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7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08화(979/98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08화
35. 송자 배(4)
“여기 아무도 못 오게 막아라.”
“넵!”
아몬드의 명령이 떨어지고, 단봉이는 빠르게 고봉이를 걷어찬 후 주변을 경계했다.
해가 서서히 뜨고 있긴 하지만, 아직 사방은 어둑했다.
뭔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이 타버린 폐허 더미만 이리저리 흩날리고 있으니까.
아무도 못 오게 막으라곤 했지만 막상 방금 전까지 사지나 다름없던 이곳을 굳이 오려 하는 주민은 없었다.
한적하다. 한적하다 보면 사람은 생각이 많아지는 법이다.
그는 자신의 시청자들과 대화했다.
“근데 홍송이랑 레송이를 어떡하죠?”
그는 홍송이와 레송이의 처우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이다.
-홍송이 레송이 ㅋㅋㅋ
-애송이들을 뭘 신경 써 걍 노예지 뭐
-그러게요?
-그걸 왜 고민함.
시청자들 중엔 노예인 주제에 왜 생각이 많냐는 식으로 비꼬는 자들도 있었지만, 단봉이는 단순한 노예가 아니었다.
“결국 제가 관리해야 돼요.”
아몬드가 사건을 주도하면 결국 뒤처리하는 건 단봉이였다.
띠링.
[현자 님이 1천 원 후원했습니다.] [소작농 굴리면 되는 거 아녀?]소작농…… 그게 문제다.
“홍차 레몬 얘네들을 소작농으로 굴려서 나눠 먹어 봐야 수익이 얼마나 나올 거 같아요? 얼마 안 나와요. 인건비도 안 나온다고.”
-ㅋㅋㅋㅋㅋㅋ
-장사치들이 맨날 하는 말 그대로하네 ㅋㅋㅋ
-인건비 ㅋㅋㅋ
-인건비가 있긴 합니까? 그 세계에?
-인건비는 무슨 고봉이 인권비나 챙겨줘라ㅋㅋㅋ
최저임금도 없는 세계에서 인건비를 논하는 게 웃긴 모양이지만.
단봉이는 진지하다.
“홍차 토지 크기를 그대로 유지할 순 없어서 그래요. 크기를 줄여야 하는데. 그러면 효율이 너무 떨어져.”
홍차밭 크기를 유지하면 몬스터 습격을 또 받게 될 거다.
무조건 줄여야 했다.
근데 홍차는 비옥토가 아니기 때문에 줄이면 그대로 수익이 반 토막, 반의반 토막 나버린다.
“저희가 쓴 전략이 결국 나머지 다 죽게 만드는 거라…….”
단무지가 내세웠던 논밭 구조 조정은 결국 단무집만 흥하는 플랜이었다.
그 외의 다른 인력들을 흡수하면서 윈윈 구조를 가져갈 수 없었다.
이런 식이면 부는 축적할 수 있어도, 결국 농협만큼 세를 불릴 수는 없다.
“어쩌시려는 건지.”
아몬드의 생각을 알 수 없었다.
-ㄹㅇ
-진짜 인건비도 안나오겠네
-딜레마네
-어떡함?
“흠. 그 둘은 기사단으로 굴려서 경비업체처럼 삥을 뜯으려나?”
-ㅋㅋㅋㅋㅋ
-어허 삥이라니!
-ㅋㅋㅋㅋㅋ깡패잖아 ㅁㅊ
-그거일 걸?
-아몬드가 그거 한다고한거 같은데
단봉이 머릿속이 점점 복잡해지는 가운데.
‘음?’
눈썰미가 좋은 그가 저 멀리 어둠속에 누군가 있다는 걸 눈치챘다.
“어이. 거기 누구냐.”
“……!”
화륵.
단봉이가 횃불을 빠르게 던졌다.
횃불에 비춰진 건 홍송이와 레송이다.
‘이 자식들 여기서 뭐 하는 거지?’
홍차와 레몬이 바짝 긴장했다.
‘조졌다.’
‘망할 하필…….’
기습하려 했는데 들켰다.
-ㅋㅋㅋㅋㅋㅋ망
-ㄷㄷ
-단무지 동체시력 뭔데!
-와
단봉이가 말한다.
“이쪽으로 와라. 송송이들.”
홍차는 머리가 복잡해졌다.
여기서 이상한 낌새를 보이면 단봉이가 고래고래 소리 지를 것이다.
‘어떡해, 언니?’
‘일단 앞으로 그냥 가. 자연스럽게.’
‘가라고?’
‘그래. 우리 목표는 아몬드지. 단봉이 따위가 아니라고.’
‘아, 알았어.’
둘은 일단 아무렇지도 않게 천천히 다가간다.
단봉이는 그런 그들에게 말한다.
“어이. 송송이들. 뛰어!”
“!”
갑작스러운 호통에 홍차와 레몬이 마구 뛰어온다.
대체 왜 저래?
“선임 앞에선 뛰어다니는 거야. 알았어?”
“……?”
겨우 이런 이유였다니.
-ㅁㅊㅋㅋㅋㅋㅋ
-참고) 단봉이는 미필이다
-ㅋㅋㅋㅋㅋㅋㅋ
-ㅅㅂㅋㅋ
-개웃기넼ㅋㅋ
“아, 알겠습니다.”
홍차가 마지못해 끄덕이자 단봉이가 혀를 끌끌 찬다.
“어허. 나는 몰라도 고봉이 앞에선 큰일난다니까?”
“?”
슬슬 후임들의 군기를 잡기 시작하는 단봉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봉이는 참을 수 있어…… 하지만 고봉이는 못참아아아!!
-굿봉 배드봉 전략 ㄷㄷ
-진짜 징하다 ㅋㅋ
“……”
홍차는 잠시 한 대 후려치고 싶은 욕망이 들었지만.
일단 까라면 까야 하니 고개를 숙였다.
“아, 예. 알겠습니다.”
“알겠슴닷!”
레몬도 기합 좋게 대답한다.
그제서야 단봉이 만족한다.
“목소리 좋네. 하면 잘하면서. 꼭~ 말을 해야 이렇게 하나?”
“아, 아닙니다아!”
-ㅋㅋㅋㅋㅋㅋㅋ단봉쉑ㅋㅋㅋ
-ㅋㅋㅋ기사단 똥군기
-앜ㅋㅋ
-레몬 넘 잘어울려 ㅋㅋㅋ
단봉이가 둘을 슥 훑어보며 취조를 시작한다.
“어디 가서 뭘 하고 왔어? 말도 없이. 보고 체계 모르나?”
“아…… 그게 보, 보고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급한 일이었습니다!”
홍차가 차렷 자세로 빳빳이 서며 외쳤다.
-홍차 군필임?
-왤케 잘어울리냐 ㅋㅋㅋ
-장군감 목소리 ㅋㅋㅋ
홍차의 여성치고 저음인 목소리가 여군의 느낌과 비슷했다.
“봉대장은 실망했다. 홍차.”
그래서인지 단무지는 갑자기 중대장이 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봉대장 ㅋㅋㅋㅋㅋ
-봉대장ㅅㅂㅋㅋㅋ 봉 중 대장은 맞음ㅋㅋㅋㅋ
풉…….
홍차는 순간 웃음을 참지 못할 뻔했으나 이내 다시 고개를 젓고 외쳤다.
“죄송합니다아!”
“반성하는 기미가 있으니, 이유라도 들어보지. 어디 갔다가 이제 왔나?”
홍차는 생각해 둔 시나리오가 있었다.
“제, 제가 갖고 있던 농작물을 가지러 갔었습니다!”
“농작물?”
“농협 창고에 있습니다!”
“아.”
“더 늦었다간 놈들이 막아설 것 같아서 재빨리 다녀왔습니다! 기사단의 부흥을 위해서임다!”
“맞습니닷!”
레몬이 거든다.
“그래서 뭘 가져왔나?”
“…….”
홍차의 말 문이 막힌다.
가져오긴커녕 사실 창고로 가지도 않았으니까.
“그게…….”
“?”
“어떤 놈들이 미리 보고한 건지 저희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으나.
“크흠. 뭐. 그래. 충성심으로 한 행동이니 이번은 넘어간다.”
다행히 단봉이는 크게 의심하진 않았다.
“넵! 감사합니다!”
홍차는 경례를 붙인 후 말했다.
“근데…… 아몬드 님은 어디 계십니까!?”
“아몬드 님은 네 집 쪽에 있어. 폐허가 돼서 뭐라도 건질 수 있는지 보고 계신 것 같던데.”
“그럼 저는 제집으로 가 봐도 되겠습니까?”
단무지는 잠시 고민했다.
‘아무도 가지 말라 했는데.’
생각해 보니 아몬드가 아무도 들이지 말라 하지 않았던가?
근데 그게 홍차도 포함인가?
자기 집인데?
심지어 이제 우리 편인데?
그건 아닐 거라 생각한다.
“좋다. 가 봐.”
자신은 여기서 지켜야 하니 홍차와 레몬을 들여보낸다.
* * *
한편 아몬드.
시커메진 홍차 집 폐허를 걷어내고 있었다.
점점 밑에 가려졌던 땅이 드러난다.
[비옥한 토양]-ㄷㄷㄷ
-이거 그거 아냐???
-헐
‘이럴 수가.’
홍차의 집이 타고, 그 위에 몬스터 시체가 쌓이면서 다시 한번 비옥한 토양이 만들어진 것이다.
파프리카 마을에서 봤던 것만큼의 물량은 아니지만 이것도 상당한 숫자다.
설마하니 또 이런 호재가 올 줄이야.
빠밤!
[봉토리묵 님이 1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퍼펙트 팜은 존재한다아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ㅋㅋ여깄었네
-와 ㅋㅋㅋ
-유전 터졌다 ㅁㅊㅋㅋㅋㅋ
-캬
-유레카~!
-될 놈 될 ㅋㅋㅋㅋㅋㅋ
-이거 근데 제작진이 의도한건가?
-ㄷㄷㄷ
도토리묵이 애타게 찾던 퍼펙트 팜이 치즈마을 안에 생겨 버렸다.
아몬드는 가까이 다가가 정보를 확인한다.
==== ====
[비옥한 토양]희귀도: 전설
등급: B
설명: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검고 비옥한 토양. 모든 수확량이 200% 증가한다.
==== ====
‘어?’
여기서 아몬드는 자신이 갖고 있던 토양과 다른 점을 발견한다.
‘B급?’
등급이 다르다.
수확량도 200%밖에 안 된다.
물론 이것만 해도 100%조차 안 되는 다른 토양에 비하면 압도적인 스펙이지만.
분명 자신의 토양은 S급이었고, 수확량도 300%였다.
인벤토리에 샘플로 남겨둔 토양 하나를 꺼내 들어본다.
==== ====
[비옥한 토양]희귀도: 전설
등급: S+
설명: 피와 땀과 용의 숨결로 빚어진 검고 비옥한 토양. 모든 수확량이 300% 증가한다.
*촉촉함: 수분을 2배 오래 머금는다.
*물관리: 수확된 작물의 등급이 무조건 A 이상이며, 15% 확률로 S급 작물도 자라난다.
*따스함: 용의 숨결 기운이 남아있어, 영하의 기온에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
==== ====
실제로 다르다.
붙어 있는 특성이 달랐다.
비교가 민망할 정도로 달랐다.
-어?
-뭐야 다르네??
-비옥토도 등급이 따로있구나
등급은 만듦새이며 희귀도는 말 그대로 아이템 자체의 희귀도다.
지금 이 B등급 비옥토는 희귀하긴 하지만 만듦새가 그리 좋진 못하단 뜻.
‘비옥한 토양도 이런 게 있구나.’
어떻게 비옥토를 생성하느냐에 따라 급이 나뉘는 듯하다.
-용의 숨결과 사람 기름으로 만든거보다 좋을 리가 있겠냐고 ㅋㅋㅋ
-근데 이것도 ㅈㄴ 좋은데??
-어차피 둘 다 좋음
-300% 획득이랑 촉촉함이 핵심임ㅋㅋㅋㅋ
이거나 그거나 등급이 다르긴 해도 고른 토양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좋은 스펙.
아몬드는 곡괭이를 들어 올렸다.
누군가 여기 오기 전에 이걸 다 가져가야 했다.
“일단 빨리 가져가죠.”
힘차게 곡괭이를 휘두른다.
캉. 캉.
몇 개 토양을 인벤토리에 넣고 있는데.
‘응?’
터엉─
어떤 곳은 곡괭이가 보이지 않는 힘에 밀려난다.
-헉
-간섭 차단인가봐
-ㅁㅊㅋㅋㅋ
간섭 차단.
홍차 소유의 밭이기 때문에 걸려 있는 기능이다.
몬스터가 파괴해서 뒤엎어진 땅은 그냥 가져갈 수 있었지만, 건드려지지 않은 곳은 간섭 차단이 유지되고 있었다.
-헐
-??
-에반데
-헉
‘이럴 수가.’
간섭 차단까진 생각하지 못했던 아몬드.
간섭 차단이 유지된 건 몇 개 안 되지만, 몇 개라도 여기 박혀 있다면 비옥토 레시피를 들킬 것이다.
‘어쩌지?’
그는 심히 당황했다.
예상 못 한 위기였다.
-망함ㅋㅋㅋ
-헐
-아몬드 최초 위기 ㄷㄷ
-아니 ㅈ됐네 이거 그냥 홍차한테 줘야함???
-낚시나 하러 가즈아~
그간 비옥토로 온갖 유리한 입지를 다 가져갔던 게 아몬드다.
그런데 비옥토의 비밀이 전 농협이었던 플레이어에게 밝혀지면?
많이 곤란해진다.
철 장비 세트를 주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
그때 뒤쪽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아몬드 님~ 홍송이랑 레송이가 왔습니다!”
“!”
홍차 목소리다.
아몬드는 얼어붙었다.
‘뭐야. 들여보내지 말라니까.’
크흠.
헛기침과 함께 그들을 향해 몸을 돌렸다.
“무슨 일이냐?”
“아니, 전 제집 폐허를 치우려고 왔…….”
홍차가 아몬드의 손에 든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그건 비옥한 토양 아닙니까?”
“와앙!”
레몬도 놀라 펄쩍 뛴다.
슥.
아몬드는 그제야 손을 내려본다.
비옥한 토양이 들려 있다.
방금 비교하겠다고 꺼내 든 토양이다.
젠장.
‘어쩌지?’
들켰다.
아몬드는 그때 필사적으로 뭔가 떠올려 본다.
이 상황을 타개할…… 아니, 더 좋게 만들 단 하나의 경우의 수!
‘그래.’
시도해 봄 직하다.
아몬드는 그렇게 생각하며 씩 웃어 보인다.
그러고는 손에 든 비옥토를 들어 올린다.
마치 샴페인 잔처럼.
“아, 이거. 선물이야.”
-?
-엥?
-??
-I’m gatsby
-예?
-폭죽 ㅇㄷ감?
그리고 홍차의 밭을 가리킨다.
“여기에 다 깔아놨어.”
“네?!”
진짜였다.
비옥토가 깔려 있다.
“입단을 축하한다. 홍송이.”
-캬
-본인이 깔아준 척 ㅋㅋㅋ
-2등신이라 페이스 아이디는 안먹히는 중~
-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
-자연스러워 ㅋㅋㅋ
홍차의 눈이 마구 흔들렸다.
분명 시커먼 밭 위에 서 있지만, 그녀의 눈엔 저 위로 오색빛깔 폭죽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퍼벙.
‘아, 안 돼…… 난 농협인데……?’
그런 그녀의 마음을 읽은 듯, 시청자 중 하나가 후원한다.
띠링.
[홍가씨 님이 2만 원 후원했습니다.]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