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48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79화(950/96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79화
27. 비선별인원(1)
사실 상현은 원래부터 낚시에 관심이 있었다.
팡어를 알기 전부터다.
훨씬 더 전부터.
그가 조금씩 건드린 다른 스포츠나 레저와 다르게 이는 선수촌 시절보다도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서바이벌 크래프트 캐릭터만큼 작았던 시절.
아주 어린 시절. 친구가 우연히 던진 말이 뇌리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난 우리 아빠랑 낚시 갈 거야.”
“낚시?”
“응. 너 낚시 안 해봤어?”
“응…….”
해봤을 리가 없었다.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는 장사하시느라 바쁘고, 낚시는커녕 살면서 드라마 보는 것 외의 취미 활동을 가져보신 적이 없으신 분이다.
“그럼 너 취미가 뭐야?”
“취미?”
취미 활동이라는 개념조차 그에겐 모호했다.
“아, 아니. 여름 방학에 뭐 해?”
“여름에…….”
상현은 또 대답하지 못했다.
여름 방학이라고 특별하게 뭘 해본 적이 없었다.
할머니 일을 도와드리는 게 전부였다.
“치, 치킨 먹기?”
“에이. 그건 방학이 아니어도 되잖아.”
“음…….”
그때 그는 자신이 왜 대답하지 못했고, 왜 괜히 친구 앞에서 한없이 작아졌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그 친구가 며칠 뒤에 와서 이런 제안을 했음에도 흔쾌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 그…… 있잖아? 방학에 우리 가족이랑 같이 낚시하러 갈래?”
아마 친구는 후에 상현의 부모님이 안 계시다는 걸 알게 된 듯했다.
상현은 그래서 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냥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친구의 가족이 휴가를 보내는 곳이 자신이 있을 곳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아…… 알았어.”
친구는 무안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물러났다.
이후 상현이 양궁을 하게 되면서 전학을 가고, 그 친구의 존재는 이름조차 기억 안 날 정도로 희미해졌으나.
==== ====
[직업 목록]농사꾼
낚시꾼
약초꾼
.
.
.
==== ====
이 목록에서 낚시꾼이라는 걸 보니, 그때의 희미한 기억이 다시 피어올랐다.
‘낚시 해보고 싶어.’
현실에서 조금 동떨어진 이 세계에서, 그는 한 번 낚시에 도전해 보려 한다.
“낚시 갈게요~”
* * *
한편, 스트리머들은 아몬드를 그냥 놔둘 생각이 없었다.
‘여기서 어떻게든 팀을 잘 꾸려야지.’
‘아몬드 형이랑 한번 붙어볼까.’
‘어떻게 해야 아몬드랑 해먹지?’
그야 당연했다. 이 치즈마을 컨텐츠 바로 다음 이어지는 게 플랫폼 대항전이니까.
플랫폼 대항전은 치즈 마을 컨텐츠 이상으로 거대 이벤트이다. 다른 플랫폼 사람들까지 다 오니까 단순히 생각해도 정확히 2배 더 큰 이벤트 아닌가?
그러니 플랫폼 대항전을 고려하지 않는 스트리머는 존재할 수 없었고, 플랫폼 대항전을 고려하는 스트리머가 아몬드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도 없었다.
방송 규모를 떠나서, 트리비 출신 중에 가장 믿음직스러운 플레이어는 아몬드니까.
그래서 현 시각, 스트리머들은 아몬드를 찾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고.
“미호 님. 아몬드 님 어디 갔는지 알아요?”
“왜요.”
누군가는 그런 아몬드를 다른 스트리머가 못 찾길 바랐다.
“아, 아니…… 하하. 그냥요. 그냥. 하도 잘생겼다고 하시니까. 용안 좀 뵐까 해서…….”
“여기선 SD인데요. 어차피?”
풍선껌도 나선다.
“맞아. 제가 도와드릴게요. 제가. 아몬드는 왜 찾아? 저는 여기 캐릭터가 제 몸이랑 딱 맞아서 솔직히 여기선 내가 더 잘 움직여.”
-ㅋㅋㅋㅋㅋㅋㅋ
-신경전 미쳤네 ㅋㅋㅋ
-왜요 ㅇㅈㄹㅋㅋㅋㅋ
-앜ㅋㅋㅋㅋ
-풍선껌은 ㄹㅇ 차이가 없누
“아하하…… 괘, 괜찮아요.”
벌룬스타즈의 가시 돋힌 대답에 슬그머니 자리를 피하는 스트리머들.
‘젠장. 벌룬 놈들 그만 해먹어라.’
그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스스로 아몬드를 찾아나섰다.
일단 시청자들에게 묻는 게 빨랐다.
“아몬드 님은 아까 등장하고 나가신 거예요?”
“대체 아몬드 님은 죽고 나서 어디로 가신 거야? 하하. 구, 궁금해서요.”
“님들. 아몬드 님은 근데 뭘 좋아하셔? 아니, 그냥 묻는 거야. 그냥.”
이러니 시청자들도 많은 스트리머들이 아몬드 찾기에 혈안이 됐다는 걸 알 수밖에 없었다.
-ㅋㅋㅋㅋㅋㅋㅋ다들 아몬드무새여?
-견과류 중독자들마냥 찾아다니네
-아니 ㅋㅋ 이러면 진행이 안되잖아
-플랫폼 대항전에 목숨걸었냐?ㅋㅋㅋ
아몬드는 등장부터 시작해서 사실상 이 치즈마을의 주인공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 * *
이런 상황에 대해서 커뮤니티에서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슈퍼스타 견과류ㅋㅋㅋㅋ] [아몬드를 찾아라가 혹시 마을 목적임?] [치즈에서 아몬드만한 애가 없긴함ㅋㅋ] [아몬드는 막상 낚시하러 가는뎈ㅋㅋ]아몬드를 찾아라가 마을의 모토가 되어버린 게, 사실 컨텐츠적으로 그리 좋은 현상이 아니었다.
커뮤니티에선 그걸 꼬집고 있었다.
-야 근데 이러면 진행이 되냐?
└그래도 나름대로 생존부터 챙기긴하니까 일단은 될듯?
-어떤 놈들은 너무 노골적임 ㅡㅡ
-현생 끌고 오면 노잼인데 근데
└ㄹㅇ
└그치……
서바이벌 크래프트류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과몰입’이다.
마치 여기가 실제 인생인 것처럼 스트리머가 몰입하고, 시청자들이 그걸 보며 즐거워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 인생인 ‘플랫폼 대항전’을 너무 고려하기 시작하면 재미가 떨어진다.
상황을 지켜보는 치즈 플랫폼 관계자들과 장 프로덕션의 사람들도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음. 여기 마을에 몰입을 해야 하는데. 사람들이 플랫폼 대항전 멤버를 찾아다니네. 정확히는 아몬드를 찾아다니네요.”
이들도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그쵸. 이건 좀 문제가 있죠? 아몬드 님도 게임 자유롭게 하시기 힘들 거고.”
“아몬드 님이 미리 죽고 사라지셔서 다행이지…… 처음부터 있었으면 어휴, 말도 아니었겠는데요?”
“이건 아무래도 조항을 하나 추가해야 되겠는데요.”
이들은 자신들이 조금은 개입해야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현생 언급 금지. 이런 거 어때요?”
“일단 괜찮은 거 같네.”
* * *
한편 이 모든 상황을 전혀 모른 채, 한가롭게 낚시를 떠난 아몬드.
띠링.
[새로운 마을 법안!] [현생 언급 및 적용 금지]그에게도 메시지가 도착했지만.
‘뭔 말이야.’
그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게임을 파악해 나가는 데 이미 모든 뇌 에너지원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배고픔 수치가 있고…… 목마름도 있고…… 약간 좀비 스쿨 느낌이네요.”
ui를 보면서 어떤 게임인지 파악 중이다.
-서크 아예 처음임??
-연습 안하고 들어오는 건 정말 초심을 잃지 않네 ㅋㅋㅋㅋ
-나무 위키는 왜 읽었누 ㅋㅋㅋ
-그 정돈 알고 와라 ㅋㅋㅋㅋ
-ㅇㅇ 기본적으로 생존겜이에요!
-늘 초심 그대로인 스트리머 아몬드
그는 서바이벌 크래프트를 나무위키 문서로 본 적은 있어도 굳이 연습해 본 적은 없었다.
척 보기에 꽤 간단한 게임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아니, 이거 초등학생 애들이 하는 게임이라고 하길래. 그냥 왔어요.”
그러나 이런 변명은 이제 고여 버린 견과류단에게 쉽게 먹히진 않았다.
띠링.
[가지볶음 님이 3천 원 후원했습니다.] [난트전에서 상점픽을 갈기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ㅋㅋ
-난트전도 초등학생들이 많이 참여하는 대회라서 그런거죠?ㅋㅋㅋㅋ
-엌ㅋㅋㅋ
-국가대항전에서 상점픽 안해서 다행이지 뭐임ㅋㅋ
-그래도 발전한게 이제 변명을 하누
“상점픽은 전략인데요?”
정말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는 아몬드.
아몬드에게 이 정도의 지적은 먹히지 않았다.
그는 진심으로 그게 전략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타코형이 그랬어요.”
타코가 그렇게 가르쳐서다.
-전략이긴함
-딜이 안박히네 ㄹㅇ
-태산 논리 아몬도일 ㄷㄷ
-맨날 쿠키가…… 타코가…… ㅋㅋㅋ
-딜교 성립이 안됨ㅋㅋ
“일단 물이 있는 곳부터 찾을게요. 목마름도 있고 낚시도 해야 하니까.”
아몬드는 아랑곳 않고 짧은 다리로 뛰어다니며 물소리를 찾아다녔다.
뿅, 뿅, 뿅!
그렇게 몇 분간 뛰어다녔을까?
물이 보였다.
쏴아아아…….
꽤 급하게 흐르는 상류였다.
“오.”
그는 다가가 허리를 숙여 일단 물부터 섭취했다.
“와. 넘어질 뻔. 다리가 짧아서.”
후루룩.
순간 너무 큰 머리 때문에 중심이 흔들렸지만, 어찌 됐든 물을 먹는 데는 성공했다.
-ㅋㅋㅋㅋㅋ
-숏다리가 적응 안되긴함
-넘 커엽다 ㅋㅋㅋ
-빈 병에 담아서 먹어요
[목마름 50 → 0]목마름이 0으로 내려갔다.
“근데 빈 병이 어딨어요?”
물을 병에 담아보라는 말을 듣고 인벤토리를 열어보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님 죽어서 다 떨굼ㅋㅋ
-스타팅 아이템도 떨궜네 ㄷㄷ
-엌ㅋㅋㅋㅋ
-엥? ㅋㅋㅋㅋ 맞네 죽었었지??
“아…… 죽어서 없어요?”
아몬드는 머리를 긁적거린다.
‘뭐야. 중요한 거 없어진 거 아니겠지?’
다시 무대로 가서 아이템을 찾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어차피 스타팅 아이템이 그리 중요하진 않을 것 같은데.
그때, 슬슬 빨갛게 변해가는 다른 수치가 눈에 들어온다.
[배고픔 70]“아. 배고픔!”
그는 배고픔 수치가 있다는 걸 다시 기억해 내서 외친 거였는데.
띵!
[루비소드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아아가는 배가 고파~]“감사합니다. 루비소드 님.”
[5천 원 후원 보상으로 ‘치즈 쿠키’가 지급됩니다.]그의 인벤토리에 치즈 쿠키가 생겨났다.
“어? 아, 맞다.”
잠시 잊고 있던 후원표가 생각났다.
5천 원이 들어오면 쿠키가 생긴다.
와그작.
그는 치즈 쿠키 베어 물어보는데. 배고픔 수치가 떨어졌다.
띵!
[제이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쿠키 먹는 아아가 커여워]또 쿠키가 생겨났다.
“제이 님. 감사합니다.”
와그작.
크게 베어 물자 또 배고픔 수치가 떨어졌다.
그런데, 이게 희한한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커다란 머리의 아몬드가 커다란 쿠키를 양손으로 잡고 먹는 이 광경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욕구를 불러일으킨 모양이다.
띵!
[커여워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옛다!]띵!
[무한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와 쿠키 한번만 더 먹어주셈ㅋㅋ]띵!
[골든벨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배고픈 아아가에게 쿠키 후원!]띵!
[엄마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으이구. 이것아 얼굴 뜯어먹고 살거야? // ???: 네!]너무나 쉽게 생겨나는 쿠키들.
우르르르.
그의 손에 한 움큼의 쿠키들이 떨어졌다.
-캬
-ㄹㅇ 얼굴이 밥먹여주는중ㅋㅋㅋ
-존잘은 숏다리로도 쿠키를 받는다
-더러운 세상…… 피토하는 후원……
-배고프다고하면 하늘에서 쿠키가 떨어지는 인생은 뭘까……
-SD캐릭터인데 존잘 버프로 후원 받는 건 반칙 아니냐??
뿅.
마지막 쿠키가 생겨난 후.
“와, 감사합니다.”
아몬드는 이제 낚싯대를 만들 준비를 시작했다.
“배고픔도 없어졌으니까. 낚싯대 만들기 한번 해볼게요.”
서바이벌 크래프트에선 재료만 갖춰지면 유저들이 직접 뭐든 만들어낼 수 있다.
[조합 설명서]조합 설명서를 읽으면서 모양과 재료 개수를 맞춰주면 저절로 형성됐다.
“나뭇가지 세 개…… 실이 두 개 필요하네요?”
나뭇가지야 나무에서 꺾으면 그만인데.
문제는 실을 어디서 구하냐는 것이다.
“일단 나뭇가지부터.”
그는 나무 위로 타고 올라가서 손쉽게 꺾어오려 했으나.
“……어.”
짧은 다리와 팔, 큰 머리…… 나무를 타기엔 역부족인 체형이었다.
“아, 아니. 이거…….”
이런 류 게임은 처음 해보기에 당황한 아몬드.
-알파메일의 추락……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안되지 ㅋㅋㅋ
-맨날 8등신으로 살다가 2등신 되니까 어떠냐 ㅋㅋ
-당황ㅋㅋㅋ
여기선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럼 어쩌지?’
그는 머리를 굴려봤다.
아무리 봐도 이건 나무를 도끼로 찍어야 했다.
근데 도끼는 또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쿠키만 있지 빈털털이다.
그때였다.
“아. 이쯤이 녀석들 모인 곳인가?”
“그럴 거야. 이 이상 접근하면 보일 수도.”
“이제 막 이주 시작했을 텐데 뭐.”
희한한 대화 내용이 어디선가 들려왔다.
‘뭐야?’
아몬드는 수풀 안으로 들어가 숨을 죽였다.
2등신 캐릭터 둘이 연못을 끼고 접근하면서 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아이디가 안 보여.’
처음 보는 자들이다.
근데 아이디도 안 보인다. 보이기 옵션을 꺼놓은 것이다.
대체 왜?
치즈 스트리머들이 맞긴 한 걸까?
그들은 나름대로 장비까지 갖춰져 있었다.
조악하지만 허리춤에 칼이 있고, 방패도 있었다.
‘이상하네.’
뭔가 느낌이 다른 사람들이다.
좀 더 준비된 느낌.
-쟤네 뭐지?
-응?
-npc 아냐?
-엥?
이에 아몬드는 게임 마이크를 끄고 말했다.
“저 사람들 낚싯대도 있지 않을까요.”
-헉
-앗 ㅋㅋㅋ
-그럴듯?
-글쎄여
-있으면 뭐 어쩌려고 ㅋㅋㅋ
인벤토리에 있는 걸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은 딱 두 가지다.
그가 스스로 주든가, 아니면…….
“죽으면 다 떨구던데.”
죽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벌써 ㅋㅋㅋ
-4. 쏜다
-힐링한다면서
-견과류쉑ㅋㅋㅋ
-또 타앙이야?
-낚시…… 맞죠?
-ㅋㅋㅋㅋㅋㅁㅊ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