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90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21화(992/100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21화
39. 여론전(1)
모솔은 오늘도 평화롭게 농사를 짓는다.
서크 기준으로 어제 세상이 참 떠들썩했지만, 그에게는 크게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하아. 끝났다. 저 이제 거의 농부 2차까지 가겠는데요?”
그는 무작정 농사만 지어댔다.
가장 먼저 농부 직업을 얻었던 것처럼, 가장 먼저 농부 2차를 달성하는 게 그의 목표였다.
-모솔아 마을 난리난 것 같은데
-사람들이랑 소통 좀해라 ㅋㅋㅋ
-농사는? 솔튜브 ㅋ
-농사를 짓는 히키코모리를 아십니까……
사람들은 그에게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좀 하라고 말했지만.
“하. 저도 얘기하는 사람 있거든요?”
모솔이 마을 이야기를 전해 듣는 소식통이 따로 있었다.
그도 알 건 다 안다는 거다.
똑똑.
마침 그가 문을 두드린다.
“아. 오셨습니까?”
“와하하. 역시 농사 중이네?”
손님은 풍선껌이었다.
그는 농부를 하던 중 도토리묵의 꼬임에 넘어가 오울블랙을 찾아다니다가 제대로 말아먹고 약초꾼으로 진로를 바꿨다.
그리고 그에겐 일종의 투잡이 있었는데.
-풍선일보 ㄷㄷ
-치즈마을의 유일한 언론인 ㄷㄷ
-음유시인 등장 ㅋㅋㅋㅋ
그는 음유시인 직업, 일종의 언론인을 겸하고 있었다.
약초를 캐다 보면 마을 전 지역을 돌아다녀야 하는데 자연스레 사람들과 수다를 떨면서 겸하는 것이다.
“오늘은 또 뭐 재밌는 일 없었나요?”
“재밌는 일? 장난 아니었지. 난 용암에 빠져 죽었다니까?”
“예? 용암에요? 녹아내렸다고 알림 온 게 그거예요?”
“그래! 갑자기 용암술사가 우리 마을에 쳐들어와서 깽판을 쳤어!”
“허……?”
-ㅋㅋㅋㅋㅋㅋㅋ
-와 이 새키 어떻게 이걸 모르냐 ㅋㅋ
-모솔 방송만 봐서 나도 놀라움……
-엥??ㅋㅋㅋ
모솔 방송만 보던 시청자들은 모솔과 같이 놀랐고, 다른 방송도 같이 보는 시청자들은 이들의 모습에 더 놀랐다.
“아니, 정말 몰랐어?”
“네. 저는 그냥 농사만 짓는다 했잖아요. 형…….”
“그, 그치. 근데 그거 그냥 비유인 줄 알았지.”
풍선껌이 당황하여 눈을 껌벅인다.
“여튼 들어오세요. 오늘 구매할 건…….”
모솔은 비상시를 대비해서 약초를 모아둔다.
띠링.
[호구 님이 3천 원 후원했습니다.] [사람이랑 말하고 싶어서 또 쓸데없는거 사고 앉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ㄹㅇ
-약초 왜 사냐고 계속 ㅋㅋㅋ
-ㅋㅋㅋㅋㅠㅠ
-돈은 많아……
비상시를 대비한다고는 하지만 사실 비상시라는 게 생길 일이 없는 그이기에 쓸모없는 짓이었다.
이후 그들은 잠시 차를 내려서 테이블에 앉아 마신다.
“이야. 잘 마실게.”
풍선껌은 마을에서 벌어졌던 일을 끝없이 풀어낸다.
찻값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홍차가 농협에 있는 물건 다시 가지러 갔거든? 근데 그린티가 막아섰대.”
“예? 그린티 형이요?”
“그래. 홍차한테 막 ‘난…… 그래도 농협이야’ 그러고 홍차는 비켜! 그린티는 막 ‘못 비켜! 해치기 싫어 홍차야, 제발 돌아가!’ 이러면서 둘이 첩보 로맨스 영화 찍었다니까?”
물론 그 이야기에는 약간(?)의 과장과 각색이 들어가게 된다.
-?
-??
-걍 헤드락걸리고 끝 아님?ㅋㅋㅋ
-각색이 너무 심한데 ㅋㅋㅋ
-엌ㅋㅋㅋㅋ
“와…… 미쳤다. 홍차 누나 배신했구나. 스파이 영화도 아니고…… 대체 기사단이 뭐길래…….”
“엄청난 대우를 해준다나 봐. 비옥한 토양까지 받았다더라. 게다가 지금 들어가면 철갑 세트도 다 지급해 준대.”
“그래요? 지원자 엄청 많겠는데요?”
“아직 면접은 시작 안 했는데. 많을 거야. 아마.”
“와…… 저, 저도 가 볼까요?”
-가보자
-그래 가서 사람 좀 만나보자
-ㅇㅇㅇ
-그거 좋은데
이후 풍선껌은 자기가 침입자들을 저지하다가 용암에 빠져 장렬히 전사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사실 그냥 몰래 지나가다 발을 헛디뎌 죽은 걸 알고 있는 풍선껌 시청자들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ㅁㅊ
-음유시인이 아니라 방송 작가 아님?ㅋㅋㅋ
-직업에 소설가는 없나요
-판타지를 쓰네 ㅁㅊㅋㅋㅋ
-본인이 프로도라고 생각하는 풍선껌은 개추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모솔은 그의 말은 한 귀로 흘려듣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도 기사단 가고 싶다.’
안 그래도 아몬드와 친해지고 싶었는데, 기사단이 정식으로 모집까지 한다니까 혹한 것이다.
* * *
“아. 다시 왔습니다. 점심 진짜 맛있었어요.”
-와
-또 방송하네 대박
-성실한 청년.
-치즈마을 할만한가 봄? ㅋㅋ
아몬드가 다시 치즈마을에 접속했다. 그는 오늘 현주와 먹은 점심에 대해서 마구 설명했다.
인생에서 처음 먹은 브런치가 인상이 깊었던 모양이다.
“막 화산에서 라즈베리 잼이 흘러나온다니까요?”
-ㄷㄷㄷ
-놀랍게도 여기도 용암이 흘러나오는 중 ㅋㅋㅋㅋ
-범인이 아몬드였다니
“……?”
디저트 부분을 말하던 중, 이상한 채팅들을 보게 된다.
“용암이요?”
파프리카 마을의 존재를 아는 그에겐 채팅이 전혀 필터링 되지 않고 다 전송되었다.
-그 다른 마을 놈들이 와서 테러함 ㅋㅋㅋㅋ
-아몬드님 현상수배지도 뿌리고 갔어요……
-그 마을 애들이 복수하러 옴
-희한하게 아몬드를 찾진 않고 그냥 전단지만 뿌리던데
피식.
아몬드가 웃는다.
“또 속이는 거죠? 무슨 용암을 쏴요. 사람이. 이거 힐링 게임이라며.”
다른 사람들 이름은 금세 까먹어도, ‘0 하나가 없는데요?’ 사태와 좀비스쿨 화장실 사건은 기억하는 아몬드.
-?
-이걸 안믿냐고 ㅋㅋㅋㅋ
-뭔 ㅋㅋㅋ
-솔직히 못믿긴해 ㅋㅋ
“아, 아몬대감!”
그때였다.
봉봉이들이 단무집으로 뛰어 들어왔다.
문이 사라져서 뒤에 송송이들도 뛰어오는 게 다 보였다.
고봉이가 가장 먼저 달려와 고했다.
“없어지신 사이에 진짜 어마어마한 일이 있었습니다요!”
* * *
“……진짜네.”
진짜로 사람이 용암을 쏘고 마을을 무너뜨리고 식량을 요구했구나.
“에?”
“아, 아니다. 내가 추측한 게 진짜라서 놀랍군.”
-?
-??
-추측?
-ㅁㅊㅋㅋㅋ
-구라는? 아몬도일
“아…… 이, 이미 추측을 하셨군요? 혹시 이 현관 터진 걸 보고 그런 생각을?”
단봉이가 아몬드의 추리력에 감탄하며 묻는다.
‘저건 내가 부순 건데.’
……라고 말할 순 없었던 아몬드는 이렇게 얼버무린다.
“어. 뭐…… 그런 셈이지. 설명하긴 어렵지만 말이야.”
단봉이가 선창하고 고봉이가 받는다.
“추리는!”
“아몬도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ㅁㅊ넘들ㅋㅋ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뒤에 홍송이 표정 레전드네 ㅋㅋㅋ
-ㅋㅋㅋㅋ
-투디 뚫고나오는 혐오감 표정ㅋㅋ
홍송이는 아직 이렇게까지는 못하겠다고 생각하는지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단봉이는 차라리 잘됐다 싶어 아몬드에게 속삭인다.
“대감. 저희끼리 긴히 할 얘기가 있습니다. 그 마을 놈들에 대한 이야기라…….”
“아.”
아몬드는 고개를 끄덕이고 홍송이와 레송이에게 말한다.
“너희들은 일단 농사를 지어라. 우리가 피해 입은 걸 복구해야 하고, 앞으로 또 쳐들어올 때도 대비해야 하니까.”
“아, 네, 알겠습니닷!”
척.
홍송이는 별 의구심 없이 경례를 올리고는 농사를 지으러 돌아갔다.
그렇게 봉자 배만 남게 된 기사단.
“그놈들이 아마 대감이 말씀하신 그 마을 놈들 같습니다요. 전단지에 뿌려진 게 아무래도 대감 같습니다. 다른 주민들은 눈치를 못 챘지만요.”
“음.”
아몬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몬드도 그 전단지를 본 적이 있다.
확실히 저들이 갖고 있는 적개심은 굉장할 것이다.
마을을 한 번 멸망시켜 놨었으니까.
“근데 그 사람들은 대체 누구지?”
-이제서야 궁금해졌음?ㅋㅋㅋㅋ
-다 죽이고 나서 누구냐니 ㅋㅋㅋ
-봉봉이들 표정ㅋㅋㅋㅋ
그렇다. 아무리 아몬드라도, 이쯤 되면 궁금해졌다.
대체 그 사람들은 뭘까?
처음엔 그냥 일회성 컨텐츠인 줄로 알았는데. 치즈마을까지 쳐들어와서 아몬드를 찾아다니고 있다.
NPC나 AI는 분명히 아니었다.
“놈들에 대해서 제 추측이 하나 있습니다만.”
단봉이가 갑자기 얘기를 꺼낸다.
“제가 아는 놈 하나가 거기 있는 거 같거든요? 이 자식 난트전에도 참여했던 놈입니다.”
“뭐, 뭐라고?!”
고봉이가 한 말이다.
너무 놀라서 고구마의 인격으로 반말이 튀어나온 것.
-방언 튀어나옴ㅋㅋㅋ
-고구마 ㅋㅋㅋㅋ
-고봉아……ㅋㅋㅋ
-고봉이 안에 아직 고구마가 있긴 했구나??ㅋㅋㅋ
-점심 먹고 오더니 약간 헷갈리는 중ㅋㅋㅋㅋ
고봉이는 말을 정정한다.
“아니…… 뭡니까요!? 스트리머란 말입니까요?”
“지금 이 상황에선 스트리머라고 생각하는 게 더 자연스럽지 않나?”
“……!”
그랬다.
치즈마을은 스트리머 전용 서버.
스트리머가 아니라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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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링 된 채팅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아몬드가 묻는다.
“네가 아는 목소리가 누군데?”
“마지막에 귀환한 놈입니다.”
“……?”
그렇다.
단무지가 아는 마지막에 귀환한 스트리머.
단무지처럼 한때 프로씬에서 활동했던 스트리머.
그런데 지금은 치즈가 아닌 파프리카로 넘어간 스트리머.
“오렌지요.”
“!”
아몬드도 익히 알고 있는 이름이었다.
‘오렌지?’
좋지 않은 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