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30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61화(932/96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61화
21. 아한죽(1)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며 게임이 끝났다.
-ㅠㅠ
-잘가 ㅠㅠ
-사진 ㅠㅠ
-헐 진짜 클리어구나 ㅠㅠ
-수연아 ㅠㅠㅠㅠ
-수연이가 오타낸 게 고스투버스터즈네 ㅠㅠㅠ
게임의 엔딩이 주는 느낌으로 봐선 절차대로 플레이했다면 꽤나 감동적이었을 터다. 실제로 절반 정도의 시청자들은 감동적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러나 나머지 절반은?
-그러니까 저기 이름 나오는 사람들이 다 야근한다는거죠?
-ㅋㅋㅋㅋㅋㅋ아 여운있는 척 하지말라고~
-미친 게임 ㄷㄷ 살생부가 올라오네 ㄷㄷ
-글리치만 안썼어도 여운이 남았을 텐데……
-3명 중에 풍선껌 빼고 고스2버스터즈인거죠?
제작사를 걱정하거나, 풍선껌을 고스투 버스터즈에서 뺀다거나 등등.
게임을 희화화하는 채팅들을 치는 사람들이 절반이었다.
물론, 그게 컨텐츠의 성패를 가를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컨텐츠 자체는 대성공.
[현재 시청자 22.1만]대체 어디서 이렇게들 들어온 건지 22만 명이라는 숫자가 들어왔다.
겜잘스 복귀 기념, 켠왕 기념, 국가대항전 우승 여파 등등.
여러 호재가 있었겠지만, 역시 가장 핵심은 게임 플레이 자체가 혁신적이었다는 것.
그러니까 컨텐츠 자체가 성공적이었다는 말이다.
“재밌었습니다~”
이만하면 만족스러우니, 아몬드는 슬슬 종료를 하려 했다.
이미 켠왕으로 소비한 시간이 꽤 돼서 피곤하니까.
그런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어딜가려고
-소매넣기 ㄷㄷ
-어이! 견사장! 돈 마저 갖고가!
언제나 켠왕 같은 이런 극단적인 컨텐츠엔, 수많은 큰손들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간 후에도 후원은 멈추지 않았다.
빠바밤!
-백만이 또 ㅋㅋㅋㅋ
-캬
-또? ㄷㄷ
-와 ㅋㅋ
-미쳤 ㅋㅋㅋ
빠밤!
[소룡포 님이 5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와아! 켠 왕 ㄷㄷ]-소룡포 ㄷㄷ
-이분도 많이 쏘시네
-거지볶음 분발해라~
-크
평소 보이던 큰손 류인 빅 son과 소룡포는 물론, 잘 보이지 않던 사람들도 들어와 큰 금액을 쏴댔다.
빠바밤!
[성좌 님이 무려 10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흥미로운 클리어]-닉값 ㄷㄷ
-헉ㅋㅋㅋ
-미쳤네
-켠왕이 이 정도긴함ㅋㅋㅋ
-켠왕 수금 쩌네
빠밤!
[오늘만산다 님이 5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광고주? 일단 클리어했잖아~ 한잔해~]-ㅋㅋㅋㅋㅋㅋ
-광고주들 오열ㅋㅋㅋ
-ㅁㅊㅋㅋㅋ그렇네
-앗……ㅋㅋㅋ
-광고 그럼 끝임???
-아…… 이거 광고였짘ㅋㅋ
아무리 아몬드라도 이런 큰 단위 돈이 마구 굴러들어오는데, 머리에 화살 한 번 꼽고 방종을 할 순 없었다.
“빅손 님. 무려 100만 원. 감사합니다. 소룡포 님, 성좌 님, 오늘만 산다 님 모두 감사합…….”
결국 게임이 끝나고도 거의 1시간 정도는 수금한 후에야 방송을 끝냈다.
* * *
스륵.
“후아.”
게임 끝나고 후원받은 시간까지 9시간 정도가 지나고 나서야 상현이 캡슐에서 나왔다.
“야. 괜찮냐? 어?”
주혁이 그에게 다가가서 상태를 살핀다.
아무리 캡슐이 좋아도 시간엔 장사 없는지, 안색에 홍조가 뜨고 열이 난다.
“아니, 수금은 그냥 나와서 캠 방송으로 받지 뭔.”
“헉. 그런 방법이…….”
“정성을 다한 줄 알았더니, 그냥 생각을 못 했던 거냐?”
“응.”
“하이고.”
턱.
이마를 짚어본 주혁이 일단 욕실을 가리킨다.
“야. 일단 샤워해라. 어?”
예전 중고 캡슐을 쓸 때 하던 방식이다.
곧바로 열을 식혀주는 작업부터 하는 것이다.
“아…… 어. 그 정도 아닌데.”
“아니긴. 무슨…….”
주혁은 상현의 등을 떠밀어 욕실까지 밀고 아예 옷까지 벗길 기세였다.
“뭐, 뭐 해!”
“들어가, 인마!”
“아, 아, 내가 할게! 내가!”
주혁이 이러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단순히 상현에게 9시간 러닝 타임이 상당히 긴 편이어서는 아니다.
이는 국가대항전 5꽉 경기 같은 거에 비하면 나은 수준이다. 당시엔 경기의 텐션도 말도 안 되게 높고, 전용 캡슐도 쓸 수 없었던 환경이었다.
그것도 견딘 상현이다. 고작 전용 캡슐 9시간에 뭔 일이 생길 것 같진 않았다.
그럼에도 그가 호들갑을 떠는 이유는 어떤 ‘의도’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뭔가 수상해.’
이번 켠왕 미션이 단순히 재미로 걸린 게 아니라는 게 주혁의 추측이었다.
‘ak47이란 시청자도 처음 보고.’
켠왕을 걸었던 놈.
ak47이라는 총기 이름을 딴 닉네임을 쓰고 있었는데.
제법 눈에 띄는 닉이라 만약 꾸준히 후원하던 사람이라면 바로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 처음 보는 놈이었다.
물론 트리비 닉이야 시시각각 지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거라 의미는 없지만.
주혁의 예민한 촉이 ak47에 대해 경고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그 시청자에 대해 찾아봤다.
우선 그가 여태 방송에 후원했던 이력부터 살폈다.
[ak47 님이 5만 원 후원했습니다.] [치즈 런칭하고나서 플랫폼 대항전 한다는데. 참가하실?] [ak47님이 3천 원 후원했습니다.] [말 그대로 플랫폼끼리 한 판 붙는거랍니다. 소문만 무성해서 자세히는 모르겠음] [ak47 님이 미션을 등록했습니다.] [켠왕 미션 갑니다~]이후엔 켠왕 성공 후원이고, 사실상 켠왕 언급 전에 보낸 후원은 딱 두 개다.
두 개 전부 플랫폼 대항전에 대한 언급이었다.
그때만 해도 200은커녕 10만 원 후원을 한 적도 없는 시청자였다.
그런 사람이 갑자기 200만 원을 걸면서 켠왕을 걸었다.
‘채팅도 켠왕 걸려고 온 날 처음 쳤고.’
채팅은 기본적으로 아몬드 방에서 나오는 밈 같은 거 몇 개만 친 게 전부.
-오……
-킹덤좀 해줘~
-킹~ 너네 나 못이겨 ~덤
주로 킹덤에 관한 이야기다.
그냥 악질 킹치만 유저일까?
주혁은 그럴 확률은 적다고 생각한다.
[킹덤 에이지 얘기만]킹치만에 들어가면 아몬드에 대한 여론을 늘 볼 수 있었는데.
[켠왕 건 새끼 누구냐 근데?? 아몬드 켠왕 안되지 않냐?] [켠왕은 선 넘네~] [켠왕 받아줬는데??ㅋㅋㅋ 뭐지??] [아몬드 켠왕 한대 ㄷㄷ] [아몬드 몸 괜찮은 거임?]릴프로 같은 공격적이고 염세적인 커뮤니티와는 다르게, 킹치만은 아몬드 아니, 유상현이라는 사람 자체를 걱정하는 경향이 강했다.
[킹덤의 활 “아몬드” 선수의 국가대항전 우승을 축하합니다!]오죽하면 이게 아직도 그들의 메인 페이지에 떡하니 걸려 있다.
거기엔 지금도 댓글이 달리고 있다.
-ㅊㅊㅊ
-아멘……
-축하합니다
-고트여…… 숭배합니다……
거의 예루살렘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신성함이 느껴진다.
그렇다. 이들에게 아몬드는 신성한 존재다.
킹덤을 해달라고 조르긴 해도, 킹덤을 해달라고 억지로 큰 금액을 들이대면서 후원한 적도 없다.
1위) 아몬드 부담주지 마라 언젠가 킹덤 해줄 거다 새끼들아
킹덤 하라고 큰 금액 후원하지 말라는 내용의 글이 이슈글 1위로 올라간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성향의 킹덤무새들이 과연 켠왕에 200을 썼을까?
이 게임을 끝내고 얼른 킹덤을 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이거 끝나고 킹덤 한단 보장도 없는데?’
보장이 없는 수준이 아니라, 아몬드가 다시 킹덤을 하게 될 확률은 정말 낮다.
앞으로 그가 수행할 광고, 참여해야 할 메이저 이벤트가 산더미인데.
킹덤은 미안하지만 최후순위인 것이다.
그걸 킹치만 회원들도 다 알고 있다.
‘그렇다면…….’
주혁은 결론이 났다.
ak47은 킹덤무새가 아니다.
그건 가면이다.
‘킹무새는 가면이네. 이 새끼.’
킹덤무새인 척하는 누군가이다.
흔히 커뮤니티 같은 데서 여론전을 펼칠 때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아몬드의 안티가 일부러 아몬드 팬인 척하면서 악행을 하고 다닌다거나.
커뮤니티에선 이 정도 가면질은 이제 너무 일상이라, 고수들은 한 발 더 나간다.
아몬드 안티가 일부러 아몬드 안티인 척을 하는 거다.
일명 안티인 척하는 안티.
아몬드 비방글을 쓰면서 아몬드를 은근히 찬양하는 거다.
그럼 사람들은 아몬드 팬이 가면을 쓰고 아몬드를 찬양한다고 생각해 화를 낸다.
이런 복잡한 심리전이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이 오가는 게 커뮤니티다.
매니저를 자처한 이후, 그곳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며 여론을 분석해 온 주혁 역시 이제 그런 것에 이골이 나 있었다.
그런 그의 직감이 바로 말하고 있었다.
‘ak47이 의도가 불순한 건 알겠어.’
단순한 켠왕이 아니었다는 거.
그런데 이해가 안 가는 게 있다.
‘왜?’
이유가 뭘까?
주혁은 후원 내용을 다시 주목한다.
[ak47 님이 5만 원 후원했습니다.] [치즈 런칭하고나서 플랫폼 대항전 한다는데. 참가하실?] [ak47님이 3천 원 후원했습니다.] [말 그대로 플랫폼끼리 한 판 붙는거랍니다. 소문만 무성해서 자세히는 모르겠음]아. 주혁의 눈이 뜨인다.
어쩌면 그냥 답이 나와 있는 건가?
‘플랫폼 대항전.’
이게 놈의 목적?
뭔가 확 와닿진 않는다.
플랫폼?
어디로 옮길지 떠보려고 하나?
그걸 어떻게 켠왕으로 떠본다는 거야?
별생각이 다 드는데, 별로 피부에 닿는 게 없다.
그러던 중─
‘대체 켠왕이랑 무슨 상관이란…… 어?’
설마.
주혁은 흠칫하고 만다.
설마하니 그런 악랄한 의도로 한 거라고?
주혁은 잠시 상현이 샤워하고 있는 화장실을 힐끔 쳐다본다.
눈치가 보이는 것이다.
‘설마.’
주혁은 ak47의 채팅 기록을 우클릭한 후, 로그인 아이디를 살펴본다.
그걸 그대로 복사해 검색 엔진에 붙여넣고, 검색했다.
‘이런…… 씨…….’
* * *
쏴아아아…….
샤워기의 물줄기를 받으며 상현은 잠시 생각했다.
‘아니…….’
그야 그도 양심이란 게 있기 때문이다.
‘광고 제대로 된 거 맞나?’
엄밀히 말하면 이행된 건 맞다.
조건상 끝까지 깰 때까지만 광고다.
사실 이건 게임사 쪽에서 이쪽을 제대로 털어먹으려고 작정한 조건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주혁의 말도 안 되는 판매당 받는 광고 수익 조건도 수락한 것이다.
심지어 판매당 받는 수익의 비중은 1~2% 수준으로 적기도 했다.
‘……음.’
그럼에도 상현이 걱정하는 이유가 있다.
애초에 판매당 수익 자체가 이쪽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특급 조건이다.
‘깰 때까지 광고라는 조건도 물론 그렇긴 하지만.’
물론 그쪽에서 내 건 깰 때까지 한다는 조건도 특급 조건인 것도 맞다.
‘그래도…….’
아무리 계약은 계약이고, 그쪽도 큰 이득을 보려다가 실패한 거라곤 하지만.
상현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고작 이틀, 그것도 해괴망측한 스피드런 방식으로 깨버린 광고.
이게 과연 제대로 홍보가 돼서 판매량이 올라갈지 말이다.
“음…….”
잠시 뭔가 고민하는 상현.
그런데─
“어우. 졸려.”
결론은 그냥 졸리단 거였다.
아무래도 간만에 머리를 많이 써서다.
샤워 후, 뭔가를 열정적으로 찾아보고 있는 주혁에게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뒤.
‘ak47 이 자식 뭐 하는 놈이냐.’
대충 이런 생각 정도가 머리에 남아 있었던 것만 기억이 났다.
그 이후로는 그냥 암전이다.
“어우.”
쿵.
침대에 기절하듯 쓰러진 후, 상현의 하루가 끝났다.
그래서 그는 알지 못했다.
그가 잠들어버린 이 시간 동안, 온라인 세상에 무슨 말들이 오가고, 어떤 일이 생겼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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