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8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17화(988/100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17화
37. 철광비(3)
딸깍.
버튼을 눌렀더니 갑자기 집의 전면이 날아갔다.
펑!
“……?”
아몬드는 잠시 서서 눈을 껌뻑였다.
그야 버튼을 눌렀더니 모든 게 해결되지 않았나?
폭발로 인해 괴한 둘이 죽고, 그들이 갖고 가려던 아이템도 전부 회수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설마.’
아몬드는 설마설마하는 마음으로 사건 현장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밑을 내려보는데.
“!”
아니나 다를까 시커먼 자국이 있다.
이게 단순한 그을음이 아니라는 건 아몬드가 누구보다 잘 안다.
“허…….”
갑자기 잭팟처럼 터진 엄청난 행운에 아몬드는 채팅창으로 시선을 옮겼다.
왠지 거기에 원인이 적혀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뭐임???
-아펜하이머 ㅋㅋㅋㅋ
-캬
-이거지
-속이 뻥~
-젤코송이였어?ㅋㅋㅋ
‘젤코송이?’
이게 무슨 말일까.
아몬드는 이번엔 서버 채팅창을 본다.
[풍선껌: ㄷㄷ 또 살인사건이???] [중년탐정: 기어코 마을에서도 살인을 저지르는구나! 연쇄 살인마!] [미호: 폭사는 뭐야 또 ㅠㅠㅠ] [슈크림: 그냥 사고사 아닐까요? 광부라서……]한참 서버 채팅창에서 스트리머들이 말하고 있다.
그걸 스크롤을 위로 올려보면 금세 답이 나왔다.
[젤로 님이 폭사했습니다.] [초코송이 님이 폭사했습니다.]“!”
젤로와 초코송이.
폭발에 벙쪄서 미처 보지 못한 둘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제…… 젤로 님이었어요?”
가장 많은 시청자를 거느린 스트리머.
그런 사람을 그냥 폭발시켜 버린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젤로가 여기 왜 왔지?
-ㄹㅇ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ㅋㅋ
-큰 걸 날려부렸네
젤로가 여기에 왜 숨어들어왔을까? 아몬드로서는 추측할 도리가 없었다.
농협의 수장이 도우너츠란 것도 얼마 전에 알았는데.
젤로가 뭐 하고 다녔는지 아몬드가 어떻게 알겠나?
다만 그의 입장에서 희한한 게 하나 있었는데.
“근데 초코송이는 누구지?”
옆에 초코송이는 누구란 말이야.
-?
-??
-디지털 치매 ㅋㅋㅋㅋㅋ
-ㅁㅊㅋㅋ 까먹었음??
-아니 ㅋㅋㅋ
“……?”
아몬드는 잠시 채팅을 읽다가 말한다.
“농담입니다~”
-아니잫아 ㅋㅋㅋ
-초코송이가 누군데 말해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패턴 정착했누 ㅋㅋㅋ
아몬드는 이만 화제를 전환한다.
“일단…… 제가 약속이 있어서. 수습은 나중에 하고. 파밍만 하고 나갈게요.”
-파밍은 그와중에 하는거냐 ㅋㅋㅋ
-파밍ㅋㅋㅋㅋ
-할 건 해야지
-그게 수습이잖아 ㅋㅋㅋ
척, 척, 척……
아몬드는 떨어진 철 장비들을 다시 회수하고 철광석도 줍는다.
“아니, 근데 웬 철광석이 이렇게 많지? 장비가 녹았나…….”
희한하리만치 많이 널려 있는 철광석에 대한 신박한 상상력을 펼치는 아몬드.
-걔네거겠지 ㅋㅋㅋㅋ
-황금 고블린이었누 ㅋㅋㅋ
-머야 ㄹㅇ ㅈㄴ많네??
그는 어쨌거나 모든 물건을 다 주운 다음 창고에 넣었다.
텅.
무거운 문이 닫히고, 이번에야말로 열쇠로 제대로 잠근다.
철컥.
“이만 가겠습니다.”
슝.
그러고 나서 금세 로그아웃해 버렸다.
문을 고치고 가고 싶지만, 아무래도 약속 시간에 늦을 것 같았다.
* * *
젤로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다.
“으아아아아악!”
그는 마치 악몽이라도 꾼 것처럼 비명을 지른다.
그러나 방금의 상황은 악몽이 아니었다.
[인벤토리]텅 빈 인벤토리를 보라.
“…….”
하아.
젤로는 저도 모르게 무릎에 얼굴을 파묻었다.
퉁.
커다란 머리가 땅에 부딪힌다.
그 꼴을 보며 시청자들이 박장대소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누구한테 사과하는 거임?ㅋ
-텅텅
-ㅁㅊㅋㅋㅋ개망 ㅋㅋㅋㅋ
-지 폭탄에 지가 ㅋㅋㅋㅋㅋ
-ㅈㄴ 웃기네 ㅋㅋㅋ
띠링.
[0님이 3만 원 후원했습니다.] [젤로부터 다시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이내 젤로는 다시 머리를 든다.
“제로는 아닙니다!”
-젤로부터 ㅋㅋㅋㅋ
-제로라고 안했는디?
-제로 맞아 젤로야……
“제로는 무슨. 이럴 줄 알고 제가 창고에 놔뒀…….”
끼익.
그는 창고를 열어본다.
‘어?’
텅.
창고가 텅 비었다.
뭐지?
집이 털린 건가?
이게 말이 되나?
집을 너무 오래 비웠나?
젤로는 혼란스러웠다.
-젤로야…… 정신 차려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얘 진짜 까먹었나봐
-님 오늘 다시 인벤에 넣으셨음…… 광부 코인 받으려고……
-진짜 제로부터였넼ㅋㅋㅋㅋㅋ
그렇다.
젤로는 착각한 것이다.
광부 2차 전직을 위해 철광을 다 들고 검수 맡았었다.
얼마만큼 광부에 진심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거치는 확인 작업이었다.
그걸 잊고, 평소처럼 창고에 두고 다녔다고 생각한 채로 그대로 단무집으로 직행했던 것이다.
“그…… 그럼…….”
죽고 나서 후두둑 떨어진 그 철광이 다 젤로 본인의 것이었다니?
엄청난 절망이 밀려온다.
“흐아아아아아아아!!”
그는 구슬프게 울부짖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
-클립각이네 ㅋㅋㅋㅋ
-미치겠다 ㅋㅋㅋㅋ
시청자들이 좋아 죽는다.
이렇듯 스트리머라면 좌절의 크기 어느 정도인지 소리로 표현해 주는 건 아주 좋은 방식 중 하나였다.
물론, 젤로는 그런 계산을 한 게 아니라 그냥 진짜로 좌절을 맛본 것이지만.
“젠장! 에라이! 미친!”
콩! 콩!
그가 자신의 오두막집에 발길질을 해대며 화풀이한다.
“하아…… 하아…….”
씩씩대면서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
모든 게 다 사라졌다.
훔쳐 오려던 건 물론, 모았던 모든 철광, 심지어 자기가 직접 만든 장비들까지 헌납해 버렸다.
그간 광산에서 초코송이와 함께 돌아다녔던 그 나날들이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띠링.
[그건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여름이었다…….]후원의 음성이 구슬프게 울려 퍼진다.
여름이었다.
“흐아아아아아아아!”
젤로가 다시 울부짖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ㅋㅋ
-아 개웃겨 ㅋㅋㅋㅋ
1만 원 후원으로 랜덤 버프가 생성됐고.
[랜덤 버프] [속성 부여: 화염]화르륵!
젤로의 전신에 불길이 치솟았다.
“흐아아아아아아아!!”
젤로는 그 채로 계속 울부짖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레전드 ㅋㅋㅋㅋ
-울만하다
-ㅅㅂㅋㅋㅋㅋㅋ
띠링.
[인성 님의 미션 등록!] [주먹 입안에 넣고 울기 20만 원]우는 와중에 미션을 힐끔거린 젤로는 주먹을 입안에 꾸역꾸역 욱여넣었다.
“흐으으으으으!”
-ㄹㅇ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크라잉 매드 무비 ㅅㅂ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ㅁㅊㅋㅋ
-ㅠㅠㅠㅠㅋㅋㅋㅋㅋ
-앜ㅋㅋㅋ
-뒤늦게 버프 걸어주는거 진짜 킹받네 ㅋㅋㅋ
띠링.
[ㅇㅇ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아몬드 인싸들이랑 점심 먹을 때 이 새낀 주먹 먹고 있네 ㅋㅋㅋ] [랜덤 버프] [속성 부여: 독]쉬이이이……!
젤로의 전신에서 녹색의 독기가 피어오른다.
“이제 와서 걸어주면 뭐하냐고! 이 새끼들아! 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ㄹㅇㅋㅋ
-엌ㅋㅋㅋ
-아까나 걸지 ㅋㅋㅋ
-방장과 비슷한 반응속도라 ㅎ
똑똑.
그때 누군가 그의 오두막 문을 두들겼다.
“제…… 젤로 님?”
초코송이의 목소리였다.
끼익.
젤로가 문을 열었다.
초코송이가 젤로를 보자마자 머리를 땅에 박으며 엎어진다.
“젤로님!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로…… 리, 리모컨을 던져서!! 그게…… 가장 최근 아이템이 팻말인 줄 알고…….”
-ㄹㅇㅋㅋ개트롤
-ㅋㅋㅋㅋㅋㅋㅋㅋ
-나가
-여자 풍선껌ㅋㅋㅋㅋ
-진짜 실수로 던진거구나 ㅁㅊㅋㅋ
-꺼져라 풍선껄
방금전까지 시청자들에게도 성을 내던 젤로는 고개를 젓는다.
“아…… 아닙니다. 뭐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죠.”
-죽었잖아
-못살았는데?
-ㅋㅋㅋㅋㅋ또 또 여자한텐 말 못하넼ㅋㅋ
-풍선껄 뭔데 ㅋㅋㅋㅋ ㅁㅊㅋㅋ
-역대급 트롤이긴 함ㅋㅋㅋ
-이거 완전 풍스껄~ 이네
당연한 거지만 젤로 방 채팅창 민심은 초코송이를 굉장히 싫어하고 있다.
젤로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광부는 이제 그만하겠습니다. 있던 광석도 다 날렸고.”
“네? 나, 날려요?”
“네. 등신같이 창고에 안 두고 다 들고 갔었더라구요.”
초코송이가 깜짝 놀라 벌떡 일어선다.
“네?! 지, 진짜요?”
“예. 다 끝났습니다.”
“아니, 그래도 광부를 그만두시다뇨? 광부 2차 전직까지 하셨잖아요?”
“그거 때문에 지금 이 난리 난 거 아닙니까!!?”
버럭!
갑자기 젤로가 소리를 지른다.
-ㅁㅊㅋㅋㅋㅋ
-깜작이야 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
-할 말은 한다 젤카콜라!
“제…… 젤로 님…….”
초코송이의 눈망울이 흔들리자, 젤로가 다시 진정한다.
“아이 죄송합니다. 광부 2차야 뭐 쓸 데가 있겠죠. 근데 지금은 할 힘이 안 납니다.”
그때였다.
초코송이가 뭔가를 바닥에 쿵쿵 내려놓기 시작한다.
“젤로 님. 제가 가진 거 전부예요. 이거 드릴게요. 다시 시작해요.”
“……예?”
“저, 저는 철광 없어도 돼요. 저는…… 어차피 젤로 님 아니었으면 그냥 망한 농부였을 거예요.”
-헐
-ㄷㄷ
-헉……
-ㅠㅠ
-ㅠㅠㅠ
-다 준다고??
-진짜??
“아, 아니. 이걸 다 주시는 건 안 되죠.”
“아녜요. 다 가지세요. 저는 다시 시작해도 상관없어요. 제가 잘못한 거잖아요.”
-ㅠㅠㅠㅠㅠ
-으 ㅠㅠㅠ
-초코송이야 ㅠㅠ
-풍스꺼류ㅠㅠ
채팅창 민심이 다시 돌아온 걸 확인한 젤로.
“……”
그는 잠시 눈을 껌뻑이다가 주섬주섬 철광석을 집어넣는다.
초코송이의 눈이 흔들렸다.
‘……두 번은 더 거절할 줄 알았는데?’
-ㅋㅋㅋㅋㅋㅋ뭐야 ㅋㅋㅋㅋ
-생각보다 빨리 받아가네 ㅋㅋ
-의외로 넙죽 받아가는 새끼…… 말은 따뜻해도 몸은 차가운 새끼……
초코송이는 그래도 절반 정도는 자기 줄 거라 예상했던 바이지만.
어쨌든 당황치 않고 본론으로 넘어갔다.
“크흠. 여, 여튼. 다시 시작하세요. 제가 농협이랑 자리 만들었어요.”
“예?”
“농협한테 철광석 팔아봐요. 우리.”
“어…… 어떻게요?”
“제가 귓말 보냈어요. 반응이 나쁘지 않아요.”
그렇다.
초코송이는 그사이 농협 멤버들 중 몇에게 귓말을 보내서 철광 거래를 제안한 것.
실제로 몇몇이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거래가 성사됐다.
-캬
-이게 내조지
-개같이 부활
-철강부자 가능하냐?
-초코송이 결자해지 하냐
-트롤해서 밥값하긴해야지 ㅋㅋㅋㅋ
젤로의 첫 번째 철광 거래가 성사될 수도 있는 것이다.
* * *
한편, 이미 식사를 마치고 온 봉봉이들이 로그인했다.
슝.
“식사 잘하셨습니까?”
“어. 그래. 고봉아.”
-군대냐고 ㅋㅋㅋㅋ
-ㅋㅋㅋㅋㅋ
-ㅋㅋㅋㅋ고봉이 ㅋㅋ
둘의 식사 속도는 유별나게 빨랐는데. 그냥 집 근처 햄버거집에서 포장해 와서 해결했기 때문이다.
“아니, 근데 이 송자 배 녀석들은 빠져갖고 식사를 이렇게 오래 해?”
고봉이가 입이 삐죽 튀어나오며 투덜대는데.
“……응?”
그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 아니…… 대체 무슨!?”
-?
-엥?
-뭐야 ㅁㅊㅋㅋㅋ
-헉
-ㄷㄷ
단무집의 전면이 폭발로 날아가 버린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뭐야 이건 대체!!”
“아…… 아니?”
단봉이 역시 깜짝 놀랐다.
누구의 집도 아닌 본인 집이니까!
-헐
-뭐냐
-이게 뭔ㅋㅋㅋㅋㅋ
-지금 뭘 본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이건 안 되겠습니다. 단봉 님.”
고봉이는 분노하여 전체 서버 채팅에 선포한다.
[고구마: 뭐야 누가 감히 우리 대문을 폭파시켰어!?] [고구마: 감히 기사단의 본거지를 건드려? 스스로 고하면 죽이진 않겠다. 10초 안에 나와.] [고구마: 아니다. 자수도 하지 마. 그냥 안 봐줄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