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24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55화(926/96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55화
19. 천재지변(1)
풍선껌은 정말 게임을 못한다.
정말로 못한다.
누군가는 말한다.
“껌 형은 못하는 사람 중에선 제일 잘해요!”
그렇지 않다.
정말로 못하기 때문이다.
못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못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저러는 이유?
“근데 못 깬 게임은 여태 없었는데요?”
풍선껌이 도전해서 깨지 못한 게임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체로 그 이유로 드는 것이 끈기라든가, 용기라든가…… 등등 추상적인 것들을 거론하는데.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었다.
그가 게임을 전부 클리어하는 걸 이성적인 측면에서 설명하기란 쉽지 않으니까.
이에 대해선 일종의 연구가 필요하다.
마침 그런 인재가 있다.
매번 풍선껌만을 저격하고, 그를 해체 분석하여 늘 골탕 먹이는 풍선껌학 박사라고 불릴 만한 자.
[풍스나]풍스나다.
그는 이런 명언을 남긴 적이 있다.
“풍선껌은 못하는 걸 제일 잘해요.”
후에 업계에서 이 말은 두 가지로 해석되곤 한다.
정말로 진짜 많이많이 못한다는 뜻이거나.
못하는 사람이 해야 할 플레이를 정확히 안다는 뜻이다.
* * *
으흐흐흐.
악령들이 천천히 조여들어 오는 화장실 입구.
그곳은 이미 빠져나갈 틈이라곤 보이지 않았다.
“어, 어떡할 거냐구요!”
수연이 비명을 지르듯이 풍선껌을 탓할 만했다.
“다 끌고 와서는! 방법도 없어요!?”
이 사태를 만들어놓은 게 풍선껌이다. 그가 카페 홀에서 악령들을 상대 못 해서 여기까지 도망치는 바람에 최악의 구도가 된 것이다.
-할 말은 한다! 수카콜라!
-껌형한테만 가혹해……ㅋㅋㅋ
-또 발로 한 대 차이기 직전ㅋㅋㅋㅋ
풍선껌도 알고 있었다.
‘홀에서 싸웠으면 차라리 나았을걸.’
악령들은 이동 속도가 느리고, 특유의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나는 방식의 이동기가 하나씩 있는데.
이런 좁은 화장실 같은 곳에서 그걸 당하면 도저히 피할 구석이 없었다.
더군다나 여기 커다란 날개를 펴고 있는 오상기까지 있으니…….
‘아? 그러고 보니.’
풍선껌의 눈길이 오상기 쪽으로 돌아간다.
오상기.
이 자식도 처리하긴 해야 할 거다. 언제 정신을 차릴지 모른다.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여기서 죽으면 그야말로 몰살이다.
풍선껌은 머리를 굴려봤다.
‘어떻게 해야 하지…….’
“와, 와요!”
그러는 사이, 악령들이 본격적으로 공격 태세를 취한다.
“일단 제가 막을게요!”
수연이 방패를 들어 올린 채, 앞으로 나선다.
악령들이 기다란 낫을 휘두르기 시작한다.
콰아아앙!
콰아앙!
일방적인 폭행이 이어졌다.
“으윽!”
수연이 방패로 어떻게든 막고 있지만, 반격 각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수연의 십자가 창보다 저들의 낫이 훨씬 길고 크기 때문이다.
‘리치 차이만 극복하면…….’
결국 사거리 차이다.
이걸 극복하면 수연에게 승산이 있다.
이에 풍선껌이 외친다.
“내가 저 악령들 어떻게든 너 쪽으로 날려 보낼 테니까! 그때 확 쓸어버려.”
“날려요?”
그렇다.
풍압탄을 잘 활용하면 적을 밀어낼 뿐 아니라, 앞으로 당겨올 수도 있었다.
오묘하게 그들의 뒤쪽에 떨어뜨린 판정을 낼 수 있다면 말이다.
-그게 됨??
-엥
-어떻게?
-구라 아님?ㅋㅋㅋ
풍선껌의 눈이 슬쩍 채팅창을 확인한다. 역시나 여론은 냉담하다.
‘쉽지는 않겠지만…….’
수연 앞으로 딱 날아오는 그런 판정으로 투사체를 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가상현실 게임에서는 모든게 1인칭이기 때문에, 어디가 정확히 어떤 판정인지 계산하기 쉽지 않았다.
‘할 수 있어.’
그렇지만 풍선껌은 계획이 있었다.
‘이거 한 번 튕기더라.’
그는 몇 번의 풍압탄 사격 경험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 풍압탄이 일회성이 아니라, 한 번 튕겨서 다른 곳도 날려 버린다는 걸.
‘저기라면…….’
즉, 당구를 치듯이 천장을 쏘면?
한 번 튕겨서 악령들 뒤쪽에 안착시킬 수 있었다.
‘나 당구 못 하는데.’
물론 풍선껌은 당구를 쳤다 하면 그날 지갑은 친구들에게 헌납해야 했었지만.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해야 된다. 보여주는 거다.’
채팅에서 시종일관 자신을 놀리는 저들에게 뭔가 보여줘야 할 때가 왔으니까.
휘이이이잉…….
바람이 모여들며 위태롭게 천장을 향하는 지팡이.
“내가 튕겨서 앞으로 배달하면, 네가 공격하는 거야.”
“……네. 아저씨! 근데 제 영능 뭔지 아세요?”
영능? 조준하던 풍선껌의 눈이 꿈틀거린다.
“어, 어? 그런 게 있어?”
너도 영능이 있냐?
풍선껌의 눈이 떨린다.
근데 왜 말을 걸어. 조준 중인데.
“네. 풀 카운터.”
“카운터? 반격?”
“저한테 3초 동안 오는 전방위 공격을 전부 반사할 수 있어요!”
콰광!
쾅!
지금도 수연의 방패로 수도 없이 낫질이 가해지고 있는데.
그런 게 있었어?
아마 플레이어에게 미리 보고하지 않으면 쓸 수 없는 걸까?
‘잠깐.’
풍선껌은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지팡이를 다시 내린다.
그런 게 있다면 좀 더 좋은 계획이…….
‘어라.’
[풍압탄]콰아앙!
“!”
풍선껌의 눈에 순간 모든 게 느리게 보였다.
‘이거 왜 나갔지?’
일단 이게 왜 나가게 됐는지 모르겠다.
아마 인지 행동 자세 때문이다. 무의식중에 그 자세를 취한 거다.
문제는 나간 방향.
‘미친.’
수연의 등이다.
그녀에게 적중하게 생겼다.
악령을 그녀 앞으로 대령하는 게 아니라, 그녀를 악령 앞에 대령하게 생겼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더 생긴다.
‘엥.’
[풀 카운터]수연이 갑자기 스킬을 시전한 것이다.
풍선껌이 풍압탄을 쏜 지금이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생각한 것 같은데.
미안하지만 틀렸다.
최악이다.
띠용~!
풍압탄이 그대로 반사되어 돌아온다.
‘미친.’
풍선껌의 휘둥그레진 눈.
그 안에 보인다.
점점 커져 오는 풍압탄이.
퍼어엉!
“컥!”
순간 세상이 하얘지며 순식간에 풍경이 뒤집혔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또?’
데자뷔인가?
풍압탄이 한 번 더 온다.
그렇다.
풀 카운터의 판정 시간은 3초.
그 안에 온 공격은 전부 반사된다.
그런데 풍압탄이 날아가는 속도는 그야말로 음속이 아닌가?
심지어 한 번 튕긴다.
‘튕긴 게 다시 반사된 거야!?’
풍압탄이 풍선껌을 맞히고 튕겨서 다시 수연에게 날아가고, 그게 다시 반사되고.
이 모든 과정이 거의 0.1~2초 안에 일어난다.
퍼벙!
순식간에 풍선껌은 풍압탄 2연타를 맞은 것이다.
사실 제3자의 눈에는 이 과정이 잘 보이지도 않았다.
그냥 풍압탄을 맞고 생각보다 너무 멀리 날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
-??
-어따 쏴 ㅡㅡ
-뭔데?
문제는 거기서 끝난 게 아니란 거다.
쿵, 쾅, 쿵!
이미 말도 안 되게 빠르게 뒤로 튕겨 날아가 화장실 벽에 부딪혀서 다시 앞으로 튕기기까지 하는 풍선껌.
그의 눈에 또 풍압탄이 보였다.
‘자, 잠깐. 또!?’
믿을 수 없었다.
어째서지?
풍압탄은 한 번만 튕길 텐데?
‘한 번 튕겨서 반사되면 됐지, 왜 또?’
그는 알지 못했다.
아니, 누구도 알지 못했다.
풀 카운터가 공격을 반사하는 방식은 정말로 반사하는 게 아니라.
흡수한 후, 그 공격을 그대로 복사해서 쏘는 것이라는 걸.
그러니까, 풀 카운터에 반사돼서 나온 풍압탄은 새로운 풍압탄이 복사된 것이다.
새로운 풍압탄은 여전히 한 번 또 튕길 수 있다.
그리고, 날아와서 맞고 다시 튕기는 그 시간은 0.1초.
풀 카운터 시간 3초.
풍선껌은 직감했다.
‘조졌다.’
자신이 최소 30번의 풍압탄을 처맞게 생겼다는 걸.
퍼버버버버버버벙!!!
미칠 듯이 휘몰아치는 바람에 풍선껌의 몸이 더 이상 어디로 튕겨 나가지도 못한 채로, 공중에서 춤을 췄다.
-??
-??????
-뭐죠?
-엥?
그야, 반사된 투사체는 자신에게 그걸 날린 사람에게 그대로 유도탄처럼 날아간다.
퍼버버버버……
풍선껌이 어느 위치에 있어도 다시 돌아왔고, 그게 튕기면 다시 수연에게 갔다.
왜 튕기면 다시 수연에게 가는지가 물리적으로 의문인데.
이건 아무래도 처음 튕겼던 그 매커니즘을 그대로 계속 복사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이건 버그잖아!?’
-뭐야?
-ㄷㄷ
-ㅈ버긐ㅋㅋㅋㅋ
-?
-엥?ㅋㅋㅋ
-뭔뎈ㅋㅋ
-실화?
-???
──퍼버버버버버버버벙!
한 번 맞아도 정신없이 날아가는 풍압탄.
그게 짧은 순간에 무려 30번.
이 작은 공간에서 압축되어 튕긴다.
풍선껌은 화장실을 한 바퀴 순회공연 돌 듯 계속 공중에서 위치가 바뀌어댔다.
그는 죽지도 못했다.
아군의 공격이 대미지를 주진 않기 때문이다.
퍼버버버버버벙!
이 기괴한 콤보에 수연도 깜짝 놀랐으나.
“아, 아저씨……!?”
한 번 시전된 풀 카운터는 3초가 지나기 전에 멈출 수가 없었다.
퍼버버버버버버버!
풍압탄은 화장실을 날아다니는 풍선껌을 따라 미친 듯이 타격해 댔고.
“으흐으?!”
“으허어어?!”
파바바바바바박!
악령들도 바람에 갈가리 찢겨나갔다.
스님의 공격이 아닌, 수연이 쏜 바람으로 판정되어 대미지가 들어간 것이다.
“으, 으어어어…….”
풍압탄으로 유린당하며 날아다니는 풍선껌에 시청자들이 자지러진다.
-앜ㅋㅋㅋㅋㅋㅋㅋㅋ
-뭔데 이게 ㅁㅊㅋㅋㅋㅋㅋㅋㅋ
-ㅈ버긐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 배아파 ㅋㅋㅋ
-이거 뭐얔ㅋㅋㅋㅋㅋ
파바바바바바바바밧!
그러거나 말거나 풍압탄은 그를 계속 가격했고, 풍선껌은 엄청난 속도로 비행했다.
무엇보다, 그가 지나간 자리엔 무엇도 남지 않았다.
-왘ㅋㅋㅋ
-스킬: 풍선껌이 신이 됩니다.
-대박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껌지전능 ㄷㄷ
그야말로 가루가 되어 찢어졌다.
그건 오상기도 포함이었다.
콰과과과광!!
엄청난 바람결이 그를 난도질해 버렸다.
“크, 크어어어…… 저, 정체가 뭐냐!?”
순식간에 체력이 바닥을 찍었고.
[체력 0%]퍼엉!
붉은 불꽃으로 산화하며 사라진 오상기.
두둥.
[퀘스트 “사천왕 중 최약체” 클리어!]‘엥?’
이때 풀 카운터 시간이 끝난다.
그런데 풍선껌이 하필 수연 근처로 날아오고 있었고.
“!?”
퍼버엉!!!
풍선껌과 수연이 동시에 풍압탄을 적중당하며, 엄청난 힘으로 튕겨 나갔다.
“꺄앗!”
“억!”
거의 신형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로켓처럼 쏘아졌고, 어딘가로 꼬라 박혀 버렸다.
분명 엄청난 굉음이 날 거라 생각할 정도의 충돌.
그러나 효과음은 의외로 싱거웠다.
풍덩……!
-??
-?
-엥?
-뭔데?
-설맠ㅋㅋㅋ
-헐ㅋㅋㅋㅋ
* * *
쿵.
정신없이 날아다니던 풍선껌이 드디어 멈췄을 때.
그는 그제야 시야가 똑바로 보였다. 바람에 마구 튕길 땐 버그 때문인지 뭔지 화면이 아예 시커메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바닥?’
보아하니 바닥에 누워 있었다.
이제야 끝났네, 생각하며 일어서는데.
“무, 무슨……?”
풍선껌이 고개를 들었을 때.
주변에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화장실은 어디 가고 검붉은 배경만 가득하다. 어딘지도 모르겠다.
“……뭐, 뭐야 이거?”
풍선껌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며 물어본다.
“다 날아갔어? 혹시 이거 게임 날아간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
-그렇게 생각할만하넼ㅋㅋ
-ㄹㅇㅋㅋㅋ
-ㅔ
-방송의 악마 ㄷㄷ
주변 배경이 싸그리 사라진 이 모습에 풍선껌은 게임이 그래픽이 날아간 게 아닌가 생각한다.
정신없이 바람에 날려 다닌 그의 입장에선 그럴 만도 했다.
[초보자tip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이게 협동!?]대체 무슨 일인가 보기 위해 아몬드 방에서 온 시청자가 놀라움에 후원을 쏜다.
-ㄹㅇ합격콤보 레전드
-ㅋㅋㅋㅋㅋㅋㅋㅇㅈ
-이게 진짜 협동이네 콤보 보소
-협동ㅋㅋㅋ
-와 뭔뎈ㅋㅋㅋ
빠밤!
[ㄷㄷ 님이 10만 원 후원했습니다.] [진짜 게임 버스터즈 ㅋㅋㅋㅋ]-게임을 날려버림ㅋㅋㅋㅋ
-ㅅㅂㅋㅋㅋㅋㅋ
-ㄹㅇ 다 날아감
-세이브 오류난 과제 파일 같다 ㄹㅇㅋㅋㅋㅋ
-엌ㅋㅋㅋ
“아, 진짜 세이브 오류 났으면 어떡…….”
풍선껌은 의아함에 두리번거리다가 뒤쪽을 돌아본다.
“!?”
웬 거대한 악마 요괴가 아몬드와 대치 중이었다.
‘아몬드?!’
그렇다.
두둥.
[최종장 – 흑막의 심연]그 역시 도착한 것이다.
마지막 스테이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