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5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86화(957/96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86화
29. 파프리카 vs 아몬드(2)
서바이벌 크래프트가 아무리 이리저리 만질 수 있는 샌드박스형 게임이라고는 해도, 치즈마을 같은 시스템의 서버를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헉! 백만 원! 감사……아아아앗!”
[Cheez_ Miho 님이 승천하셨습니다.] [홍차: 와 부럽다ㅊㅊㅊ] [그린티: 승천ㅋㅋㅋㅋ] [슈크림: 언니 승천 ㅋㅋㅋㅋ]후원별로 반응하는 시스템, 마을의 땅이 구획되어 판매되는 시스템 등등.
“여기 땅 얼마입니까? 빅팜 님. 농사 됩니까?”
“예. 농사 가능한 땅으로…….”
당연한 것처럼 돌아가고 있는 이 시스템들은 사실 서바이벌 크래프트라는 본래 오리지널 버전의 게임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기능들이다.
서바이벌 크래프트는 그저 농사를 짓고, 자원을 얻어 집을 짓고 밤이 되면 나타나는 몬스터로부터 생존해 나가는 게임에 불과하니까.
부동산, 현물 거래, 시세, 스트리머 후원 같은 기능이 있을 리가 없다.
이 모든 것들은 서버메이커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창조물이며, 치즈 마을 역시 그렇다.
치즈에서 서버메이커에게 의뢰하여 만든 마을 서버인 셈이다.
이 정도 규모라면 수많은 전문가가 붙어서 작업 기간은 2주.
짧지만 엄청난 액수의 돈이 들어가게 된다.
이 돈은 과연 어디서 충당할까?
이게 치즈 관계자들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과연 후원 수수료 정도로 될까요?”
“음…… 글쎄. PPL 같은 것도 좀 받아야 되지 않을까?
일단 가장 확실한 수익원은 후원 수수료.
치즈마을에선 스트리머 후원에 수수료가 발생한다.
대신 치즈마을의 시스템이 시청자들의 후원을 유도해서 결과적으로 서로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게 하는 윈윈 방식이다.
하지만 회사의 손익 분기를 시청자의 후원에 맡긴다는 건 너무나 불확실한 정책이다.
후원은 줘도 그만 안 줘도 그만이니까.
“아마 PPL 알아봐야 할 거예요…….”
치즈 관계자들은 결국 간접 광고 방식을 채택하게 될 거라 여기고 있었다.
“하아. PPL 쓰면 진짜 구려지는데. 인방에 PPL이라뇨. 나혼자 잘산다도 아니고.”
간접 광고를 스트리머들이 해줘야 하는 상황은 분명 인위적일 것이다.
“그럼 배너라도 띄워?”
차라리 대놓고 배너를 띄우자는 의견도 나온다.
“옛날에 그 장사의 귀신처럼요? 그거 너무 구려. 안 돼요. 처음부터 치즈 이미지 망칠 일 있나.”
“그…… 그렇지.”
치즈를 처음 선보이는 자리다 보니, 수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었다.
어쩌면 그냥 마케팅 비용으로 생각하고 넘어가야 하지만.
일단 일을 받은 직원들은 그럴 수가 없었다.
어떻게든 본전이라도 찾아야 하는 법이니 고민이 깊다.
그런데, 이런 건 다 기우였을까?
막상 서버가 시작한 후.
“또…… 또! 또 터졌어요!”
치즈 임직원 모두가 숨죽여 지켜보고 있는 치즈마을의 오픈 첫날이었다.
“또!?”
후원이 수도 없이 터져 나왔다.
심지어 즉사 후원인 100만 원 후원도 곧바로 나와버렸다.
첫 즉사 대상자는 아몬드였다.
“아몬드! 젠장! 믿고 있었다고!”
아몬드를 데려오자고 주장하던 주옥지, 그리고 그를 담당하는 고아성.
둘이 신이 나서 하이파이브를 친다.
짝!
마치 반대했던 사람들더러 보란 듯이 말이다.
“끄응…….”
뭔가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다른 스트리머 담당자들.
“첫날이 제일 잘 터지는 거야. 원래.”
“하하. 그렇긴 하죠? 그래도 바람잡이 역할이 중요한 거 아니겠어요? 등장도 대박이고, 100만 원도 첫 타석이니까 의미가 크죠!”
고아성이 지지 않고 반박한다.
그녀의 말처럼 바람잡이가 된 건지, 다른 스트리머들에게도 후원이 막 터지기 시작했다.
젤로도 처형당했고, 미호, 큐티파이, 풍선껌이 연이어 즉사당했다.
그제야 다른 직원들의 얼굴에 안심이 깃든다.
“거봐~ 그냥 다 하는 거야.”
“휴.”
이후 마을 꾸리기에 집중하게 되면서, 잠시 후원 그래프가 내려간다.
처음 장난삼아 후원하던 시청자들이 효과를 보고는 약간 후원 기세가 주춤해진 것이다.
매번 스트리머를 죽이는 게 재밌을 리도 없거니와 100만 원이 적은 돈도 아니니까.
“음……”
“슬슬…… 더 안 나오나?”
치즈 직원들은 초조해진다.
그때였다.
갑자기 후원의 그래프가 튀어오르기 시작하는데.
“어어?”
“뭐야? 뭐야!?”
“미, 미친 뭐야 이거?”
“1초 단위로?”
“아니, 0.1초인데?”
0.1초 단위로 마구 치솟는 후원 그래프.
이는 놀랍게도 단 한 명의 스트리머 때문이었다.
[루비소드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모두 힘을 모아줘! o/]이 말과 함께 수많은 시청자들이 후원을 하기 시작한 것.
[카이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사스케여친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베지터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레레미파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거지볶음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
.
스트리머가 협공당해 죽을 위기에 놓이자 시청자들이 힘을 모아 수많은 버프를 걸어준 것이다.
“이, 이럴 거면 즉사 몬스터 이런 거 말고! 버프를 10만 원으로 할걸!”
직원들이 후회된다는 듯 외친다만, 입꼬리는 승천하고 있었다.
“이거 우리 BM 먹히는데요?”
이건 원래라면 없을 후원이다.
순전히 버프라는 기능 때문에 생긴 후원.
즉, 완벽하게 치즈마을의 BM(*수익구조, Business Model)이 먹히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지금 후원의 기세가 심상치가 않았다.
“버프를 걸겠다고 이렇게까지?”
치즈마을 같은 컨텐츠의 전통은 스트리머를 괴롭히는 데 큰돈을 들이는 것인데.
지금은 반대의 상황에서 엄청난 후원이 쏟아지고 있었다.
아몬드 스카우트를 주장하던 주옥지가 황급히 태블릿을 넘기며 설명한다.
“지금 트리비한테 받은 데이터에 의하면, 한 번도 후원해 본 적 없는 사람들까지도 만 원을 쏘고 있어요. 한 번 결제하게 만드는 게 얼마나 큰지 아시죠?”
“맞죠. 한 번 결제 시작하면 다음은 너~ 무 쉽거든요.”
아몬드 담당 고아성까지 합세해서 거들자, 모든 임직원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이런 식으로만 가면 PPL 안 받아도 되겠네요.”
“그러게.”
“일단 스타트 나쁘지 않네.”
그중에서도 치즈 대표, 채다희. 그녀는 이 현상이 매우 인상적이라는 듯 말한다.
“이렇게 상황을 만든 게 대단하군.”
그녀의 말을 들은 옆의 임원이 묻는다.
“상황요?”
“그래. 이런 BM을 차용한 시청자 참여 컨텐츠는 많았잖아?”
“그쵸…… 근데 다 성공적이진 못했죠.”
“그래. 그러니까 이걸 이렇게까지 끌어내는 능력이 대단한 거야. 생전 후원 안 해본 사람들도 지갑을 열게 만들었잖아.”
채다희가 보기에 이건 BM이 뛰어나기 때문이 아니었다.
20 대 1의 상황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가 칼을 휘두르며 싸우는 아몬드.
그의 저돌성과 확신이 만들어낸 상황이다.
“아몬드가 극한의 상황으로 자신을 몰아세운 거야.”
이런 상황에서 시청자들은 당연히 자신의 스트리머를 돕고 싶어 한다.
괴롭혀도 내가 괴롭히지, 억울한 상황에 처하는 건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최대의 유도를 하기 위해서.”
“예? 유도요?”
“그래. 그는 이 수익구조에 대한 이해가 아주 뛰어나.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상황에 뛰어들겠나?”
이 말에 담당자인 고아성과 관리자 주옥지 팀장이 말없이 서로를 쳐다봤다.
아몬드가 수익구조를 이해하고 이런 일을 벌인다고 생각하다니.
‘대표님 뭐래는 거예요. 조크예요?’
‘아몬드 방송 잘 안 보셔서 모르시는 거 같아. 일단 그냥 둬.’
‘아…… 옙.’
본인이 똑똑한 사람이라고, 모든 사람들이 그럴 거라 여기는 전형적인 똑똑한 사람의 오류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채다희는 계속해서 아몬드의 정체 모를 천재성에 감탄하고 있었다.
“스트리머의 수금도 천재적일 수가 있구나? 진짜 간만이야. 이런 느낌.”
그래프가 계속 치솟는 만큼, 아몬드의 검에서 솟는 빛도 강해졌고, 대표의 눈도 더 반짝였다.
“대단해…….”
* * *
엄청난 후원으로 엄청난 돈을 쓸어 담고 있는 아몬드.
그러나 막상 그의 상황 자체는 그리 쉽지 않았다.
아무리 썰어 죽여도 이들은 계속 살아나서 다시 나타났다.
“막아아아아!”
“막는다! 무조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 죽어도! 네놈은 막는다아아! 비선별인원!!”
-광기 ㅋㅋㅋ뭔데 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
-들으면 들을수록 후추 같아 목소리 ㅋㅋㅋ tts쓰나?
-앜ㅋㅋㅋ
-ㅅㅂㅋㅋㅋㅋㅋ돌겠네 ㅋㅋㅋ
-얘네 대체 뭐임???
슬슬 아몬드에게도 틈이 생겼다.
퍼억!
[체력 83%]수많은 버프 덕에 버텨왔지만, 20명이 넘는 게임 전문 스트리머다.
이들이 괜히 파프리카로 이적했겠는가?
심지어 대부분이 실력파다.
아몬드가 밀리는 게 당연했다.
‘생각보다 너무 잘 싸워.’
아몬드도 느끼고 있었다.
이들이 일반적인 풍선껌 같은 스트리머는 절대 아니란 거.
이들도 점점 서크에 적응하면서 실시간으로 실력이 늘고 있었다.
-ㅇ/
-ㅇ/ㅇ/
-누가 버프 더 걸어라!
-ㅇ/ 힘내!
-ㅇ/ㅇ/ 가보자 ㅠㅠ
-ㅋㅋㅋㅋㅋ
수많은 시청자들이 응원하고 있지만, 될 게 있고 안 될 게 있다.
여기서 설상가상.
‘어.’
모든 시청자들이 스트리머의 편에 서주지만은 않는다.
이걸 아몬드도 분명 알고 있었는데.
막상 이렇게 당하니까 굉장히 황당했다.
빠밤!
[가지볶음 님이 1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이 싸움을 끝내러 왔다…… 아몬드 차렷!]가지볶음.
생전 만 원을 넘는 후원도 거의 하지 않던 자다.
심지어 자신의 돈이 아니라 동생 돈이나 훔쳐서 후원하던 자다.
그런데 갑자기 10만 원을 태웠다.
10만 원의 효과 때문이다.
[랜덤 상태 이상]-앜ㅋㅋㅋㅋㅋㅋㅋㅋ
-이 개쌔끼얔ㅋㅋㅋㅋ
-찐광깈ㅋㅋㅋㅋ
-?
-가볶 동생 오열ㅋㅋㅋ
-이 미친ㅋㅋㅋㅋㅋㅋ
-가지볶음 찐 아니지? 가짜라고 말해줘
어지간한 일엔 흔들리지 않는 아몬드조차 이 엄청난 반전엔 뒤통수가 얼얼했다.
‘미친…….’
[빙결]팅!
너무나 찰떡처럼 상태 이상이 또 빙결이 당첨됐다.
이제 아무것도 못 한 채 한동안 얼어 있어야 한다.
“……?”
이렇게 되니 오히려 때리던 파프리카 쪽이 당황했다.
“뭐야? 어, 얼었는데?”
분노에 물든 후추만이 망설임 없이 주먹을 휘둘렀다.
뿅!
“뭐긴 뭐야 빨리 죽여!!!”
“장비 다 내놔아아!”
이대로 아몬드는 장비를 다 토해내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
아몬드는 허망함에 하늘을 올려본다.
‘망할 가볶…… 어?’
그런데, 변수는 가지볶음만이 아니었다.
하늘 위.
무언가 있다.
파프리카 광장을 다 뒤덮을 사이즈의 무언가.
아몬드의 위로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웠다.
“카아아아아아아아!”
모든 주민들이 순간 위를 본다.
거대한 날개, 기다란 꼬리, 뱀 같은 눈깔.
[드래곤]드래곤이다.
“……뭐, 뭐야 이거.”
“이 자식 요, 용기사냐!? 어떻게 드래곤이 지금 있어!?”
지금 이 순간에 있어선 안 될 존재.
그것이 자신을 공격했던 태초의 적, 아몬드를 향해 아가리를 벌렸다.
아무도 반응할 시간 같은 건 없었다.
이미 불길은 그의 입안 가득히 차오르고 있었으니까.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모든 것을 태우는 불길이 수많은 주민이 모여 있는 광장을 휩쓸고 지나가 버렸다.
“아아아아아아악!!”
“안 돼애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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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
단, 한 명만은 목숨 말고 다른 걸 잃었다.
[빙결 해제]바로 빙결 상태를 잃었다.
“……?”
[체력 43%]체력은 거의 멀쩡했다.
얼음이 불을 막아준 것이다.
“크르르!”
드래곤은 그렇게 불을 한번 시원하게 뿜고 나니 화가 풀렸는지,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고.
파프리카 광장엔 잿더미와 아몬드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