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8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20화(991/100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20화
38. 침략자(3)
콰광!
하얀 화산 위로 시뻘건 용암이 분출된다.
“화산 사브레 케이크입니다.”
서버가 케익을 나눠준다.
모두의 앞에 빨간 용암을 흘리는 하얀 화산이 놓였다.
“와아~”
양궁부 멤버들이 사진을 찍으며 환호성을 지른다.
디저트이긴 해도 이 화산 사브레 케익이 이곳의 메인이기 때문.
“이게 룬스타에서 보던 그거구나?”
“대박, 대박.”
상현의 앞에도 한 조각이 전달된다.
“이 만년설은 아몬드 가루이구요. 용암은 라즈베리 잼입니다. 맛있게 드세요.”
“오.”
아몬드 가루라는 말에 감탄하며 한 입 베어 무는 상현.
사락.
밑바닥은 과자였다.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초고급 버터링이랄까.
그 위로는 혀만 대도 녹아내릴 것 같은 빵, 고소한 크림과 아몬드 가루가 과자의 맛을 감싸 쥐면서, 마치 바삭했던 과자가 안개처럼 흩어지는 듯했다.
마지막으로 라즈베리 잼이 상큼한 펀치를 날린다.
펑.
“!”
디저트의 세계를 겪어본 적 없던 상현의 눈이 휘둥그레졌고.
그 감탄은 옆의 동수가 대신 해줬다.
“미~~~ 미이이이이!”
그 역시 상당히 맛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아우. 왜 저래.”
“추하다. 추해.”
“깜짝아. 귀청이야.”
사람들이 돌아가며 동수에게 핀잔을 주며 웃는다.
상현도 웃었다.
좋은 사람들과 달콤한 디저트를 먹는 이 시간이란 생각보다 좋았다.
“와. 맛있어.”
주륵.
그가 포크로 잘라내는 케익 단면으로 라즈베리 용암이 흘러내린다.
* * *
콰광!
“꺄아아아아아아아아!!”
그 시각 치즈마을에도 용암이 흘렀다.
차이점이라면 이건 라즈베리 잼이 아니라 진짜 용암이다.
“과, 광장이!?”
치즈마을의 광장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콰르르르르……!
시커먼 매연이 사방을 뒤덮기 시작하며 공포는 배가되었다.
“뭐야? 뭐야?”
“치, 침입자다아! 마을에 침입자가 왔다아아!”
치즈 마을 스트리머들이 호들갑을 떨고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이에 파프리카 마을 스트리머들이 킬킬대며 웃었다.
“으하하하하하! 평화로운 시대는 끝났다 치즈마을!”
선두에 선 스트리머 ‘새우’가 선언했다.
“우리의 힘을 봤겠지?”
20명이 넘는 파프리카 스트리머들이 코인을 모아 만든 단 한 명의 용암술사!
그것이 이 팀의 리더인 새우였다.
그는 자신이 끌어올려 폭발시킨 화산 암석의 위로 올라갔다.
“읏……차.”
조금 힘겹게 올라간 후 새우가 선언한다.
“이, 이것이 너희와 나의 눈 높이다.”
-?
-뭐야 ㅋㅋㅋ
-읏차 ㅇㅈㄹ
-무릎이 아프신가본데
-ㅋㅋㅋㅋㅋㅋㅋㅋ
-??
좀 더 높은 곳에 올라가고자 했던 욕망이 추태를 만들어버렸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그의 말대로 용암술사인 그와 치즈마을의 전투력 차이는 극복될 수 없는 수준.
“크흠. 하여간!”
그가 선언한다.
“우리에게 꾸준히 먹을 것을 가져다 바친다면, 사상자는 없을 것이다.”
웅성웅성.
치즈마을 쪽이 술렁인다.
“아니, 이렇게 쳐들어와서 먹을 걸 달라고?”
“일용할 양식을 나눠 주십쇼…… 뭐 그런 거야?”
“거지새끼들인가.”
파프리카 마을 쪽 표정이 굳는다.
예상했던 반응이랑 사뭇 달라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주민들ㅋㅋㅋ
-ㄹㅇ 먹을거라니 ㅁㅊㅋㅋ
-쟤네 뭐임??
파프리카 마을은 농사가 거의 되지 않는 땅이다.
철광은 넘쳐도 먹을 게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풍요로운 치즈 마을의 귀엔 여기까지 와서 이런 짓을 해놓고 먹을 걸 달라는 게 우습게 들리는 것이다.
“이…… 이 자본주의 돼지 새끼들이! 형님. 그냥 다 혁명합시다!? 예?”
뒤에서 솔트가 외친다.
그의 목소리에 악이 가득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몬드에게 물건을 다 빼앗기고 죽임까지 당했던 억울한 인물.
“진정해라.”
그러나 새우는 그를 자중시켰다.
이렇게 속삭이면서.
‘막상 진짜 싸우면 어떻게 될지 몰라, 인마. 숫자가 너무 차이 나잖아.’
‘……그, 그런가?’
용암술사가 하나 있다고 해도 머릿수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난다.
더군다나 이들 중 상당수는 광부로조차 전직을 못했다. 새우한테 코인을 다줬으니까!
대부분 1차 전직은 마친 치즈마을과 전투력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믿을 건 용암술사의 화려한 마법과 그로 인한 공포뿐이다.
최대한 싸움은 피하면서 겁을 줘야한다.
“자. 30일 치의 식량을 바쳐라! 그렇다면 사상자 없이 물러가겠다!”
새우가 한쪽 손을 들어 올려 다시 용암구를 띄운다.
쿠르르……!
용암이 위협적으로 꿈틀대며 불그스름한 빛을 뿜어낸다.
겁에 질린 치즈마을 주민들 중 하나가 묻는다.
“정말 사상자 없을 예정입니까?”
“그렇다. 약속하지. 아무도 죽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지금만 해도 전혀 아무도 죽지 않─”
그런데 그때였다.
“──으아아아아아악!! 살려줘!”
이 광장에서 몰래 빠져나가려던 약초꾼 하나가 용암에 닿아 불타올랐다.
[풍선껌 님이 녹아내렸습니다.]남아 있던 용암에 풍선껌이 발을 헛디딘 것이다.
-?
-??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스로 죽는자……
-사상자 생겼는데?
-에라이 ㅋㅋㅋ
“……”
잠시 마을에 침묵이 흘렀으나, 누구도 문제 삼지 않았다.
그들은 어떻게 식량을 바칠지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좋아. 안 죽인대. 근데 이걸 어떡하지? 누가 바치냐고?”
“그러니까. 누가 이걸 바치냐고. 얼만큼씩?”
“농부가 아닌 애들은 또 어떡하고?”
“세금이라도 거둬?”
-아니 풍선껌 관심도 없냐고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ㅠㅠ
-풍선껌은 사상자로 안치냐 ㅋㅋ
-껌형 ㅠ
치즈마을 입장이 곤란했다.
식량을 바치고 싶어도 방법이 없었기 때문.
치즈마을은 파프리카와 다르게 하나의 시스템으로 뭉쳐 있지 않았기 때문에 누가 얼마만큼 낼지를 정할 수가 없었다.
의결권자가 없는 것이다.
길어지는 술렁거림에 새우가 발끈했다.
“좋아. 그럼 우리가 알아서 털어가지! 가장 큰 창고를 털어가겠다!”
척!
새우가 한눈에 보이는 거대한 냉장 창고를 가리켰다.
“!”
이 말에 농협 회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미친?’
‘어…… 어떡해?’
‘망했다.’
이 마을에서 가장 큰 창고는 당연히 농협 전체가 공동으로 쓰는 창고.
“표정들을 보아하니 저쪽이 맞나 보군? 가자! 얘들아!”
“자, 자자자, 잠깐!”
그때였다.
도우너츠가 달려 나온다.
“잠깐만 기다리시죠!”
“……?”
멈칫.
당장에라도 달려갈 것 같았던 파프리카 마을 사람들이 멈췄다.
‘도우너츠잖아?’
‘도우너츠야?’
‘헐.’
올튜브 구독자 수백만에 달하는 대형 경제 스트리머의 등장에 놀란 것.
이런 컨텐츠에 보통 참여할 사람이 아닌데 치즈마을에 떡하니 있다니.
치즈 놈들 돈 좀 썼구나?
“크흠. 네놈은 뭐냐.”
뻔히 알면서 물어보는 새우.
“아니, 내가 여기 어…… 무, 무슨 협회 회장인데. 우리가 아직 의결 체계가 없어서…… 식량을 공급할 수가 없네. 지금 그렇게 특정인들 것만 뺏어가면, 다음에 올 때 또 우리는 식량을 모으지 못할 걸세.”
“……뭐?”
“그렇잖아? 이미 빼앗긴 사람들이 있는데 다시 식량을 모으라고 어떻게 의견이 모이겠나? 안 뺏긴 사람들은 나 몰라라 할 테고. 예전 청나라 원나라도! 우리나라에 뭐 가져갈 때 기간을 줬다고 기간을! 나라에서 모아야 뭘 주든가 할 거 아닌가!?”
그러니까 시간을 달라는 말이었다.
“크흠. 뭐 얼마나 필요한가?”
“서크 시간으로 일주일.”
“……안 돼. 5일 주겠다.”
“아, 알았다. 5일.”
“5일 뒤에 돌아온다. 그때 우린 더 강해져 있을 것이다. 허튼 생각은 마라.”
그리고 그들은 하나씩, 귀환서를 쓰며 사라졌다.
슉. 슉.
슈슈슉…….
“와…… 뭐, 뭐냐.”
“무슨 마법사들인가?”
모두가 그렇게 사라지는데.
마지막 한 사람이 남아 있었다.
오렌지다.
그는 잠시 마을을 둘러보더니, 인벤토리에서 전단지를 꺼낸다.
촤락!
그는 그것을 던지며 이런 말을 남긴다.
“이 남자를 본다면 우리에게 알리도록. 매우 위험한 인물이다.”
슈슉.
마지막으로 그도 사라졌다.
“……?”
사람들은 다가와서 그 전단지를 살폈는데.
“뭐지?”
“이게 누구야.”
“음…… 이거…….”
모두가 2등신의 간단한 그래픽으로 바뀐 서바이벌 크래프트 특성상 한눈에 알아보긴 힘들었는데, 심지어 몽타주였으니 눈치채긴 더 힘들었다.
하지만 이 몽타주의 주인공과 함께하고 있는 이들은 달랐을 것이다.
지금 뒤늦게 우르르 광장에 도착한 자들 말이다.
철컥, 철컥……!
온통 갑주로 뒤덮고 달려오는 기사단.
“아니, 저놈들은 대체 뭐야!? 어느 안전이라고! 깽판을 쳐놓고! 다 어디 갔어?”
고봉이가 고래고래 고함을 치며 성토한다.
“에이! 덤볐으면 내가 그냥 끝장을 내는데! 으흐흐!”
레송이도 거든다.
“우리 기사단이 출동하기 전에 가버렸군…… 칫.”
홍송이도 이제 완전한 기사단이다.
-뒤늦게 센 척 ㅋㅋㅋㅋㅋ
-고봉이 ㅋㅋㅋㅋㅋ
-아 얘네도 있었지 ㅋㅋㅋ
-홍송잌ㅋㅋㅋㅋ
기사단은 식사를 마치고 잠시 쉬는 중에 소란을 듣고 달려 나온 참이었다.
곳곳에 떨어진 용암과 전단지를 보고는 단봉이가 말한다.
“고봉아. 저놈들이 그놈들이다.”
“예?”
척.
단봉이가 전단지를 보여준다.
[WANTED]기사단의 봉자 배들만큼은 이 몽타주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아몬드에게 들었잖은가?
“다른 마을 사람.”
“허억!”
비옥토가 되었던 그 놈들.
그놈들이 복수하러 우리 마을까지 온 것이다.
실상은 그들은 복수할 대상이 여기 있는지도 모르지만.
이들의 입장에선 그렇게밖에 해석이 안 됐다.
“아몬드 님을 찾으러 여기 온겁니까?”
“그렇지 않겠냐? 이렇게 전단지까지 만들고…….”
“이, 이거 아몬드 님인 거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아니. 솔직히 아무도 확정은 못 지을 거다.”
단봉이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오묘한 표정이 되었다.
‘근데…….’
아까 들은 목소리가 낯이 너무 익기 때문이다.
‘그 목소리 누구였더라.’
왠지 프로게이머 시절에 듣던 목소리 같았는데.
* * *
한편, 광장의 반대편.
농협이 모인 곳.
도우너츠에게 주민들이 달려간다.
“아니, 회장님. 무슨 생각이십니까? 진짜 바칠 거예요?”
“누가 그걸 결정합니까? 예?”
“바치긴 무슨.”
도우너츠가 뒤돌며 농협에게 말했다.
“젤로가 갖고 온 철광석 전부 사들여.”
“!”
그렇다.
그는 5일 동안 다른 계책을 꾸밀 생각이다.
“전쟁이다.”
-ㄷㄷㄷ
-캬
-와
-ㅋㅋㅋㅋㅋㅋ
-젤로 대박ㅋㅋㅋㅋㅋ
-침입자가 젤로를 도와주네
시청자들은 도우너츠가 침입자들과 전쟁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런 건 아니었다.
‘전쟁을 꼭 저놈들과 한다는 건 아니지.’
연륜이 깊은 도우너츠는 잘알고 있었다.
‘의결권을 놓고 전투가 벌어질거다.’
이제부터 좋든 싫든 마을의 의결권을 두고 결국 세력 간 다툼이 벌어질 것이다.
누가누가 더 세금을 많이 낼 것인지. 누가 외세의 침략을 막을 것인지.
권력이 그걸 결정할 거다.
[아몬드 님이 로그인했습니다.]이때 점심 약속을 마친 아몬드가 다시 치즈마을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