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1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43화(914/96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43화
15. 집합 vs 여집합(1)
아몬드가 칼을 뽑아 들었을 때.
풍선껌은 그 칼을 막으려 했다.
물론 실패했다.
그가 막은 건 칼이 아니라 선배의 앞길이었다.
텅……!
-이걸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ㅁㅊ
-풍선껌식 구원 서사 ㄷㄷ
급하게 도망가려던 선배는 투명한 벽에 가로막혀 찌부러졌고.
아몬드의 칼이 번뜩였다.
“안 돼애애애애!”
풍선껌은 절규했다.
-이 정도냐고 ㅋㅋㅋㅋ
-진짜 죽는줄ㅋㅋㅋㅋ
-ㅋㅋㅋ아 ㅋㅋㅋㅋ
풍선껌의 절규와는 반대로 채팅창에는 ‘ㅋㅋㅋ’만 도배될 뿐이었다.
“안 돼애애…… 어? 잠깐.”
그런데 이때 풍선껌의 머리를 스쳐 가는 한 가지 사실이 있었다.
만약 여기서 선배가 죽는다면, 선배의 결백함이 증명되는 것 아닐까?
흑막의 끄나풀처럼 스토리의 주요 인물이 고작 이런 거 한 방에 죽을 리가 없잖은가?
‘그렇구나?’
풍선껌은 깨달았다.
선배가 여기서 죽는 거야말로 그가 결백해지는 것이라고.
“그래! 차라리 죽어! 죽어서 결백을 증명해라!”
-??
-ㅁㅊㅋㅋㅋ
-태세 변환 뭐냐 ㅋㅋㅋ
그러나 이 세상은 그의 바람을 철저하게 부정했다. 어떤 방식으로든 말이다.
훙.
기운차게 그어진 아몬드의 구마제검은 선배를 통과 해버렸다.
마침 계속해서 껌계명을 읊어대던 후원이 이때 터진 것은 순전히 우연의 타이밍이었다.
띠링!
띠링!
[껌계명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그의 원한을 사라. 천만대군보다 값질 것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타이밍ㅋㅋㅋㅋ
-선조들 말이 틀린게 하나 없군요……
-ㅅㅂㅋㅋㅋ
-앜ㅋㅋㅋㅋ
-껌선배들 명언 ㄷㄷ해
캉!
아몬드의 칼날이 바닥을 그어버렸다.
빗나간 것이다.
분명 그럴 틈이 없었는데?
“!?”
모두가 놀란 얼굴이 되었다.
도망치던 모델 동아리 아이들도 다시 뒤돌아볼 정도였다.
“뭐야?”
“마술쇼인가?”
“엥.”
오늘 사람 시체 하나 보게 되는 줄로만 알았는데.
검이 허무하게 사람을 통과해 지나갔다.
“……?”
당황한 건 아몬드도 마찬가지였다.
‘방금…….’
칼이 빗나간 게 아니었다.
‘통과했네?’
선배를 통과했다.
아몬드는 정확히 봤다.
‘다시.’
그는 다시 검을 휘두르려 했으나, 멈칫한다.
그야 당황해서 허둥대던 선배가 갑자기 자연스레 몸을 일으키며, 씨익 웃는 것이다.
원래의 그 따뜻한 미소로.
“어떤…… 실수가 있었던 것 같네?”
-실수는 풍선껌이 했는데요?
-ㄷㄷ 뭐야
-진짜 흑막이야???
선배는 아몬드를 지긋이 바라봤다.
마치 지금이라도 이 실수를 교정할 기회를 주겠다는 듯.
‘눈이 왜 저래.’
흰자가 시커멓고 동공은 허연 역안.
그 안엔 검은 연기 같은 마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다른 영혼이다.
파르르르……!
주머니에 넣어놓은 방울이 반응하고 있었다.
-이왜진?
-진짜 이 선배였다고???
-폴리곤 추리 ㄷㄷ
-아닠ㅋㅋㅋㅋ
-이게 왜 진짜냐고;
‘맞구나.’
아몬드는 여기서 확신했다.
이 선배가 흑막과 관련이 있다는 걸.
그리고, 지금 단계에서는 이자를 벨 수 없다는 걸.
탁.
그는 검을 거두었다.
그러자 선배의 눈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흐, 흐어어어억?!”
그는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지르며 허둥댄다.
우당탕.
역장 옆의 구석으로 구르며 도망쳐 벌벌 떤다.
“무, 무슨…… 이, 이거 뭐야? 몰래카메라지? 어?”
아까의 그 선배 그대로였다.
‘뭐지.’
다른 영혼이 이자의 안에 일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걸까?
그는 방금의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휴…… 난 또…….”
“몰래카메라구나. 말하지 그랬어.”
“어휴. 다시 시작하자.”
짝짝.
선생님이 시선을 모으기 위한 박수를 치고, NPC들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수업에 열중했다.
모두의 표정은 처음처럼 다시 밝았다.
심지어 선배를 없애는 데 실패한 아몬드 역시 표정이 밝았다.
그야 그의 추리만큼은 성공적이었으니.
“일단 색출 완료.”
시청자들과의 알력 싸움에서 완승을 거둔 것이다.
-캬
-ㅋㅋㅋㅋ
-크
-ㅋㅋㅋㅋ
-ㅅㅂ ㅠ
-또 맞냐고 왜ㅋㅋㅋ
띠링.
[유명한 님이 3만 원 후원했습니다.] [추리는? 아몬도일! 추리는? 아몬도일! 추리는? 아몬도일!]-ㅇㅈ합니다
-아몬도일 강점기 on
-아몬드 사실 똑똑한데 지금 숨기고 있는거지? 어?
-말도 안돼 ㅠㅠ
그의 관상 추리학을 욕하던 이들은 이제 그를 찬양한다.
빠밤!
[팩토스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아몬도일 강점기는 당분간 더 이어질 예정입니다~ 넛틸리언이 되지 못한 분들은 시민권이 없습니다.]-넛틸리언ㅋㅋㅋ
-넛틸리언은 위대하다ㄷㄷ
-ㅠㅠ
-광복 실패 개같이 실패
-독립 운동가 가지볶음. 모두 기억합시다.
독립운동 이야기 채팅을 보며 아몬드가 말한다.
“아까 관상 추리 욕하던 분들 기억해 놨습니다.”
-싹 다 쳐넣어!
-ㅋㅋㅋㅋㅋㅋㅋ
-헉
-ㄷㄷ
-혁명도 실패하면 반란입니다만
-실패했으니 숙청 드간다~
-ㅋㅋㅋ앜ㅋㅋ
-정권 강화 들어갑니까?
켠왕을 수락한 이후.
방울 찾기, 수학 귀신, 흑막 찾기로 이어지며 아몬드의 두뇌 능력은 역대 최고로 빛나고 있었다.
과정이야 어쨌든 간에 부딪히면서 그는 정답을 찾아내고 있었다.
그의 게임 능력이 또 한 번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시청자 18.1만]어쩌면 스트리머로서의 능력도.
* * *
‘이게 뭐야. 너무 흥했잖아?’
처음 아몬드가 켠왕을 수락했을 때.
주혁은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체력이 돌아왔다고 해도, 켠왕 자체가 하드코어 컨텐츠다.
지금 5시간째로 접어들고 있다. 곧 있으면 아몬드의 평소 방송 시간인 7시간을 넘어설 텐데.
게임은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
이걸 정말 켠왕을 한다는 건 진짜 정신 나간 짓이다.
돈에 미치지 않고서야, 이걸 왜 수락했단 말인가?
‘아닐 수도 있나.’
그런데 주혁이 생각이 바뀌었다.
‘돈 때문이 아니구나.’
그렇게 그를 지켜봐왔음에도 이걸 느끼지 못했다니.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아몬드가 한 번도 도전하지 않았던 미션이 걸린 순간.
이건 아몬드에게 도전이 되었다.
그렇다.
주혁같이 일일이 재고 따지는 스타일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어떤 동물적인 반응을 스포츠 선수들은 갖고 있다.
도전 정신이다.
다른 무엇이 의미 있지 않았다.
아몬드는 도전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이다.
국가 대항전을 수락한 것도 그래서였고, 켠왕 미션을 수락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앞으로 스트리머로서 자리를 굳히려면 켠왕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마침 컨디션이 좋은 지금 도전해 버린 것이다.
‘물론 23시간이 이론상 플레이 타임인 건 몰랐던 거 같지만.’
어찌 됐거나 아몬드의 이 도전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현재 시청자 18.3만]시청자 증가는 물론이고.
커뮤니티 이슈글, 제이버의 검색어까지 오르내리고 있다.
개인 방송이 이 정도로 이슈가 될 수는 없는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슈가 되고있다.
이는 아몬드의 도전 덕이다.
만약 주혁이라면?
이런 이슈가 될 걸 감안하고 벌칙을 받더라도 이게 이득이라는 계산 하에 켠왕을 수락했을까?
그랬을지도 모르지.
하나 주혁은 고개를 저었다.
“계산 못 했지.”
그는 이 정도의 이슈 몰이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켠왕을 수락하지 않고 안위를 챙겼을 것이다.
그러나 스타란 건 본래 계산 밖의 무언가다.
별이란 건 그 자체로 빛이 난다.
그들이 주변의 항성을 비추기 위해 빛을 내는 게 아니었다.
그들은 그냥 스스로를 태우며 빛을 낸다.
그 이후 행성에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게 된다거나, 어떤 곳은 활활 타서 사라진다거나…….
이런 것들은 부수적일 뿐이다.
그냥 최대의 힘으로, 눈부시게 빛을 쏴줄 뿐이다.
자신을 태우면서, 언젠가 하얗고 작은 왜성이 될 것을 알면서도.
* * *
빛은 생명의 근원이 되기도 하지만.
어떤 곳은 살아갈 수 없게 뜨겁게 태워 버리기도 한다.
“끄으으으으으악!”
지금 여기, 누군가는 지져지는 듯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젠장! 결국 완전히 확인했잖아!?”
지금 김 과장의 유일했던 희망이 불타 사라졌다.
풍선껌이 아몬드를 설득해서 막아내는 것이었는데.
풍선껌은 멋지게 실패해 버렸다.
늘 그렇듯이!
“어떻게 퇴로를 막냐! 어떻게 에임을 해야! 퇴로를!”
김 과장이 분통이 터진다는 듯 허공에 주먹질을 한다.
“퉤! 퉤! 퉤로를!”
“과, 과장님. 진정하세요.”
그를 진정시키는 건 김 대리의 일.
그는 다음 희망을 제시해야 했다.
실제로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끄나풀이 누군지 안다고 쉽게 되는 게 아니에요.”
“……뭐? 또 뭔 소리를 하려고! 어? 너도 약 그만 팔고, 인마! 반 내.”
“반 내라뇨?”
“아몬드 도네할 건데. 반 내라고!”
“?”
“한 300 부어서 아몬드 그냥 방종 시키자고!”
미친.
아직도 그 소리였어?
안 될 일이다.
애초에 대리 월급이랑 과장 월급이 같지 않은데. 왜 반이란 말인가.
김 대리는 필사적으로 설명했다.
“아아니! 과장님! 진짜라니까요? 여기서 그냥 진행되는 게 아니라구요. 보세요!”
척.
그가 가리킨 모니터.
그 속에서 풍선껌과 아몬드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모델 동아리 수업을 참여하고 있었다.
“……?”
김 과장도 그 풍경을 보고는 의아한 표정이 되었다.
“갑자기 얌전히 수업을 듣네?”
이대로 완전 깽판을 놓을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제작사의 의도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찾아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걸 안 거죠. 찾는다고 지금 영력으로 상대를 어떻게 할 수도 없구요.”
“……그렇구나?”
이번 상대는 흑막과 직결된 자다.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결국 이 모델 동아리에서 그 선배에게 발탁돼야 해요.”
“발탁……?”
“네. 그래야 흑막 쪽으로 데려가죠.”
그랬다.
사실 이 선배를 죽이는 건 해결책과 가장 거리가 멀어지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그야 그 선배가 흑막에게 안내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간 해왔던 GTA식 해결법은 여기서 먹히지 않는 거죠.”
“그렇구나!?”
김 과장의 얼굴이 다시 밝아졌다.
“여기서 그러니까 선배한테 고평가를 받아야만 흑막에게 안내가 되니까. 고분고분해질 수밖에 없는 거구나!?”
“맞습니다.”
그랬다.
그게 이 패트와 매트가 얌전해진 이유다.
그들은 모델 동아리에서 평가를 좋게 받아야만 흑막에게 갈 수 있는 것이다.
대학에 가려면 성적을 좋게 받는 수밖에 없으니.
공부를 열심히하는 고등학생처럼 말이다.
그러나─
[집합과 여집합 전략입니다.]아몬드는 갑자기 희한한 개념의 전략을 설명했다.
그리고 실행에 옮겼다.
“?!”
“무…… 무슨…….”
얌전히 공부만 했던 이들은 상상도 못 한, 성적을 얻는 방식이 세상엔 존재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지
-역시 수학귀신
-캬
-이게 진짜 된다고??
-ㄷㄷ ㅋㅋㅋㅋ
-아니 될 거 같은데 ㄹㅇ??
-앜ㅋㅋㅋㅋ
-광고주 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