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34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65화(936/96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65화
22. 종합 유명세(2)
“치즈.”
무조건 치즈를 골라대는 저 녀석을 보며, 주혁은 어제 일을 떠올렸다.
ak47이라는 시청자에 대해 알아보고 있을 때였다.
[ak47 님이 미션을 등록했습니다.] [켠왕 미션 갑니다~]갑자기 와서 거액의 켠왕 미션을 걸었던 시청자인데.
뭔가 낌새가 이상했다.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시청자를 하루 방송마다 10만 명 이상 마주치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주혁이다.
그는 시청자 프로파일러나 마찬가지다.
일반적인 의도인지 아닌지 정도는 금세 눈치챌 수 있다.
문제는 이유를 모른다.
‘뭐지.’
이 자식이 일반적인 시청자가 아니라는 건 알겠는데.
도대체 켠왕을 걸어서 뭘 하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추리물로 치면 범인은 아는데, 트릭을 모르는 것이다.
녀석이 플랫폼 대항전에 대해서 언급한 게 유일한 단서다.
[치즈 런칭하고 나서 플랫폼 대항전 한다는데. 참가하실?] [말 그대로 플랫폼끼리 한 판 붙는 거랍니다. 소문만 무성해서 자세히는 모르겠음]‘업계 쪽 놈인 거 같아.’
플랫폼 대항전.
이 이벤트는 주혁도 미처 알지 못했던 기획이다.
이번에 파프리카 쪽과 미팅하면서 처음으로 알게 됐다.
그마저도 치즈가 런칭하면 큰 이벤트가 하나 열릴 수 있다고 언질 준 게 전부다.
‘업계인…….’
이것만으로 알 수 있는 건 별로 없다.
이럴 때 할 수 있는 건 역추적이다.
‘5ranGang’
주혁은 그놈의 로그인 아이디를 찾아냈다. 그냥 스트리머가 시청자 정보 클릭만 하면 볼 수 있는 거라 대단한 단서가 되진 않는다만.
이런 류의 녀석들은 자신의 자아를 감추질 못하기 때문에 늘 흔적을 남긴다.
‘파이브랜갱?’
아이디를 찾았지만, 이렇게나 짚이는 곳이 없을 줄이야.
그러나 상관 없었다.
주혁이 찾을 게 아니었다.
검색 엔진이 해결해 준다.
그 아이디를 그대로 붙여넣기 해서 검색해 본다.
뜨는 것들이 몇 개 없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건 블로그다.
[지난 3년간 게시물 없음]블로그는 한동안 운영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블로그엔 주인장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오준서’
주혁은 이 이름을 어디에 검색해야 할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사실 그의 머릿속에선 이미 어떤 종류의 업계인일지 감이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무 위키 검색: 오준서]결과는 순식간에 나왔다.
[오준서: 기업인] [오준서: 학자, 강사] [오렌지(오준서): 스트리머]동명삼인 중 당연히 눈에 띄는 놈이 하나 있다.
“오렌지?”
이 사람 꽤 유명한 스트리머인데?
정말로 이 사람이라고?
‘진짜네.’
확인해 보니 진짜 그렇다.
그제야 아이디의 의미가 이해 간다.
‘5ranGang’
오렌지갱으로 읽는 거였구나.
‘갱은 무슨. 꼴값을 떠네.’
주혁은 조소를 띠며 그에 대한 기록을 읽어 내려간다.
그중 눈에 띄는 게 하나 있다.
[최근 파프리카 이적]일단 트리비 코리아 철수 사태 이후, 파프리카로 이적했다.
아직 쉽게 이사를 결정한 사람은 별로 없는데. 이 사람은 상당히 결정이 빠른 셈이다.
[……아무래도 트리비에 악감정이 있는 듯한 발언을 하였……]이런 문구가 있다.
트리비에 악감정이 뭘까?
그건 이 항목을 보면 유추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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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적]2029 릴챔스 스프링 우승
2029 월즈 8강
2029 릴챔스 서머 3위
2029 월즈 8강
트리비 어워즈 2033 화제의 인물
트리비 어워즈 2033 신인상
레전드테일(릴rpg) ‘오메가’ 월드 퍼스트킬
트리비 어워즈 2035 베스트 포퍼먼스 상 노미네이트
트리비 어워즈 2035 화제의 인물 노미네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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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9년도에 전성기를 보낸, 릴 프로게이머 출신 스트리머였다.
최근에는 스트리머로서 릴 rpg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릴 rpg가 사실 완전히 다 바뀌어서 나오는 중이기 때문에 시들해진 것 같다.
심지어 바로 작년만 해도 구 릴 rpg를 끝낸다는 의미의 ‘오메가’라는 보스가 나왔는데.
이걸 전 세계 첫 번째로 잡았다.
그러니까, 실력은 확실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왜 아몬드에게 켠왕을 건 걸까?
‘그냥?’
그냥 재미로 걸었다?
아몬드의 사정을 몰라서?
아니다.
이 사람은 아몬드를 잘 알 수밖에 없는 경력이 있다.
[트리비 어워즈 2035 베스트 포퍼먼스 상 노미네이트] [트리비 어워즈 2035 화제의 인물 노미네이트]이 두 상의 후보였잖은가?
이 두 상은 모두 아몬드가 받았던 상이다.
그러니까 모를 리가 없었다.
‘아.’
어워즈 경력까지 생각이 흘러가자,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
‘이거구나.’
트리비에 악감정이 있는 듯 비춰졌던 이유, 파프리카로 이적이 빨랐던 이유…….
상을 못 받아서다.
이 녀석은 아몬드에게 경쟁의식이 있는 거다.
‘그럴 만하네.’
시청자도 심지어 비슷하다.
[평균 시청자 9만]아니, 비슷했다.
국가 대항전 이전으로 비교하자면 말이다.
‘그래도 상당한데.’
릴 rpg 컨텐츠가 메인인데, 이런 시청자 수를 보유한 건 대단한 거다.
아무래도 대전류에 비해서 시청 인기는 떨어지는 게 rpg니까.
오렌지도 매번 레전드 테일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게임도 섞어가면서 진행한다.
‘레전드 테일이 제대로 런칭하면 떡상하겠는데.’
이 녀석에게 기회는 레전드 테일 리메이크일 것이다.
아무래도 오렌지는 그때 크게 성장할 기회를 노리는 중일 거다.
‘그럼 플랫폼 대항전은…….’
오렌지는 플랫폼 대항전을 의식하는 듯한 발언을 남겼었다.
정확한 건 아니지만,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하면 이런 식이다.
“거기서 아몬드를 이긴다?”
플랫폼 대항전에서 아몬드에게 이긴다.
그런데…….
“아몬드가 치즈에 가야 이기는 거 아냐?”
아몬드가 파프리카에 오면 어쩌려고?
그때였다.
“내가 치즈에 가야 이긴다고?”
쿵.
주혁은 깜짝 놀라 책상에 무릎을 찧었다.
“으억…… 무, 무슨 닌자냐? 소리 좀 내고 와라.”
갑자기 아몬드가 등장한 것이다.
“궁수인데. 그리고, 네가 너무 초집중 중인 거야.”
주혁이 아파서 무릎을 감싸며 오만상을 찌푸리는 사이, 상현이 슥 모니터로 얼굴을 넣는다.
“아…… 아앗!”
주혁은 급하게 모니터를 가리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뭔데.”
이미 상현이 머리로 마구 밀면서 봐버렸다.
“오렌지? 스트리머야?”
오렌지가 들으면 최대로 상처받을 만한 말이다.
상현은 오렌지가 누군지도 몰랐다.
그런데 상현이 메모장 내용을 슥슥 다 훑어보더니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이 사람이 AK47이구나?”
이 자식 왜 이럴 때만 빠릿한 거야?
“너 머리 안 좋은 거 다 연기지?”
“?”
또 멍청한 표정을 짓는 상현.
지 편리한 대로 지능을 쓰는 놈이다.
대단한 새끼.
* * *
다음 날.
주혁은 똑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대단한 새끼…….’
그렇다.
대단한 새끼다.
이 생각은 오렌지를 향한 거다.
‘이걸 예상한 거구나.’
턱.
상현의 손이 치즈 서류로 향해 있다.
오렌지의 계획은 상현이 치즈로 가지 않으면 바로 실패한다.
그래서 참 희한하고 무모한 놈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무조건 상현을 치즈로 보낼 생각이었던 거다.
바로 이렇게.
“난 치즈.”
눈은 흔들림이 없는 그야말로 맑은 눈의 광인 같은 눈.
3류 양아치들이 보여주는 그런 광기가 아니다.
잘못 엮였다가는 지옥 끝까지 쫓아와서 영혼마저 파괴할 것 같은 그런 눈이다.
‘승부욕에 자극이 쉽게 된다는 걸 안 거야.’
오렌지는 프로의 세계에 몸담았던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유상현이란 인간에 대해 어쩌면 김주혁보다 더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어쩐지 좀 허술하더라니.’
오렌지는 자기 정체를 충분히 추적할 수 있는 아이디를 사용했다.
후원 내용도 자신의 진심을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
오렌지가 정정당당한 놈이라서?
아니다.
애초에 그의 진심이 권모술수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유상현이라는 이 단순 무식한 놈의 매커니즘 때문이다.
척.
“설명해 줘.”
손을 치즈 서류에서 떼어놓지도 않고, 이제 설명을 하라는데.
‘뭘 어쩌라는 거야.’
주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조건은 둘 다 좋은 편이다.
사실 이제부턴 조건이 문제가 아니다. 플랫폼의 성향을 따져봐야 했다.
치즈라는 플랫폼이 트리비의 색채를 이어받았다고 해도 정말 그만큼 똑같이 성장할 수 있는지, 그 너머를 볼 수 있는지.
파프리카는 게임 스트리머들에게 굉장히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데. 그게 언제까지 이어지는지. 그런 반면 종합 게임 스트리머들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어떻게 지울 건지.
변수투성이인 이 조건들 사이에서 옥석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차피 모르지.’
하.
주혁은 허탈하게 웃었다.
그랬다.
저런 미래는 아무도 예측할 수가 없다. 심지어 내부인들조차 알 수 없다.
어차피 천운이다.
‘아니.’
어쩌면 플랫폼의 운명은 스트리머에게 달렸다.
주혁은 흔들림 없이 치즈 위에 손을 올려둔 상현을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가자. 치즈.”
“……?”
상현은 아무런 설명도 제지도 없는 주혁이 놀랍다는 듯 쳐다본다.
분명히 일단 말릴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왜.”
“설명도 안 하고 넘어갈 줄은 몰랐는데.”
“참내. 하면 네가 듣냐? 그냥 담당자 만나서 그때 들어라.”
이제 주혁도 상현과 일해본 지가 오래다.
이 녀석의 승부욕은 말릴 수 없다.
말리느니, 차라리 승부를 최대한 잘 볼 수 있게 보좌하는 게 맞았다.
그게 매니지먼트의 마음가짐이다.
‘아오.’
물론 이론상 그렇다고 해도 주혁의 속은 부글부글 끓었다.
‘파프리카도 괜찮은데.’
파프리카에서 좋은 조건을 받기 위해 수도 없이 전화 옮겨가며 이리저리 뛰어다녔던 걸 생각하면 부아가 치밀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래! 치즈로 가자. 치즈로~!”
주혁은 마치 자신에게 말하듯 후련하게 외치며, 의자에서 박차고 일어선다.
상현은 한참 주혁을 쳐다보더니 말했다.
“고마워.”
뒤돌아서 기지개를 켜던 주혁이 돌아본다.
“뭐?”
그런데 이미 상현은 자기 방으로 들어가고 없었다.
‘진짜 닌자냐고.’
* * *
다음 날.
포털의 뉴스 랭킹에 이런 기사가 떴다.
7위) 국가 대항전 우승 주역 “아몬드” 치즈행 “파프리카 주가 휘청” 예상 못 한 빠른 결정
그 외에도 이스포츠 기사란이나, 연예란에도 떴다.
17위) 치즈맛 아몬드 결정 “오랜 고심 끝에 골랐다” 하지만 빨랐죠?
20위) 치즈 대표 “타 스트리머들 큰 영향 받을 것” 미소
-ㄷㄷ
-오? 파프리카 안가고??
-큰 거 온다……!
-헐 파프리카 오지 ㅠㅠㅠ
└겜잘스는 파프리카인딩
└거기 분위기가 좀 공격적이라 꺼리는거 아님?
└채팅창은 솔직히 트리비보다 훨씬 클린해요 ㅎㅎ
-이러면 벌룬스타즈는 걍 다 치즈네 ㅋㅋ
└벌룬스타즈 본체는 풍선껌인데……
└ㅋㅋㅋㅋㅋ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할듯ㅋㅋㅋㅋ
└껌형 ㅠㅠ
└껌형 본체가 풍선이긴함
아몬드 이적이 뉴스 랭킹에 들 정도라니.
새삼 뿌듯한 기분으로 주혁은 웃었다.
하기사 트리비 코리아의 철수는 굉장히 큰 이슈였으므로, 랭킹에 몇 개씩 박히는 게 이상하지 않았다.
주가와도 관련이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1위 못 찍은 게 아쉽네.”
지금 연예란 기사 1위는 이거였다.
1위) 잘된 광고 계약 하나 “수십억” 미래 “건물주 스트리머” 누구?
스트리머가 수십억을 광고 하나로 벌었다고?
돈에 민감한 주혁의 얼굴에 약간 심술이 스쳐 간다.
“누군데 이거.”
어디 대단한 누구길래 이런 대박을 냈어.
주혁은 상상도 못 했다.
그게 본인들 이야기라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