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61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92화(963/96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92화
31. 거상(2)
“사람들이 비옥한 토양을 찾더군.”
마을을 지나가던 운영진, 까망베르와 모짜렐라.
“네. 호두 님이 말해줬나 보더라구요.”
“음. 찾아봐야 어디에도 없을 텐데.”
“네. 직접 만들어야 하는데.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특히 풍선껌 님이랑 도토리묵 님이.”
피식.
까망베르가 조소를 머금었다.
“어쩜 예상을 안 벗어나는군? 그 둘이 제일 게으르잖아.”
모짜렐라가 꺄르르 웃는다.
“그러게요. 만들기 귀찮으니까 어디서 찾으려는 생각인가 봐요. 에휴. 비옥한 토양은 지금부터 준비해도 서버 5일 차에나 나올 텐데.”
“그것도 빠른 경우지. 처음부터 나와버리면 너무 오버밸런스라 조정 좀 했거든. 게다가 토양 딱 한 칸으로는 아무것도 안 되고.”
“아, 그렇죠. 아무래도 최소 4~50칸은 있어야 농장이라 할 수 있을 테니까.”
“그 정도만 돼도…… 마을 최고 부농은 따놓은 당상이지.”
비옥한 토양 4~50칸이면 사실상 일반 토양 500칸에 버금가는 효율이었다.
심지어 땅값까지 아낄 수 있으니, 그 경제성이란 말할 것도 없다.
그런 아이템을 서버 1일 차부터 찾게 뒀을 리가 없는데. 운영진 둘이 보기엔 풍선껌과 도토리묵이 너무 무모해 보였다.
“시청자들이 즐거우라고 저러는 거 같아요.”
아니면 시청자들을 위한 일종의 연극으로 보였다.
비옥한 토양을 찾아서…… 라는 테마로 여행을 떠나는 식으로.
“그래. 그냥 재밌는 농담 정도로─”
그런데, 그때였다.
“──말했잖아아아아아!”
도토리묵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뭐야?
운영진 둘의 걸음이 빨라진다.
싸움이라도 났나?
“비옥한 토양 있다고!! 퍼펙트 팜은 존재한다아아아아!!!”
뭐? 비옥한 토양이 있다고?
운영자 둘은 서로 눈이 마주쳤다.
“무, 무슨 말이지…….”
“그러게요? 그냥 하는 말싸움이 붙은 게 아닐지…….”
비옥한 토양의 존재 유무에 대해 토론하다가 언성이 높아진 게 아닐까?
그러나 아니었다.
띠링.
[풍선껌: 아몬드한테 비옥한 토양 있다!!]서버 채팅창에 울려 퍼진 전체 말.
“!?”
운영진은 황급히 소란이 났던 근원지로 달려가 본다.
타다다다닥!
저기다.
저기에 사람들이 다 모여서 와글와글 떠들고 있었다.
무슨 사고 현장처럼.
“무, 무슨 소리예요! 여러분! 비옥한 토양이 있다는 게!”
“어떻게 그런 황당무계한 소리를……!”
휙!
그때 도토리묵이 눈에 불을 켠 것 같은 표정으로 돌아본다.
“아니. 황당무계요? 운영진 여러분?”
“왜…… 왜요.”
“그러니까 어린이들이 꿈을 못 갖는 거예요. 우리나라에서. 우리 치즈마을에서!!”
-치즈마을에 어린이가 어딨누 ㅋㅋㅋ
-어린이가 있음?
-팩트) 도토리묵의 정신 연령이 어린이다
-ㅋㅋㅋㅋㅋㅋ진짜 광기네
-어깨 힘 겁나 들어갔네 또 ㅋㅋㅋ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도토리묵이 운영진에 가까이 얼굴을 들이대며 자신 있게 말한다.
“무…… 무서워요…… 도토리 님.”
모짜렐라는 뒤로 흠칫 물러난다.
“저는 믿었다구요? 여러분 운영진이라는 이름으로 저를! 여기 머리가 순수한 풍선껌 님을! 속이셨죠?”
“?”
-머리가 순수 ㅋㅋㅋ
-풍선껌ㅋㅋㅋㅋㅋ표정ㅋㅋ
-엥?ㅋㅋㅋㅋ
-앜ㅋㅋㅋ
“무, 무슨 소리입니까!?”
까망베르가 얼토당토않다는 듯 나선다.
“저희가 뭘 속여요?”
“그야!!!”
콰광!
도토리묵의 주변으로 전격이 휘몰아쳤다.
대체 얼마나 화가 났으면?
“어, 어 뭐야. 이거. 아! 후원 감사합니다. 버프 지리네요.”
그게 아니라 타이밍 좋게 후원이 들어온 거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
-미친ㅋㅋㅋㅋ
-진짜 도른놈 같네 전기까지 흐르니까.
“여튼! 우린 봤단 말입니다? 아몬드 님이 딱 한 손에 새카만 흙 큐브를 들고 보여줬다구요! 이래도! 이래도 비옥토가 없어요!?”
“그걸 아몬드 님이 들고 있었다구요?”
“예.”
“……말도 안 돼.”
까망베르는 고개를 저었다.
“그게 만들기 쉬울 리가 없는데.”
“하지만 봤어요. 저희도요.”
“나도나도!”
다른 스트리머들도 우후죽순 손을 든다.
운영진 둘은 당황한다.
아니, 그게 어떻게 있지?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못 믿겠다.
“아몬드 님 지금 어딨는데요?”
그 말에 모두가 잠시 침묵했다.
“……베르 님. 정말로 나갔는데요?”
뒤에 있던 운영자 모짜렐라가 접속자 명단을 살피더니 말한다.
“나, 나가요?”
“방종하셨습니다. 방금요.”
비옥한 토양을 굳이 들고 와서 보여주고는 그냥 방종을 했다고?
“그럼 토양을 설치한 곳은 어딥니까?”
“아니. 설치 안 했어요. 그냥 한 손에 토양 들고 한 손에는 칼 들고 가까이 오지 말라고 하면서…….”
도토리묵이 아몬드를 흉내 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칼 들고 ㅋㅋㅋ
-진짜라는게 레전드
“멀리서 확인하라고 했는데. 진짜 확인해 보니까, 아니, 한 칸에 무슨 300%나 수확이 되는 거예요!!”
“맞아. 맞아.”
도토리묵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
운영진은 할 말을 잃었다.
‘맞잖아?’
비옥한 토양의 스펙이 맞기 때문이다.
“근데 그거 보여주고 그냥 나가셨어요. 갑자기.”
“그 좋은 걸 쓰지도 않고?”
“네.”
* * *
“이게 뭐냐구!”
출렁.
지아는 허탈해하며 침대로 몸을 던졌다.
기껏 쇼츠 만들어서 업로드했더니 로그아웃해 버리다니.
그녀는 아쉬운 듯 채팅창을 바라봤다.
[현재 시청자 14.9만]쇼츠로 쭉 유입됐다면 17만가량도 노려볼 만했는데 말이다.
그렇지만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비옥한 토양을 보여주고 바로 로그아웃하는 바람에 치즈마을이 한바탕 뒤집어졌으니까.
[도토리묵: 어딘가에 있다…… 퍼펙트 팜이!! 오울블랙이!!]-오울블랙ㅋㅋㅋㅋ
-도토리 약간 지구 평평단일 거 같음
-방종튀 레전드네 ㅋㅋㅋ
스트리머들은 아몬드가 가져온 비옥한 토양의 출처를 알아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
만약 캡슐의 방플 방지 프로그램만 아니었다면 방플을 해서라도 찾아갔을지도 몰랐다.
[중년탐정: 지금 따라서 로그아웃하는 놈들이 범죄자야! 전부 앉어!]로그아웃해서 아몬드 방송 다시 보기를 보려 하는 스트리머들을 사전에 제압하는 중년탐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눈 돌아갔네 ㅋㅋ
-비매너는 안하겠지
-중탐ㅋㅋㅋ
치즈마을 전체가 난리가 났으니, 당연히 커뮤니티도 마찬가지였다.
1위) 비옥한 토양? 잘 찾아봐 이 세상 전부를 거기에 두고 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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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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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된 사진엔 20 대 1로 싸우는 아몬드의 모습이 담겨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짤 개간지네 ㅋㅋㅋㅋ
-내 어린 시절 우연히~ 어디감?
-사진ㅋㅋㅋㅋ
-해적왕이냐고ㅋㅋㅋㅋㅋㅋㅋ
-몬 D 로저 ㄷㄷㄷ
결국 아몬드는 치즈마을 서버에 존재하지 않지만, 모두가 아몬드에 대해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다.
“아몬드 님이 들고 있던 거 진짜야?”
“어. 막 한 칸에 작물이 3배래.”
“와…… 미친 거 아냐?”
“3배? 난 5배라고 들었는데.”
“어? 10배 아니야? 10배 좋다던데?”
소문은 무성하게 커져만 갔고, 심지어 땅 파러 간 젤로와 초코송이에게도 그 소문이 닿았다.
그야 풍선껌이 채팅에다가 대놓고 쳤으니까.
“뭐? 비옥한 토양? 아몬드 님이?”
처음엔 그들은 믿지 않았다.
“그냥 또 하는 소리겠죠.”
“그쵸?”
그런데 광산 근처를 지나던 약초꾼 한 명이 전해줬다.
“아니, 진짜라니까요? 저도 봤어요. 새까맣고 영롱한…….”
“헐.”
젤로와 초코송이, 둘은 서로를 마주보며 허탈해했다.
다름 아닌 그들이 가장 먼저 아몬드를 만나지 않았던가.
“에잇. 우린 땅이나 파죠.”
“예.”
캉!
젤로와 초코송이의 곡괭이 소리가 서글프게 울려 퍼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뭐냐
-헐 젤 먼저 봤는데 ㅠㅠ
-근데 아몬드 튀었음 걱정 ㄴ
-비옥토가 진짜 있다고??
-아몬드 그거 대체 어디서 구했냐?
-그럼 그거 들고 들어오는 길이었던거임?
“우린 이제 토양이랑 상관없습니다. 광부예요. 여러분. 땅이나 파야 된다고!”
젤로는 애써 토양으로부터 관심을 끊으며 열심히 곡괭이질을 해댄다.
하늘이 이들을 완전히 버린 건 아닌걸까?
캉!
“와. 철광! 철광맥이에요! 젤로 님!”
초코송이 쪽에 거뭇한 광석이 하나 보였다.
더 캐보니, 쭉 검은 선이 이어져 내려갔다.
철광맥이다.
“오오!”
“우, 우리 부자 아니에요!?”
“하늘은 스스로를 돕는 자를 돕는다! 이게 우리한텐 오울 블랙이야!”
“맞습니다아!”
-캬
-와
-대박
-ㅋㅋㅋㅋㅋㅋ
-이 정도만해도 살만할 듯?
“에헤헤! 얼른 캐요!”
“오늘 방종 안 합니다~”
“가즈아~!”
이 어두운 광산에도 볕들 날이 오는구나. 희망에 부푼 곡괭이 소리가 아까보다 한층 더 경쾌하다.
캉! 캉! 캉!
그러나 이들은 모르고 있었다.
아몬드가 비옥한 토양만 갖고 온 게 아니라는 걸.
* * *
스르륵.
캡슐이 열리면서 상현이 상체를 일으켰다.
“후아.”
힐링 게임이라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생각 외의 격한 활동이 많았다.
‘쉽지 않네.’
그는 캡슐에서 나와 냉장고를 열었다.
괴수 음료수가 한 칸 가득이다.
본래 스포츠음료라 자기 전에 먹으면 안 되지만.
그냥 시원하게 먹는 탄산수 버전도 있었다.
국가 대항전 이후로 인기가 하늘을 찔러서 새로운 버전도 마구 내놓은 것이다.
그중 아몬드 에디션도 있다.
[허니 아몬드 맛]캔 표지에 활을 조준하는 상현의 얼굴이 프린팅되어 있다.
타악!
꺼내 뚜껑을 따 들이켠다.
“캬.”
시원하고 달콤 고소한 맛이 난다.
그는 음료를 든 채 본래 주혁이 늘 앉아 있는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음?’
오늘 후원 액수를 확인한 그는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제 어지간한 액수에는 놀라지 않는데.
치즈마을 수익은 굉장했다.
“오…….”
아몬드는 짧게 감탄한 후, 그 창을 잠시 숨겨둔다.
딸깍.
아몬드는 대신 계산기 어플을 켰다.
“비옥한 토양이 3배 수확.”
타다다닥. 타닥.
그는 비옥한 토양의 가치를 계산하려는 것이다.
“기본 토양을 t로 잡고, 비옥한 토양이 nt.”
시세가 변동되니까, 절대적인 가치로 환산해선 안 된다.
이미 있는 ‘어떤 토양의 몇 배다’라는 식으로 책정되는 게 안정적이다.
타다닥.
“수확이 일단 3배 t는…… 0.3?”
커뮤니티 글을 참고하면서 지금 마을에서 자주 쓰여지는 토양의 질도 확인한다.
거친 토양.
“10배나 차이 나네. 수확이.”
비옥한 토양과는 10배 차이다.
물론 상현은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땅 가격도 아껴주고. 노동 시간도 줄어들고…….”
타다다닥.
그는 비옥한 토양이 가진 모든 가치를 완벽하게 숫자로 환산해서 받아낼 심산이었다.
간만에 계산을 해대는 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치즈마을 살 만한 곳이네.’
계산으로 나온 가격이 마음에 든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