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5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87화(958/96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87화
29. 파프리카 vs 아몬드(3)
처음 하늘에 드리운 드래곤의 그림자를 봤을 때, 시청자들은 두 눈을 믿지 못했다.
-??
-갑자기 드래곤 뭔데??
-저 드래곤 설마…….
이 타이밍에 있어선 안 될 존재니까.
그러나, 이내 그들은 기억해 냈다.
-저거 아까 소환된거 같은데?ㅋㅋ
루비소드의 후원으로 소환된 그 드래곤이다.
그 녀석이 아몬드를 여기까지 쫓아온 것이다.
서바이벌 크래프트의 몬스터들은 한 번 자신을 공격한 이에게는 어떻게든 되돌려주려 하는 매커니즘이 존재했다.
강한 몬스터일수록 그런 성향이 훨씬 더 두드러지니까 드래곤은 말할 것도 없을 터다.
비록 이쑤시개 같은 칼이지만 아몬드에게 한 대 맞은 그 기억은 드래곤에겐 씻을 수 없는 치욕이었던 셈이다.
그는 아몬드를 추적해 따라와 기어코 불을 뿜어냈다.
콰아아아아아아아!!
다행인 건 그냥 따끔한 불맛 한 번 보여주고 사라져줬다는 것 정도.
받은 만큼만 돌려준 셈이다.
물론 돌려주는 양은 드래곤의 기준이었다.
-ㄷㄷㄷ
-헉
-ㅈ됐다
-악!
-살려줘
“으아아아아아아……!”
인간의 기준에선 전혀 받은 만큼으로 느껴지지 않을뿐더러, 인과가 전혀 없는 인간들도 말려들 정도였다.
아몬드와 드래곤의 주고받은 것과는 상관도 없는 파프리카 주민들이 전부 타죽었다.
아몬드만 빼고.
[빙결 해제]그는 빙결 효과로 인해 화염 대미지에 면역이었던 것이다.
-?
-뭐여 ㅋㅋㅋ 살았음??
-이걸 살아?
-저 드래곤 뭐임???ㅋㅋ 아까 그거임??
-미친ㅋㅋㅋㅋ
-와 살았엌ㅋㅋㅋㅋ
가지볶음이 아몬드를 죽이겠다고 건 상태이상이 아몬드를 살려 버렸다.
심지어 그 외 모든 적들은 재가 되어버렸다.
-이걸 가지볶음이??
-가지볶음은 신이야!
-가지복음 1장 3절 시험에 들게하여도 의심하지 말지어다……
시청자들은 가지볶음에 대해 ‘가지복음’이라는 말까지 써가며 그를 찬양했다.
너무나 완벽한 타이밍이었기 때문이다.
가지볶음 본인도 놀랐는지 재차 후원한다.
[가지볶음 님이 3천 원 후원했습니다.] [빛이 있으라]-ㅋㅋㅋㅋㅋㅋㅋㅋ
-가지볶음은 신이야! 가지볶음은 신이야! 가지볶음은 신이야!
-캬
-가지가 싼 똥 루비가 치워준 거 아니냐?ㅋㅋㅋ 뭔 신ㅋㅋㅋ
-ㅋㅋㅋㅋㅋ슈퍼스타 가지볶음!!
가지볶음의 어깨가 한창 치솟은 그때.
“와.”
아몬드가 한마디 탄성을 짧게 뱉고는 선언했다.
“가볶 밴.”
아몬드는 그의 공로를 인정해 주지 않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
-할 건 해야제~
-가지볶음…… 차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성식 공사 구별ㄷㄷ
-드래곤 때문에 밴 안 당할까봐 잠깐 설랜 가볶이면 개추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미쳤닼ㅋㅋ
-니체가 말했습니다. “신은 죽었다” 예, 그는 평생 솔로였습니다.
* * *
갑자기 쏟아지는 메시지에 운영진들도 화들짝 놀랐다.
[js002 님이 재가 되었습니다!] [oto8 님이 재가 되었습니다!] [38837 님이 재가 되었습니다!] [9993hj 님이 재가 되었습니다!] [aimjh221 님이 재가 되었습니다!].
.
.
“뭐, 뭡니까 이 정도 킬로그는?”
“허?”
“이게 뭐지?”
이들은 치즈마을 안에 들어와서 마을을 관리하고 있는 운영진들이다.
흔히 말하는 GM.
게임 안에서 게임을 관리하는 자들이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가까이서 보는 자들이다.
즉, 제작진처럼 상황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없다. 심지어 파프리카 마을의 존재도 모른다.
“이 정도면 단번에 죽였다는 건데?”
그러니까 이 킬로그들은 운영진에게조차 의문인 것이다.
“이거 그거 아닌가요? 랜덤 몬스터 뽑아서 드래곤 나온 거?”
“그런가…… 근데 어디에? 마을에 안 보이는데? 게다가 이 이름들은 뭔데?”
이는 제작진이 의도한 바였다.
운영진도 이 사실을 모르게 해서 최대한 비밀을 지키려 한 것.
“그러게…… 숨겨진 요소가 있나? 아님 버그?”
“이장님한테 물어볼까요?”
확실히 마을 이장 체다라면 이 상황을 알 것이라 여겼다.
그녀는 운영진이면서도 치즈 대표의 아바타니까, 뭔가 준비된 게 있다면 그녀가 모를 수는 없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로그아웃 상태다.
“이장님 밖에 나가셨는데?”
“음…….”
“뭔 생각이 있어서 우리한테 안 알려줬겠지.”
“그쵸. 다 모르는 거 보면.”
운영진은 아무도 이 사건에 대해 모른다?
그렇지 않았다.
한편 마을 한구석, 이 킬로그를 보고 숨죽인 자가 하나 있다.
‘헉?’
체다 이장 외에 이에 대해 알고있는 유일한 운영진.
아니, 사실 운영진은 아니지만, 오픈 첫날 운영진 역할을 하는 사람.
[호두]커다란 호두 머리를 하고 있는 김주혁. 그가 유일하게 파프리카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이거 파프리카 사람들이잖아?’
그는 사실 제작진에 훨씬 가까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근데 뭐야 대체.’
그런데 웃긴 건 파프리카 마을 존재에 대해서 안다고 해서 지금 이 킬로그가 이해가 되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더 어이가 없다.
‘이럴 수가 없는데?’
파프리카의 컨셉에 대해 알면 알수록 이럴 수가 없다는 걸 더 잘 알 테니까!
호두는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파프리카 마을 사람들이 전부 타죽다니.
‘대체 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일단 파프리카 마을 사람들은 후원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랜덤 몬스터 소환이 없단 말이다. 그러니까 던전에나 존재할 드래곤이 거기에 갑자기 나타날 리가 없었다.
근데 전부 일시에 타 죽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그때였다.
“어? 호두 님!”
그를 알아보고 누군가 다가온다.
목소리가 익숙하다.
[미호]“아, 미호 씨.”
“꺄하하! 진짜 호두다. 아바타 어떻게 만들었어요?”
미호가 짧은 팔을 들어 호두의 머리를 통통 쳐본다.
“아…… 하하. 치즈에서 만들어줬어요.”
“그렇구나. 저 지금 농사 짓는데. 잘 모르겠는 게 있어서요. 잠깐 도와주실 수 있어요?”
미호가 자기 집터 안쪽을 가리킨다.
“아, 네. 그럼요.”
따라가 보니 미호는 집터 안에 농경지를 마련해 놨다.
집짓기 전에 일단 농사부터 할 계획인 모양이다.
나름대로 괜찮은 테크다.
그녀는 아직은 서버 초기라서 간단한 작물인 감자만을 심고 있었다.
“씨앗은 마을 NPC한테 구했는데요. 생각보다 잘 안 자라요. 3개 심으면 1개는 안 자라는?”
호두는 서바이벌 크래프트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치즈마을의 시스템에 대해선 전문가였다.
기획에 함께 참여했으니까.
“그래요? 잠시만요.”
툭.
그가 흙을 한번 캐본다.
그러자 흙바닥이 네모난 큐브가 되어 손에 올려진다.
[흙]이렇게 바닥이든 뭐든 캐서 아이템화 시킬 수 있는 게 서크의 시스템이다.
‘색깔부터가 대충 감이 오긴 하는데.’
뭔 흙이 거의 모래처럼 허옇다.
주혁은 그것을 더 가까이 들여다본다.
==== ====
[상세 정보]모래 50%가 섞여 있음
영양가 낮음
수확 확률 낮음
==== ====
“아. 역시 토양 때문입니다.”
“토양이요?”
“농사를 하시려면 그냥 흙보다는 토양을 만드셔서 다시 까셔야 해요. 지금 흙은 영양가가 거의 없고 모래가 섞여 있어서요. 농사가 잘 될 리가 없어요.”
“헐.”
미호 캐릭터의 턱이 바닥을 친다.
“어떡해…… 그냥 다 심었는데.”
호두가 안심하라는 듯 손을 젓는다.
“아. 초반엔 어쩔 수 없죠. 일단 그건 그거대로 수확하시고, 토양을 한번 구해보세요.”
“어떤 토양이 제일 좋은 거예요?”
호두가 잠시 운영진 수첩을 들여다본다.
“음. 제일…… 좋은 건…….”
한참 스크롤을 내리고서야 호두가 말한다.
‘히든 말고 만들 수 있는 걸 알려줘야겠지.’
숨겨진 요소는 말할 수 없다.
“비옥한 토양이라는 게 있는데. 그건 성공 확률이 300%예요.”
“300%요?!”
“네. 한 타일에서 수확량이 3배까지 나오거든요.”
미호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하, 한 타일에서 3배…….”
지금 한 타일에서 농작물이 하나 자랄까 말까인데.
이건 100%로 자라는 건 고사하고, 3배로 늘어난다고?
“그게 어떻게 생겼어요?”
“시커멓게 생긴 놈이에요. 완전 까만데 파보면 흙인.”
“……?”
미호는 그런 흙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애초에 이 마을엔 까만 재질 자체가 없었다.
“어…… 마을에는 없죠?”
“예. 당연히 자연 발생은 없을 겁니다. 불로 태우면 된다는 말도 있긴한데…….”
“오. 불이요?”
화륵!
미호의 한 손에 횃불이 쥐어진다.
“다 태워 버리면 된다는 거죠!?”
그녀의 눈에 불이 켜진 듯 보였다. 농사 스트레스가 꽤 컸던 모양이다.
호두가 금세 손사래 친다.
“아, 아뇨! 단순히 불만 낸다고 되는 게 아니고…… 불 한 번 나면 걷잡을 수가 없어서 마을 안에선 비추천드립니다. 비옥토가 소위 공식 종결 토양이라서요. 일단 농경토부터 만들어 보세요.”
농경토는 땅을 깊게 파서 갈거나 비료 등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노력만 하면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와! 감사합니다! 정말 잘 아시네요?”
“저도 제작 기획에 참여했으니까요. 하하하!”
호두는 미호의 칭찬에 괜히 기분이 좋아져 크게 웃었다.
그런데, 갑자기 미호가 가까이 붙으며 슬쩍 묻는다.
“저 호두님. 아몬드 오빠는 혹시 어디 계신지…… 헤헤.”
“?”
호두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허!”
“!?”
미호는 갑작스러운 호통에 깜짝 놀랐다.
그녀 방송의 채팅창도 마찬가지.
-?
-뭐야 ㅋㅋㅋ
-깜작이야
-어허 ㅇㅈㄹ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사극톤?ㅋㅋㅋ
“현생 끌고 오면 안 됩니다!”
호두는 손바닥을 펼치며 단호하게 말했다.
“헉…… 그, 그런 거 아닌데요?”
“안 됩니다.”
“이, 일단 알겠어요. 네…….”
“예. 수칙 잘 지켜주시구요.”
“네…….”
“모르는 거 있으시면 물어보세요.”
“네…… 죄, 죄송합니다!”
미호는 쭈굴이가 되어서 커다란 머리를 연신 숙이며 다시 농사를 지으러 갔다.
-캬
-이게 운영진?
-미호 쭈굴 ㅋㅋㅋ커여워
-혼나버렸네 ㅋㅋㅋ
척!
호두는 기세 좋게 뒤돌아서 다시 거리로 나갔다.
‘뭐지.’
호두는 자신의 행동에 스스로 놀랐다.
‘아니, 어떻게 미호 씨한테?’
미호가 부탁하면 정말 거절하기가 곤란했었다.
근데 이렇게까지 단호하게 말할 수 있을 줄이야.
호두는 다시 뒤돌아 농사 짓는 미호를 보고 깨닫는다.
2등신 캐릭터가 뒤뚱뒤뚱 힘겹게 감자를 심고 있다.
‘그렇구나? 미인계가 사라진 거야!’
길쭉한 8등신 모델 비율이 아니라 그냥 2등신의 귀여운 캐주얼 그래픽 캐릭터다.
예쁘고 말고 할 여지가 없는 것!
미인계가 없으니 판단이 올바르게 되고 호두 본래 성격이 그대로 나왔을 뿐이었다.
호두는 놀랐다.
‘이럴 수가.’
그리고 이내 호두는 분노했다.
‘최악의 스트리머 유상현.’
그 자식은 대체 얼마나 많은 이득을 보고 살았던 것인가!
호두가 솜사탕 같은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농사 지을 때 모래 토양 걸려라.’
* * *
치즈 마을에선 첫 번째 직업으로 농사가 유행하고 있었으니.
방금 호두에게서 퍼진 ‘비옥한 토양’에 대한 소문도 그 유행만큼이나 빠르게 퍼져 나갔다.
말 그대로 종결 토양으로 알려지면서 모두가 그것에 대해 궁금해하기 시작한 거다.
[풍선껌: 비옥한 토양에 대해서 아시는 분?]서버 채팅창에도 비옥토를 찾는 사람들이 생겼다.
[타코야끼: 형님. 그거 없다니까 아직] [큐티파이: 공짜 좋아하면 타코야끼 돼요 풍선껌님~] [미호: 오빠 노오오력으로 얻어내셔야죠.] [젤로: 거 대충 삽시다.] [홍차: 요행을 바라지 맙시다. 농사는 근면 성실!]비옥토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
그냥 게으른 자들의 로또 당첨처럼 생각하는 쪽과 실제 어떤 땅에 이미 존재하고 있고 그걸 퍼오기만 하면 부자가 될 거라 생각하는 쪽.
[도토리묵: 아니야 비옥한 토양 어딘가에 있어. 그냥 노가다로 될 게 아니라니까?] [홍차: 하. 비옥단 골 아프네.]어딘가에 비옥토가 쌓여 있는 새까만 땅, ‘오울블랙’이 존재한다.
이게 도토리묵을 필두로한 ‘비옥단’의 주장이다.
[백숙: 또 시작이네. 도토리 ㅋㅋㅋ 뭔 퍼펙트샷이냐?] [도토리묵: 퍼펙트샷 있었잖아 인마!] [풍선껌: 역시 뭘 아는구나 도토리야. 희망의 땅 오울블랙 존재한다니까?] [도토리묵: 그쵸 형님.] [풍선껌: 이거 반드시 만들어놨다니까? 농사가 이렇게 힘들 리가 없어.] [단무지: 게임 못하는 사람들만 비옥토 찾는 건 기분 탓인가요?ㅎㅎ]사실 농사는 별로 힘들지 않다.
풍선껌에게만 힘든 것이다.
[미호: ㅋ앜ㅋㅋㅋㅋ 속이 뻥~ 껌 오빠 그냥 열심히 농사해요 우리 농경토까지는 금방이라니까?]물론 이렇게 말리는 사람들도, 머리 한편에 비옥토에 대한 희망이 깃든 건 어쩔 수 없었다.
언젠간 종결 토양을 갖고 싶으니까.
* * *
한편 몇 분 전의 파프리카 마을.
아몬드는 죽은 사람들의 아이템을 하나씩 파밍하고 있었다.
엄청난 양의 철장비들.
치즈 마을의 현 단계에선 꿈도 못 꿀 장비들이다.
그런데─
“와. 이게 몇 개지…… 응?”
──스윽.
땅이 뭔가 이상했다. 발이 푹 깊이 꺼지 듯이 들어간다. 그 와중에 상당한 쿠션감이 있달까?
하여간 아까와 땅이 확연히 달라졌다.
‘어.’
살펴보니 땅의 생김새가 바뀌었다.
분명 단단한 돌이 많고, 곳곳에 철광석이 있는 그런 척박한 땅이었는데.
“잠시만요.”
그는 탈취한 곡괭이로 땅을 캐본다.
퉁.
까만 큐브 하나가 떨어져나온다.
이게 뭘까.
아몬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비옥한 토양]이는 시체와 불질로 만들어진 비옥한 토양이었다.
-?
-뭐야 바꼈네?
-오 좋은건가?
-사람을 비료로 갈고 드래곤 브레스로 지졌으니 땅이 좋아질 수밖엨ㅋㅋㅋㅋ
-오?
-시체가 비료된 거임?ㅋㅋㅋㅋㅋ
-???: 기름진 땅입니다. 기름의 출처는 아실 필요 없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