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99화
35. 리액션(1)
“키야아아!”
쿵!
주혁이 책상을 박차면서 벌떡 일어났다.
“이게 된다고!? 이게!?”
크하하하.
절로 신이 나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믿을 수가 없었다.
이번 승격전 전부가 그랬지만, 특히나 마지막의 그 플레이는.
“와. 지렸다.”
소위 말해 지려 버리는 플레이였다.
그는 매니저가 아니라, 그냥 하나의 시청자로서 감탄을 내뱉었다.
그리고 정말 시청자의 마음으로 커뮤니티 사이트로 향했다.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엄청 많을 거야,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재밌을 거야’라는 마음으로 커뮤니티를 둘러보고 있었다.
본래 커뮤니티 사이트를 전혀 이용하지 않았던 주혁으로서는 거의 난생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였다.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이미 난리가 나 있었다.
아니, 발칵 뒤집혔다는 표현이 옳다.
[속보! 아몬드 다이아 승격전 첫판 1위!!!] [아몬드 타코야끼 줘패고 1등!] [아몬드 다이아몬드로 진화 초읽기!].
.
.
아몬드에 대한 수많은 게시물이 바로 눈에 들어온다.
방금 끝난 일이라 이슈 글 순위는 낮았지만, 현재 게시글의 양은 압도적이었다.
오히려 게시글이 너무 많아서 이슈 글이 못 되는 것 같았다. 화력이 분산되니까.
그러나 그런 게 중요할까?
이슈 글 따위, 어차피 누가 이슈인지 보여줘서 의미가 있는 거다.
그런데…….
[아몬드! 아몬드! 아몬드!] [오늘부터 시발 땅콩 끊고 아몬드만 먹는다] [아니, 더블샷부터 그냥 플레이 도랏맨 무쳣다] [전자파는 당장 복귀할 것!] [전자파? 그게 누구죠? 전자파? 그게 누구죠? 전자파? 그게 누구죠?].
.
.
이 압도적인 게시물량을 보라.
이미 아몬드가 현재 배틀 라지 신의 최대 이슈라는 건 누가 봐도 자명했다.
배라 31의 모든 게시판은 순식간에 아몬드라는 단어로 뒤덮이고 있었다.
어디 어느 게시판을 가도 전부 아몬드 이야기뿐이었다.
명절에 차가 우르르 몰려나와 고속도로가 막히는 장면이 연상될 정도의 트래픽이었다.
‘이 정도구나.’
주혁도 새삼 느낀다. 배라 31에서 아몬드의 현재 위상을.
비록 일시적일지라도 주혁은 뿌듯했다. 매니저로서가 아니라 아몬드의 0군 팬으로서.
‘좋다. 좋아.’
10위) 이슈 글 요청! 아몬드 더블샷.gif
9위) 이슈 글 요청! 아몬드 수류탄샷.gif
8위) 인간 터렛 아몬드.gif
이젠 이슈 글마저 천천히 아몬드라는 단어로 잠식되어가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화력이 집중될 수 있는 움짤들을 시작으로, 아몬드에 관한 유머 글들까지도 이슈 글에 하나둘 오르기 시작했다.
‘와.’
주혁의 무테안경에 비친 화면에선 계속해서 새로운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었고, 이슈 글이 교체되는 알림이 울렸다.
띠링. 띠링. 띠링…….
아몬드가 일으킨 파도.
그 거대한 것이 밀고 오는 장면을 주혁은 지금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7위) 아몬드가 죽었다구요!?
6위) 아몬드 수류탄 묶는 판단이 왜 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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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침내 1위를 차지한 아몬드의 게시글은 이런 간단한 제목이었다.
1위) 아몬드 > 전자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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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하면 솔직히 추천 박자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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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ㅋㅋㅋ 오늘만큼은 쌉인정이지 ㅋㅋㅋㅋ
-오늘은 봐준다! 아! 몬! 드!
-나도 용팔이단인데 ㄹㅇ 오늘은 아몬드가 이겼다
-솔직히 오늘을 시작으로 많이 바뀔 것 같음 ㅋㅋㅋ
-아니, 뭔 스트리머랑 프로게이머랑 비빔 ㅂㅅ들이
└넌 분위기 파악 좀 해 ㅎㅎ
└찐
└ㅋㅋㅋㅋㅋ과몰입 충
딱 오늘 하루만이라고 해도, 전자파보다 위에 섰다는 게시글이 1등이라는 건…….
“쩐다.”
정말이지 의미가 컸다.
* * *
아직 다이아 랭크를 달지도 않았는데.
이미 아몬드의 방은 축제 분위기였다.
[다이아몬드 소드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소리 질러어어어어! 다이-아몬드!] [캐스터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아몬드를 시이작합니다아아아아아아!] [오멘 님이 ‘5만 원’ 후원했습니다!] [다이아 이미 갔는데 먹방이나 더 하죠?]이미 승격전 중 한 판을 1등으로 마무리했으니, 사실상 승격하기 직전인 셈이니까.
그러나 사람 일이란 건 모르는 거다.
막말로 여기서 100등으로 탈락하면 아까의 1등 판은 없던 일이 된다.
아몬드는 방심하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아직 승격한 건 아니에요.”
이렇게 후원 메시지를 전부 일축하고는, 다시 헬기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봤다.
‘이번엔 무기고로 가나?’
주혁과 함께 짰던 루트는 이미 한 번 썼다. 두 번 이상 써도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아까 전 판은 저격러들이 전부 낚여서 무기고로 가줬기에 훨씬 수월했던 거지.
똑같이 한다면 난이도가 3배는 상승할 거다.
‘병원 스타트는 확실히 문제가 있었지.’
게다가 병원 스타트를 사람들이 괜히 안 하는 게 아니었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하마터면 템 차이로 발려서 1등을 못 하는 억울한 상황이 나올 뻔했잖은가.
‘음.’
아몬드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러는 사이에도 헬기는 계속 날고 있었고, 군인들의 욕설 섞인 호통도 계속됐다.
이제 슬슬 선택의 시간이 오고 있었다.
저 밑에 일단 무기고가 보이기 시작한다.
촤악…….
인기 지역답게 벌써부터 떨어져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생각보다 숫자가 많지는 않았다.
혹시 이번 판은 저격이 없는 클린한 판인 걸까? 다이아로 가는 걸 막지 못한다는 생각에 포기했나?
그럴 리가.
저건 화력이 갈린 것이다.
아까 딱 한 번 변화구를 줬다고, 어디로 떨어질지 저격러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려 버린 거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무기고에 떨어지는 사람들이 적은 거다.
“이번 판 컨셉을 정했습니다.”
그걸 파악한 아몬드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팬 서비스!”
파앗!
거침없이 달려나간 아몬드가 날았다.
구름 조각이 몇 개가 그를 스쳐 가고, 시야에 익숙한 창고가 들어왔다.
-와아아아아아!
-무기고 가는 거임?! 개굳ㅋㅋㅋㅋ
-형, 이제 간디 안 하는 거야!?
-다시 여포몬드가 돌아왔다!
-한 판 만에 초심 찾은 스트리머 누구야~~!
-무수한 악수 요청을 받겠네 ㅅㅂ ㅋㅋㅋㅋ
쿵.
성공적으로 착지한 아몬드는 곧바로 무기고로 들이닥쳤다.
* * *
무기고로 떨어진 아몬드는 거침없이 문을 향해 달렸다.
1층으로 난입할 예정인 것이다.
저번처럼 2층으로 가서 언덕 탱크 전략을 써도 좋지만.
이번 판의 컨셉을 ‘팬 서비스’로 정했다고 하지 않았나?
그는 다가오는 팬들을 거부하지 않고 전부 상대해 줄 생각이었다.
지금의 컨디션은 아까보다도 더 최상.
순위 방어만 하면 되는 이번 판이라면 충분히 상대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쾅!
아몬드는 문을 거침없이 열어젖히고 무기고로 난입했다.
[속보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무수한 악수 요청 1초 전!]이 후원이 신호탄이라도 된 듯.
무기고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사람들은 일제히 아몬드를 보더니.
“아아아아아몬드!”
“형! 악수 한 번만 해줘요!”
“엄마! 나 아몬드 사줘!”
“오오오오멘!”
우르르 달려들었다.
정말 말 그대로 무수한 악수 요청이었다.
전부 손을 내밀고 있었는데.
몇몇 손엔 칼이 들려 있다.
악수들 사이에 섞인 마수들이었다.
피식.
아몬드는 어이가 없어 웃었다.
“이렇게 대놓고 올 줄은 몰랐는데.”
이렇게 적나라하게 저격러들이 몰려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텐스피어 나버렸구~
-ㄹㅇ 무기고 곱창났누
-??? : 곱창집이나 차려 무친놈아
-와 시, 발 ㅋㅋㅋㅋㅋㅋ 어질어질하네
-헐 ㅋㅋㅋㅋ 저게 다 저격러라고?!
-대체 배우가 몇 명이야 씹ㅋㅋㅋ
-곱창 파티!
전 판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대환장 파티였다.
이런 저격러들은 게임을 제대로 플레이하지 않기 때문에 중반 이후부터는 대부분 죽고 없다. 지금이 초반이라 아직 살아 있는 것이다.
‘어쨌든 하기로 했으니.’
아몬드는 마음을 굳게 먹고 바닥에 떨어진 칼을 주웠다.
정글 칼이다.
휘릭.
익숙한 동작으로 칼을 돌려 잡은 아몬드가 수많은 저격러들을 향해 뛰어갔다.
그들 역시 아몬드를 향해 뛰었다.
-자 죽으러 드가자~~~!
-아몬드 이번 판 버려!?
-저건 아무리 그래도 너무 위험한 거 아냐?
-아몬드는 활 없으면 아가야……. 말 안 들어…….
칼을 들고 적진에 뛰어 들어가는 아몬드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아몬드는 애초에 대부분의 무기고 전투를 칼로 치렀던 플레이어다.
그의 칼 솜씨 역시 이 랭크대에선 보기 드문 수준이었다.
스릉──
예기 어린 빛이 가장 먼저 악수 요청을 하는 저격러를 향해 날았다.
그 저격러 역시 아몬드를 향해 검을 휘둘렀으나. 머리칼 몇 가닥만 잘라냈을 뿐이다.
아몬드의 칼은 적중했다.
번쩍 터져 나오는 빛과 함께 선혈이 흩뿌려졌다.
“으아아아! 형 나 죽어어……!”
진짜 죽었다.
[아몬드 → 머글잡종말포이] [처치하였습니다!] [99/100]영광스러운 첫 데스의 주인공이 나오고.
저격러들은 아몬드를 향한 악의를 더 이상 숨기지 않았다.
“네가 전자파의 기록을 깰 수 있을 것 같냐!?”
두 번째로 뛰어오는 놈이 이렇게 외치며 아몬드를 향해 칼을 그었다.
아몬드의 칼이 그 면을 타고 흐르며 놈의 어깻죽지를 날려 버렸다.
또다시 선혈이 낭자했다.
놈은 아직 죽지 않았다. 그렇지만 아몬드는 가볍게 어깨로 밀쳐 버리고는 다음 상대를 향해 뛰었다.
그다음 놈이 칼을 뻗었다. 날이 아몬드의 광대를 살짝 스쳤다. 놈의 팔이 아몬드의 어깨로 얹어져 교차했다. 동시에 아몬드의 칼이 놈의 인중에 정확히 꽂혔다.
푸욱!
아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피가 튀었다.
아몬드는 다시 칼을 뽑을 시간이 없었다.
상대의 팔을 잡고, 몸을 획 돌렸다. 자연스레 꺾인 팔에서 칼이 떨어졌고 그걸 낚아챘다. 그리고 돌았던 회전각 그대로 후방을 베었다.
촤악!
살결이 갈렸다.
뒤에서 찌르려 뛰어오던 녀석의 팔이 날아간 것이다.
추진력 그대로 아몬드의 무릎이 명치를 가격했고, 상대는 바닥에 뻗었다.
그사이를 틈타 덮쳐오는 자가 하나 있었는데.
아몬드는 자세를 낮춰 칼을 피하고 주운 칼 전부를 그의 복부에 꽂아 넣었다. 그 개수가 무려 3개였다.
“으, 으아아악!”
“미친 실력 돌았누.”
“나, 난 안 할래. 그냥 갈래.”
패기 좋게 달려들었던 저격러들이 전부 바닥에 기어 다니거나 죽어버리자, 뒤에서 전투를 기다렸던 저격러들은 그냥 포기했다.
자존심 때문인지 그들은 뒤돌아서 죽어라 도망치진 않았고, 그냥 다시 일반 유저인 듯 지하 창고를 서성이며 탐색전을 펼쳤다.
그러나 그 알량한 자존심이 패인이었다.
아몬드는 곧장 로프를 주워서 2층으로 던져 올렸고, 그걸 타고 올라가 활과 화살을 주웠다.
“지하 창고 들어가려고?”
아몬드의 위치를 확인한 저격러들은 기겁했다.
-PTSD ON!
-트라우마 폭풍 ㅋㅋㅋㅋ
-캬! 킹덕 탱크!
-캬! 씹덕 킹크!
-아…… 다 죽겠군요. 이 또한 암살이지요.
-ㅋㅋㅋㅋ어슬렁거리던 놈들 화들짝 ㅋㅋ
그들은 그제야 사태를 파악하고 도망쳤으나 아몬드의 화살이 당연히 훨씬 빨랐다.
[아몬드 → 노말유저] [처치하였습니다!] [87/100] [아몬드 → 붓싼싸이코] [처치하였습니다!] [86/100].
.
.
무기고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정리되어 버렸다.
이 정도면 쓸어버렸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생각보다 무기고 안에 인원이 몇 없어서 가능한 플레이였다.
이전 판의 변칙 플레이 덕에 저격러들이 혼란스러워서 다른 장소들로 화력이 분산된 것이다.
-지렸다 ㅋㅋㅋㅋㅋㅋㅋ
-이거지 ㅅㅂ ㅋㅋ
-아! 속이 뻥 뚫립니다!
-(대충 속 아팠다가 회복되는 짤)
-탄산에 목이 타들어 갑니다 형님!
시청자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
말 그대로 팬 서비스에 딱 맞는 플레이였다.
[국밥충 님이 무려 ‘1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캬~! 시원~~~ 하다!] [도도리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아우 시원해! 이게 아몬드지!]크고 작은 후원들도 주르륵 이어졌다.
“아. 국밥충 님, 도도리 님 등등 감사합니다. 저도 속이 다 시원하네요.”
후원에 감사 인사를 하는 김에 아몬드는 말을 꺼냈다.
“아. 전 판에 70만 원 터진 거 리액션해야 했었죠?”
-???
-지금 하게?
-아직 한창 게임 중인데?
-설마 ㄹㅇ 방종? ㅋㅋ
시청자들은 갑자기 이야기를 꺼낸 아몬드의 저의가 불안했다.
아직 다이아로 가지 못했는데 설마 방종을 하는 게 아닌가.
그러나 그럴 일은 없었다.
“아뇨. 지금은 안 하는데 이번 판에 할 테니 그냥 기억해 두고 계세요.”
아몬드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지하 창고 안으로 들어가 적절히 파밍을 마쳤다.
언제나처럼 무기고는 활활 불타올랐고, 언제나처럼 블루존은 그의 편이 아니었기에.
“그럼 유적지 근처로 가겠습니다.”
그는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