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2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53화(924/96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53화
18. 교주 vs 무당(2)
게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보스와 마주치면 늘 그렇듯이, 컷씬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아몬드는 하나도 알아먹을 수 없었다.
“정수 신도에 이어 현수까지…… 유능한 신도들을 네가 다 죽이고, 용케…….”
‘그런 애들이 있었어?’
일단 컷씬에 언급되는 인물 태반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그걸 자신이 죽였다는데, 하나도 공감이 되지 않았다.
-아몬드 금시초문이란 표정ㅋㅋㅋ
-???: 너 싸이코패스야?!
-ㅋㅋㅋㅋㅋㅋㅋ
-그게 뭔데? 2-3천왕 같은거냐?ㅋㅋㅋ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아몬드는 언급되는 이들 중 대부분은 죽이긴커녕 마주치지도 않고 왔으니까.
마지막으로 교주가 이렇게 외치면서 컷씬이 끝이 나는데.
“하지만 난…… 부활할 것이다아!”
“?”
아몬드는 더욱더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이 되어버렸다.
“지금 살아 있는데.”
저도 모르게 흘러나와 버린 속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ㅋ
-뭔 말이지 ㅋㅋ
-정말 부활이 아니라 다시 위세를 찾겠다는거 아닐까요? ㅎ
-ㅋㅋㅋ앜ㅋㅋㅋ
화기애애한 아몬드 방의 채팅창 분위기와는 다르게, 교주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는지.
갑자기 눈에 불을 켜며 외친다.
“죽여주마아아아아!”
파지지지직!
검은 전격으로 온몸을 휘감았다.
그의 머리에서 거대한 한 쌍의 뿔이 솟고, 등 뒤에서 날개가 펼쳐졌다.
후웅!
그 날개가 공기를 밀어내며, 강한 바람이 사방으로 휘몰아쳤다. 교주의 신형이 순식간에 흩어지더니.
──쿵.
회랑 한가운데에 착지했다.
그가 일으킨 바람만큼이나 빠른 움직임.
[악의 교주 – 진명수]꿀꺽.
이때서야 아몬드는 제대로 자세를 잡으며 칼을 빼 들었다.
‘보통 놈이 아니네.’
사실 마지막 보스 몬스터이니 당연한 이야기지만.
오상기보다 훨씬 세다는 게 피부로 느껴졌다.
인간의 모습이 어느 정도 남아 있던 오상기와는 다르게, 변신 후 교주의 모습은 거의 뿔과 날개가 달린 짐승에 가까웠다.
온몸에 털이 솟아 있고, 손에는 길고 거대한 맹수의 발톱이 자라 있었다.
길고 째진 눈은 마주치면 등골에 소름이 돋았다.
그 눈에 아몬드의 형상이 맺혔다.
“!”
온다.
이런 생각이 스쳐 감과 동시에 놈의 날개가 펄럭였고, 신형이 사라졌다.
파아앙!
공기가 압축했다 터져 나오는 소리가 나면서 교주의 몸이 아몬드의 코앞에 당도했다.
교주의 공격 패턴은 시간을 끄는 일이 일체 없었다.
아몬드를 향해 곧바로 팔을 휘둘렀다.
콰앙!
허공을 저었는데도, 강철을 때려 부수는 굉음이 울려 퍼졌고.
공기를 가른 손톱자국이 시뻘겋게 남았다.
직접 팔로 치는 게 아니라, 마기의 파동이다.
그러나─
[축지법]──파앗!
아몬드는 이미 교주의 뒤였다.
나타남과 동시에 검이 움직인다.
교주의 거대한 몸을 횡으로 긋는다.
촤아아악!
붉은 자국이 생겨났다.
의외로 공격은 쉽게 먹혔다.
오상기와 같았다.
강력하긴 하지만, 딱히 타입이 정해진 게 없어서 어느 공격이든 먹히는 것이다.
[체력 85%]체력도 상당히 빠진 모습.
‘페이즈 1이라 그런가?’
해볼 만한 느낌이다.
시청자들도 그렇게 생각한 모양인지 이런 후원이 터진다.
띠링.
[초보자tip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협동하세요……]-팁도 힘들다!
-ㅋㅋㅋㅋㅋㅋ
-팁에 힘이 없어졌누
-아 협동 겜이었지?ㅋㅋㅋ
-ㅋㅋㅋㅋ맞넼ㅋㅋㅋ협동겜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이거 협동 게임이었다.
‘페이즈 2는 다르려나.’
아몬드는 일단 페이즈 1은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하며, 뒤로 몸을 날렸다.
후우웅!
교주가 곧바로 뒤로 돌며 반격했기 때문.
아몬드가 있던 자리에 돌풍이 일며 땅이 움푹 파인다.
저거 한 번 맞으면 죽는 걸까? 라는 생각마저 드는 파괴력.
‘반응 속도도 거의 최상위권.’
피하긴 했지만 뒤로 도는 반응 속도도 여태 상대했던 여러 AI들에 비하면 상당한 편이다.
그러나─
‘전자파보단 아래잖아.’
그가 상대했던 스위프트의 AI보다는 밑.
──콰아앙!
아몬드가 다시 앞으로 튀어 나간다.
교주의 눈이 번뜩인다.
아몬드가 휘두르면 그대로 맞는 각으로 들어오고 있었으니까.
4번 타자로 날아가는 정직한 직구다.
그렇다고 축지법 쿨이 다 된 것도 아니었다.
“멍청하긴!”
파지지직!
그의 손에 검은 전격이 모여든다.
아몬드를 향해 순식간에 마수가 뻗어 나간다.
휙.
아몬드는 그대로 자세를 바짝 숙였다.
“!?”
정말 미세한 차이.
히트 박스 판정에 스치듯이 빗나가는 전격.
스륵─
아몬드의 상투만이 잘려 나간다.
머리칼이 좌로 격하게 흩날린다.
아몬드의 몸 전체가 뒤로 돌아, 팔이 쭉 뻗는다.
그 끝에 검이 번뜩인다.
“!”
──촤아아아악!
검이 다시 교주를 그었다.
[체력 73%]다시 한번 공격 적중.
-ㄷㄷ
-와
-벽 느낀다 ㄷㄷ
-미쳤다
-이거지~
-이게 겜잘스!?
회를 뜨는 듯한 간격으로 피한 후, 자신의 공격은 성공시킨다.
그러나─
교주의 눈이 번뜩인다.
“죽어라아!”
특유의 반응 속도로 다시 한번 카운터를 날린다.
‘어.’
후우욱──
교주의 주먹이 바로 코 앞이다.
이미 몸을 과도하게 날린 후다. 자세가 한참 꼬여 있었다. 피할 각 따위 없었다.
‘쿨 됐다.’
[축지법]──콰과과과광!
맨땅이 반으로 갈라질 듯 요란한 소리를 내며 풍압이 전진한다.
그 안에 아몬드는 없다.
전혀 다른 공간에서 나타난 아몬드가 바닥을 짚으며 밀려난 균형을 잡는다.
치이이익……!
관성으로 밀린 것일 뿐.
그의 신체는 상처 하나 없었다.
일방적인 딜 교환이었다.
본인도 이번에 잘했다는 걸 아는지.
씨익.
입꼬리가 올라간다.
-ㄷㄷㄷ
-아몬드! 아몬드! 아몬드!
-캬
-ㅠㅠㅠ와
-이거 진짜 이기냐??
-협동? 무협 동아리의 약자인가?
-미쳤다 ㅋㅋㅋㅋ
추리, 퍼즐 게임 등에서 보여지던 장난스러운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싸울 만한 적이 나타난 뒤의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
실력 방송의 그 아몬드.
그의 완벽한 복귀에, 시청자들은 환호한다.
빠밤!
[소룡포 님이 50만 원 후원했습니다!] [???: 어이, 견과류단. 내 성격 까먹었나보네]-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ㅋㅋㅋㅋㅋㄹㅇ ㅠㅠ
-이거였지;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고트여 용서를……!
빠밤!
[수줍은여포 님이 20만 원 후원했습니다!] [원금 일부 미리 상환 가능한가요? ㅎ]-ㅋㅋㅋㅋㅋㅋㅋ앗
-그러고보니 이거 켠왕 미션이자낰ㅋㅋ
-ㄷㄷ
-수포좌 ㅋㅋㅋㅋ
-안되! 돌아가!
빠바밤!
[루비소드 님이 100만 원 후원했습니다.] [교주 차렷.]-캬
-ㄷㄷ
-대 루 비
-경쟁 붙으셨다
-차렷ㅋㅋㅋㅋㅋ
-미쳤다 ㄷㄷ
-ㅋㅋㅋㅋㅋㅋ앜ㅋㅋㅋ
-존잘은 미소 한 번에 월급을 버네 ㅁㅊ 이거 맞냐?
-간만에 고액 터진다 ㄷㄷ
-공주님 유우머까지!?
* * *
주르르륵…….
김 과장의 입에서 맥주가 그대로 새어 나왔다.
“……뭐, 뭔데 저게.”
“…….”
김 대리도 아무 말 하지 못했다.
“영력이 낮아서 뭐 어쩌구 하지 않았냐?”
“그게…….”
영력은 퇴마사에게 곧 스탯이다.
이동 속도, 체력, 근력, 공격력 등…….
아몬드는 확실하게 스탯이 낮은 상태이다.
그런데 왜?
왜 혼자 공략이 가능한 걸까?
‘오상기 때보다도 컨트롤이 더 좋아졌어.’
답은 성장이었다.
아몬도령은 레벨 업을 못했지만. 플레이어인 아몬드가 레벨 업을 한 것이다.
그는 실시간으로 이 게임에 점점 더 익숙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도 사실은 당연한 이야기다.
애초에 이런 류 게임은 게임을 플레이할수록 게이머가 잘해지게끔 설계되어 있다.
다만─
‘고작 해봐야 이틀인데.’
이틀 정도 플레이한 사람이 이런 성장을 보여줄 거란 생각을 못 했던 것이다.
무엇보다, 성장이라는 개념 자체를 떠올리기 힘들었다.
이미 아몬드의 퍼포먼스는 정점이었다.
저기서 더 잘해질 거라는 생각을 한다면, 애초에 관람을 포기해야 했는데.
마지막 보스전에 와서야 아몬드가 플레이어로서 적응을 마쳤다는 걸 깨달았다.
믿을 수 없었다.
‘그간의 퍼포먼스는 몸풀기였다?’
여건을 따져보면 어느 정도 들어맞는 이론이다.
미쳐 버린 퍼포먼스 때문에 미처 생각하지 못한 요소.
이건 한 달 넘게 쉰 아몬드의 캡슐 게임 복귀 방송이었다.
컨디션은 당연히 떨어져 있었던 거다.
‘젠장.’
김 대리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페이즈…… 페이즈 1은 몸풀기예요.”
부르르 떨면서 내뱉은 이 말은 더 이상 김 과장에게 신빙성이 없었던 모양이다.
“어. 그래. 김 대리야. 고스투 버스터즈는 우리 회사의 몸풀기였어요. 다음 게임 가죠. 이 말 언제 하나 내가 볼게.”
“…….”
아니, 이 사람 누구 편이야?
김 대리는 지지 않고 연이어 말한다.
“아니, 과장님. 페이즈 2부터는요. 얘는 타입이 막 실시간으로 바뀐다니까요? 무당 혼자서는 못 잡아요.”
“타입?”
“귀신, 요괴, 악령 세 가지 타입 전부 변할 수가 있어요.”
“……?”
“그래서 한 가지 유형으로만 공격하잖아요? 그러면 절대 그 타입으로는 변해주질 않습니다.”
예컨대, 지금 아몬도령 혼자 공략하는 이 상황에선 절대 귀신 타입으로는 변하지 않을 거란 이야기다.
요괴, 악령 타입으로만 공격한다는 뜻.
그러면 아무리 아몬드가 재주가 뛰어나도, 공격이 시스템적으로 통하지 않는데. 별수가 있겠는가?
“……근데 얘는 혼자 왔잖아?”
“그렇죠.”
심지어 아몬드는 자신을 도와줄 동료들을 버리고 왔다.
여러 타입의 공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죽으면 살려줄 동료도 없어요.”
게다가 쓰러지면 살려줄 수도 없다.
말 그대로 그냥 죽음.
이 게임에서 리타이어였다.
* * *
그 시각.
“몬드야아아아아아…….”
아직도 변기에 대고 아몬드를 외치고 있는 한 스트리머가 있었으니.
풍선껌이었다.
그는 아몬드 없이 여길 헤쳐나갈 자신이 없었다.
“아, 아저씨.!”
“모, 몬드야아…….”
“아저씨!!!”
퍽!
수연이 참지 못하고 변기를 들여다보는 그의 엉덩이를 걷어차 버린다.
“또?! 또 날 걷어찼어!? 여러분 얘 NPC 아니라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ㅋㅋ
-엌ㅋㅋㅋ
-근데 이번엔 걷어차일만한듯
-그럴지도 ㅋㅋㅋ
수연이 걷어찬 이유는 금세 알 수 있었다.
“아저씨! 저 뒤는 어쩔 거냐구요!”
그녀가 가리키는 곳엔 악령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흐으으으…….”
악령들의 특성상 이동 속도가 느려 이제야 당도했으나.
여긴 어디 빠져나갈 틈도 없는 화장실.
사지에 몰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아차.”
풍선껌은 그제야 변기에서 멀어져 사태를 파악해 봤다.
‘악령이 어디 보자…… 다서, 여서…… 일곱!?’
왜 더 늘어난 거 같지!?
그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이걸…… 아몬드 없이 혼자 치우라고?
‘그나마 오상기는 고장 나서 다행이다.’
다행히 오상기는 아직도 변기를 향해 정체가 뭐냐고 중얼거리고 있을 뿐.
공격 의사는 없어 보였다.
꽈악…….
풍선껌은 지팡이를 꽉 쥐며 다짐한다.
“뭔가 보여주겠습니다.”
아주 위험한 결심을.
-ㅋㅋㅋㅋㅋㅋㅋㅋ
-웃음벨ㅋㅋㅋㅋ
-뭘 보여줘
-구슬동자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띠링.
[껌계명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풍선껌이 뭔가를 보여준다고 하면 눈을 감아라. 시력을 잃을 것이다.]-ㅅㅂㅋㅋㅋㅋㅋ
-섬광탄이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극단적이넼ㅋㅋㅋ
-걍 이제 어이가 없네
-저런거 없잖어 ㅋㅋㅋ
-이제 막 지어내는 중ㅋㅋㅋ
-껌광탄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