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60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91화(962/96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91화
31. 거상(1)
아몬드의 파프리카 습격 사건 당시.
지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게 대체 얼마야?”
만 원이 초당도 아니고 0.1초당 들어오는 광경.
아몬드 편집을 오래 해왔지만, 이런 건 처음이었다.
숨 쉴 틈도 없이 쏟아지는 도네이션과 원기옥 이모티콘.
“대박.”
이 장면은 반드시 올튜브에 올려야겠다 생각한 지아.
나중에 소스를 받아서 올려도 되지만, 때에 따라선 바로 올리는 게 나을 때도 있었다.
예를 들어 라이브 시청자를 늘리고 싶을 때.
고스투 버스터즈 때처럼 라이브 중에 쇼츠를 만들어 쏴주면 확실히 효과가 좋았다.
올튜브만 보던 시청자들이 라이브로 많이 넘어가 주기 때문이다.
“라이브 시청자가…… 몇이지.”
[현재 시청자 13.7만]14만 인근으로 찍히고 있다.
풍선껌과 고스투 버스터즈를 찍었을 때와 비교하면 낮은 수치였다.
치즈마을 컨텐츠의 경우 메인 중계 채널이 존재해서 평소 아몬드 방송을 보던 라이트 시청자들이 메인 중계로 넘어가 있는 것이다.
‘진짜 코어 팬은 10만 언저리라는 말이구나.’
지아가 보기에 현재 아몬드의 라이브를 꾸준히 시청해 줄 시청자층은 10만 정도.
어쩌면 그보다 적을 수도 있다.
코어층이 20만인 젤로와 비교하면 꽤나 큰 체급 차이.
젤로는 현재도 20만 훌쩍 넘는 시청자를 이끌면서 서크를 플레이하고 있었다.
아몬드가 이 정도 이슈를 만들어내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음. 역시 장난 아니네.’
젤로는 치즈 마을 안에서도 나름대로 자기 방식대로 이슈를 만들어나가며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고 있었다.
‘기 좀 살려야지.’
사실 편집자가 실시간으로 작업해서 얻는 이득은 거의 없다.
라이브 시청자가 느는 것과 그녀의 올튜브 수익은 전혀 상관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애초에 아몬드의 팬으로 시작한 사람이었다.
딸깍.
그녀는 곧장 마우스를 잡고 편집을 시작했다.
이건 이미 수익의 문제가 아니었다.
‘하도 비교질을 해대니까.’
치즈 마을 같은 스트리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런 이벤트는 일견 축제처럼 보인다만, 사실 뒤에선 보이지 않는 전쟁이다.
[젤로 그 개퇴물 노잼 억텐을 아직도 봄?] [아니, 아몬드는 풍선껌부터 넘고 오라니까?ㅋㅋㅋㅋ 체급이 안된다고~] [젤뚜기는 머릿수말고 내세울 게 없누?] [광견들이랑 젤뚜기랑 붙었누? ㅋㅋㅋ 이이제이 드가자~]신흥 악성 팬덤 견과류단과 기존의 최강자 젤리들의 대결.
[세계관 충돌 미쳤네 ㅋㅋㅋㅋ] [얘네 둘이 서로 죽이려할 줄이야;]그간 만날 일이 없어서 정면으로 부딪칠 일은 없었는데.
이번엔 달랐다.
누가 누가 많은 주목을 받고, 누가 이 정글 같은 스트리머 단체 합방 컨텐츠에서 상위 계급을 차지하는가에 이목이 쏠린다.
실제 스트리머들이 그런 경쟁을 하지 않더라도,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스트리머가 최고 대우를 받기를 원했으니까.
그건 지아도 마찬가지다.
‘젤로 라이브 시청자랑 비비면 된다 이거지?’
그녀는 필사적으로 영상을 만들어냈고.
‘됐다.’
약 1시간 만에 영상을 따서 업로드하는 데 성공한다.
[shorts) 성좌들이 나만 좋아함(페이스 아이디 안 씀)]추가로 댓글까지 달아준다.
-현재도 라이브 중이에요! 치즈 마을의 난동꾼 아몬드를 보고 싶다면? (링크) <<<클릭!
└나, 난봉꾼이요? 대체 무슨 컨텐츠를 하시는거에요?
└유상현이 난봉꾼이라구요? 당장 들어간다
└난봉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동꾼이야 이 음란마귀들아
지아 댓글 외에도 댓글이 조금씩 달린다.
-성좌들이 편애하는거 보니 자네 유중혁이랑 같은 유씨인가?
└엌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글고보니 유씨네
└죄송한데 넛츠펑크에선 루중혁이 맞습니다;
-성좌들ㅋㅋㅋㅋ 뭔가했네 ㅋㅋㅋ
-와 ㅋㅋㅋㅋ 미쳤다 저거
-가서 나도 원기옥 모으고 싶다!!
그렇게 쇼츠가 게재된 후.
지아는 다시 아몬드 방송을 시청하며 침대에 누웠다.
‘슬슬 졸리다. 라이브 몇 명이나 늘까.’
고스투 버스터즈일 때는 이 방식이 효과가 좋았는데. 얼마나 늘지 기대된다.
“엥!?”
방송을 보던 지아는 어이가 없어 다시 스프링처럼 튕겨서 침대에서 다시 일어났다.
“이게 뭐냐구!”
* * *
“이게 뭐냐고!”
이는 파프리카 마을에서 울려 퍼진 외마디 외침이었다.
“우린 진짜 농사도 안 되는 거야?”
철광이 너무 많이 섞여 있는 땅이라 농작물이 잘 자라지 않았다.
“이거 너무 비효율적이에요. 차라리 NPC한테 돈 주고 음식 사는 게 낫겠어. 몬스터 사냥하거나.”
그렇다고 마을 밖에 가서 토양을 가져온다 해도 너무 효율이 떨어졌다.
이 근처 땅은 다 비슷비슷해서 굉장히 멀리 나갔다 와야 했다.
“여기! 여기 봐!”
그때였다.
누군가 마을 사람들을 부른다.
[파슬리]서크 전문 스트리머인 파슬리.
그녀는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던 ‘애도의 광장’에 서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붙여놓은 이름. 그만큼 의미를 부여한 장소였다. 그런데 그녀가 애도의 광장 토양을 퍼 올린다.
퍽.
“여기 이 토양을 봐.”
그가 들어 올린 건 처음 보는 새까만 토양이다.
[비옥한 토양]다들 그 정보를 들여다보고는 깜짝 놀란다.
“!”
“뭐, 뭐야 이건…….”
“우리 농사가 왜 개똥 효율이었는지 알겠네.”
“이런 게 있었어? 미친.”
일반적인 토양도 본 적 없는 파프리카 주민들에게 비옥한 토양의 존재는 신기함을 넘어선 박탈감이었다.
“여기 땅에서 나온 거야? 더 퍼서 우리도 농작물 짓자. 마을 공유로.”
파슬리가 고개를 젓는다.
“안 돼.”
“왜? 여기가 의미 있는 장소라서……?”
“아, 아니. 그게 아니야. 너무 적어.”
“적다고?”
“딱 큐브 12개 정도 남았어.”
“……무슨 소리야 지금 네가 이만큼 판 거 아니야?”
파슬리 앞엔 넓고 크게 파인 자국이 선명했다.
토양을 가져갔다는 증거다.
“이건 처음부터 이랬어.”
“……?”
“그 자식이야.”
파슬리가 고개를 떨구며 중얼거린다.
“그 자식이 다 가져간 거야. 비선별인원.”
“……!”
파프리카 마을 사람들의 눈이 뒤집어졌다.
“이, 이 상도덕도 없는 새끼! 우리 피로 만든! 그 땅마저도 퍼갔다고!?”
“와…… 우리 비료 된 거야?”
파슬리가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일단 이 토양이라도 쓰자. 이거…… 우리의 피와 땀이 만들어낸 토양이야. 소중히 다뤄줘…….”
“마, 맞아. 말 그대로네.”
너무나 비유 그대로의 토양.
주민들은 잠시 고개를 숙인다.
마치 죽음을 애도하듯.
파슬리는 그들을 둘러보며 제안한다.
“이 12칸의 토양 말고는 농사는 힘들 거야. 나머지는 광부가 되자.”
“……과, 광부?”
“그래. 그래야 장비도 잘 맞출 것 같고. 서크를 좀만 잘하면 광부가 농부보다는 훨 나을 거야. 몬스터 잘 피해 다니면서 캐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
“그, 근데 파슬리야. 우리 장비 다 털렸잖니?!”
후추가 옆에서 억울하다는 듯 끼어든다.
“광부는 캐다가 거기서 죽으면 다시 제로부터 시작하는 광부 생활이잖니!”
장비가 없으면 죽기 쉽다.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 광부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없다.
“안 죽어야지 그러니까.”
미친.
모두의 눈이 흔들린다.
“다른 수 있어?”
모두 고개를 젓는다.
파프리카 마을의 미래가 이렇게나 어둡단 말인가. 마치 광산 끝자락처럼?
“젠장.”
“그 용기사 하나 때문에…….”
그때 멀리서 오렌지가 달려온다.
“자! 자! 여기 주목!”
“?”
그는 이 마을의 새로운 리더, 새우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오는 것이다.
“회의 결과. 확실히 광부가 맞아. 당장 마을에 있는 철광만 해도 우리 장비 복구 가능하고. 치즈마을은 정찰병이 말하기로 아직도 나무 장비거든? 이 차이를 완전히 벌릴 수 있는 건 광부야.”
이미 앞에 파슬리와 후추가 나눴던 대화의 결과와 비슷했다.
단, 오렌지와 새우의 큰 그림은 좀 더 구체적이었다.
“우리 생각엔 우리가 당장 용기사를 이길 순 없어.”
“그치.”
“그래서 먼저 치즈마을을 치는 거야.”
“갑자기?”
“그래. 거기서 기반을 얻어서…….”
오렌지는 주민들에게 큰 그림을 설명했다.
“오오…….”
“오?”
“듣고 보니 그렇네. 용기사를 바로 이기는 게 안 되겠구나.”
치즈를 밟고, 그 음 용기사.
이게 그들의 계획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려면 우리 전부 광부가 되는 거야.”
텅.
오렌지가 새우로부터 받아온 곡괭이들을 내려놓았다.
“……이, 이건.”
“너네가 만든 거야?”
“그래.”
“……헐.”
[철곡괭이]철광석을 캐서 만든 광산용 곡괭이.
초반엔 이걸 만드는 것도 꽤 품이 들어가는 일이다.
그걸 무료로 나눠주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운명 공동체인 거야.”
오렌지가 비장한 얼굴로 말한다.
“크으…… 최고다.”
“역시 의리!”
척!
그들은 곡괭이를 들고 모두 한 점으로 모아 올렸다.
오렌지가 잔뜩 비장한 톤으로 선창한다.
“태어난 날은 달라도! 죽을 날은 같으리라아아아!!”
“같으리라아아아!!”
“으아아아아!!”
척!
수많은 곡괭이들이 위로 솟는다.
아몬드를 주적으로 하나가 되는 파프리카의 모습이다.
이를 지켜보던 장 PD는 머리를 긁적였다.
“이거 기획 의도하고는 완전 반대 아니냐?”
“그쵸? 파프리카의 공격으로 하나되는 치즈마을이 목표였는데.”
“크흠. 뭐 일단 자연스러우니까. 진행하자.”
“별수 없어요. 애초에.”
치즈마을 세팅은 제작진이 한다지만, 스토리는 스트리머들이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여기에 간섭할 순 없다.
그랬다간 시청자들의 몰입도, 스트리머들의 몰입도도 크게 떨어질 것이다.
하더라도 아주 간접적인 방식을 사용해야 했다.
* * *
한편 치즈마을.
그곳에선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이 말을 외치고 있었다.
“비옥토?”
“비옥한 토양이 진짜 있는 거였어?”
“뭐!? 전설의 토양?!”
“신이 내린 땅이 있다고!?”
“오다보다 먼저 원피스를 발견했다고!?”
점점 왜곡되고 있긴 하지만 마을 입구 부근에서 시작된 이 말은 계속해서 퍼져 나갔다.
그야…….
“퍼펙트 팜은 존재한다아아아아!”
다시 한번 자신의 이론이 맞았음에 신난 도토리묵이 목청이 터져라 외치고 다니니까.
모르는 게 이상했다.
“헐. 그, 그거 어디서 났는데?”
“오빠. 진짜예요? 한 번만 보여줘요.”
“와. 실물 좀 봐도 돼요?”
다른 사람들은 비옥한 토양을 보여달라며 달라붙고 있었다.
아몬드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이 정도구나.’
채팅으로만 봤을 때보다 이들이 토양에 대해 갖고 있는 열망이 엄청나다.
“오…… 오빠. 왜 뒤로 가요? 지금?”
-미호 무서워 ㅋㅋㅋㅋㅋ
-농사가 이정도야?ㅋㅋㅋㅋ
-얘네 뭐 재배하는거냐 농산물 맞냐?
-눈이 돌아갔어 ㅋㅋㅋ
사람이란 게 그렇다.
뭐 하나를 하면 그냥 하기보다 더 잘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적어도 ‘옆집의 걔’보단 잘하고 싶은 것이다.
치즈마을의 농사가 그러했다.
마치 입시 열풍처럼 누가 누가 더 농사를 잘하나 경쟁이 은근히 붙고 있었던 것.
-홍차는 지금 거의 2박스 만들었던데. 미호는 좀 느리네~
-풍선껌은 본인이 감자인데 그냥 땅에 들어가지그래요?
-현재 단무지 농사 효율 미침ㅋㅋ 고구마 3박스 나옴
이런 말이 채팅에서 계속 흘러나오니, 신경 안 쓸 수가 있겠는가?
“비…… 비옥한 토양만 그것만 있으면……!”
“비오오옥…… 우어어…….”
-좀비냨ㅋㅋㅋ
-ㅋㅋㅋㅋ
-비옥좀비 ㅠㅠ ㅋㅋㅋ
-미쳤어 ㅋㅋㅋ 다들 ㅋㅋㅋ
다들 미친 세상.
여기서 덜 미친놈은 죽는다.
그렇게 생각한 아몬드.
“잠시만요. 꺼내드릴게요.”
“오!”
스릉.
그는 토양 대신 칼을 꺼내 든다.
“!?”
“꺅!”
난생처음 보는 철검의 등장에 다들 눈이 휘둥그레지며 화들짝 놀란다.
“뒤로 가요. 뒤로.”
워이, 워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토양이라며 ㅋㅋㅋㅋ
-입만 열면 구라 ㅋㅋㅋ
-나도 놀람 ㅁㅊㅋㅋㅋ
사람들이 어느 정도 물러선 후.
“자, 여기.”
뿅.
아모드가 손에 비옥한 토양 큐브를 올려둔다.
탄성이 터져 나온다.
“오오오!”
“와! 미쳤다…….”
“헐. 이거 거의 사실상 다섯 배? 그 정도 아냐?”
정보창을 확인하고, 압도적인 스펙에 혀를 내두르는 주민들.
“이, 이거 얼마예요?”
“나, 나한테 팔아! 나한테!”
우르르!
칼도 안 무서워하며 다들 아몬드에게 달려든다.
“오빠! 저, 저한테 팔아요! 저 그때 국가 대항전 응원하다가 거의 기절했는…….”
“현생 끌고 오지 마요! 언니!”
“아니, 경매로 해! 경매!”
다들 난리가 났다.
‘얼마로 하지?’
아몬드는 현재 치즈마을 시세를 전혀 모른다.
무엇보다 이제 서버 1일 차.
제대로 돈의 가치가 매겨졌을 리가 없었다.
“일단.”
아몬드는 다시 토양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손을 들어 올린다.
“방종 시간이라.”
“?”
뿅.
[로그아웃]그는 마을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뭐야!!!”
“야아아아아아아아!!”
“이렇게 해놓고 간다고!?”
“아몬드 집 어디야?!”
“어디서 펐는지는 알려줘!!”
-?
-미치겠다 ㅋㅋㅋㅋ
-에?
-ㅁㅊ 뭐야
-우리도 속음 ㅁㅊ
-여기서 트바를?
-어쩐지 오래하더라
-쇼츠보고 지금 들어왔는데 방종?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