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6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93화(964/96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093화
31. 거상(3)
게임이 끝나고 나서도 자기 물건 값어치를 계산하는 상현.
대체 낚싯대를 몇 개나 사려고 이러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치즈마을 컨텐츠에 몰입한 스트리머들은 그뿐이 아니었다.
일단 새벽 1시가 넘어가는 이 시점.
대다수의 스트리머들이 아직 방송을 켜고 있었다.
사건의 발단은 역시나 오울 블랙.
원래는 저녁 방송만 하는 미호나 타코야끼도 새벽까지 방송을 유지하는 건 순전히 그 전설의 땅을 찾기 위함이다.
“헉…… 헉…… 오, 오울 블랙…… 어디냐고!”
아몬드가 보여줬던 비옥한 토양의 스탯은 그야말로 휘황찬란했다.
그것만 얻으면 모든 농사가 완벽해질 것이 자명했다.
농사에 매진하던 이들의 눈이 돌아가는 것도 당연했다.
-이러다 죽겠는데?
-어디서 찾게
-대해적시대의 현실 ㅋㅋㅋ
“꺄아! 나, 나 또 죽었어!?”
물론 마을 밖은 상당히 험난하기 때문에 위험에 처하기도 했지만.
“제가 반드시 찾겠습니다!”
“내가! 내가 찾을 건데!?”
스트리머들은 신경 쓰지 않고 다시 도전했다.
“퍼펙트 팜을 위하여!”
원래부터 비옥단이었던 도토리묵은 말할 것도 없었다.
-ㄷㄱㅈ~~
-ㄱㄱㄱㄱ
-오울블랙 딱 대
-지구평평단 가즈아~
-ㅋㅋㅋㅋㅋㅋ개신난다
-퍼펙트팜 ㄱㄱ
“드가자아아~!”
풍선껌도 도토리묵을 따라나섰다.
-토양 원정대 ㅋㅋㅋ
-영 믿음직스럽지 못한 동료……
-풍선껌ㅋㅋ
둘은 나름대로 최대의 무장을 갖춘 채 무작정 마을 밖으로 나섰다.
그래 봐야 나무나 돌로 만든 허접한 장비들이지만.
어쨌든 이마저도 농사로 모든 재산을 전부 탕진한 것이다.
그야 밖엔 어떤 위험이 도사릴지 모르니까.
슝.
[거머거미]아몬드가 찾을 땐 그리 안 나오던 거미가 튀어나와서 도토리묵을 공격한다.
텅!
“어어!? 거머거미다!”
도토리묵도 열심히 칼을 휘둘렀다.
퍽! 퍽!
-이름 왜저래 ㅋㅋㅋ
-꺼매서 거머거미임?
-ㅋㅋㅋㅋ죽는다
-거미킬 ㅋㅋㅋ
-아직 너무 약한데?
-거대거미 ㄷㄷ
그런데, 나무 위에서 거머거미 몇 마리가 더 내려온다.
텅!
터덩!
방패로 그들의 공격을 막아보지만, 한 녀석이 실을 내뱉기 시작한다.
[실 감기]“으!”
도토리묵 전신에 거미줄이 뒤덮이며 움직임이 곤란해졌다.
“꺼, 껌 형님! 여기요! 형님?”
도토리묵은 거미줄에 엉킨 채 풍선껌을 찾았는데.
그는 이미 시체가 되어 누워 있었다.
“아니, 언제!?”
-ㅁㅊㅋㅋㅋ
-너무 빠르잖아 ㅋㅋㅋ
-이 정도면 거의 거미만 보고 기절한거 아니냐?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죽었엌ㅋㅋ
촤악!
거미의 공격이 도토리묵에게 몇 번 더 적중하면서 그 역시 바닥에 쓰러졌다.
“컥……!”
털썩.
[사망]모든 아이템을 다 잃었다.
“아…… 말도 안 돼.”
도토리묵이 절망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되겠냐?ㅋㅋ
-장비부터 맞춰야함ㅋㅋㅋ
-철 좀 구하셈
-얘도 이 정도면 거의 못한다고 봐야하는데.
풍선껌은 몰라도 도토리묵은 게임을 그리 못하는 스트리머는 아니었다.
애초에 킹덤 에이지 같은 게임을 한때 전문으로 했던 스트리머다.
그 게임은 게임을 못하는 사람이 할 수 없는 게임이었다.
즉, 도토리묵의 기본 실력은 꽤 좋은 편인데, 그런 그조차 지금 치즈 마을 밖에서 생환하기가 힘든 것이다.
[풍선껌: 아니 아몬드는 대체 여기서 어떻게 오울블랙을 찾을 때까지 돌아다닌거임!]순식간에 죽은 풍선껌이 서버 창에 의문을 재기한다.
-형은 어떻게 그렇게 빨리 죽었음;
-죽고나서 채팅치기 국룰ㅋㅋㅋㅋ
-ㄹㅇ 어케 나갔다왔지???
아몬드는 마을 밖을 돌아다닌 시간이 상당히 길었다.
그것도 아무런 장비도 없이 그냥 돌아다녔다.
[슈크림: 아몬드님 장비가 좋았던 게 아닐까여?ㅋㅋ] [풍선껌: 몬드 템 다 떨궈서 노장비였는데.] [슈크림: 엇?] [백숙: ㄷㄷ 그러게] [단무지: 사스가 아몬드……] [피클: 노템으로 비옥토를 찾은거임??]노템으로 비옥토를 찾아 마을까지 생환했다?
지금 나가본 이들 경험상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도토리묵이 할 말이 있었다.
[도토리묵: 노템 아니던데요? 아까 철칼 들고 있던데.]아몬드가 바로 앞에서 그에게 칼을 들이밀었기 때문에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분명 철 칼이었다.
[슈크림: 철이요? 그럼 노템으로 가서 철칼까지 만들어 오신거에요???] [단무지: 벌써 철칼을?? 대체 어딜 갔다온거지??] [피클: 미친…… 지옥에서 돌아온 건가……]아몬드에 대한 괴담은 점점 더 퍼져 나갔다.
* * *
운영진들이 마을 구석에서 서버 채팅창을 보며 킬킬댄다.
“이 사람들 밤에 나오는 몬스터 숫자 수치를 최대로 해놓은 걸 모르는 모양인데?”
“안 알려줬으니까.”
그렇다.
치즈마을 서버의 숨겨진 설정.
밤이 되면 튀어나오는 몬스터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진다. 심지어 더 강력해지기도 했다.
“숫자가 늘어나는 건 알아도 강력해지기까지 하는 건 더 모를 듯.”
특히 게임 내 시간으로 자정이 되면, 거의 몬스터 웨이브라 할 만한 수준의 군집이 나타날 수도 있었다.
“지금은 초저녁이라 나은 수준일 텐데.”
“그치. 밤이 될수록 점점 나가는 게 힘들어질 거야.”
운영진의 말대로였다.
오울 블랙을 밤에 찾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미호: 이거 힐링겜이라더니 ㅠ 속였어 ㅠㅠ 또 죽었어 ㅠㅠ]스트리머들은 마을 밖으로 발을 내딛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홍차: 미호 미인계 빼니까 겁나 약하구나?ㅎㅎ] [미호: 아니라니까? 몬스터 너무 세!]-ㅋㅋㅋㅋㅋㅋㄹㅇ
-외모지상주의는 차갑다……
-몬스터조차 ㅋㅋㅋ 이제 안봐줌~
-미호가 약한거임
이들은 단순히 자신들이 아몬드만큼 강하지 않아서 나가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단무지: 아몬드 그는 대체……] [피클: 이게 국가대항전 MVP?] [그린티: 어케했누……]아몬드는 접속도 하지 않았는데, 그에 대한 언급은 점점 많아졌다.
그들이 상상하기에 아몬드는 맨몸으로 이 많은 몬스터를 유유자적 뚫고 나갔다 와서 오울블랙을 발견한 대모험가였다.
[풍선껌: 풍선껌 데리고 난트전 우승 괜히 한 게 아니네~] [타코야끼: 전 국가대항전보다 그걸 더 위로 칩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기어코 아몬드의 과거 업적들까지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타코 소신발언
-ㅋㅋㅋㅋ프로급들이랑 한 거랑 같냐고
-모래주머니 끼고 우승이 힘들긴하지 ㅋㅋㅋ
-앜ㅋㅋ 저거 풍선껌이 말한거였어?ㅋㅋㅋ
심지어는 별것도 아닌것도 다시 들춰졌다.
[그린티: 괜히 실과 마가 바뀐게 아니네~] [슈크림: 괜히 지스타서 0 하나 더 달라 한 게 아니쥬~?]-ㅋㅋㅋㅋㅋㅋㅋㅋ지스타 ㅋㅋㅋ
-ㅉㅉ 0 하나 더 주지 까짓거
-ㄹㅇ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스트리머들이 운을 이어가며 한마디씩 하자, 도토리묵도 끼고 싶어졌다.
[도토리묵: 도토리묵 데리고 퍼펙트샷 괜히 찾은게 아니네~] [홍차: 근데 퍼펙트샷이 뭐임 대체?] [도토리묵: ……아닙니다]그러나 킹덤은 비인기 게임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뭔데 씹덕아!
-일찐녀 한마디에 쭈구리 ㅋㅋㅋ
-앗ㅋㅋㅋㅋ
-홍차 진짜 모르는듯?ㅋㅋㅋ
채팅에 한 번 끼어보려다가 크게 데인 도토리묵.
그는 묵묵히 다시 모험을 준비했다.
“오울 블랙은 존재한다…….”
-그거 다 안다니까?
-ㅋㅋㅋㅋㅋ개 찐이다 ㄹㅇㅋㅋ
-엌ㅋㅋㅋ
-이미 다 안다구요 ㅋㅋ
-ㅠㅠ 도토리묵이 먼저 말했어! 인정해줘!
* * *
다음 날.
상현은 눈을 부비며 일어났다.
“으음.”
휴대폰 시간을 확인하자 아침 9시다.
그는 다리를 번쩍 들고서 튕기듯 일어났다.
“합!”
게으른 건 아니어도, 평소에 꽤 느릿하게 일어나던 거에 비하면 상당히 박력이 넘친다.
‘어떻게 됐나 봐야지.’
이는 치즈마을 때문이다.
치즈마을은 그가 없는 사이에도 돌아가고 있다.
그사이 비옥한 토양이 정말 발견돼서 그의 템 가격이 혹여나 떨어지진 않았을지 걱정된 것이다.
‘음…….’
그는 주요 스트리머들의 편집본을 훑어봤다. 대충 제목이랑 댓글만 봐도 어제 뭘 했는지 알 수 있었다.
편집본이 올라오지 않은 스트리머는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볼 수 있었다.
“?”
그런데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젤로와 초코송이가 광산에서 밤을 새웠다는 걸 제외하면, 사실상 어제 치즈마을 주민들은 아무런 수확이 없었다.
[그놈의 비옥토 ㅋㅋㅋㅋ] [얘네 결국 아무도 못찾은 거 실화냐?] [몬스터 너무 많이 나오는데?? 어케 찾음???] [이 정도면 ㅋㅋㅋ 아몬드가 구라친 거 아니냐?]그들은 비옥한 토양을 찾으러 돌아다니느라 엄청난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단무지 농장 ㅈㄴ 커짐 미쳤다 ㅋㅋ] [농부왕 단무지 ㄷㄷ] [캬 전프로 클라쓰~]특이 사항이 있다면 단무지의 농사가 꽤 잘되고 있는 모양이다.
[어케 근데 다 하나같이 농사 몰빵임??] [좀 큰 방송은 거의 다 농사하네] [일단 먹을게 농사가 젤 잘벌림?]하나 더 정보를 새겨두자면, 지금 치즈마을은 거의 다 농사에 매진 중이다.
서버 첫날엔 기본 생존 요소를 챙기는 게 중요한데.
농사가 기본 생존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농사가 밖으로 안 나가도 돼서 생존에 유리함]이유는 간단하다.
서크에서 위험요소가 여러 가지 있지만, 가장 큰 건 몬스터다.
농사는 그 위험을 피하면서 배고픔을 충족시킬 수 있으며.
잘되기에 따라 잉여 생산물을 만들어서 풍족해질 수도 있었다.
이는 제작진이 의도한 바로, 잉여 농산물이 생겨야 경제가 돌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즉, 이들은 모두 농사에 미쳐 있는데.
거기에 상현이 비옥토를 보여주니, 제대로 눈이 돌아간 것.
“헐. 도토리묵…… 이걸 아직까지 찾고 있네?”
도토리묵은 지금도 라이브 방송이 켜져 있었다.
[밤샘 방송) 퍼펙트 팜을 위하여]퍼펙트 팜은 또 뭘까. 하여간 희한한 개념을 잘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이래서 안 믿었구나…….’
왜 사람들이 퍼펙트샷을 그렇게나 안 믿었는지 알 것 같았다.
‘어쨌든 거기 못 찾았구나?’
상현은 안도했다.
사실 그 이상한 마을에 비옥한 토양이 조금 남아 있었다.
처음에 그게 얼마나 좋은 건지 잘 몰라서, 일일이 다 퍼가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그래 봐야 12칸 남았지만, 잔악무도한 비선별인원 유상현.
그는 그 정도 물량도 자신의 토양의 시세에 해가 될까 봐 걱정했던 것이다.
“좋았다.”
상현은 그런 일은 없었다는 걸 알게되고 신나서 침대에서 벗어났다.
‘예전에 과장님이 그랬어.’
그는 아성에서 들은 말을 되새겼다.
세일즈에서 가장 기본적인 격언.
‘늘 바이어를 먼저 찾으라고.’
물건을 팔 땐 항상 살 사람부터 찾는 것.
쉽게 말해서 수요 조사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어도 살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비옥토도 마찬가지다.
이게 아무리 좋아도, 전부 살 수 없다면?
돈이 없어서든 농사를 포기해서든 하여간 살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면?
비옥토는 의미 없는 물건이 된다.
‘잘 들어가야 된다.’
그래서 상현은 오늘 접속 타이밍을 조절할 생각이었다.
비옥한 토양을 제일 비싸게 팔려면 제일 비싸게 사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했다.
‘단무지 들어올 때.’
현재 농부왕이라고 불리는 단무지.
그라면 비옥토가 가장 탐날 것이며, 가장 구매력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