대평가인거지? 그런거지??
-ㅠㅠ그 정돈 아니라고 ㅠㅠㅠㅠ
-20대 기준이면 ㅋㅋㅋ 좀 빡세긴해~
-껌형 커여운상이신데 ㅠ
아무래도 옆의 얼굴과 비교당하다 보니 여기저기서 극딜을 받게 되는데.
사실 이 게임의 NPC들은 본래부터 날카롭게 말하기로 설정되어 있었다. 기본적인 게임의 분위기랄까.
문제는 그걸 아몬드는 피해가고 풍선껌은 정면으로 다 받고 있다는 것뿐.
이래나저래나 어찌 됐든 모델 동아리 입성에는 성공이다.
* * *
게임 시간으로 다음 날.
모델 동아리 앞에 두 명의 남자가 등장한다.
두둥.
한 명은 빨간 머리의 작은 키, 구형 같은 통통한 체형의 풍선껌.
다른 하나는 금발의 적당히 큰 키, 완벽한 비율의 아몬드.
음과 양처럼 오묘한 조화였다.
이들을 설명하는 적당한 표현이 마침 후원된다.
띠링.
[루비소드 님이 3만 원 후원했습니다.] [패트와 매트]-ㅋㅋㅋㅋㅋㅋㅋㄹㅇ이네
-이제 진짜네
-머리색이 ㄹㅇ 그거네
-ㄹㅇ 패트와 매트됐네 색깔이 ㅁㅊㅋㅋㅋ
-고트와 조트 폼 미쳤다!
그 외 이런 의견도 있었다.
[가지볶음 님이 3천 원 후원했습니다.] [영포티 & 영서티]-포트와 서트 ㄷㄷ
-ㅁㅊㅋㅋㅋㅋㅋ
-서티는 영해도 좀 봐줘 새꺄
-가지야 너도 곧이야^^
붉은색과 노란색.
무당과 스님.
패트와 매트가 동아리실의 문을 두들겼다.
“네~”
활기찬 목소리로 열리는 문.
그러나 이내 얼굴이 새하얘진다.
“……헉. 이, 이런 머리 색이 있었나?”
“크흠. 뭐, 불꽃남자니까요.”
풍선껌이 설명한다.
실제로 이들은 대학가 근처에 미용실에 들어갔었다.
대학가 근처 가게들도 다 컨텐츠가 조금씩 준비되어 있었는데. 미용실은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어려 보여야 되지 않겠냐는 풍선껌의 말에 아몬드마저 염색을 하게 된 것.
“드, 들어오세요.”
어찌 됐건 들어가게 된 모델 동아리.
이때부터 아몬드는 눈에 불을 켜고 주변을 살폈다.
‘뭔가 이상한 게 있을 거야.’
그가 동아리실 안으로 들어서자, 문을 열어줬던 학생이 따라와 묻는다.
“저…… 혹시 이름이?”
“아몬드요.”
“아, 아몬드? 멋진 이름이네요? 그, 근데…… 이건 뭐예요?”
학생이 아몬드의 허리춤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건 구마제검이었다.
“이거 패션이에요.”
“아…… 패션…….”
어지간히 성의 없는 대답이었으나, 일단 넘어가는 분위기다.
-패션 ㅋㅋㅋㅋㅋ
-중2 패션ㄷㄷ
-ㅋㅋㅋㅋㅋㅋ이건 걍 넘어가네?
그때였다.
끼익.
다른 쪽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 등장했다.
“어머~ 신입생들? 많이도 왔네요? 반가워요.”
학생으로 보이는 나이는 아니었다.
고운 미모의 30대 후반 정도 되어 보이는 여인이었다.
키도 크고 인상도 좋은 편이다.
“제가 여기 선생님이에요.”
선생님이었다.
풍선껌과 아몬드의 눈이 곧장 그녀를 주시했다.
누가 보더라도 가장 수상한 존재였으니까.
“좋은 분들의 좋은 뜻으로, 제가 여기서 무료로 가르치고 있답니다.”
말투도 굉장히 수상하다.
-뭔가 냄새가 난다……
-이거 사이비 아니냐?
-이 사람인듯??
아무래도 이 선생님의 뒤를 밟아야 할 수도 있어 보였다.
수상하게 보이는 것과는 별개로, 일단 동아리 내에서 선생님의 평판은 좋은 듯했다.
“쌤! 안녕하세요!”
“와 빨리 오셨네요? 저희 신입생 많이 데려왔죠?”
학생들은 선생님에게 몰려가 저마다 한마디씩을 건네고 있었다.
사이가 좋은 모양이다. 저마다 자기가 데려온 신입생을 자랑한다.
신입생을 많이 데려오는 게 여기선 최고 업적인 모양이다.
아몬드와 풍선껌을 데려온 학생도 자랑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어때요? 제가 데려온 신입들. 다들 잘생겼죠?”
“어머~ 진짜네요. 반가워요.”
동아리 선생님이 활짝 웃어주자, 풍선껌의 얼굴이 벌게졌다.
‘다들…… 잘생겨?’
-ㅋㅋㅋㅋㅋ다들? 잘생겼다고?
-끼워팔기 ㅋㅋㅋㅋ
-둘이 묶어서 평균치로 말하는 알고리즘인가요?
-풍선껌 평생 숙원 달성 ㄷㄷ
-???: 우리라고…… 해주셨다…….
-풍선껌 모델 동아리 종신 선언
-정보) 누군가는 맨날 듣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