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21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52화(923/96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52화
18. 교주 vs 무당(1)
김김 듀오의 절망, 모델링 부서 집합…… 등등.
초유의 사태까지 일어났지만, 고스투 버스터즈 광고는 나름대로의 맛으로 순항 중이었다.
아니, 놀랍게도 상당히 잘되고 있다고 봐야 했다.
[현재 시청자 18.9만]일단 19만에 육박한 시청자가 이 게임을 보고 있었다.
기본 중의 기본인 ‘양’이 충족됐다.
단순히 시청자 양만 많은 게 아니다.
특유의 희한한 플레이로 커뮤니티에 언급량이 상당히 늘어나고 있었다.
[이게 그 아귀로켓 게임임??]사람들이 고스투 버스터즈는 몰라도 아귀 로켓은 알고 있었고.
-ㅇㅇ
-고투버라고 검색해보셈
-아귀 로켓 ㅋㅋㅋ
-개그겜 아님? 할만함?
└나도 지금 깔아서 해보는 중인데. 나름 웰메이드임. 광고하는 놈들이 게임 버스터즈라서 망한거임
수연의 ‘개못생겼다 킥’ 역시도 커뮤니티에 퍼져 나갔다.
[짤에서 개못생겼다 킥 나오는 게임 뭐임? 나도 발로 차이고 싶어……]-그거 고스투버스터즈
-왜저래 ㅋㅋㅋ
-오버헤드킥인데.
└왜? 껌형 머리가 커서?
└아니?? 아니다…… 그냥ㅋㅋㅋㅋ
└ㅁㅊㅋㅋㅋ 머리가 커서 오버헤듴ㅋㅋㅋㅋ
└헤드가 오버잖씀~ㅋㅋㅋㅅㅂ
-무친넘ㅋㅋㅋ
-별 ㅅㅂㅋㅋㅋ
언급의 방식이 조금 이상하긴 해도, 어쨌거나 광고에서 중요한 건 이름이 알려지는 것이다.
사람들이 알게 하는 게 첫째.
좋아하게 하는 게 둘째.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방식도 그래서 존재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면에서 고스투 버스터즈 광고는 상당한 성과를 낼 기세였다.
최소 한 달은 즐겨줄 줄 알았던 광고를 이틀 만에 클리어할 것 같다 해도 말이다.
이대로만 게임을 순조롭게 클리어해 준다면, 이 정도라면 광고는 성공적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았다.
그렇다.
김 과장과 김 대리는 잠시라도 그런 꿈을 꾸었던 것이다.
“그래. 이거면 된 거야.”
“이 정도도 어딥니…….”
사태가 이렇게 진흙탕으로 흘러갔어도.
그들의 꿈은 위태롭게 피어나고 있었다.
물론…….
철푸덕!
아몬드는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짓이겼다.
그 역시 화장실 배관을 타는 수모를 겪으며 이곳까지 왔으니까.
그 역시 진흙(?) 속에 피는 꽃이니까.
“어…… 뭐야. 여기.”
아몬드는 어리둥절하여 일어서는데.
두둥.
[최종장 – 흑막의 심연]‘엥?’
이 게임의 최종장에 왔음을 알게 된다.
* * *
“안 돼애애애애애애애!!”
이 비명은 놀랍게도 김김 듀오의 것이 아니었다.
다른 듀오의 것이다.
“오빠아아아아아!”
성직자와 스님.
수연과 풍선껌.
이 둘이 내지르고 있는 비명이었다.
“어, 어떡해! 아몬드 오빠가! 벼, 변기로!”
“몬드야아아아!”
둘은 애꿎은 변기에 대고 아몬드를 찾고 있었으나.
대답이 돌아올 리가 없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엌ㅋㅋㅋ
-상황 개웃기넼ㅋㅋㅋ
-이게 뭐냐고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애타게 찾는 둘과 달리 채팅창엔 ‘ㅋㅋㅋ’로 도배가 되고 있었다.
극명하게 갈리는 반응.
그 와중에 이런 자도 있었는데.
띠링.
[뉴비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저…… 방금 왔는데 이게 무슨 상황이죠? 아몬드가 변기로 변했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ㄹㅇ
-엌ㅋㅋㅋㅋ
-글쎄여
-ㅔ
-그렇게 됐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ㅁㅊㅋㅋ
-아 설명 어떡하냐고 ㅋㅋㅋㅋ
고스투 버스터즈 켠왕 소식을 뒤늦게 접하고 들어온 사람들이다.
그들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피카소의 그림을 단번에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이 상황이 어려운 건 이제 막 들어온 시청자들뿐이 아니었다.
오상기도 마찬가지다.
그 역시 고장 났다.
“정체가…… 뭐냐.”
그는 계속 변기에 대고 정체를 물을 뿐 수연과 풍선껌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아무래도 그는 아몬드와의 전투에 너무 몰입해 있던 모양이다.
띠링.
[서울예고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작품명: 샘 – 마르셀 뒤샹]-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네
-현대 미술 게섯거라!
-ㄹㅇ그 급이네 이거 ㅋㅋㅋㅋ
-엌ㅋㅋㅋㅋ
-이래서 뒤샹 센세가……
-마르셀 오샹 ㄷㄷ
오죽하면 오상기가 변기의 정체에 대해 고민하는 걸 두고 작품에 빗대는 시청자도 있었다.
그만큼 현 상황은 기괴했는데.
‘잠깐.’
여기서 풍선껌은 더 기괴하고, 섬뜩한 걸 발견한다.
그의 눈이 배신감에 물든다.
“너…….”
그 눈이 바라보고 있는 건 수연이었다.
“……넌 왜 정상이냐?”
-?
-어?
-??
-헛
-억ㅋㅋㅋㅋ
“네? 저도 오상기랑 싸웠거든요? 중간부터 아몬드 오빠가 대신 싸워서 그나마 멀쩡한 거지.”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풍선껌이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었다.
“내가 아귀한테 당했을 때는 좌표 착각해서 개못생겼다 킥 날리더니! 지금은 왜 멀쩡하게 상황을 파악하냐고!!”
그렇다. 오상기도 고장 난 마당에, 수연만큼은 고장 나지 않고 아몬드를 찾고 있었다.
심지어 아몬드의 좌표가 변기로 이동했다는 것도 완벽하게 인지하고 있었고, 그가 이상 현상에 처했단 것도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풍선껌이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ㅋㅋㅋㅋㅋ
-뒤끝보소 ㅋㅋㅋ
-아니 이걸 이렇게 따질 일이야??
-멀쩡하다가도 고장나겠누 ㅋㅋㅋㅋ
그 말에 수연의 눈이 마구 흔들렸다.
뭔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흠…… 그 정둔가.”
그녀는 대충 탑재된 밈을 아무렇게나 중얼거린 듯했지만. 그것이 풍선껌이 듣기엔 너무나 절묘했다.
“너, 너 NPC 아니지!? 어?”
-못생겼다 킥 박제가 이 정도긴함ㅋㅋㅋ
-ㅠㅠ
-그만해요 ㅋㅋㅋ
-흠 그정둔갘ㅋㅋㅋㅋㅋ
-매트릭스냨ㅋㅋㅋ
-그러다 또 트리플 악셀 킥 맞습니다
-수연이 뭐냨ㅋㅋㅋ
* * *
[최종장 – 흑막의 심연]두둥.
이 텍스트가 모니터에 떠오르는 순간.
김 과장은 자신의 회사 생활 역시 최종장에 이르렀다 직감했다.
“이건…… 이건…….”
이건 정말 끝이다.
여태 뭔 근거든 들어서 희망 회로를 불태워봤지만.
“이건 끝이잖아?”
정말 끝이다.
말 그대로 끝판왕 스테이지에 도착했으니까.
“하?”
피식.
웃음 소리가 아니었다.
김 과장의 힘 빠진 성대에서 바람이 새는 소리였다.
여태 주먹을 불끈 쥐고 풍선껌과 오상기를 그렇게 응원했는데.
갑자기 이런 결론이 난다고 생각해 보라.
방금 전만 해도 그들의 함정에 걸렸다며 좋아라 했다.
심지어 축지법으로 변기통에 빠져 완승을 거둔 줄로 알았다.
드디어 산 정상에 올랐다고 생각했다. 가장 높은 산, 아몬도령을 쓰러뜨렸다고 생각했는데.
그 앞은 낭떠러지였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 만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털썩.
김 과장은 의자도 아닌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과, 과장님!?”
“이…… 이게 뭐냐. 어? 내가 봤을 때 우리 회사 망했다. 내가 아몬드 광고를 맡기는 바람에…….”
꿀꺽.
김 대리가 마른침을 삼킨다.
여기서 끝?
‘아니야.’
사실 김 대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몬드가 마지막 보스 스테이지에 갔다는 건 알겠다.
그런데─
“아니에요. 과장님.”
“……뭐?”
김 과장이 무슨 말이냐는 듯 힘없이 고개를 들어 보인다.
“끝 아니라구요.”
“하……?”
그는 눈으로 말하고 있었다.
더 이상 내게 희망을 주지 마…… 절망이 더 커질 뿐이야…….
그럼에도 김 대리는 말해야 했다.
그게 사실이니까!
“아몬드 혼자 떨어졌잖아요! 보스는 협동 없이 못잡아요!”
기운차게 외친 희망적인 소리에, 김 과장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하아아??”
그야, 김 대리의 말은 그의 눈엔 마치 어린 아이들이 ‘우리 아빠는 슈퍼맨이니까! 다 이길 거야!’라고 외치는 것처럼 보였다.
너무나 순진한 생각.
“야, 이…… 김대리야. 여태 이 게임 진행하는 내내! 이 게임이 말한 게 ‘협동하세요! 협동 없인 못 잡아요!’ 아니었냐?!”
그런 순진함을 유지하기엔, 김 과장은 너무나 많은 일을 겪었다.
“그…… 그, 그래서 아귀는 협동으로 잡았잖아요?”
“!?”
뭐? 아귀……?
네가 감히 그 입에 아귀를 담아!?
김 과장은 한번 눈깔이 뒤집어지려다가 이내 힘이 빠진 채 고개를 숙인다.
“됐다. 됐어.”
“아니, 진짜라니까요? 여태 오상기도 혼자 잡아보려다가 비등하게 싸웠는데. 결국 아몬드가 졌잖아요?”
“……?”
오상기와의 전투 언급에 김 과장이 고개를 든다.
‘그러고 보니.’
그 아몬도령도 혼자서 오상기를 못 잡았다.
물론 그건 싸우다가 변기에 빠져서이지만, 어찌 됐든 오상기에 고전한 건 맞다.
끝판 보스는 당연히 오상기보다 셀 텐데.
단순히 계산해 보면 오상기도 못 잡은 아몬드가 혼자서 보스를 잡을 리 만무하다.
“심지어 오상기는 사천왕 중 최약체예요!”
“……그래?”
잠시 희망의 빛이 스쳐 가는 김 과장의 눈.
그걸 김 대리는 놓치지 않았다.
“게, 게다가! 여기서 죽잖아요? 세이브 포인트가 어딘지 아세요?”
“!”
세이브 포인트.
이걸 언급하는 순간 김 과장도 직감했다.
그간 게임을 제멋대로 플레이한 벌을 한 번에 받게 될 수도 있다는 걸.
“제가 보니까. 이 사람들 최소 모델 동아리에서 오상기한테 선택받았을 때로 돌아가야 하거든요? 근데 그것도 막장으로 플레이해서 세이브 안 됐을 수도 있거든요. 최악의 경우엔 2막 초기.”
“2막 초기?”
그게 어디더라?
“예. 아귀를 죽이고 병원에서 애들 인터뷰할 때. 그때로 돌아가야 돼요.”
“!”
김 과장은 다시 의자에 앉았다.
“한 방 역전이 남아 있었구나.”
크크.
그는 다시 복수심에 이를 간다.
“예. 수련회 메타라니까요? 마지막에 웃는 자가 승리자라구요. 쟤네가 게임을 멋대로 해서. 세이브도 멋대로 됐어요. 기회는 한 번. 아주 겁나 큰 한 번이 있는 거죠.”
이거야말로 제대로 된 로그라이크(*한 번 죽으면 처음부터 시작하는 류의 게임 장르) 게임이 되었다.
아무리 저들이 게임 버스터즈라 해도, 저 정도로 세이브가 돌아가 버리면 매우 곤란해진다.
“오히려 준비도 없이 보스 앞으로 가서 지금 기회가 온 거예요!”
그렇구나.
새옹지마란 말이 아마 이걸 두고 하는 말이구나.
과정을 한 번에 넘긴 게, 결국 이렇게 돌아오는구나.
이들은 게임을 빠르게 클리어한 게 아니라, 성장할 기회를 놓친 거였다.
과장은 그제야 씩 웃으며 다시 의자에 앉는다.
“그거…… 기대해 볼 만하네?”
탕.
그는 새로운 맥주 캔을 까며 각오를 다진다.
마침 모니터에선 보스와의 컷씬이 끝나고 제대로 된 전투가 시작되기 직전이었다.
[악의 교주 – 진명수]콰아아아아아아!
보스의 주변으로 검은 전격의 기운이 휘몰아치며 날개가 피어올랐다.
척 보기에도 든든한, 너무나 강해보이는 디자인.
아몬드의 관상 추리론으로 빗대봐도 이 녀석이 제일 강한 개체임은 확실했다.
“역시 사람이 말이야. 함부로 희망을 놓으면 안 되지!”
“그쵸. 아직 끝난 게 아니라니까요?”
“근데…….”
꿀꺽 꿀꺽.
김 과장이 맥주를 훅 들이켜더니 김 대리에게 묻는다.
“오상기가 사천왕 중 최약체랬지?”
“네.”
“사천왕이 있었어?”
“…….”
“나머지 삼천왕은 어디로 갔냐?”
“그게 말이 그렇다는 거지, 꼭 사천왕이 아니라, 한 2~3천왕쯤 되는…….”
“그러니까 그 2~3천왕 어디 갔냐고.”
“…….”
김 대리는 그냥 입을 다물었다.
“일단 게임 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