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4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80화(951/96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80화
27. 비선별인원(2)
치즈마을 첫날.
[힐링 게임) 치즈마을에서 살아가기]이게 오늘 아몬드 방의 방제였다.
이 방제와 아몬드의 현재 행동은 별로 일치하고 있지 않은 듯했다.
“죽으면 다 떨구던데.”
수풀 속에 숨어 있는 아몬드.
그는 낚싯대를 얻겠다고 사람을 죽이려 하고 있었다.
-힐링게임이라면서요
-벌써부터 킬각보는데 힐링 게임 ㅇㅈㄹㅋㅋㅋㅋ
-킬링 게임이죠?
-치즈 마을 시작부터 위태위태하누 ㅋㅋㅋ
-왜 죽여 ㅋㅋㅋ
그가 평소 하던 게임에선 대체로 이런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왔기에 아몬드는 이런 반응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왜 죽이냐니?
“죽어야 템을 떨구니까요.”
-ㄷㄷ
-기적의 논리
-캬
-견카콜라 ㅋㅋㅋ
-“싸이버 싸이코”
-ㅋㅋㅋㅋㅋㄹㅇ이긴함
아몬드는 잠시 창을 조절하며 뭔가를 살펴본다.
“잠시만요…….”
[마을 규칙]그는 갑자기 마을의 기본 규칙을 읽기 시작했다.
==== ====
[살인]결투를 신청하지 않은 채로 마을 안에서 살인을 범할 시 ‘레드 플레이어’로 각인됩니다.
레드 플레이어가 되면 당분간 마을에 출입할 수 없으며 보석금을 내거나 재판을 통해 소명해야만 풀려날 수 있습니다.
재판을 통해 유죄가 나왔다면 형벌을 받고 다시 마을에 복귀할 수 있습니다.
==== ====
살인에 대한 항목을 읽은 아몬드.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결론 내렸다.
“죽이면 안 된다는 말은 없죠?”
-?
-??
-ㅈㄴ 길게 그 말을 한거잖앜ㅋㅋ
-이 새끼 걍 안읽음ㅋㅋㅋㅋ
-혹시 ctrl F 눌러서 ‘살인 하면 안된다’ 친거임?ㅋㅋㅋ
-ㅁㅊㅋㅋㅋㅋ 뭐래는거야
시청자들은 아몬드가 또 제멋대로 지문을 건너뛰어 읽었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아예 안 읽었거나.
그런데 놀랍게도 아니었다.
그는 다 읽고도 이렇게 생각한 것이다.
“죽이면 어떻게 될 거라는 말만 있고, 죽이면 안 된다는 말이 없어요.”
-?
-ㄷ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이게 아성식 서류 읽기!?
-진짜 근데 그렇긴한데??
-ㅋㅋㅋㅋ헉ㅋㅋㅋ
-맞네 ㅋㅋㅋㅋㅋ 걍 보석금만 있으면 되는거임
-ㄹㅇ 윤리적인 걸 안써놨네
마을 법전엔 뭘 하면 안 된다는 말은 없고, 뭘 하면 이렇게 될 것이다라고만 쓰여 있다.
즉, 뭘 하면 안 되고 뭘 해도 되는지는 순전히 플레이어의 판단에 맡기는 셈이다.
“애초에 직업 중에서도…….”
아몬드는 또 다른 문서를 꺼내더니, 직업 목록 중 이 두 목록을 짚었다.
[약탈꾼] [도둑]“이런 게 직업으로 있어요!”
-헉
-ㄹㅇ이네??
-뭐야
-이 자식 왜 갑자기 자료제출을 잘하냐
-이 게임 힐링이 아니었어……
-ㅋㅋㅋㅋㅋㅋ뭐냐
-진짜네
띠링!
[냥냥펀치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사람 죽이고 싶어서 갑자기 법전을 뒤지는게 ㄹㅇ 싸패같다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ㅋㅋㅋㅋ
-말넘심ㅋㅋㅋㅋ
-엌ㅋㅋㅋ
“냥냥 님 감사합니다. 그런 거 아닙니다. 아직 고민하고 있어요. 장비가 좀 좋아 보여서…….”
서바이벌 크래프트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이 게임은 장비 등급이 명확하고 그 효과가 굉장히 큰 편이란 건 안다.
지금 보이는 저 둘은 장비가 현시점에서 되게 좋아 보인다.
그때였다.
[1만 원 후원 보상] [랜덤 버프!]아몬드에게 랜덤한 버프가 부여돼버렸다.
[모든 속도 향상 30%]“!”
여기서 아몬드의 고민은 멈춰 버렸다.
* * *
한편 치즈마을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제작진.
“다들 일단 뭐라도 하네요. 역시 처음엔 광부를 많이 하네요.”
장 피디와 일하는 박오훈이 마을이 돌아가는 풍경을 흐뭇하게 보며 중얼거린다.
이에 장 피디가 대답한다.
“어. 처음엔 그렇지. 집 짓기 좋잖아. 인기 많네.”
“약초꾼도 가고요. 낚시꾼 하려는 사람도 보여요.”
치즈마을로 이주한 주민들은 각자 하고 싶은 일을 정해 일단 정진하고 있었다.
지금은 거의 아무 건물도 없는 허허벌판이지만, 광질로 재료를 캐내서 돌과 나무 등을 이용해 집을 지어나갈 것이다.
그러고 나면 마을의 시스템이 조금씩 생길 것이다.
“어? 잠깐만요. 15번 카메라. 저거 만난 건가요?”
15번 카메라엔 아몬드가 익명의 플레이어 둘과 마주친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장 피디는 급히 오더를 내린다.
“16, 17, 28, 29, 37 전부 아몬드 쪽으로.”
카메라 중 꽤 많은 개수가 거기에 투자되기 시작한다.
신기한 일이다. 지금쯤이면 본래 치즈마을 본진에 더 카메라가 많이 필요할 텐데.
혹시 장 피디가 아몬드와 친분이 있어서 더 신경 쓰는 걸까? 생각도 들 수 있지만 전혀 아니었다.
“벌써 파프리카랑 마주치다니. 이거 역시 될놈될이네.”
파프리카 스트리머와 아몬드가 마주친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후에 편집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와…… 저 사람들도 대단하네. 어떻게 여기 벌써 찾아왔지?”
“게임 잘하는 애들이 파프리카로 많이 갔다잖냐.”
이들은 정확히는 트리비에서 파프리카로 이적한 스트리머들이다.
이 기획은 처음에 반발이 심했다.
「아니, 치즈 돈 들여서 기획한 컨텐츠에 파프리카 사람들을 넣어요? 제정신입니까?」
제정신이 아닌 기획이 맞다.
그렇지만 늘 이성적으로 기획하는 게 정답은 아니다.
가짜 국대도 처음 만들 땐 제정신이 아닌 컨텐츠였다.
장 피디는 가짜 국대 경력과 화려한 메이저 채널 경력으로 밀어붙여 치즈 관계자들을 결국에 설득해 냈다.
「진짜 이거…… 하…… 잘못되면 알아서 해요.」
장피디는 그 말을 떠올리며 웃었다.
“벌써부터 좋은데?”
장피디의 기획대로 서버 설계자들은 파프리카로 이적한 트리비 스트리머들을 몰래 초대했고.
그들은 현 치즈 마을과는 전혀 다른 외딴곳에 터가 만들어져 있었다.
심지어 그들은 약속된 시간까지는 방송을 켜지도 않는다.
순전히 게임에만 참여 중인 셈이다.
후에 이 영상을 올튜브에 올려서 수익을 창출할 수는 있어도, 당장 라이브 수익이 끊겨 있는 셈.
이는 치즈와 딜을 하기 위해서 넣은 조항이기도 하지만 이 기획의 색깔에 맞추기 위함이기도 했다.
“조, 좋은 건가요? 저는 이거 영 불안해요. 다른 플랫폼 애들이 와 있는 게…….”
반면 박오훈은 불안해하고 있다.
장 피디의 이 기획이 사실 완전히 이해되진 않는 것이다.
그러나 장 피디는 꽤나 확고한 모습.
“트리비 사람들이 다 같이 있어야 의미가 있는 거야. 인마.”
“……왜, 왜요 대체?”
왜냐고?
이에 대해선 직원들에게도 따로 설명한 적은 없었다.
단순히 구도가 재밌을 거라는 말만 했을 뿐이다.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이건 가상 공간일 뿐, 사실상 리얼리티 예능이다.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 그게 큰 재미이다.
피디 머리에 큰 그림은 있어도 미리 흐름을 정해두면 안된다.
적어도 모든 사람들이 그 흐름을 알고 손을 대서 그 흐름대로 인위적으로 이끌려 하면 안 된다.
“그냥. 느낌 좋잖냐~”
장 피디는 그래서 이렇게 그냥 말을 얼버무린다.
“참내. 항상 그런 식이죠.”
박오훈은 질린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모니터를 보는데.
“에?!”
식겁하고 만다.
“지금 아몬드가 저 사람들 죽이려 하는데요? 이거 죽으면 누가 죽었는지 서버 전체 창에 떠버리잖아요!”
파프리카 스트리머들의 존재는 일단은 숨겨진 반전 요소다.
지금 치즈마을에서 알게 되면 혼란이 일 것이다.
“괜찮아.”
장 피디는 손사래 치며 별거 아니란 듯 말한다.
“지금 쟤네 못 죽인다. 오훈아.”
“왜요?”
“아몬드는 맨손이고, 쟤네는 처음부터 장비가 좀 좋거든. 척박한 마을에서 시작하는 대신 무기고 뭐고 다 좋아.”
그렇다.
파프리카 쪽이 숫자도 적고 척박한 곳에서 시작해도 딱 하나.
전투 관련 장비는 우월하게 주어졌다.
그 지역엔 철광물도 많아서 후에 장비를 더 만들어나가기도 쉬웠다.
“아몬드도 대충 장비 보고 파악해서 빠질…… 리가 없구나.”
과거 어떤 게임 회사 마케팅부의 김김 듀오이면 모를까, 장 피디는 아몬드를 하루 이틀 본 게 아니었다.
아몬드가 이대로 뺄 것 같진 않았다.
그의 예상대로 아몬드는 둘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스르륵.
“음…….”
장피디는 슬슬 불안했다.
‘분명 안 될 텐데.’
안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수풀을 가르면서 다가가는 모습에, 그가 직접 편집하면서 봤던 국가 대항전의 아몬드가 겹쳐 보인다.
안 될 것도 되게 해버리는 그때 그의 모습.
물론 지금은 SD캐릭터지만.
하여간 조마조마했다.
“가, 간다. 카메라! 카메라!”
“16, 17 줌인!”
* * *
“후후후.”
트리비에서 파프리카로 이적한 스트리머, 후추.
그녀가 저 멀리 보이는 치즈마을의 흔적을 보며 웃는다.
“저놈들 꿈에도 모르겠지? 치즈에서 하는 컨텐츠에 우리가 있는지?”
“반가워하려나~”
그녀의 옆에서 코를 파면서 대충 대답하는 한 남자.
그는 ‘솔트’였다.
솔로 트수의 준말이었는데, 이젠 트리비가 사라져서 이름의 의미가 막연해져 버렸다.
“하아. 벌써 그립다. 트리비.”
그는 저 멀리에서 같이 놀고 있을 예전 트리비 스트리머 친구들을 그리워했다.
“그럼 치즈로 가지 그랬어.”
“실력파는 파프리카가 맞아…… 치즈는 불안불안하다고. 그래서 나님이 치즈를 도와주러 왔잖냐?”
“파프리카 측에서 오히려 좋다고 우리더러 가라고 해서 온 거잖아…….”
“크흠. 뭐 여튼. 그걸 내가 그렇게 설득한 거지. 다 된 밥에 후추 뿌리기는.”
치즈 돈으로 만드는 컨텐츠에 파프리카 스트리머들이 온다?
파프리카 입장에선 손 안 대고 코풀기였다.
단숨에 승인이 떨어졌고, 결국 트리비 출신들 중 파프리카로 옮겨간 스트리머 전원이 여기 참가할 수 있었다.
다만 그 인원수는 스물이 채 되지 않았다.
즉, 마을 규모는 한참 작다.
그만큼 경제 규모도 작다.
“후후후. 하여간 우리가 쟤네 따라잡으려면 솔직히 약탈밖에 없지 않니?”
“그거 하라고 부른 것 같기도 한데. 장비도 더 좋은 거라고 했잖아.”
숫자가 적은 대신 메리트가 있었다.
아무 브리핑도 없이 들어간 치즈 마을 사람들과는 다르게 이들은 어느 정도 사전 정보를 알고 있었으며, 장비도 좋은 것으로 미리 받을 수 있었다.
“뭐 치즈 애들 정도야 장비 같아도 우리가 이기겠지만.”
“뭘 이기려고 하니? 후후. 이거 힐링 게임이야.”
“아니, 꼭 뭐 다 털고 패서 이긴다는 게 아니라 경제 활동으로 이길 수도 있지.”
“약탈도 경제활동으로 쳐주나?”
둘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갑자기 웃어댔다.
“푸훕훕훕!”
“후후후후!”
생각만 해도 즐거운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난리 나버릴 치즈마을의 풍경이.
자신들이 아는 수많은 스트리머들의 깜짝 놀랄 얼굴을 상상해 보니 벌써 짜릿했다.
서프라이즈를 준비하는 학생들처럼 신난 둘.
“가서 털고 어떻게 할까? 마을 주민인 척 변장해 볼까?”
“그런 것도 돼?”
“있을걸?”
“그거 좋네!”
둘은 또 함께 웃는다.
“후후후후후!”
“푸후후훕!”
이런 게임에서 약탈꾼 포지션이 갖는 재미는 굉장하다.
모두가 힐링을 하려는데 갑자기 난입한 강도.
누가 봐도 주목도가 높아질 메인 빌런 아닌가?
그런데 이 빌런들도 미처 눈치채지 못한 게 있었다.
여기 지금 진짜 빌런이 바로 그들 뒤까지 와 있다는 걸.
뿅!
검은 인영이 수풀에서 뛰어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