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3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67화(938/96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67화
23. 치즈 vs 파프리카(1)
사실 게임이 얼만큼 팔렸는지는 제작사나 유통사가 직접 발표하기 전까지는 알 방도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체로 리뷰 개수로 대충 가늠하는데.
[실시간 고투버 리뷰 개수 폭증중ㅋㅋㅋ] [이거 진짜 10만장 팔리냐?] [버그 ㅈ망겜 고투버 잘팔리는데??]리뷰 개수만으로도 상당히 잘 팔린다는 걸 추측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렇다 해도 그들이 상상하는 개수는 10만 장 정도가 최대였다.
리뷰를 달지 않고 곧장 사서 플레이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이들이 발표한 초동 판매량.
[속보) 고스투 버스터즈 30만 장 판매]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
-ㄹㅇ?
-헐ㅋㅋㅋㅋ
-대박ㅋㅋㅋ
-미래 건물주…… 누구?
└ㅋㅋㅋㅋㅋㅋㄹㅇ
└한민구…… 차렷.
└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 아몬드 개대박 아녀?ㅋㅋㅋ
고스투 버스터즈의 성공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생각보다 합리적이었던 가격, 자극적인 노이즈 마케팅, 그리고 ‘신뢰’였다.
대체로 리뷰를 보면 그런 말이 많았다.
-문제가 생겨도 금세 패치해줄 거 같아서 구매함 ㅋㅋㅋ 게임 컨셉도 재밌고
└문제가 생겨야되는데 무슨 소리임ㅋ
-컨텐츠 계속 생긴다고했고 약속 지킬듯
-김김듀오 불쌍해서 구매함 ㅋ
제작사가 게이머들에게 신뢰를 주는 데 성공한 것이다.
비록 그 방식이 게임 외적인 것이었다고 해도 어쨌거나 돌고 돌아 성공적인 마케팅을 해낸 셈이었다.
그러니 김 과장과 김 대리 둘은 그만한 보상도 받게 됐다.
[속보) 올라인드 글 펌 ㅋㅋㅋ 김김듀오 근황]==== ====
김김듀오로 유명해진 김 과장 김 대리 그 두 분 지금 김 부장 김 과장 되심ㅋㅋㅋㅋ 연봉도 많이 올랐을듯ㅋㅋㅋ 평소에도 회사에서 호감이라 다들 축하해주는 분위기ㅋㅋ
뭣보다 영상이 진짜 우리 회사 캐리해서 ㅠㅠ
==== ====
-미쳤다 ㅋㅋㅋㅋ김부장 김과장ㅋㅋㅋ
-캬
-이게 해피 엔딩이고~
-ㄷㄷ 김부장 김과장ㅋㅋㅋㅋ
-근데 승진했어도 왠지 하는 일은 비슷할 거 같은ㅋㅋㅋㅋ
-와 축하합니다 ㅠㅠ ㅋㅋㅋ
-김김듀오 개같이 승급!
-캬 승급전 빡세긴하네 전국에 얼굴 다 팔리고서야 ㅋㅋㅋ
└ㅋㅋㅋㅋ승급전 빡센건 국룰임ㅋㅋㅋ
└승급전 ㅇㅈㄹ ㅋㅋㅋㅋ
-한국인이 좋아하는 엔딩 ㅇㅈ
* * *
피식.
스크롤을 내리던 주혁이 웃는다.
‘집 이사 빨라지겠는데.’
지이잉.
휴대폰으로 메시지가 온다.
[TMC 마케팅 김 과장: (사진)] [TMC 마케팅 김 과장: 감사합니다! 덕분에 일이 잘풀렸어요! 꼭 술 한잔 사겠습니다! 하하하]김김 듀오가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나란히 브이를 그리고 있는 사진이다.
아마 승진한 후 맥주 한 잔 걸치고 찍은 모양이다.
주혁은 그 사진을 보며 간만에 회사 다니던 시절이 떠올랐다.
‘이렇게까지 돈독한 사이는 아니지만.’
그에게도 나름 길잡이가 되어줬던 상사는 있었다.
‘승진은 하셨으려나.’
아성이야 TMC 같은 곳보다 훨씬 가혹한 경쟁을 뚫어야겠지만.
그분이라면 왠지 해냈을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같이 사적으로 사진 한 번 찍지 않은 게 후회된다.
“오.”
상현도 메시지를 봤는지 주혁에게 다가와서 말한다.
“야, 야. 승진되셨나 봐. 와.”
“어. 나도 봤다.”
“이거 한 번 더 해야 되는 거 아냐? 고스투 버스터즈.”
“됐다. 어차피 잘됐는데 뭐.”
“그런가.”
상현은 풍선껌이 하도 졸라대는 탓에 한 번 정도 더 해볼까 고민하고 있었다.
어차피 최근 그는 치즈로 플랫폼을 이사하기 전이라 런가이즈 같은 가벼운 게임 위주로 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시청자도 다시 10만 명 선으로 내려가서 유지 중이다.
“치즈 입성 기념으로 한번 할까?”
어차피 메인으로 미는 게임도 없는 마당에 고스투 버스터즈를 해보는 것도 좋은 생각 같은지, 상현이 눈을 빛낸다.
“아이고. 하지 말라니까.”
“아니, 왜.”
“…….”
주혁은 이걸 말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말한다.
“왜, 왜, 왜, 왜.”
이 자식이 말할 때까지 물어볼 것이기 때문이다.
“그쪽에서 제발 안 하셔도 된단다.”
“!?”
헉.
상현은 충격받은 얼굴을 해 보인다.
“뭔 충격받은 척이야. 너 같으면 또 그 도박을 하고 싶겠냐고.”
“……그렇군.”
다시 평소의 얼굴로 돌아온 상현.
역시 가짜 충격이었다.
“애초에 성공 요인 중에 우리가 죄다 스킵해서 스포가 적게 된 것도 크대. 뭐 결과가 이렇게 나오니까 별게 다 성공 요인이긴 한데…….”
그렇구나. 글리치로 스킵하며서 게임해서 오히려 스포가 적어졌다. 근데 또 게임은 유명해졌으니, 결과적으로는 최고의 마케팅이었던 셈이다.
“……근데 우리한테 떨어지는 돈이 무슨 수십억은 아닐 텐데.”
주혁이 판매량을 주시하며 머리를 긁적인다.
“하여간 기자 놈들.”
판매 정산 비율은 또 생각 안 하고 그냥 매출로 말한 거다.
“여튼. 우린 지금 고스투 버스터즈 할 때가 아닌 거야.”
“그래. 알았다.”
상현은 뭔가 직감하고는 그냥 자리를 피하려 했다.
“치즈에 가서도 할 광고들이 수도 없고, 트리비 장례식도 있잖아. 갈 거지? 왜 확답을 안 해주냐.”
역시나. 잔소리가 시작됐다.
최근 계속 언급하는 화제.
“아…….”
트리비 장례식.
장례식은 말장난이다. 트리비 쫑파티라는 말이 더 맞았다.
스트리머들끼리 이번 기회 삼아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였으니까.
앞으로 플랫폼이 갈라지고, 각자 새로 둥지를 트면 이런 관계가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갈 거야, 안 갈 거야.”
“근데 나 은근히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상현이 딴청을 피우며 머리를 긁적인다.
“그러니까 더 가야지.”
“흠.”
상현은 별로 참여하고 싶지 않은 눈치지만, 주혁은 이번 이벤트는 꼭 가길 원했다.
“지금 플랫폼 대항전에 대한 소문이 돌고 있단 말이야. 근데 이게 정확하지가 않아. 가서 직접 네가 정보 들어야 돼.”
플랫폼 대항전.
말 그대로 플랫폼끼리 서로 자웅을 겨루는 대결이다.
대학가의 연고전 같은 걸 떠올리면 비슷할 것이다.
“친목도 좀 쌓고, 팀도 좋게 꾸려봐. 이게 엄청 중요한 무대가 될 수도 있어. 치즈가 신생이라 파프리카랑 대항전하면 좋을 것 같지? 아니거든? 두 플랫폼 사이즈가 확 비교될 거야. 사람들이 간사해서 그냥 더 크고 잘나가는데 속하고 싶어 한다니까? 파프리카로 엄청 빨릴 수도 있어.”
주혁은 이래서 파프리카를 추천하려 했었다.
“내가 이래서 치즈가 아니라 파프리카 추천하려 했던 거야. 이런 게 다 하나하나 리스크…….”
그러나 상현은 그냥 귀를 막고 도망가 버렸다.
“으앗! 잔소리.”
후다다닥.
“…….”
아오.
주혁은 분을 삭이며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상현은 지금 그런 자리에 별로 참석하고 싶지 않아 하고 있다.
원래부터 사람을 좋아라 따라다니던 놈은 아니지만.
이런 자리에서 굳이 빼는 놈도 아닌데.
아무래도 이건 그의 마음이 다른 곳으로 향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렌지 때문인가.’
오렌지.
상현에게 켠왕 미션을 걸었던 스트리머다.
이걸 알게 된 후부터 상현의 생활이 달라졌다.
‘갑자기 다시 선수 모드가 됐지.’
국가 대항전을 준비할 때 했던 패턴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아침 조깅, 늘어난 식사량.
근력 운동은 거의 안 하더니, 최근엔 헬스장을 등록했다.
방송도 안 하는데 캡슐에 들어가서 최적화 훈련 프로그램까지 시작했다.
하긴 그랬다.
누군가 자신을 적대한다?
이럴 때 상현의 방식은 정해져 있다.
‘그냥 정면 돌파지.’
아마 그 정면 돌파를 준비하는 거다. 플랫폼 대항전이 어떤 게임으로 치러질지는 알 수 없지만.
기본적인 동기화, 체력 훈련을 해두면 모든 게임에서 활약하기 편해지니까.
하지만 주혁의 생각은 다르다.
‘팀도 잘 꾸려야 뭔가 해보지.’
분명 플랫폼 대항전은 팀 게임이 주종목이 될 텐데.
아몬드 혼자 캐리할 순 없을 거다.
트리비 스트리머들과 파프리카 쪽은 완전히 궤가 다르다.
파프리카 쪽은 정말 게임 실력으로만 유명해진 경우가 많다.
전 프로 출신, 아마추어 최강 출신, 장인 출신…… 수도 없는 은둔 고수들의 서식지다.
난트전과는 공략 난이도가 비교할 수 없다는 말이다.
“나 나간다.”
“어디 가.”
“운동.”
“그래…….”
쿵.
그러든지 말든지 상현은 또 운동하러 갔다.
주혁은 그냥 쓴웃음을 짓는다.
“에라이.”
그냥 아몬드가 다 캐리하겠지 뭐.
아몬드에겐 아몬드의 방식이 있는 거다.
* * *
그렇게 유야무야 시간은 지났다.
상현은 식사와 운동 시간을 완전히 고정해서 생활에 정착시켰으며, 최소 이틀에 한 번은 캡슐 안에서 훈련 프로그램을 돌렸다.
방송은 간단한 게임 위주로 진행하다가 중간중간 광고 게임을 하는 패턴으로 이어나갔다.
이는 흔한 종합 게임 스트리머의 패턴이었다.
엄청난 화제가 됐을 때보다야 라이브 스트리밍 시청자는 좀 빠졌지만.
올튜브 조회수가 점점 상승했다.
이 또한 메이저급으로 성숙해지는 스트리머의 패턴이었다.
-ㄷㄷ이런 브랜드에서도 협찬을?
-광고 급이 ㅈㄴ 올라간 거 같은데?
-캬
-체급 ㅈㄴ 올랐누 아몬드 ㅋㅋㅋ
-고스투 버스터즈 광고가 지리긴했짘ㅋㅋㅋ
고스투 버스터즈 판매량은 고점을 찍고, 슬슬 내려오기 시작했지만.
이미 엄청난 판매량이라, 국내 포털 뉴스 기사에도 등장하곤 했다.
이 이후엔 진짜 큰 게임 제작사에서도 그에게 광고를 자주 맡기려 했다.
오히려 주혁이 고르고 골라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
“후아. 일이 너무 많네. 진짜.”
“……나도.”
광고 고민하는 주혁 옆에서 지아가 풀썩 쓰러진다.
짧은 템포의 게임, 수많은 광고, 거기에 아몬드의 늘어난 체력과 방송 시간.
이 말은 편집자가 만들어야 하는 영상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졌단 뜻이다.
‘피곤할 수밖에.’
주혁이 헝클어진 지아 머리칼을 넘겨주며 중얼거린다.
“사람 좀 더 뽑아야 하는데. 이렇게 힘들면.”
“…….”
휙.
지아는 고개를 돌려 고쳐 누우며 시선을 피한다.
“허이구. 뭐 그리 돈 욕심이 많아. 쪼그만 게.”
“아, 아니야! 그런 거!”
지아가 벌떡 일어나며 손을 내젓는다.
푸핫.
주혁도 알고 있다.
돈 욕심에 사람을 안 뽑는 게 아니라는 거.
그냥 이 반응을 보려고 놀린 거다.
‘아직 관리자가 되기엔 힘든가.’
지아는 사람을 잘 못 다룬다.
사실…… 조금 무서워하기까지 한다.
그냥 그게 이유다.
“근데…… 아몬드 언제 옮긴대?”
“아, 그거? 치즈로?”
주혁이 머리를 긁적였다.
“날짜는 정확히 안 정했는데?”
“아직도…… 그…… 화났어?”
“화? 아…… ‘그 모드’냐는 거지?”
선수 모드로 돌입한 걸 지아도 알고 있다.
“그렇지 뭐. 그…… 치키챠~ 해버리기 전까지 그럴 거 같은데.”
푸하핫.
주혁의 치키챠 따라 하는 표정에 지아가 빵 터져 웃는다.
“진짜 안 어울려.”
“…….”
“근데 종목도 모르고…… 팀도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그런 거 하나도 모르잖아.”
“응. 나도 대항전이 있을 거라는 구설수만 들었지. 뭐 발표된 게 없어.”
“대항전을 근데 파프리카가 해줄까…… 사실 손해만 보는 거 아닌가.”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래서 트리비 장례식이라든가 이런 친목 장소 가서 좀 정보도 얻고 그래야 하는데. 갑자기 전부 차단 모드잖아.”
“근데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뭘 이기겠다고 그렇게 열심인데?”
지아는 참 신기하다는 듯 묻는다.
“몰라. 기세로는 거의 현실 세계에서라도 줘패주려는 거 같더라.”
“푸, 푸하핫!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지아가 주혁의 말에 꺄르르 자지러진다.
“아. 세상에서 젤 웃겨. 진짜.”
‘그냥 내 얼굴이 웃긴가 본데.’
지이잉.
주혁의 휴대폰으로 문자가 발송됐다.
[치즈 담당자 고아성]이름이 참…….
여러모로 뜨끔하게 만드는 이름이다.
“어?”
문자 내용을 본 주혁의 눈이 동그레졌다.
[안녕하세요! 계약된 스트리머 여러분에게 안내드립니다. 저희 플랫폼에서 런칭 행사처럼 기획한 큰 대회가 있습니다…….]“!”
주혁이 흥분하며 스크롤을 내린다.
플랫폼 대항전.
‘이거구나.’
컨셉부터가 굉장한 스케일의 이벤트다.
종목까지 정해졌다.
[이벤트 대회 이름은 ‘플랫폼 대항전(가제)’으로 프로젝트 명이 부여됐구요. 이벤트 종목은…….]대회의 전초전이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