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5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90화(961/96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90화
30. 퍼펙트 팜(3)
서바이벌 크래프트는 기본적으로 생존 게임이다.
생존 게임에서 먹을 것만큼 중요한 건 없었다.
그래서인지 유저들은 서버 초기엔 농사에 집중하는 현상이 생겼다.
그런데 여기서 함정이 하나 있다.
바로 토양에 대한 개념.
[젤로: 농사 접습니다~ 빅팜 이 새끼 누가 혼 좀 내줘요~]농사라는 게 그냥 씨 뿌리고 물주면 끝나는 게 아니란 것이다.
[뿔라면: 아니 왜요!] [젤로: 제작진이 만든 사기꾼입니다. 저 새끼. 모래에서 농사를 하라네요.]농사 땅이 어떤 토양인지가 굉장히 중요했다.
토양에 따라 농사의 효율이 최대 10배 이상 차이 났다.
[풍선껌: 젤로님 ㅋㅋㅋ 토양이 모래라구요?ㅋㅋㅋㅋ] [도토리묵: 사상누각ㄷㄷ]그런 와중 젤로는 하필 모래가 많이 섞인 땅을 사버린 것이다.
농사하기엔 최악의 땅이었다.
[젤로: 여기가 해운대인지 치즈마을인지 구분 안 갑니다~ 봐도 모르겠어요~] [초코송이: 해운대 ㅋㅋㅋㅋㅋ ㅠㅋㅋ]젤로가 농사를 그만둔다는 사실이 서버 채팅창에 공표됐다.
그런데 대다수 농부들은 그저 웃기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호떡: 선글라스를 벗어요…… 젤로님. 모래는 딱 봐도 색이 다른데…….] [미호: 앜ㅋㅋㅋㅋ 선글라스 때문인거에요?!ㅋㅋㅋ] [홍차: 모래땅이 있었어?ㅋㅋㅋㅋㅋㅋ 대박 ㅋㅋㅋ] [슈크림: 젤로님 ㅋㅋㅋ 일부러 화내서 올튜브각 뽑으려고 그거 사셨죠?ㅋㅋㅋㅋ] [젤로: 아닙니다 그런 거!]젤로는 얼토당토않게 올튜브 각을 잡으려고 모래땅을 샀다는 모함을 당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ㅁㅊㅋㅋ슈크림ㅋㅋㅋ
-사기당한 것도 억울한데 ㅋㅋㅋ
-앜ㅋㅋㅋ
-젤로가 슈크림한텐 암말도 못하네
-근데 진짜 같기도함
-슈크림ㅋㅋㅋㅋ 젤로만 나오면 강해짐
“아니, 대체 이게 무슨 말이야. 누가 올튜브각을 보려고 모래 사기를 당해!?”
그냥 피해당한 건 몰라도 올튜브 각을 재려고 했다니.
다른 건 몰라도 이런 모함만은 참을 수 없었지만.
그는 막상 여자 스트리머인 슈크림에게는 별말 못 하고 있었다.
[피클: 젤로님 올튜브 너무 신경 쓰지 마요ㅎㅎ]피클의 한마디에 폭발한다.
[젤로: 아니. 피클님. 올튜브각?] [젤로: 진짜 흙수저들은 모른다니까? 모래수저가 어떤 일을 겪는지!] [피클: ???ㅋㅋㅋㅋㅋㅋ] [풍선껌: 모래수젘ㅋㅋㅋㅋㅋㅋ]그는 자신이 흙수저도 아닌 모래수저라며 성토했다.
-모래 수저 ㅇㅈㄹ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크 세계에선 흙수저가 짱임
[젤로: 여기 지금 씨 뿌리면! 10개 뿌리면 1개 나올까 말까예요. 말 그대로 기적의 농사법입니다. 기적이 없으면 농사를 못 하거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적의 농사법ㅋㅋㅋ
-앜ㅋ
-기적(필수 사양) ㅋㅋㅋ
미호가 중간에 껴들었지만, 젤로는 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ㅋㅋㅋㅋㅋ미호 ㅋㅋㅋ
-젤로 여자한텐 암말 못해 ㅠ
-ㅋㅋㅋㅋ미호는 순수하게 감탄중인듯
미호의 방금 채팅은 마치 없던 일인 것처럼 젤로는 피클만 팼다.
[젤로: 농사 하다가 허리 나가겠구만 누가 올튜브각으로 이걸합니까? 예!? 피클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만만한게 피클이냨ㅋㅋ
-피클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피클 ㅜㅜ
[젤로: 됐고! 저 농부 때려칩니다. 광부 합니다. 저랑 광부 하실 분 오세요. 큰돈 벌 수 있어요!] [슈크림: 오오~ 큰 돈~ ㅋㅋㅋ] [홍차: 와 얘들아 젤로가 셔플 보여준대!] [피클: ㅋㅋㅋㅋㅋㅋ 누가 가냐?]-홍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피클쉑ㅋㅋㅋㅋ
-다들 놀리기만하넼ㅋㅋㅋ
-ㅠㅠㅠㅠ 아싸는 운다 ㅠ
-셔플ㅅㅂㅋㅋㅋㅋ
젤로는 방송이 크긴 해도 스트리머들과 친목은 정해진 사람들만 하기 때문에 아웃사이더의 이미지가 있다.
“아, 아싸 아닙니다. 저. 말 많이 하는 거 보셨잖아요. 홍차 님도 미호 님도 답변해 주시고. 어?”
-인싸들 좋아요 받고 설레는 아싸
-???: 나, 나한테 말을 걸어줬어!?
-ㅋㅋㅋㅋㅋ진짜 아싸 같아요
보통의 스트리머들이 합방을 통해 체급을 키우는 걸 생각하면 굉장히 이례적인 구조다.
하여간 잠시 후.
텅.
[광부 모집]이런 팻말을 세우고 기다리고 있는 젤로.
그 앞엔 딱 한 사람이 도착한다.
[초코송이]릴 스트리머인 초코송이.
폭파광 장인으로 유명하지만 랭크는 실버인 사람.
그렇다. 장인이라기보다 폭파광을 좋아하는 사람 정도가 맞겠다.
줄을 선건 그녀뿐이었다.
“그, 그쪽뿐입니까?”
크흠.
젤로는 조금 당황하여 묻는다.
“어…… 네. 그런 것 같은데요?”
초코송이가 뒤를 돌아보지만 아무도 없다. 그녀뿐이었다.
“아니, 광부를 다들 이렇게 안 한다고?”
“다들 농사가 돈 더 되고 안전하고 먹을 것도 채워주는데. 광부 왜 하냐고 그러더라구요…….”
초코송이가 쭈뼛거리며 이야기한다. 본인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근데 초코송이 님은 왜 오셨어요?”
“사, 사실 저도…… 땅을 잘못 사서…….”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기당한 사람들 모임임?
-나락간놈들만 하는 직업이었음ㅋㅋㅋ
-ㅋㅋㅋㅋ광부가 안좋은가??
-모래마을 동지구나
-빅팜 피해자 모임ㅋㅋ
“하. 초코송이 님.”
“네?”
텅.
젤로가 곡괭이를 어깨에 걸치며 야심 차게 말한다.
“저희 이 농부 새끼들에게 뭔가 보여줍시다. 지금이야 저놈들이 먹고살 걱정만 하지. 나중엔 강해지고 싶을 게 틀림없거든요?”
초코송이가 그 말에 작은 주먹을 불끈 말아쥐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쵸! 맞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강해지려면 철이 필요하죠.”
광부는 장비를 맞추는데 필요한 광석을 캐오는 직업이다.
극초반엔 별 의미가 없지만, 중반쯤부턴 꽤 필요해지게 설계된 직업.
그걸 초반부터 시작해서 독과점을 노리는 게 젤로의 계획, 아니, 젤로와 초코송이의 계획이다.
“독과점 가즈아아아!”
“가즈아!!”
둘은 야심찬 인생 역전 계획을 세우며 광산으로 떠났다.
그렇게 마을을 나서는 길.
초코송이가 눈을 반짝이며 펄쩍 뛴다.
“어? 아몬드 님!”
아몬드를 발견한 것이다.
뿅, 뿅, 뿅…….
느릿한 뜀박질(?)로 마을로 오고 있었다.
‘음?’
아몬드는 초코송이를 사실 기억하지 못했다만.
-초코송이임 난트전때 미드에서 붙었던 사람ㅋㅋㅋ
채팅창을 읽는 동체시력과 빠른 입놀림으로 극복한다.
“아, 초코송이 님.”
그는 사실 치즈마을 컨텐츠에서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 온 것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신경 쓴 것이다.
-눈 돌아가는 거 보소 ㅋㅋㅋ
-뇌 대리 이거 정지 안되나요?ㅋㅋ
-지 필요할 때 채팅 읽는 속도 개빨라 ㅋㅋㅋ
물론 그의 시청자들은 그가 초코송이를 기억할 리가 없다는 걸 너무 잘알고 있었다.
“와, 아몬드 님. 이제 저랑 키 똑같다아~! 하하하.”
하지만 초코송이 표정이 굉장히 해맑으니까, 그거면 된거다.
“근데 어디 계셨어요? 사람들이 좀 찾았는데.”
“아, 저는 나름대로 일이 좀 있었어요.”
“일이요?”
아몬드가 머리를 긁적였다.
설명하기 곤란했다.
드래곤이랑 같이 이상한 마을 하나를 박살 내고 오는 길이라고는 말할 수 없었으니까.
그때 젤로가 끼어든다.
“오. 아몬드 님이시구나! 그 유명하신.”
“어?”
“저 젤로입니다.”
“아!”
아몬드는 큰 머리를 꾸벅 숙이며 악수했다.
“반갑습니다. 젤로 님.”
“아, 아이고…… 이거 영광입니다. 국가 대항전 MVP랑! 이렇게 만나니까!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으허허?!”
젤로는 굉장한 애국자이며, 애국 컨텐츠도 많이 진행하기 때문에 상당히 좋아하는 모습이다.
-개좋아하네 ㅋㅋㅋ
-국뽕 젤~ 로 좋아!
-애국청년 오찬희! 애국청년 오찬희! 애국청년 오찬희!
-진짜 국대를 만나버리니까 얼타누 ㅋㅋ
-젤~ 로 조아!
시청자들도 그의 애국 구호를 외치며 좋아라 하는 모습.
막상 커뮤니티에서 둘의 팬이 피 터지게 싸우던 걸 생각하면 매우 대조적인 장면이다.
“제가 그 국가 대항전 봤거든요.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어쩌구저쩌구.
잠시 이야기 나누던 젤로가 꾸벅 고개를 숙인다.
“그럼 저희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아몬드 님! 또 봐요! 헤헤!”
통통 튀는 귀여운 초코송이와 왠지 모르게 아몬드를 만나 부끄러워하는 듯한 젤로.
2등신 가상세계에서 만났지만, 첫만남이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즐거웠다.
헤헤.
아몬드도 괜히 웃으며 마을로 입성한다.
‘나 좀 유명한가.’
그냥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과 유명 스트리머들이 알아봐 주는 건 또 느낌이 달랐다.
* * *
두둥.
[치즈마을]경계를 넘어서자 화면에 큰 텍스트가 뜬다.
-드디어
-진짜 멀다 ㅋㅋㅋ
-캬 내가 왔다!
-외래종 침범ㅋㅋㅋㅋ
치즈마을은 역시 흐릿한 첫인상에 남은 기억대로였다.
햇살이 맑고, 나무도 큼직하여 마치 휴양지에 온 듯한 느낌.
사아아아아……!
이따금씩 소금기 섞인 바람이 불어와 나뭇잎이 흩날리며 환호성을 내지르는 그런 평화로운 마을.
‘와…… 거기보다 여기가 훨씬 낫다.’
철광석이 많긴 해도 아까 들렀던 마을은 너무 우중충했다.
마치 뒷골목 범죄자들이 사는 도시 같달까?
이곳의 따스함이 아몬드는 훨씬 마음에 들었다.
그때였다.
“어?”
“아, 아몬드다!”
“아니, 아몬드 님!? 어디 갔다 왔어요!!”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마다 그를 보고 놀란다.
그도 그럴 것이 게임 시작하고 너무 그를 많이 찾아서 공지까지 내려온 인물 아니던가?
그런 그가 이제서야 마을에 나타났으니 모두 궁금할 만했다.
“어? 오빠! 어딨다 왔어요?”
농사하던 2등신의 미호가 통통 달려온다.
그녀의 손엔 감자와 고구마가 들려 있다.
“어? 미, 미호야?”
“푸하하! 아몬드 오빠 캐릭터 진짜 귀엽다.”
풍선껌도 왔다.
“와. 뭐냐. 몬드야. 2등신 되니까. 좀…… 낯선데?”
그는 자신이 든 대파로 아몬드 머리를 콕콕 찌른다.
“어? 껌 형…… 어떻게 한 거예요?”
“뭘?”
“어떻게 서크 캐릭이 아니라 본캐로 왔어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순수악 ㅋㅋㅋㅋㅋ
-ㄹㅇ 거의 구분 안가는게 레전드 ㅋㅋㅋ
-걍 머리만 좀 더 커짐ㅋㅋㅋ
-앜ㅋㅋㅋ
“얌마! 너 장난이지? 어? 농담한 거지? 난 얘 농담이 구분이 안 가더라? 와하하?”
“?”
풍선껌이 아몬드의 머리를 잡고 매달린다.
뿅. 뿅.
“농담이라고 해야지!”
“합…….”
끝까지 농담이라고는 안 하는 아몬드.
-합죽이냐?ㅋㅋ
-농담이라 해줘 ㅠㅠ
-농담일거임ㅋ
-ㅋㅋㅋㅋㅋㅋㅋ엌ㅋ
-열린 결말 뭔데 ㅋㅋ
“아하하하하!”
“본캐로 왔대. 푸하하!”
아몬드의 말에 웃는 마을 주민들.
이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근데…….”
바로 다음 순간 그가 내뱉은 말이 그들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
“제가 좋은 거 얻었는데. 여기 물건은 어떻게 팔아요?”
“아. 그거 마을에 상인 NPC가 있긴 한데…… 좋은 거 뭔데? 물건에 따라 상인보단…….”
풍선껌의 설명을 듣다가 내뱉은 그 한 단어.
“비옥한 토양이요.”
“!?”
그것이 입 밖으로 튀어나온 순간 모여든 마을 사람들의 눈도 함께 튀어나왔다.
“뭐어어어어!?”
그때 갑자기 어디선가 튀어나와 괴성을 지르는 한 사람.
쾅!
“말했잖아아아아아! 비옥한 토양 있다고!! 오울블랙! 퍼펙트 팜은 존재한다아아아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토리묵ㅋㅋㅋㅋ
-어휴……ㅋㅋㅋ
-퍼펙트 팜 ㅇㅈㄹㅋㅋㅋㅋㅋ
-도토리묵 국가대항전 우승함?
-쟤 아직도 저러냐?ㅋㅋㅋ
-퍼펙트팜ㅋㅋㅋㅋㅋㅋ
-정보) 퍼펙트샷도 비옥한 토양도 아몬드가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