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4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76화(947/96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76화
26. 스타 등장(1)
서바이벌 크래프트.
통칭 ‘서크’는 소위 샌드박스류 게임이라 불린다.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런 류를 설명할 때 항상 하게 되는 말이 있는데.
“옛날에 어렸을 때 놀이터에서 소꿉놀이하고 놀던 거. 그걸 게임으로 하는 거래.”
대강 이런 말이다.
하지만 겨우 이런 말로 서크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했다.
“그러니까 스타 유즈맵을 가상현실로 하는 거라니까. 유저가 마음대로 룰이랑 다 만들어서 노는 거.”
어떤 이는 스타크래프트 유즈맵 시절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역시 이 설명도 현재의 서크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았다.
“스타 유즈맵을 놀이터에서 하는데, 언제든지 누구든지 들어올 수 있는 거야.”
이 정도면 얼추 설명이 될 수도 있었다.
서크의 특징은 한 번 어떤 ‘서버’를 만들어둔다면 그 안에 허락된 인원은 누구든지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몬드가 서버 오픈 1일 차에 접속했지만 일주일간 안 오다가 8일 차에 접속한다면, 그래도 게임은 계속 흘러가고 있다. 다른 유저들에 의해서.
그리고 게임이 흘러가는 방식은 순전히 이 서버를 만들고 구상한 유저들에 의해 정해진다.
그것이 현재 서크가 쓰이는 방식이다.
“근데 이게 사실 처음에는 다 같이 모여서 허허벌판에서 몬스터 잡으면서 살아남기 하는 거였다고 합니다.”
아몬드가 나무위키의 한 문장을 정독한다. 그러다가 본인도 의문을 품는다.
“그런 게임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됐지?”
-얘도 잘 모르는거 같음ㅋㅋㅋ
-지금 본인도 처음 아는 눈치인데요?
-샌드박스가 뭔지 모르니 뭐 ㅋㅋ
“으음…… 처…… 처음에는 그러니까 서바이벌, 생존이 목표였는데. 차츰 샌드박스형으로 거듭나면서…… 목표를 유저들이 설정하게 됐다. 생존은 당연한 목표고, 그 이상의 룰과 목표들을 설정한다…….”
-드르렁……
-아로ㅓ며도슈ㅡㅇ.ㅏ해요
-이게 뭐다냐 ㅋㅋㅋ
-좀비스쿨 교장 취임식임?
-같이 배우고있는거죠?
아몬드의 어설픈 서바이벌 크래프트 설명이 끝날 무렵엔 비로소 아몬드도 이 게임을 이해하게 됐다.
“아. 이제 알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뭔뎈ㅋ
-역시 모르는거냨ㅋㅋ
-대반전ㅋㅋㅋ진짜 몰랐냐고 ㅋㅋ
모르는 거 아니냐고 놀리던 건 농담이었는데. 놀랍게도 아몬드는 진짜 몰랐다.
“이제 알았으니까. 다시 설명 감.”
설명한 지 약 2시간이 지났을 시점, 그는 다시 설명하기 시작했다.
-안돼!
-살려주세요ㅠ 교수님
-???: 아몬드님 한 번만 죽어주세요!
-ㅁㅊㅋㅋㅋ
-잠크리트 든든하게 확보했다고 막나가누 ㅋㅋㅋ
-채팅은 다 죽었는데 시청자는 왤케 많어 ㅋㅋ
.
.
.
수많은 고정 시청층을 확보한 방송 이후.
다음 날이 왔다.
이날은 트리비의 모든 스트리머들이 새로운 둥지로 이동하는 날이었다.
그런데 희한한 현상이 하나 있었다.
[풍선껌] [공지) 여러분 오늘 방송은 오후 7시 30분입니다~!] [미호] [공지) 오늘 첫방은 7시 30분! 많관부! 많이 와주세요! 감사합니다!] [홍차] [공지) 첫방 7시 30분임. 그냥 그렇게 됐음.]갑자기 스트리머들이 우후죽순 첫방 시간을 7시 30분으로 통일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 당연히 스트리머 관련 커뮤니티에서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스트리머들 왜 다 7시 30분이냐? 뭔 이벤트 하나본데??]-근데 트래픽 감당되냐? 첫 날인데
└이 정도면 거의 서버 맷집 테스트하려는 거 아니냐?ㅋㅋㅋㅋ
└ㄹㅇㅋㅋㅋㅋ
└자신있나보지
-아 그거 아냐?? 다 서크한다는 말 있었잖어
└거기서 뭐 하나봄
└근데 하나도 안써있음 아직
서크 이벤트에 관련된 건 아직 배너에도 없고, 어떤 홍보도 하지 않았다.
스트리머들의 첫방을 보러온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이벤트 오픈 같은 느낌을 최대한 배제하는 것이 주혁이 제안했던 전략이었다.
그는 시간을 체크한다.
‘곧이다.’
곧 오후 7시 30분.
[아몬드] [공지) 오늘 저녁 7시 30분에 올게요~]아몬드 역시 이때 방송을 켜겠다고 공지가 올라가 있었지만.
주혁은 평소와 다르게 상현의 집에 있지 않았다.
지금 캡슐방 앞에 서 있었다.
“간만이네.”
그는 사뭇 긴장한 듯 캡슐방 계단을 내려간다.
“오오. 이게 누구야. 진짜 왔네.”
오자마자 그를 반겨주는 인물이 있다.
“아, 강석이 형.”
짝.
둘은 손을 맞잡으며 인사를 나눈다.
처음 아몬드에게 중고 캡슐을 싸게 팔아줬던 이강석이다.
“우리 쪽 중고 사업 엄청 잘된다. 덕분에.”
“저번에 그거 아직도 효과 있어요?”
“그럼! 국가 대항전 우승하고 이강석 사장님 중고 캡슐 싸게 줘서 감사하다고 딱 언급해 줬잖아?”
“그렇긴 했죠.”
“중고 거래에서 신뢰가 제일 중요한데. 그걸 얻어서 아주 장사가 잘돼. 들어오면 금방금방 나간다.”
으허허!
이강석은 만족스럽다는 듯 큰 덩치를 꿈틀거리며 웃어댔다.
“매출이 20배는 상승했어. 첫날엔 전화에 불나고 말도 못 하고.”
“와. 그렇구나.”
“팔려는 사람, 사려는 사람 다 엄청 늘어서 그냥 대박 났지 뭐냐.”
주혁은 그 정말 그 정도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그는 사실 중고 거래 경험이 별로 없어서 그 시장에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긴…… 중고차 사러 갔는데 팔에 문신 보이면 바로 유턴이지…….’
유일하게 관심을 가졌던 중고차에 대입해 보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여튼! 그러니까 오늘 공짜로 그냥 써.”
“예? 아니죠. 그건.”
“얌마. 이거 이용료 얼마나 된다고. 씨…… 그냥 들어가! 맞기 전에!”
이강석은 정말 반강제로 주혁을 캡슐 안쪽으로 밀어 넣어버렸다.
충전된 시간은 9999시간. 거의 무한대였다. 저걸 다 썼다간 매트릭스 인간이 될 것이다.
“아, 아…… 감사합니…….”
텅!
뚜껑이 닫혀 버렸다.
‘참내.’
상현이가 국가 대항전에서 언급한 게 이 정도일 줄이야.
슈퍼스타가 된 게 맞긴 하구나.
새삼 영향력을 다시 느낀다.
‘그나저나…….’
주혁은 간만에 들어간 캡슐을 이리저리 만져본다.
아무래도 그는 캡슐에 들어가는 걸 즐기진 않는 편이라 익숙지 않은 것이다.
‘7시 10분이네 벌써.’
얼른 들어가야 했다.
그가 이강석에게 부탁해 놨기에 게임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서바이벌 크래프트]주혁은 ‘멀티 플레이’를 선택하고 번호를 입력한다.
‘서버 번호가…….’
* * *
“서버 번호가 뭐더라…….”
상현은 주혁이 없는 집에서 메모장에 적힌 번호를 확인했다.
“czkt11012구나.”
서바이벌 크래프트에선 초대된 서버 번호를 입력해야 했다.
그렇지않으면 엉뚱한 서버 허허벌판에서 혼자 시작하게 된다.
“czkt11012, czkt11012…….”
아몬드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캡슐 안으로 들어간다.
사실 그냥 컴퓨터 메모장에 써서 연동시켜 놓으면 그만인데.
‘이 정도는 기억하지.’
그는 굳이 자신의 기억력을 시험대에 올렸다.
잠시 후.
-아하~
-와 치즈 첫방!
-캬
-치즈맛 아몬드 ㄷㄷ
아몬드 방송이 켜졌다.
“트…… 아니, 안녕하세요.”
-ㅠㅠㅠ
-트하 해줘 ㅠㅠ
-우린 아직 트리비에 있어!!
아몬드는 시청자 채팅창을 본다.
치즈와 트리비로 반으로 나뉘어 있는 시청자들.
아직도 트리비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었다.
‘뭔가…….’
뭔가 마음이 짠하다.
저 창이 곧 없어지는구나.
이제야 치즈라는 플랫폼이 생겼다는 실감이 난다.
‘트리비.’
그간 수많은 일이 있었던 플랫폼.
그의 인생을 바꿔줬던 그곳.
아직 없어진 건 아니지만, 조금 거리가 멀어졌다.
두 번째 칸으로 밀려난 채팅창을 보며 아몬드는 손을 흔들어준다.
“트하~”
-트하 ㅠㅠ
-아하!
-ㅠㅠ
-해주네 ㅋㅋㅋ
-고마워요!
아몬드는 시간을 체크한다.
‘8시에 입장하면 되니까.’
7시 30분에 방송을 켠 건 점검을 위해서다. 치즈 첫방이기 때문에 제대로 송출은 되는지, 채팅은 잘 올라오는지, 버퍼링은 없는지 확인해야 했다.
“여러분. 송출 괜찮아요?”
이런 일은 보통 주혁이 알아서 해줬는데. 오늘은 부득이하게 함께할 수 없으니 시청자들에게 묻는다.
-ㅇㅇ
-ㅔ
-괜찮은듯?
-엄청 부드렁누데요?
[파프리까청춘이다 님이 1만원 후원했습니다!] [망사용료를 얼마나 낸건지 버퍼링 하나도없네 ㄷㄷ]-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
-국내는 튀멤버쉽 할인해준답니다~
-ㅋㅋㅋㅋㅋㄹㅇ
-거하게 주셨나보네
-꽌시 달다~
후원도 잘 들어온다.
그때였다.
빠밤!
[루비소드 님이 무려 10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뉴비 정착 지원금]-ㄷㄷㄷㄷㄷ
-와
-헉
-대루비
-루비마마 클라쓰;
-헐 ㅋㅋㅋ
-이럼 바로 방종 아니냐?ㅋㅋㅋ
“엇. 루비소드 님. 첫 방송부터 엄청난 후원 감사합니다!”
아몬드는 꾸벅 고개를 숙이는 걸로 리액션을 대신했다.
띠링.
[가지볶음 님이 3천 원 후원했습니다.] [동생이 요즘 저금을 안 하네요.]-??
-ㅁㅊㅋㅋㅋ
-ㅋㅋㅋ가볶쉑
-왜 안하는지 진짜 모름?ㅋㅋㅋ
-그래도 꾸준한 친구야~ㅋㅋㅋ
-밑빠진 독에 물 붓겠냐곸ㅋㅋ
-거지볶음ㅋㅋㅋ
“가볶 님도 감사합니다.”
가볶 이후에도 수많은 후원 행렬이 이어졌다.
빠바밤!
[소룡포 님이 50만 원 후원했습니다.] [치즈 후원 할인되더라구요]-캬
-와
-소룡포성님도 묵직~하잖어~
-ㄷㄷㄷ
-퍄퍄퍄
띠링.
[우리원딜풍선껌 님이 10만 원 후원했습니다.] [제발 제 아이디처럼 되지 않게 해주세요. 파프리카 이겨야합니다.]-갑자기 ㅋㅋㅋㅋㅋ
-껌형 보고 그렇게 웃어놓고 ㅋㅋㅋ
-고스투 버스터즈 안봄? 껌형이 겜 더 잘함
-엥?ㅋㅋ
“소룡포 님 무려 50만 원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 우원풍 님 감사합니다.”
후원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몬드의 시선을 빼앗은 후원이 하나 있었다.
‘응?’
띠링.
[AK47 님이 10만 원 후원했습니다.] [앗…… 진짜 치즈 가셨네 ㅠ]아몬드가 기억하고 있는 닉네임이다.
단순히 닉이 겹치는 걸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그 사람 같았다.
“악 님 감사합니다. 일단 방송은 잘 되는 거 같구요.”
아몬드는 굳이 오렌지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진 않았다.
이제 슬슬 8시가 다가온다.
들어갈 준비를 해야 했다.
“오늘 할 게임 저희가 민주적인 투표를 통해서 정했던 거 기억하시죠? 정말 박빙의 투표 끝에 선정된…….”
따단~
아몬드가 게임을 실행시키면서 효과음을 낸다.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로 만들어진 컨텐츠입니다. 관심 가져주시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티배깅 미쳤네 ㅋㅋㅋ
-소중한 한 표긴 함. 저기에 표가 거의 없었으니까
-이거 이벤트 하는거죠??
-견과류쉑 오늘 다 이거하더만ㅋㅋㅋ 투표 왜했냐곸ㅋㅋ
슬슬 눈치 빠른 시청자들이 채팅을 치기 시작해서 아몬드가 목청을 높인다.
“서바이벌 크래프트! 시작해 보겠습니다!”
팟!
게임이 시작된 후, 모든 시야가 암전했다가 야생의 풍경이 펼쳐진다.
사람 하나 없는 무인도 같은 풍경.
그 위 하늘에 구름 앞에 이런 글자가 쓰여진다.
[서바이벌 크래프트]타이틀과 함께 이런 선택지가 나타났다.
[싱글 플레이] [멀티 플레이] [샌드박스 모드]이 중에서 멀티 플레이를 골라야 했다.
‘코드가…….’
이제 7시 58분.
수많은 스트리머들이 이미 서버에 모여들기 시작했을 거다.
아몬드는 코드를 입력한다.
[코드: czkt12012]틀린 코드였다.
원래는 czkt11012다.
사실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어차피 다시 튕겨 나오고 재입력하면 그만이니까.
‘오?’
그런데, 튕겨 나오는 게 아니라 어디론가 들어가져 버린다.
[입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