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1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47화(918/96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47화
16. 함정 카드(2)
“반가워요. 여러분.”
아몬드는 그녀와 악수를 나누면서 슥 관상을 훑어보는 걸 잊지 않았다.
사실 관상을 볼 것도 없다.
참빛 엔터의 이사라고 등장한 여인은 보나 마나 수상한 인물이었다.
엔터 이름도 수상하고, 지나치게 아름답게 디자인된 모델링도 수상하고…….
‘괜히 흑막이 아니네.’
애초에 이 게임 구조상 저 사람이 흑막이다. 아몬드는 다시 한번 그녀가 흑막임을 확신하며 카페 안으로 들어선다.
* * *
메타벅스 안쪽은 일반적인 카페와 다를 게 없었다.
“A-10 손님 음료 나오셨습니다~”
그러나 매번 이 카페에서 만난다는 피해자 영혼들의 진술로 미뤄보아 분명 수상한 공간이다.
“관상 스캔 들어갈게요.”
아몬드는 ‘너네 다 죽었어’라는 눈빛으로 카운터 쪽에서 일하는 점원들을 면면을 살폈으나.
‘음.’
안정된 폴리곤 개수, 밋밋한 관상 등…….
딱히 눈에 띄는 특징이 없었다.
“뭐지. 별거 없는데요.”
-ㅋㅋㅋㅋㅋ나오겠냐?
-관상 스캔한다고 뭐가 나오는게 이상하지 ㅋㅋㅋ
-폴리곤 개수 튀는 애 없나보네 이번엔
사실 이렇게 한 번 훑어본다고 뭐가 바로 나오는 게 이상한 것이다.
그가 진짜 셜록 홈즈 급의 능력을 갖춘 게 아닌 이상, 알아내려면 좀 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슬슬 시간 없는데.’
그러나 아몬드는 추리 능력에 비해 허락된 시간이 적었다.
그는 플레이 타임 12시간을 넘기고 싶지 않았다.
이미 8시간을 넘어가고 있는 상황.
지금 게임을 얼마나 스킵하는 데에 성공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여기서 뭔가 승부수를 띄우지 않으면 절대로 12시간 안으로 끝낼 수 없을 것이다.
“제가 음료 가져올게요. 두 분 이야기 나누고 계세요.”
오상기는 사람 좋은 미소를 띠며 카운터로 향하고 나머지 일행이 자리에 앉았다.
잠시 어색한 공기가 흐른다.
꼭 비즈니스 미팅하러 간 자리 같은 느낌이 난달까.
시청자들 중에서도 그렇게 느낀 사람이 있었는지 이런 후원이 온다.
띠링.
[뚜바뚜밥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아 나 순간 아성에서 갈고 닦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흑막 밝혀내는 아몬드 상상함 ㅋ]-상상력이 대단하시네요.
-그럴리가 ㅋㅋ
-커뮤니케이션 능력 ㅋㅋㅋㅋㅋ
-인터뷰의 악마한테 뭔 ㅈ뮤니케이션이여 ㅋㅋㅋㅋ
아무래도 사람들은 대기업이라 하면 사회적 능력이 굉장할 것이라는 상상을 하곤 한다.
당연한 상상인데, 시청자들의 반응은 왜 이러는지.
전혀 얼토당토않다는 듯 채팅을 친다.
아몬드는 내심 심술이 났다.
“제가 아성식 미팅 보여드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몬드 특) 레이나 플레이 보여드림<< 이런 말 절대안함
-크
-대 아 성
실제로 아몬드는 아성에서 5년간 굴러댔다.
그의 모든 가치관이 탈바꿈하는 인생의 굵직한 시기 중 하나였는데.
미팅에서 말 주고받는 거 따위를 못 할 리가.
앞에 앉은 여자가 싱긋 웃으며 먼저 말을 꺼낸다.
“아, 저는 신기혜라고 해요.”
풍선껌은 잠시 머리를 갸웃하는데.
아몬드가 빠르게 싱긋 웃으며 대답한다.
“아, 네. 저도 신기하네요. 이렇게 뵈니까.”
-?
-ㅁㅊ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
-이름이 신기혜야……
-아성식 유우머임?
-아성식 아이스브레이킹 ㄷㄷ
아몬드의 말에 신기혜가 웃으며 입을 가린다.
“아하하. 이름이 좀 웃기죠?”
그녀는 아몬드의 무안함을 풀어주려했던 것인데.
“성함이 어떻게 되시길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ㅋㅋ
-ㅈ됐다 호두 알고리즘 꼬였다
-ㅋㅋㅋㅋㅋㅋ앜ㅋㅋ
-ㅅㅂㅋㅋㅋ
-그 와중에 정중한게 넘 웃겨
“그…….”
신기혜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머리를 갸우뚱한다.
띠링.
[역시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인터뷰의 악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
-닉값 ㄷㄷ
[ㅋㅋㅋ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사이비 악마숭배교? 진짜 악마 만나니까 렉걸리죠?]-ㅅㅂㅋㅋㅋㅋㅋㄹㅇ
-진짜 악마 어떤데~
-ㅋㅋㅋㅋㅋㅋ맞네 ㅋㅋㅋ
-악마 대공은 첨봤으니까;
-진짜 앞에서 모두 침묵 ㅋㅋㅋ
아성식 비즈니스 미팅을 보여준다했던 아몬드.
그는 무안해져 머리를 긁적거렸다.
‘아.’
채팅을 보고서야 그녀의 이름이 ‘신기혜’인 걸 알았던 것이다.
“그…… 여러분. 사회에선 이런 이름은 일단 개명하는 게 비즈니스 매너랄까…….”
-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너무하네
-아성식 매너 ㄷㄷ
-아성이 어떤 기업인지 알겠누;
띠링.
[홍길동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신기혜를 신기혜라 부르지 못하고…… 훌쩍.]아무렇게나 변명을 해보려 했지만, 더 참혹한 이야기로 흘러갈 뿐이었다.
“크흠. 저는 정대만이라고 합니다. 만나 봬서 영광입니다.”
보다 못한 풍선껌이 일어나 그녀와 악수를 나눴다.
“아, 네.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정대만 학생. 훌륭한 인재라고.”
와중에 아몬드는 옆에서 고개를 한참 갸웃거렸다.
-그만 갸웃거려 ㅋㅋㅋ
-풍선껌이 훌륭한 인재라하면 저런 반응이 맞긴해 ㅋㅋㅋ
-???: 훌륭……? ㅋㅋㅋㅋㅋ
-대 아 성
사실 풍선껌이 훌륭한 인재라는 말 때문에 갸웃거린 게 아니었다.
‘어떻게 안 되려나.’
그의 생각은 이미 다른 곳이었다.
어떻게 이 게임을 빠르게 끝낼 수 있는가.
여기 눈앞에 흑막이있다.
여기서 승부를 본다면 순식간에 게임이 끝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함부로 덤벼선 안 된다. 옆에 오상기도 있다.
“이야기들 나누고 계셨구나. 여기 있습니다.”
오상기가 마침 음료를 들고 합류하면서 다시 여러 이야기가 오간다.
“저희 엔터에 오셔서 전문적으로 교육받으세요. 모델로서 성공 가도를 걸으실 수 있게 해드려요.”
신기혜는 모델 몇 명의 프로필을 꺼내 들며 보여준다.
“여기 이 모델들 모두 이런 식으로 발탁돼서 광고도 찍고 지금 패션쇼에도 불려가면서 잘나가고 있거든요.”
그럴싸한 잡지 사진, 패션쇼, 광고 등…… 정말 모델로서 성공 가도를 달리는 모습 그 자체였다.
“상기 군?”
그녀는 상기에게 마저 설명을 부탁한다.
“아, 네. 제가 더 설명 드리자면, 여기, 여기, 여기는 성덕대 출신이야. 너희한테 낯이 익을 수도 있어.”
풍선껌은 진짜 모델이라도 되려는 건지, 그 프로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끄덕이고 있었고.
아몬드는 오상기를 노려보며 이미 딴 생각 중이었다.
‘오상기도 엄청 강했어.’
그는 오상기를 칼로 베었을 때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때 오상기가 칼을 그냥 통과시킨 매커니즘.
사람들은 그냥 통과한 것으로 알고있지만.
아몬드의 눈엔 얼핏 보였다.
잠시 흐릿해졌다가 다시 돌아오는 신형이.
‘할려면 할 수 있는 거야.’
스토리적으로 안 죽게 만들어놓은 게 아니었다.
‘영력이 부족해서였던 거 같아.’
아마 영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오상기의 제안을 받아서 영력이 올랐고, 영능까지 생겼다.
할 수 있지 않을까?
문제는 오상기와 신기혜가 같이 붙어 있다는 거다.
둘을 상대하는 건 힘들 것이다.
그런데, 그때.
“아, 저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오상기가 자리에서 일어선다.
화장실?
아몬드는 그때 뭔가 머리에 번뜩였다.
‘수연이……!’
수연이다.
수연이가 화장실 청소를 하고 있었다.
‘우연이 아닌가?’
풍선껌이 늘 말했었다.
때가 되면 수연이는 나타나게 되어있다고.
그럼 지금이 때라는 건가?
[구마제검]아몬드의 허리춤에 검이 나타났다.
* * *
“크으으. 김 대리야.”
텅.
맥주캔을 책상에 내려놓으며 김 과장이 김 대리 어깨 위에 손을 얹는다.
“그동안 즐거웠다.”
“아, 아니 왜그러세요. 과장님. 아직 끝난 것도 아닌데.”
“야. 지금 클리어 상태를 봐라. 이미 흑막 코앞이잖아? 어?”
그건 그랬다.
원래 플레이타임보다 훨씬 더 줄은 걸 부정할 순 없었다.
하지만─
“오늘 안에만 안 끝나도. 솔직히 이득 아닌가요?”
“……뭐?”
“아니, 그렇잖아요. 다른 스트리머들 계약 맺을 때 하루 플레이 이만큼 해달라. 이런 식 계약인데. 저희는 하루만 넘겨도 이득 아니냐구요.”
그렇다고 하기엔 온갖 러닝 개런티 지급 방식 등 사족이 많이 붙은 계약서이지만.
술에 취한 김 과장을 설득하는 데에는 이 정도의 근거면 그럴듯했다.
“지금 여기서 바로 게임 끝나는 거 아니잖아요. 얘네 따라서 시설로 들어가고 아직 할 게 더 있어요. 이제 3분의 2 정도 온 거라구요.”
원래 ‘이론상’ 플레이타임의 3분의 1만 지났는데 3분의 2만큼 왔다.
이게 이미 재앙에 가까운 일이었지만.
그래도 희망이 없는 게 아니란 말이었다.
“……그치. 하루? 하루만 넘겨도 되는구나?”
붉어진 김 과장 얼굴이 활짝 웃었다.
“이야~ 그래. 하루만. 하루만 넘겨보자. 우리 맨날 출근할 때 하는 생각처럼!”
그가 맥주 캔을 들어 올리고, 김 대리가 거기에 건배를 하며 맞장구쳤다.
“생각처러어엄!”
캔이 맞부딪친다.
[타앙.]푸후후후!
김 과장이 마시던 맥주를 뿜어냈다.
김 대리의 얼굴로.
“…….”
김 대리는 그 상태로 미동도 않았다.
맥주가 얼굴에 쏟아진 것 따위는 신경이 안 쓰일 정도로, 너무나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슥삭!
‘?’
아몬드가 칼을 꺼내 듦과 동시에 신기혜의 목을 날려 버린 것이다.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데???
-왘ㅋㅋㅋㅋ
-깜작이야;
-십ㅋㅋㅋㅋㅋ
-아니 먹던거 다 뿜었네
-일언반구도 없잌ㅋㅋㅋㅋㅋㅋㅅㅂ
-아니 게임을 클리어해버리면 어떡해요 아몬도령!!!
시청자들조차 하나도 예상 못 했다는 듯한 분위기.
그러니까 아몬드는 말 한마디 없이 ‘타앙’ 소리와 함께 발도했고 그것으로 신기혜의 목을 베어버린 것이다.
미친 속도와 판단력, 그리고 과장의 절망이 이어졌다.
“뭔데에에에에에!!!”
김 대리는 그저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본 채 한마디도 못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