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3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63화(934/96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63화
21. 아한죽(3)
“박수 치며 똥을 싸라. 그럼 유명해질 것이다.”
이 말과 함께 등장한 한 영상.
영상 속 공간은 누가 봐도 여긴 그들의 회사였다.
근데 너무나 낯선 느낌이다.
그야 모든 사람들이 퇴근하고 빠져나간 후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대체 저게 뭐야?’
‘무슨 영상인데 저게?’
‘쟤네 똥 싸고 있는거야? 박수는 치고 있는데…….’
다들 두리번거리며 혼란스러운 와중에 김김 듀오만이 차렷 자세로 미동도 못 했다.
‘진짜 공개 처형하려고 부른 거야?’
‘저, 저걸 언제…….’
그들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사내 카메라를 대표가 확인하고 있었을 줄이야.
아니, 애초에 저 각도에 저런 카메라가 있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심지어 영상은 어느 정도 편집까지 되어 있었다.
대체 이걸 언제부터 준비한 거야? 시간이라고는…….
‘밤새웠구나?’
‘철야를 했어?’
김김 듀오는 그제야 깨달았다.
왜 대표의 눈에 광기가 흐르는지.
이걸 준비하느라 밤을 새운 것이다. 회사가 완전히 무너지는 이 순간에도, 대표는 솟아날 구멍을 밤을 새워가며 마련했던 것이다.
반면 김김 듀오는 어떤가?
하늘에 대고 기도만 했다. 모니터 앞에서 주먹을 휘둘렀을 뿐이다. 개발진을 원망하고, 아몬드를 질타하고, 풍선껌에 절망했다.
‘한심해.’
한심하기 짝이 없다.
회의실의 다른 직원들의 눈초리가 느껴진다. 그들이 속삭이는 말이 들리는 듯하다.
“뭐야. 저 사람들. 맥주나 마시고 있던 거야?”
“우린 다 집합했는데.”
“참내. 일 편하게 하네.”
윽.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광고를 말아먹은 것도 힘든데, 그걸 다시 회복시키는 것도 하지 못한 셈이었다.
마음만은 그렇지 않았는데.
잘하고 싶었는데.
‘제길.’
바득.
김 과장이 이를 갈았다.
그때 대표가 말한다.
“일이 잘 풀리면, 이 영상이 우리의 구원이 될 거다.”
“……?”
김 과장이 깜짝 놀라 다시 고개를 든다.
뭐?
“이 영상 재밌거든. 직원들이 진심으로 게임에 몰입해서 응원하고, 고통받고, 소리를 지르고…… 이런 제작사를 싫어할 게이머는 없어.”
“!”
그런 거야?
꿀꺽.
김김 듀오는 동시에 마른침을 삼킨다.
하찮은 짓만 했다고 생각했는데, 한심하다고 생각했는데…….
“진심이 느껴지거든.”
대표는 오히려 진심이 느껴진다고 한다. 그게 우리의 본모습이니까.
잘하고 싶어도 못할 때가 있고, 때론 이상한 게임을 만들기도 하고, 아무것도 제대로 하는 게 없기도 하는 게.
우리의 모습이다.
“마케팅 부서, 김 과장, 김 대리.”
“예?”
“넵.”
“이걸 올리는 걸 허락해 주겠나?”
그들의 눈이 떨렸다.
대답은 당연히 정해져 있었다.
앞에 싼 똥을 치울 수만 있다면, 새로운 똥을 싸며 박수 정도는 쳐주리라.
“무, 물론이죠!”
“도움만 된다면! 물론입니다!”
짝.
대표가 박수와 함께 선언했다.
“좋아. 이 작전은 유명무죄, 무명유죄.”
“?”
무슨 말이야.
아니, 무슨 말인진 알겠다.
근데 뭔가 불길한 말인데?
“이 영상이 유명해지면 무죄! 그렇지 않으면 유죄!”
대표가 정확히 김김 듀오를 가리키며 마구마구 소리쳤다.
“뭘 놀라!? 어? 광고 계약을 이따위로 한 걸 그냥 넘어갈 줄 알았…….”
수도 없는 질타가 회의 내내 이어졌다.
‘에라이.’
‘그럼 그렇지.’
대표에게 또 속은 둘이다.
* * *
아침에 잠깐 한 번 보고 만 상현과 다르게, 풍선껌은 일어나서부터 하루 종일 올튜브와 커뮤니티 반응을 체크했다.
‘하씨…….’
그는 불안이 큰 사람이다.
그래서 최대한 안전지향적인 선택을 하는 편인데.
고스투 버스터즈 광고가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었다.
게임을 이렇게 막장으로 끝내놓고, 아몬드가 그냥 나 몰라라 자버린 게 그로서는 충격이었다.
그래도 하다못해 다음 날이라도 한 번 더 해줄 줄 알았는데.
[풍선껌: 저…… 몬드야. 이거 다시 해보지 않을래?] [풍선껌: 어제 게임이 좀…… 너무 막 끝나버려서…….] [풍선껌: 몬드야?]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숫자 ‘1’을 쳐다보는 풍선껌은 한숨을 내쉰다.
“하이고…….”
상현은 사실 어제 체력을 많이 소진한 것 때문에 낮잠까지 더 자는 중이다.
지금 이렇게 불안한 건 사실 풍선껌뿐인 모양이다.
오늘 아침 아몬드가 복사되는 영상이 1위를 한 여파로 인해서 풍선껌의 영상도 지금 전부 화제가 되고 있는데.
[풍선껌이 신이 됩니다]#실시간 화제 8위
[못생겼다고 여자한테 차이는 영상]#실시간 화제 7위
영상이 잘되는 건 좋지만, 이게 다 하나같이 게임에서 버그가 터진 영상이었다.
그렇다. 풍선껌은 지금 고스투 버스터즈 대표의 심정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이건 광고라고 할 수 없었다.
사람들 반응을 보라.
-개똥갓겜ㅋㅋㅋㅋㅋㅋ
-이게 그러니까 이제 막 런칭한 게임의 광고…… 라는거죠?
-펑크 평가 나락 확정이누 ㅋㅋㅋ
도저히 이 게임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주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애초에 베스트 댓글은 이런 내용이다.
[풍선껌이 신이 됩니다]-이런 풍 ~ 신 겜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ㄹㅇ
└풍신ㅋㅋㅋㅋ
└욕같네 ㅋㅋㅋ
└바람의 신이라는 뜻입니다 ^^
그냥 게임이 풍신(?)이라 놀리는 내용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 하지만, 풍선껌이 보기에 이건 물이 아니라 용암이다.
-겜은 개막장이라 광고는 망한듯ㅋㅋㅋ
└ㄹㅇㅋㅋㅋ
└그래도 한 번 사서 해볼만하지 않을까?
└너나해라 ㅋㅋㅋㅋ
-아 개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저 풍신버그 쓰려다가 아몬드가 출산율 1등 찍은 그거임??
└엌ㅋㅋㅋ
└그런듯ㅋㅋㅋㅋ
댓글을 보면 볼수록, 풍선껌의 불안은 커져 갔다.
“아…….”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금 얽힌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지이잉.
지잉.
[타코야끼: 형님. 아몬드 어디 간대요 그래서?] [미호: 오빠. 아몬드 오빠 치즈? 파프리카에요? 겜잘스라?]답장하라는 놈은 안 하고, 다른 놈들 메시지만 쌓인다.
아몬드와 합방이 이제 끝났다는 걸 알고, 수많은 스트리머들이 연락해 오는 것이다.
[풍선껌: 아니. 그건 아직 못물어봤다니까? 얘 지금 안일어났어] [미호: 아니! 그걸 어제 게임할 때 은근슬쩍 물어봐야죠!ㅠㅠㅠ] [미호: 어휴 못생겼다 킥 마렵다] [미호: (넝담~)]“…….”
얘는 왜 나를 붙잡고 이러는 걸까.
사실 미호는 아몬드랑 상관없이 가도 상관이 없다.
오히려 여성 스트리머로 따지면 파프리카가 수익은 월등히 높을 거다.
게임 전문 스트리머들이나 아몬드나 풍선껌 같은 대형 종합 게임 스트리머 이동에 영향을 받지.
미호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런데도 아몬드가 가는 곳을 따라가고 싶어 하는 듯한 느낌이다. 아무래도 게임 스트리머로서 나아가는 게 장기적으로 유리해서일 거다.
이런 모든 이해관계가 얽혀서 플랫폼 이동은 정말 큰 사건이다.
동료 스트리머들뿐 아니라, 그의 매니저도 난리다.
[매니저: 형. 결정하셨어요? 닦달 장난 아니에요. 슬슬.] [매니저: 저는 치즈 추천해요.] [풍선껌: 파프리카는 왜……] [매니저: 파프리카는 게임 잘하는 사람들이 인기 많고, 게임 잘하는 사람 겁나 많잖아요.] [풍선껌: 야. 어제 스피드런 못봤냐? 그게 형 실력이야~ ] [매니저: 치즈 가죠.]매니저는 마음이 급한지 농담도 받아주지 않았다.
그런데, 잠시 후.
풍선껌은 희한한 영상 하나를 보게 된다.
‘어?’
[아몬드 님! 한 번만 죽어주세요!] [지금 최초 공개 중!]이런 제목의 영상이었는데.
썸네일엔 낯선 남자 둘의 얼굴이 박혀 있었다.
‘뭐야. 이게?’
풍선껌으로서는 상상도 못 한 영상이었다.
일단 거기 달린 고정 댓글부터가 정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고스투 버스터즈 제작사 TMC 대표입니다. 새벽에 술 한 잔 걸쳤습니다. 이유는 영상 보시면 압니다. 하여간…… 고스투 버스터즈. 저희 피땀 눈물까지 다 갈아 넣어서 만들었습니다. 기억해 주세요. 고투버. 반드시 버그 고쳐서 돌아오겠습니다. 이 세 글자만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고투버.
* * *
같은 시각, 상현의 집.
그는 졸린 눈을 부비면서 오늘 방송을 준비하려 했다.
“음…… 너무 자버렸네.”
낮잠 후 일어난 상현은 졸린 눈을 비비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무래도 어제 켠왕이 무리긴 무리였던 모양이다.
‘방송 한 번 쉴까.’
그런 고민도 하면서 방문을 열고 나가는데.
“야. 이, 이거 봐.”
“어?”
“이거! 고투버 얘네 미쳤어!”
“고투버가 미친 게임이긴 하지.”
“아니, 제작사도 미쳤다고!”
주혁이 흥분해서는 모니터를 가리켰다.
지금 막 틀어진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응?’
어디서 본 듯한 얼굴 둘이 모니터에 박혀 있다.
‘미팅했던 사람들 같은데?’
놀랍게도 저들은 광고 계약 미팅을 진행했던 김 과장과 김 대리다.
그들은 꽤나 신나는 표정으로 맥주를 까면서 자리에 앉는다.
몰래 찍은 건지, 컨셉인지 구도가 좀 이상하지만, 하여간 꽤 분위기가 좋아 보인다.
[좋아. 좋다. 자 시작한다. 구경이나 하자. 어? 맥주 가져와 봐라.] [예이~]그런데, 갑자기 흑백으로 바뀌며 그들의 표정과 행동이 전부 멈췄다.
그리고 이런 나레이션이 흘러나온다.
무슨 다큐멘터리 나레이션 같은 목소리다.
[이 둘은 큰 죄를 지었습니다]“???”
상현은 큰 혼란에 빠졌다.
이거 회사 홍보 영상 아니었어?
채널을 보면 분명 그 회사 채널이다.
“무, 무슨 죄를?”
그는 얼른 자리를 잡고 주혁 옆에 앉았다.
그런데, 그 죄의 원인이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아주 어리석은 계약을 진행했기 때문이죠.]계약이 문제였다.
[광고 기간을 게임을 클리어할 때까지 플레이하는 조건을 걸었습니다.]순간 옆에 있던 주혁이 뜨끔하며 움찔했다. 상현은 머리를 긁적였다.
‘그게 왜 문제지?’
다시 영상이 재생되고, 김김 듀오가 대화를 나눈다.
[아, 곧 시작합니다. 얼마 동안이나 하려나요.] [글쎄다? 그래도 최소 2주는 하지 않을까? 엔딩까지 보는 게 조건이니까.]2주?
그 말에 상현의 말이 휘둥그레졌다.
그것도 최소 2주를 상정하고 한 계약이었어?
그런 계약을 이틀, 총합 12시간 정도 안에 끝내버렸으니. 죄악이라 할 만했다.
어쨌거나 아몬드와 풍선껌의 합동방송은 시작됐고, 하하 호호 웃으면서 보는 김김 듀오.
[으하하하. 튜토리얼에서 이렇게 고전이네?] [제가 말했잖아요? 한 명이 잘해봐야 소용 없다니까요? 풍선껌을 고른게 완전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러게. 이거 내가 풍선껌보다만 잘하면 깰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되니까. 게임 구매도 많아질 것 같고. 광고도 오래오래 하겠네!]다소 충격적인 대화 내용.
풍선껌이 못한다는 건 아는데, 정말 그것 때문에 캐스팅된 거라니!
다시 화면이 멈추고 이런 나레이션이 흘러나온다.
[욕심에 대한 대가는 참혹했습니다.]애처로운 슬픈 음악이 흘러나오더니, 흑백 화면이 된 김김 듀오 위로 타이틀이 떠올랐다.
[아몬드님! 한 번만 죽어주세요!]이게 이 영상 시리즈의 타이틀인 모양이다.
이후 영상이 시작됐고, 하나둘 시청자들이 몰려왔다.
-이게 뭐임??
-이것도 고스투 버스터즈임?
-뭔 시리즈 제목이 ㅋㅋㅋ 아몬드 죽어라야 ㅋㅋㅋㅋ
-뭐야 ㅋㅋㅋ 계약? ㅋㅋㅋㅋ
-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