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9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28화(998/100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28화
41. 풍선일보(2)
“시간 지났습니다요!”
시간을 카운트하던 고봉이가 외쳤다.
단봉이가 주변을 둘러보며 묻는다.
“다 넣은 거 같지?”
“예! 모솔 밭 쪽은 이미 다 털었고! 밖에 조금만 더 주우면 될 거 같습니다요!”
모솔이 소유한 밭 안쪽부터 전부 털었던 기사단.
모솔이 부활할 시간이 되자 밖으로 나가서 비옥토를 줍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턴 일이 훨씬 편했다.
바깥쪽은 불길이 이미 사그라들어서 시야가 괜찮은 편이었으니, 물 뿌릴 필요 없이 고봉이까지 비옥토를 파서 줍기만 하면 되었다.
파다다다닥!
그들은 순식간에 작업을 끝내고는 단무집으로 달렸다.
“으, 으하하하하!”
“크흐흐……!”
웃어선 안 되지만 저절로 웃음이 흘러나오는 봉봉이들.
‘이제 봉 잡힌 인생도 끝이구나!’
‘대박 났다!’
이만큼의 수확을 얻었으니 기사단 내에서의 입지는 더욱 더 확고해질 것이며, 기사단 역시 농협과 생산력에서 비교가 감히 되지 않을 것이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승리.
“아, 그렇지 고봉아! 홍송이와 레송이들에겐 농협 놈들이 흘린 철 장비나 주우라고 해라.”
“예!”
고봉이가 망을 보던 송송이들에게 귓말을 보낸다.
* * *
“응? 농협이 떨군 걸 주우라고?”
그냥 농사만 지으며 살아온 홍송이는 순간 눈을 의심했다.
-이게 기사단이여 도적단이여 ㅋㅋㅋㅋ
-“기사도”ㅋㅋㅋ
-기사단 일: 사람 불태워죽이고 떨군거 줍기 ㅋㅋㅋㅋㅋ
시청자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이었지만 홍송이는 되려 그들에게 윽박지른다. 마치 자신에게 하는 말처럼.
“찬밥 더운밥 가릴래? 그냥 해.”
이미 그녀는 기사단의 일원이 되기로 했다.
까라면 까는 거다.
“불 지르는 거보다야 훨 쉽네 뭘.”
-ㅠㅠ
-홍송아 ㅠㅠ
-부농을 꿈꾸던 시골 소녀가ㅠ
-에휴
-잘어울리긴함ㅋㅋㅋ
척, 척, 척.
농협들의 시체는 워낙 도처에 널려 있었으니 그냥 줍기만 하면 되었다.
“언니. 근데 왜 땅이 다 파여 있지? 몬스터들이 이랬나?”
“뚜두더지들일 거야.”
“아~”
“빨리 파기나 해.”
“라져~”
이미 부활한 자들이 다시 돌아올 수도 있어서 빨리 주워야 했다.
‘에휴. 대충하자.’
레송이에게 말은 빨리 파라고 했지만 홍송이는 그리 서두르진 않았다.
솔직히 시체 파밍도 마음에 그닥 안 내키는데.
어차피 빨리 주워도 다 기사단에 헌납해야 할 게 뻔하다.
뭣하러 무리하겠는가?
이게 대부분 근로자들의 심리.
그런데─
띠링.
‘응?’
근로자 경력 5년의 기사단장은 마음의 씀씀이가 달랐던 걸까?
[아몬드 귓) 주운 전리품은 둘이 나눠 갖도록. 끝나면 퇴근해. 수고했다.]믿을 수 없는 귓말이 와 있었다.
“……뭐?”
-ㄷㄷㄷ
-캬
-대 아 성
-이게 농부왕이 될 사나이! 몬 D 로져!?
-ㅁㅊ
-와
-진짜???
-회사 복지 뭔데 ㅋㅋㅋㅋ
그때부터 갑자기 홍송이의 동작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진작 말하지!”
척척척척!!!
그녀는 투덜거리는 것처럼 말했지만, 입가엔 웃음이 가득했다.
“레송아!! 얼른 주워라! 우리 다 가지란다!!”
“꺄아아! 진짜!?”
이상하게 파져 있는 땅의 모양 같은 건 머릿속에서 말끔히 지워져 버렸다.
* * *
“됐다. 이제 단무집으로 안 오고 바로 퇴근할 거야.”
“확실히 여기로 안 오는 겁니까요?”
“응. 확실해.”
아몬드는 그렇게 말하며 단무집 2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혹여나 누가 볼까 창문에 커튼을 친다.
촥.
“이제 봉자 배의 정산을 해보자.”
“……넵!”
갑옷을 전부 송자 배에 넘겼음에도 봉봉이들은 입에 미소가 가득했다.
비옥토와 갑옷의 가격 차이는 말할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 희귀도에서부터 이미 넘을 수 없는 차이가 난다.
“일단 비옥토는 내가 전부 소유한다.”
“……?”
그런데, 봉자 배에겐 가혹한 아몬드.
-?
-??
-??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
-이런거였어?
“그…… 그렇죠! 아하하! 그게 맞습니다요!”
“그…… 그럽습죠!”
감히 무어라 말을 꺼내지 못하는 봉봉이들. 하나 속으론 심기가 뒤틀릴 수도 있는데.
그때 아몬드가 말을 덧붙인다.
“나 이외의 사람이 비옥토를 들고 다니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 대신 이 비옥토를 통해서 나온 수익을 분배하는 거지.”
“……아!”
그랬다.
현재까지 치즈마을에서 비옥토란 아몬드만이 갖고 있는 힘이다.
모두가 선망하고, 두려워하는 진귀한 힘.
그걸 봉봉이들도 들고 다닌다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이다.
‘아니. 비옥토 이거…… 만들기 쉬운 거 아냐?’
‘비옥토가 어디 근처에 더 있나?’
사람들에게 있어 비옥토가 닿을 수 있는 무언가라고 생각될지도 모른다.
그러면 또 뭔가 시도할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고, 그러다 보면 비옥토의 레시피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선 봉봉이들도 백번 동의하는 사안.
“자, 일단 주도록.”
“옙.”
척. 척.
그들은 가진 비옥토를 모두 내놓았다.
아몬드가 그것을 전부 자신의 인벤토리에 넣는다.
“그렇다면 비옥토를 어디에 깔까요? 대감?”
단봉이는 비옥토 깔 영토로 화제를 넘기는데.
“저…….”
고봉이가 조심스레 손을 든다.
“저, 정산해 주신다고 하셨는데…… 저, 저는 정산 비율이 0─”
“──네 이노오오오오옴!!”
뻥.
단봉이가 고봉이의 턱주가리를 차버렸다.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ㅋㅋ
-한층 사악해진 단봉잌ㅋㅋㅋㅋ
-캬
-미친ㅋㅋㅋㅋ
“어느 안전이라고 비율 얘기를 꺼내느냐! 네놈이! 사지 멀쩡하게 밥 먹고 다니는 이유를 몰라!? 너도 비옥해지고 싶은 게냐?!”
“아, 아이고……! 주, 죽을죄를 졌습니다요! 비, 비옥해지는 것만은! 제발 봐주십쇼!!”
-비옥해진댘ㅋㅋㅋㅋㅋㅋ
-ㄷㄷㄷ
-비옥해지곸ㅋㅋㅋㅋㅋ
-개무섭넼ㅋㅋㅋ비옥해지는겈ㅋㅋ
“에잉…… 쯧.”
단봉이는 혀를 차며 다시 대감에게 고개를 조아렸다.
“잠시 소란이 있었습니다. 대감. 제가 후에 좀 더 손을 보겠습니다.”
“아니다.”
척.
아몬드가 손을 들어 그를 말린다.
그러고는 임원 같은 투로 말한다.
“안 그래도 연봉 협상을 하려 했으니. 마침 잘됐어.”
“!”
연봉 협상?
그건 비율 상승을 해준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그, 그게 진짜입니까?!”
고봉이가 눈이 휘둥그레져서 벌떡 일어났다.
-캬
-드디어 출세하냐 ㅠㅠ
-가즈아~!
“그…… 그럼 저도 비율 상승이 가능한 겁니까?”
단봉이가 조심스레 묻는다.
-이 새낔ㅋㅋㅋㅋ
-지가 말하는 건 괜찮냐고 ㅋㅋ
-고봉아 얼른 한 대 쳐라!
봉봉이들이 희망으로 불타는 그때.
아몬드는 회사 다니던 시절 너무나 잘 배워먹은 한 가지 처세술을 쓴다.
“아. 근데. 방종 시간이라. 다음에 얘기하지.”
“???”
“!?”
슝.
그렇게 그는 비옥토 전부를 들고 사라져 버렸다.
-아닠ㅋㅋㅋㅋㅋㅋ
-얌마!!
-어디가!
-ㅁㅊ
-이게 뭔ㅋㅋㅋㅋㅋ
-ㅈ소식 기대감 컨트롤 ㅋㅋㅋ
-와
시청자들의 반응은 울분이 터진다는 듯했지만, 봉봉이들은 생각보다 절망하지 않았다.
“단봉님. 저희 연봉 오르는 거겠죠?”
“그래. 한번 말했으니 지키실 거다.”
히죽.
연봉 협상을 약속받았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웃음이 나오는 것이다.
“크크크크. 대박 아닙니까요!?”
“으하하하하하! 대박이지! 아니, 대감! 대감이지!!”
“크아하하하! 엄청난 유머감각입니다요! 단봉님!”
* * *
그 시각, 농협.
“젠자아아아앙!!”
쾅!
농협 본부에서 부활한 도우너츠와 그 일당들이 고함을 내질렀다.
“봤지!? 어? 분명히 봤지? 치키챠~ 하던 거 말이야!”
“봤어! 봤다고! 이 미친놈들!”
그들은 기사단에게 완벽하게 당했다는 것이 너무나 분했다.
더 분통 터지는 건 나름대로 싸움 좀 한다고 데려갔던 놈들이 하나둘 얼빠진 표정으로 부활하고 있다는 거.
“아이고. 죄송합니다. 당했습니다…….”
“제길…….”
그린티, 백숙, 피클 등등.
걸출한 멤버들이 하나같이 머리를 긁적이면서 등장하는 게 아닌가?
이에 도우너츠가 화풀이를 한다.
“아니! 그러니까 내가 가지 말라니까! 뿔라면 자네는 뭔 생각으로 거기로 뛰어?”
“뭐?! 아니, 이게 내 잘못인가?”
“우선은 그렇지! 자네들이 막 뛰어다니면서 불길을 다 옮기고 다녔…….”
어쩌구저쩌구.
와글와글.
수많은 사람들이 논쟁에 끼어들면서 농협은 또 한 번 분열 위기를 맞이한다.
여기서 도우너츠가 논쟁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 건, 정말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
“아! 형님들!? 저희 장비 가지러 가야죠!!”
“!”
뜨끔.
그야 그제서야 기억해 냈다.
‘미친.’
큰마음 먹고 준비한 철 장비 셋트를 장착하고 가지 않았던가?
이걸 그대로 두면 사라질 게 뻔하다.
사실 부활하자마자 곧장 달렸어야 했는데, 분통이 터져서 넋두리하다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이러는 사이에도 송송이들은 신나서 갑옷을 줍고 있었다.
“이, 일단 뛰어!”
“젠장! 며, 몇 명만! 몇 명만 가! 우린 대책 회의해야 되니까!”
수뇌부는 남고 발 빠른 자들 몇이 달려갔다.
-이 지경에서도 뭔 회의 ㅋㅋㅋㅋ
-맨날 회의만하는게 진짜 ㅈ소같아요 형님……
-도우너츠는 사업 안해서 다행이다 ^^
-도우너츠야…… 이젠 슬슬 니 잘못 아니냐?ㅋㅋㅋ
도우너츠 채팅창에서조차 이제 도우너츠 책임론이 주류가 되고 있다.
그러나 애써 무시한다.
그에게 거대한 정세를 읽는 감각이 있다. 애송이들에겐 존재하지 않는 정치적 감각이 있단 말이다!
“나 말고는 아무도 농협을 이끌 수 없습니다.”
자신의 시청자 전용 마이크 채널로 이렇게 말한 후.
그는 사람들을 진정시킨다.
“자~! 자! 이번 일의 책임은 나중에 논하기로 하겠습니다! 잠시 조용히 해주세요!”
쿵, 쿵, 쿵.
그래도 협회장이라고 소리를 지르니까 다들 조용해진다.
조용해진 농협 일원들을 보며 도우너츠가 말한다.
“지금 당장 저희가 그들에게 복수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예? 그게 뭡니까?”
뿔라면 일동이 묻는다.
“일단은 기사단도 결국 모솔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농협은 모솔을 지키면서 기사단을 치기 위해 현장에 갔었다.
그래서 그들은 기사단 역시 모솔을 지키러 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특히나 홍차의 사례를 본다면, 타깃을 지키고 그들을 섭외하는 게 전략이었으니까.
“그들도 실패한 겁니다.”
“오…….”
그러나 기사단은 모솔을 지키는 데 실패했다.
“저희는 심지어 다 불타 죽었죠. 이 메시지가 정확히 서버 채팅창에 전부 떴습니다.”
“그, 그렇죠. 그래서요?”
씨익.
도우너츠가 웃는다.
“그럼 여론이 우리 편이잖습니까?”
“!?”
“우리는 모솔을 구하려다가 장렬히 전사. 기사단은 손가락만 빨았다.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되겠어요? 기사단은 마을의 위기에 전혀 관심이 없다…… 이렇게 생각하게 될 겁니다!”
오…….
좌중 사이로 지나가는 탄성.
확실히 그럴듯했다.
“여론은 더 기울 것이고! 우리는 그 여론을 바탕으로! 의결권을 가져올 것입니다! 그리고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높은 자들에게 누진세로 아주아주 높은 세금 매겨서! 그걸 침략자들에게 주고! 남는 건 우리가 아주 좋~은 일에 쓰는 거죠!!”
도우너츠가 손을 번쩍 들며 말을 끝맺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와아아아아아아.”
“도우너츠! 도우너츠!”
“역시 희대의 전략가!”
“진짜 비겁하다! 이거 칭찬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캬
-결국 돌고돌아 도우너츠구나
-이게 아이비리그!?
-ㄹㅇ 좋은데?ㅋㅋㅋ
-정치력 무섭다ㄷ
“내일 아침! 우리는 광장에 모여서 제대로 여론 몰이를 할 겁니다!”
“예!”
그런데 다음 날 아침.
“호외요~ 호외~”
촤라라라락~!
수많은 인쇄물이 마을 광장을 이미 뒤덮고 있었다.
[마을 “대화재” 그 불길로 뛰어든 건 기사단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