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7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06화(977/98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06화
35. 송자 배(2)
치즈마을 프로젝트는 주혁에게도 의미가 컸다.
그간 아몬드가 참여하던 이벤트와는 다르게 이 이벤트만큼은 주혁이 기획에 참여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잘되겠지?’
그렇기에 그는 처음으로 아몬드 방송의 흥망 이외에도 이 기획 자체의 흥망도 신경 쓰고 있었다.
티저에 아몬드가 주인공으로 나온 것은 아주 마음에 들었지만.
이 이벤트 자체도 잘되어야 하는 게 그의 입장인 것이다.
[김주혁: 치즈마을 상황 어때요?]그래서 그는 계속 관계자들에게 이번 이벤트의 추이를 물어본다.
[장 피디: 티저 분위기 좋은데요? 잘될 거 같아요.]일단 장 피디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듯했다.
[고아성: 이번에 아몬드님 너무 잘 뽑혔어요!! ㅎㅎㅎ 느낌이 좋습니다!] [주옥지: 아몬드님 팍팍 밀었슴다! ㅇ/ㅇ/]치즈 쪽에 있는 친아몬드파 둘도 아주 만족하고 있는 느낌.
이들은 거의 주혁만큼이나 아몬드 방송의 성패를 주목하는 이들이니, 당연히 좋아라 할 것이다.
“영상이 화제가 돼야 하는데…….”
주혁이 현재 걱정인 건 영상의 순위였다.
탁. 탁…….
펜으로 책상을 치며 초조해하는 주혁.
일단 진입은 나쁘지 않았다.
#실시간 화제 영상 37위
50위권 위로 안착해서 출발하는 분위기.
그런데 문제는 이 채널의 알고리즘이다.
[치즈_Official]치즈의 오피셜 채널.
이런 채널의 알고리즘이 어떤지는 올튜브를 조금 보는 사람들이라면 다 알 것이다.
딱히 재미를 신경 쓰지 않고 딱딱한 영상이 올라오기도 하는 곳이니, 시청자 수혈이 생각보다 빠르지 않다.
‘아직은 모르겠는데.’
이미 30위권이면 잘한 거 아니냐? 라고 할 수도 있지만.
주혁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컨텐츠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 같은 시대에 빨리 치고 올라가지 못하면 묻히게 마련이다.
‘이 정도 돈 쓰고, 이 정도 사람들 참여했으면 1위는 당연히 찍어야 하는데.’
그가 바라는 건 압도적인 1위다.
여기에 투자된 인력과 그 질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다.
그걸 고려하면 생각보다 추이가 그저 그렇다.
그런데 잠시 후─
“!?”
갑자기 조회수 그래프가 치솟기 시작한다.
‘뭐야?’
산봉우리, 아니, 거의 절벽처럼 치솟은 그래프.
이건 분명 뭔가 다른 루트에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건 커뮤니티.
그중에서도 이 정도 그래프를 만들어낼 수 있는 대형 게임 커뮤니티…….
타다다닥.
[릴프로]주혁은 릴프로를 검색해 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빅’ 게시판에 떡하니 치즈마을 티저가 깔려 있다.
빅) 치즈마을도 박살 내고 있는 망나니 용사
본래 릴프로에선 치즈마을에 큰 관심이 없었다.
초반에 스트리머 팬들끼리 싸울 거라고 좋아하는 언급 등이 빅 게시판에 들어가긴 했지만, 소수만 향유하는 화제였다.
릴프로는 다시 릴챔스에 관한 이야기로 커뮤니티가 도배되었다. 원래 그 얘기를 위주로 하는 곳이니까.
‘어떻게 된 거지? 지금 릴챔스 기간인데?’
심지어 지금 릴챔스 스프링 시즌이다.
한참 누가 잘했네 누가 못했네 누가 죽어야 하네 누굴 데려와야 하네 마네로 박 터지게 싸울 시기.
‘근데 어떻게?’
대체 왜 이게 빅 상단을 차지했을까?
이유는 굉장히 어이없었다.
-사이다 쓸 바엔 망나니용사가 나을듯
-아몬드 잘 지내고있네……
-솔직히 진지하게 사이다가 나음 망나니용사가 나음?
└풍선껌 달고 난트전 우승이 ㅈ으로보이냐? 뭘 비교해
어떤 원딜 선수가 너무 경기를 못하고 있어서다.
근데 그 원딜 선수가 엄청난 팬덤을 자랑하는 유명팀 ck 소속이다.
유명팀이니만큼 못했을 때 비난도 거셌고, 이윽고 교체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
근데 당연히 시즌 중에 다른 프로 선수 매물이 있을 리가 없었는데.
[없긴 왜 없어 스트리머라도 데려와 ㅅㅂ] [WELCOME “망나니용사” 가능?] [국가대항전 우승했는데 프로로 안쳐줌? 아몬드 데려와라]그 와중에 ‘차라리 아몬드가 낫겠다’라는 글들이 올라왔고.
그것들 중 몇 개가 빅을 가기에 이르렀던 것.
이 화제의 파생상품으로 치즈마을에서 활약한 걸 보여주는 글이 또 빅을 간 것이었다.
-WELCOME “ck 망나니 용사” FAREWELL “쌉니다”
└사이다인데 쌉니다 ㅇㅈㄹ ㅋㅋㅋ 너무하네 ㅋㅋ
└쌉니다 ㅋㅋㅋ
-그립습니다…… 망나뇽……
-치즈마을? 저게 그건가? 다같이 합방하는거?
.
.
.
게시글에 달린 댓글들을 쭉 읽던 주혁은 헛웃음을 쳤다.
“별 희한한 호재가 있네…….”
존재도 몰랐던 한 프로게이머의 부진이 시청자 확보에 도움이 될 줄이야.
* * *
아몬드에 대한 희한한 호재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홍…… 홍송이로 해줘.”
홍차가 생각보다 쉽게 홍봉…… 아니, 홍송이가 되기로 한 것이다.
-??
-ㄹㅇ??
-헐ㅋㅋㅋㅋㅋ
-농협 버리냐?
-앜ㅋㅋㅋㅋㅋㅋㅋ
-다 타고 없어지게 생겼는데 어쩔거냐고 ㅋㅋㅋ
-빠른 판단 역시 챌린저 ㄷㄷ
의리가 강한 편인 홍차가 바로 세력을 바꿔 버린 게 시청자들도 의아했으나.
일단 들어오겠다고 한 이상 약속은 지켜야 했다.
“죽여!”
아몬드의 외침과 동시에 봉봉이들이 움직였다.
“예!”
촤아아아아아악!
철갑 풀세트를 입고 합을 맞춰가며 움직이는 그들의 전투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특히나 전프로 출신 단무지와 극강 피지컬의 아몬드가 함께 싸웠으니, 아우우울프들을 일단 한발 물리는 데에는 충분했다.
-캬
-ㅈㄴ 멌있다
-농부라는 직업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ㅁㅊ 개잘싸우네
-농부들 실압근 ㄷㄷ
“여기로!”
척.
아몬드와 봉봉이들이 퇴로를 확보한 후, 홍차와 레몬을 뒤로 빼준다.
이제야 한시름 놓은 순간, 레몬이 다가와 묻는다.
“어…… 언니…… 왜 홍송이가 되는 건데!? 나 때문이야?”
레몬은 자기 때문에 홍차가 홍송이가 되어버린 것 같은지 울상을 짓는다.
그런데 홍차가 고개를 저으며 속삭인다.
“그게 아니야. 레몬.”
“?”
“잠깐 속이는 거야.”
-?
-엥?
-헉ㅋㅋㅋ
-어케 감당하려고 ㅋㅋ
-와우 ㅋㅋ
-ㄴㅇㄱ
-그래도 도와주러 와줬는데?
걱정하는 시청자들에게 그들만 들리는 채널로 말하는 홍차.
“도와주러 왔다고? 그게 아냐. 아까 단무집의 밭이 파졌어.”
이들이 이렇게 빨리 달려올 수 있었던 이유.
몬스터가 여기로 온 이유.
단무집 밭이 파졌던 이유.
모든 사건의 퍼즐이 맞춰진다.
이들은 홍차 집에 몬스터가 올 걸 알았던 것이다.
“얘네들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왔겠어? 나한테 올 걸 안 거야.”
-?
-그게 뭐?
-헐 ㅋㅋㅋ
-앗
-설마
“뭐? 얘네가 어떻게 알아?”
“단무지가 토지를 팔았거든.”
단무지가 토지를 팔아버린 결정을 내렸던 것이다.
즉, 홍차는 공사당한 것.
-ㄷㄷㄷ
-헐
-ㄴㅇㄱ
-헉
-ㄹㅇ??
-농부가 토지를 팔아?ㅋㅋ
-거래 내역에 안뜨던데???
단무지가 토지를 팔았다.
정말 믿기지 않는 선택이지만, 직접 파보고 눈으로 봤는데도 믿지 않을 순 없었다.
단무지는 토지를 팔았고, 그 결과 홍차 집보다 토지가 작아져 몬스터들이 홍차 집으로 왔다.
우연이 아니다.
저들이 짠 판이다.
“그리고 오자마자 홍봉이가 되라니. 너무 속 보이는 거 아냐?”
홍차는 조소했다.
그들의 술수가 너무나 뻔했다.
-캬
-이게 챌린저 원딜?!
-고봉이가 후임이 급해서 ㅋㅋㅋ ㅠㅠ
-역시 챌린저
-이거지
-아몬드 한 방 먹나?
“거기 홍송이.”
그때 아몬드가 다가온다.
그는 홍차가 뭔 생각인지는 전혀 모른 채다.
“넵!”
홍차는 벌떡 일어나며 기합 있게 목소리를 낸다.
“정말 홍송이가 된다고?”
“예!”
“좋아.”
잔뜩 긴장했으나, 아몬드는 별 의심이 없어 보였다.
의심하는 대신 뭔가를 주섬주섬 꺼내 내려놓는다.
쿵. 쿵.
[철갑옷] [철투구] [철검].
.
.
홍차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건 뭐죠?”
“홍송이 거.”
척.
아몬드가 엄지를 치켜세운다.
‘뭐야?’
이런거까지 그냥 준다고?
홍차의 눈이 흔들렸다.
“가…… 감사합니다.”
-이것도 연기인거지?
-이게 뭐야
-뭔가 흔들린 거 같은데??ㅋㅋㅋㅋ
-홍차 표정이 ㅋㅋㅋ
“입고 싸우자.”
“아, 네…….”
잠시 멍하니 있던 홍차는 얼른 주워서 전신에 갑옷을 둘렀다.
레몬도 손을 들었다.
“아, 아몬드 님. 저, 저도! 저는 어차피 언니랑 같이 가야 돼요!”
척!
경례를 붙이는 레몬.
“레, 레송이가 되겠습니다!”
그녀는 옆의 홍차를 보고 눈을 찡긋해 보였지만 아몬드는 보지 못했다.
-레송이 ㅋㅋㅋㅋㅋ
-크
-레송이도 첩자되냐
-군기 뭔데
-농첩들 ㄷㄷ
-레송이까지 겟ㅋㅋㅋㅋㅋ
“오.”
아몬드는 경례에 감복한 듯 철 장비를 하사했다.
가진 게 많아서인지 매우 쿨한 태도.
쿵.
“레몬. 너도 그럼 이제 우리 기사단이랑 같이 가는 거야.”
“기사단이요?”
“그래. 사람들을 보호하고 보호비를 받을 거거든.”
“그…… 그건 조폭들…….”
“기사단이라니깐?”
“아, 옙! 기사단!”
아몬드가 철 장비를 푸는 이유는 단순히 이들이 세력에 합류해 줬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이들을 이용해 기사단을 만들려는 것이다.
물론 기사단이라기보단 경비 업체에 가까웠지만 말이다.
“자세한 건 나중에 알려줄 테니까. 입어.”
“넵!”
휘리릭.
레몬도 순식간에 철 장비로 갈아입었다.
‘레몬.’
홍차는 속삭여 레몬을 부른다.
잠시 눈을 마주보고는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기회가 오면 배신한다.’
철 장비를 받고 조금 흔들렸던 홍차가 다시 마음을 굳힌 것이다.
‘알았어. 언니.’
장비까지 얻었지만 레몬은 홍차를 따른다.
그녀도 마주 끄덕인다.
* * *
화르르르륵!
홍차의 집은 타들어 가고 있었고, 몬스터들은 주변 모든 것을 때려 부수고 있었다.
“크르?”
인간이 나타나자 몇이 관심을 보이며 주시한다.
고봉이가 중얼거린다.
“제길. 진짜 더럽게 많습니다요. 그냥 후퇴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최소 3~40은 되어 보였다.
반면 이쪽은 단 다섯 명.
“저, 저도 후퇴하는 게…….”
단봉이도 후퇴를 조언한다.
그러나 아몬드는 고개를 젓는다.
“괜찮아. 해볼 만해.”
몬스터 쪽이 상당히 많긴 하지만, 이들 중 세 명이 상당한 실력자인 데다가 철갑 세트를 완벽하게 갖춰 입었으니 해볼 만했다.
“그, 그렇습니까?”
고봉이가 의아한 듯 물었다.
아몬드가 자신만만한 이유를 솔직히 모르겠으니까.
“응. 단봉아. 회사를 오래 다니는 팁이 뭔지 알아?”
“……뭔데요?”
“빚을 지는 거야.”
“!”
아성 시절 과장이 건네준 인생 경험.
뼈가 되고 살이 될 조언.
근데 이걸 왜 지금 말하는 걸까?
“너희 여기서 지면 빚 더 연장돼.”
“예?!”
“철 장비 다 줬잖아. 그냥 준 거 아닌데? 이거 다 빚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
-악성 아이돌 매니지먼트 같누 ㅋㅋ
-아니 ㅋㅋㅋ 신뢰의 증표처럼 줘놓곸ㅋㅋㅋ
-또 속냐 봉봉아ㅜㅜㅜ
혼란스러운 표정의 봉봉이들.
아몬드는 잽싸게 이어 말한다.
“여기서 잘해야 기사단이 지속 가능한 사업이 되는 거야. 그래야 철 장비 빚도 갚고, 비옥토 빚도 갚고 다 부자 되는 거야.”
“시, 실패하면요?”
“실패하면 기사단도 망하고 송이들도 사라지고, 다시 철 장비 빚만 남게 되지. 비율도 유지되고.”
“!”
아니, 마음대로 갑자기 사업 시작해 놓고 망하면 봉봉이도 빚을 진다니?
정말 어이없는 조건이었지만, 이들에겐 눈앞에 닥친 현실이었다.
후임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말에 고봉이의 눈이 흔들렸고, 비율이 유지될 거란 말에 단봉이의 가슴이 철렁했다.
‘젠장. 언제까지고 7 대 3으로 뜯길 수 없는데?’
비옥한 토양 값을 얼른 갚아야 다음이 있다.
그러려면 기사단이 흥해야 했다.
단봉이가 이를 악물며 칼을 빼 든다.
“어차피 동 틀 때까지만 버티면 되는 거 아닙니까!?”
“맞습니다요! 까짓거 해보겠습니다요!”
봉봉이들의 기합이 굉장했다.
사실 철 장비 값까지 받아낼 생각은 없었다. 얼마를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철 장비는 그냥 신뢰의 증표로 준 것 뿐이다.
그렇지만 사기가 올랐으니 이걸로 된 것이다.
지금 봉봉이들 눈에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잖은가?
“무조건 다 죽인다. 무조건 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그건 마음은 아직 농협에 남아 있는 송송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무조건 지켜야 돼…….”
“으으으. 반드시!”
기사단이고 농협이고, 그들은 이게 자기 집이기 때문에 꼭 지켜야 했다.
각자의 이유로 의기투합한 다섯 명.
이에 아몬드가 칼을 든다.
“봉송 기사다아안!”
척.
그가 목청 터져라 외치며 박차고 나갔다.
“돌겨어어어어어억!!!”
뒤이어 봉송이들이 뛰어간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죽여라아아아아아!”
뿅뿅뿅뿅……!
다섯 명이 사지로 뛰어들어갔다.
누군가는 빚더미에서 벗어나기 위해, 또 누군가는 집을 지키기 위해.
-ㅁㅊㅋㅋㅋㅋㅋ
-분위기 거의 국가대항전이었는데 뿅뿅뿅ㅋㅋㅋ
-겨우 다섯명이서 ㅋㅋㅋㅋ
-애들은 절박한데 보이는 건 너무 하찮다 ㅋㅋㅋ
-크으 가즈아
-발할라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