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1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46화(917/96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46화
16. 함정 카드(1)
한편, 사내 서버에 접속한 모델링 디자이너들.
늦은 시간이기에 그들은 채팅으로 회의를 이어가는데.
[뉴타입: 자, 다들 당황하지 마시고. 그냥 폴리곤 체크해 보시고. 다시 메시지 주시면 됩니다.]이 부서에서 가장 책임자인 ‘뉴타입’이란 닉네임이 지휘 중이었다.
확인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냥 각자 맡았던 캐릭터 우 클릭만 해도 확인되는 게 폴리곤 개수 등의 기본 사양이다.
‘별거 아니겠지. 또.’
뉴타입.
그는 정 대표가 꽤 호들갑을 떠는 성격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번에 불러낸 사안도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다.
‘분명히 완전히 통일시켜 놨었거든.’
파악되어선 안 되는 주요 인물은 분명히 다른 엑스트라와 구분 안 되는 일정한 퀄리티로 만들어냈다.
그런데─
[브로에: 음…… 진짜로 폴리곤이 더 많긴 한 거 같아요.]누군가 이런 소리를 한다.
[뉴타입: 뭐? 그게 뭔 소리야 분명히 일괄 기준 적용했는데.] [브로에: 그게요. 사실 마지막에 조정이 있었습니다. 최적화 때문에 한번 게임 다 만졌던 거 기억하세요?]미친.
그랬다.
게임 제작사의 영원한 적이자 과제.
최적화.
같은 사양의 게임이라도, 최적화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서 게임이 잘 돌아가고 안 돌아가고가 갈린다.
[뉴타입: 그때 만지고 체크 안 했구나?] [브로에: 그런 듯합니다.]최적화 때문에 게임을 런칭 못 하고 다시 거둬들였다가 급하게 내놓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적화 관리는 그만큼 큰 이슈다.
그러다 보니 최적화 관련 부서는 론칭 직전엔 거의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으니.
굳이 이런 자질구레한 사항까지 컨펌받지 못한 것.
‘최적화 제대로 하려면 처음부터 다 훑었을 테니까.’
누군가는 삼각형을 단 세 개의 선분으로 표현하지만, 누군가는 그리는 과정에서 6개의 선으로 끊어 그릴 수도 있다.
이러면 단순 계산 시, 컴퓨터 처리 속도상으로는 2배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서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표현하는 데 돌 부스러기까지 구현한다면?
똑같은 피라미드가 있어도, 어떤 건 렉이 걸리고 어떤 건 매끄럽게 구현된다.
그런 사람들의 눈으로 식별되지 않는 쓸데없는 디테일을 쳐내고, 육안으로 보기에 그래픽은 우수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
그 노가다 작업이 최적화의 기본이다.
그 과정에서, ‘쓸데없는 디테일’이라는 항목에 모델 동아리 다수 인원이 들어가 버린 것.
근데 이 와중에 주요 인물이 오상기는 건드리지 않은 것이다.
나름대로 최적화 부서의 배려였을 테지만, 지금은 그게 배려가 아니게 됐다.
‘건드릴 거면 다 건드리지.’
그야 직원들이 체크한 결과가 이러니까.
[브로에: 진짜로 폴리곤이 23% 정도 낮춰져 있는데요……?]진짜 폴리곤이 낮다.
폴리곤이란 입체 면을 구성하는 최소한의 그래픽 면 단위.
컴퓨터로 구를 그릴 때 수많은 삼각형을 잘게 이어서 그리는 원리인데.
이 삼각형이 많으면 많을수록 하이 폴리, 적으면 로우 폴리다.
즉, 모델 동아리 인원들의 얼굴은 오상기보다 약 23% 정도 더 각져 있다.
아몬도일의 추리가 적중한 것.
‘아니, 진짜 23%라고? 이게 무슨…….’
23%라는 너무나 근접한 수치에 뉴타입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뉴타입: 그게 진짜 된다고?] [브로에: 되네요……?] [미키: 진짜 그렇게 나옵니다. 저도.]* * *
이게 된다고?
……라는 말은 지금 모델링 부서의 회의 서버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었다.
“이게 된다고?”
집합과 여집합의 개념으로 모든 알고리즘을 철저히 깨부순 현 상황에 대해, 김김 듀오 역시 한마디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특히 김 과장.
“이게 된다고오오!?”
그는 다시 한번 외치며 통곡에 가까운 괴성을 내질렀다.
“나 빼고 다 기절시키면 내가 1등이라니. 전교 1등이 제일 쉬웠어요! 책도 쓰겠네! 무슨 이런 매커니즘이 다있어!?”
이런 식으로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게 게이머의 입장에선 자유도지만.
그의 입장에선 너무나 절망스러운 것이다.
그냥 게임적 오류로밖에 안 보였다.
“저…… 과장님?”
“비, 비켜봐. 이 자식들 지금 서버에 모여 있지? 나도 로그인해서 한마디만 하자.”
“예!?”
김 대리는 필사적으로 그를 뜯어말렸다. 그것만은 벌어져선 안 되는 이야기였다.
“아, 안 돼요……!”
“놔봐!”
“그러다 저희도 집합이라니까요!?”
“여집합당하는 것보단 낫지!”
어라.
그건 그렇긴 했다.
순간 팔에 힘이 풀린 김 대리.
‘아차.’
김 과장이 키보드로 달려들어 마구 뭔가를 치기 시작한다.
타다다다닥!
“과장님!”
과장의 안에 봉인된 뭔가가 해제된 듯했다.
* * *
한편 아몬드와 풍선껌.
이 두 고스트 버스터즈 역시 자신들 안의 어떤 힘이 개방되었는데.
[퀘스트 클리어!] [영력 상승] [새로운 영능 개방]퀘스트 클리어가 뜨면서 대량의 영력을 제공받았기 때문이다.
[축지법] [땅을 접어서 순식간에 이동한다.]무당인 아몬드는 축지법이 생겼다.
-오오
-이런게 있어?
-근데 갑분 퀘스트 클리어 뭔데 ㅋㅋㅋ
-뭔가 많이 스킵된 기분ㅋㅋㅋ
이어서 스님 풍선껌은 스태프의 능력이 개방됐는데.
[풍압탄] [지팡이로 원을 그려 바람을 압축하여 날린다.]“오오?”
-풍 ㅋㅋㅋ
-하필 이름이 풍이네
-껌압탄 ㅋㅋㅋㅋ
-ㅈㄴ 안맞을 것 같은 네이밍
뭔가 불길한 이름이지만, 어찌 됐든 스님의 스킬로는 최초로 대미지를 넣는 공격형 스킬이다.
“저도 딜기가 생겼네요. 아무래도 마지막은 스님이 딜해야 하나?”
풍선껌은 이제야 스님이 딜하는 구간이 나온 것처럼 말했으나.
사실 지금까지도 스님이 딜해야 했던 구간이 많았다.
전부 이상하게 지나갔을 뿐이다.
띠링.
[아귀 님이 3천 원 후원했습니다.] [?]특히 아귀도 스님이 잡아야 하는 요괴 타입의 악귀였다.
-ㄹㅇ 물음표 그 자체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맞네 쟤도 스님이 딜해야잡는거잖어
-올려드렸잖아~ 한잔해~
그런데 이쯤되면 궁금해지는게 있다.
“어, 근데 아직 악령 타입은 그렇게 나온 적이 없는데.”
귀신, 요괴 다 나왔는데 기독교가 잡아야 하는 악령은 안 나왔다.
사실 스킵한 것이다.
어찌 됐든 이제 슬슬 악령도 섞여 나올 것은 자명한 사실.
“그러고 보니 수연이는 어딨죠?”
아몬드가 수연 이야기를 꺼내는데, 풍선껌이 손사래를 친다.
“아니, 그런 애들은 그냥 때 되면 알아서 나온다니까? 몬드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수연이 얘기만 나오면 발작 ㅋㅋ
-수연이 아직도 풍선껌을 아귀로 인식하려나 ㅎ
풍선껌은 자신의 게임 경력을 믿으라면서, 극구 수연을 굳이 찾지 말라 한다.
띠링.
[인정합니다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존나 못생겼다 사커킥 무서울 만함ㅋㅋ]“존…… 존나 못생겼다가 아니라, 진짜 못생겼다인데. 게다가 사커킥이 아니라, 그냥 킥이거든요? 과장 자제 좀.”
-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그거잖앜ㅋㅋ
-존나 못생겼다 ㅋㅋㅋ
-ㅁㅊㅋㅋㅋ
풍선껌은 사실 정정을 원했지만, 늘 그렇듯이 그가 원하는 것과 이 세계는 늘 반대로 움직였다.
띠링.
[오늘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개못생겼다 오버헤드킥 무섭긴하죠]풍선껌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한다.
-ㅋㅋㅋㅋㅋㅋㅅㅂ
-ㅋㅋ개못생겼다 오버헤드킥ㅋㅋㅋ
-개까지 붙었네 ㅋㅋㅋ
소문의 재구성은 순식간에 이뤄졌다.
띠링.
[ㅜㅜ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이 게임에선 못생겼다고 NPC가 트리플 악셀 킥을 날린다는데. 진짜인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연이 운동 신경 ㅁㅊ네
-코어 ㅈ대네~
-트리플 악셀 킥 맞으면 반갈죽 당할듯
-ㅋㅋㅋㅋㅋㅋㅅㅂ
“자, 자~ 뇌절 그만~”
풍선껌이 시청자들을 자제시키는데.
잠시 후.
아몬드가 다가와서 풍선껌에게 묻는다.
“형. 새로 받은 스킬이 트리플 악셀이에요?”
“…….”
“저는 점멸 같은 느낌인데.”
아몬드의 시청자들이 그를 속인 것이다.
-어디까지 와전된 거야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몬드는 순수하게 합을 맞춰야 해서 물어본 것인데.
풍선껌은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형……?”
“…….”
“예? 못생겼다가 스킬이라구요? 여러분. 그건 저도 안 속아요.”
아몬드는 또 속이려 드는 시청자와 말싸움하는 듯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
-쟤 일부러 저러냐고 ㅋㅋㅋ
-앜ㅋㅋㅋ
-견청자들 클라스 ㅋㅋㅋ
-지스타 천만 원 사태 일으킨 놈들답누
* * *
그렇게 아몬드는 풍선껌의 스킬을 모른 채.
게임 내 시간으로 다음 날이 왔다.
이날 오상기를 따라가서 흑막을 소개받으면 되었다.
흑막이 이 게임의 마지막 보스인 듯했다.
아몬드는 입맛을 다셨다.
‘슬슬 끝내야 하는데.’
게임 시간이 길어진다.
7시간을 넘어 8시간에 가까워지는 중이다.
‘각이 나오려나?’
흑막을 만나서 어떻게 승부를 보면, 게임이 한 번에 끝나지 않을까?
물론 게임의 원래 구성은 여기서 흑막을 만나자마자 끝날 리가 없었다.
그건 아몬드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 방법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지금까지 다 그렇게 클리어해 오지 않았던가?
‘곧바로 거기서 킬 각을 봐버려?’
오상기 때처럼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영력이 적을 때 이야기다.
지금은 퀘스트를 깨서 영력이 상승했다. 어쩌면 오상기도 반으로 갈라버릴 수 있었다.
‘음…….’
이렇게 아몬드의 머리가 바쁘게 돌아가는 동안.
아직도 아몬드의 시청자들은 풍선껌의 스킬이 뭔지에 대해 토론(?) 중이었다.
-풍선껌 스킬 오버헤드킥이래요
-ㄴㄴ풍선껌 스킬 아귀 로켓이라던데?
-풍선껌 치도리 씀 내가 봄
-풍선껌 스킬 껌계명인데?
-ㅋㅋㅋㅋㅋㅁㅊ넘들
-풍선껌 야식은 트러플 악셀 버거임. 내가 봄.
-껌계명은 스킬이 아니라 권능임 ㅉㅉ
‘참내.’
아몬드는 이만 관심을 거두었다.
지스타 천만 원 사태 때도 그렇고, 좀비 스쿨 화장실 사건 때도 그렇고.
이 자식들한테 속느니 풍선껌 스킬을 모르는 게 나았다.
어차피 풍선껌의 스킬이 이 게임에서 크게 중요할 리가 없다.
그야…… 그게 풍선껌이니까.
“여기네.”
옆에서 풍선껌이 건물을 가리켰다.
[메타벅스]평범한 대학가 카페였다.
여기서 오상기와 ‘좋은 사람’을 만나기로 했다.
-메타벅스 ㅇㅈㄹ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뭔데 이건
-여기가 그 만남의 장소네
-너드 개발자들이 다닐 것 같은 느낌이누
‘이 카페 자체는 별문제 없겠지.’
아몬드는 그냥 별생각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안에는 그냥 일반적인 카페였다.
짙은 우드 인테리어, 낮은 조도의 간접 조명, 깔끔한 모자를 쓴 수많은 알바생들.
툭.
알바생 중 하나가 아몬드와 부딪힌다.
“엇…… 죄, 죄송합니다.”
화장실 청소를 하고 나오는 길인지, 한 손에는 대걸레를 쥐고 있었다.
“어?”
“어!?”
아몬드와 그 알바생은 서로를 가리키며 놀랐다.
“아몬도령 오빠!”
“수연이다.”
수연이가 이 카페에 있었다.
여기서 뭔 일이 나도 난다는 뜻이었다.
-풍선껌 표정ㅋㅋㅋㅋ
-풍선껌 왜 혼자 사회적 거리두기 중?
-킥 맞을까 봐 움찔한 풍선껌이면 개추~
-ㅋㅋㅋㅋㅋㅋ왤케 멀리가 ㅋㅋㅋ
수연이를 보자마자 한 3미터 떨어진 풍선껌은 무안한 듯 중얼거렸다.
“크흠. 뭐랬어. 몬드야. 때가 되면 알아서 나온다니까?”
“와. 진짜네요.”
그때였다.
“입구에서 뭐 해 다들?”
오상기가 도착했다.
“아. 선배.”
오상기의 뒤엔 늘씬한 키의 여성이 따라오고 있었다.
수연, 상기, 아몬드, 풍선껌.
서로의 시선이 마주쳤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미리 인사하게 됐네?”
오상기는 멋쩍은 듯 뒤쪽의 인물을 소개한다.
“참빛 엔터의 신 이사님이야.”
“반가워요. 여러분.”
척 보기에도 연예인 티가 풀풀 나는 그녀는 앞장서며 손짓했다.
“일단 자리를 잡을까요?”
“아, 네네…….”
아몬드 일행이 입구 안쪽으로 들어간 후.
꿀꺽.
수연은 모자를 낮게 눌러쓰며 그들의 뒤를 노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