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99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30화(1000/100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4 130화
42. 낚시(1)
다음 날.
상현은 눈을 부비며 일어났다.
그는 반사적으로 손을 더듬어 휴대폰을 찾는다.
대충 소식들을 확인한다.
“오…….”
커뮤니티에서 반응이 좋다.
[아몬드 ㅇㄷ감??] [치즈 마을 개 흥겜ㅋㅋㅋㅋ] [농협 ㅈㄴ 꼬시다 ㅋㅋㅋ] [다 겜창 패턴인데 아몬드 혼자 사회인 패턴인게 개웃기네] [풍선껌이 이걸 ㅋㅋㅋㅋ]스트리머 가든에선 거의 하루 종일 치즈마을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릴프로에서도 치즈마을에 관련된 이야기가 빅 게시판에 등재됐다.
빅) 치즈마을 겨우 이틀 차에 일어난 일 근황
“릴프로까지.”
상현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스포당해서 재미가 떨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빅을 간 게시물은 굳이 클릭해서 보진 않았다만.
안쪽은 이런 내용이었다.
==== ====
일단 다들 농사에 미쳐버림.
농사 효율이 좋기 때문.
여기서 도우너츠의 주도로 농협이라는 개사기꾼 협회 생겨남.
지들 로그아웃한 와중에도 서로 밭 공유해서 캐대고, 24시간 농사짓고 냉장 창고까지 공유.
얘네들이 마을 경제를 거의 주무르게 되는가 싶었는데.
실크로드를 건너온 아몬드 등장함.
말도 안 되는 성능의 비옥토 때문에 밸런스 개같이 다시 맞춰짐.
오울블랙단 등장.
한때 대감이었던 단무지는 단봉이가 됨.
아몬드 감자 환술에 당해서 농협 전체가 휘청거림ㅋㅋㅋㅋㅋㅋㅋㅋ
.
.
.
==== ====
대충 엄청나게 많은 일이 있었다.
……라는 내용이었다.
-ㄷㄷ
-사실 이틀 치가 아니라 시간으로 치면 3일 치임. 날밤까는 미친놈들 때문에 ㅋㅋㅋㅋ
-이거 근데 풍선껌 시선으로 봐도 존잼임
└ㅇㅇ 다른 애들 시점도 다 재밌더랑
-와 ㅋㅋㅋㅋㅋ
-편집본 ㅈㄴ 기대된다 ㄹㅇ
└오늘인가?
└모름 예고된 바가 없음; 티져만 올라오고
-저 거대한 두 세력 안에서 젤로는……ㅋㅋㅋㅋㅋ
└ㅋㅋㅋㅋ젤로 분량 삭제
-견서운이야기) 농협 설립 제외하고 저기 서술된 대부분의 일이 아몬드 한 놈 때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ㅋㅋ
-캬
-공식 영상 언제 올라오냐 티져 지리던데
-아몬드 시점 영상 올라오면 조회수 대폭발하겠누 ㅋㅋㅋㅋㅋ
상당한 관심을 받으며 댓글도 많이 달리고 있었다.
덕분에 상현은 비교적 상쾌한 기분으로 아침 조깅을 나섰다.
치즈마을에 몰두하고 있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서 플랫폼 대항전을 준비하고 있던 그다.
몸과 마음을 게을리해선 안 됐다.
‘오렌지…… 그 녀석도 있었잖아.’
특히나 어제 오렌지의 존재에 대해 듣고는 더 불타오르는 상현.
“후. 후우. 후우……!”
그는 더욱더 가속을 붙이며 하천 공원을 뛰었다.
* * *
치즈 마을이 빡빡하게 진행되는 한편.
지아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하아. 우리 채널이 제일 늦는 거 같네.”
다른 스트리머들 몇은 이미 치즈마을 편집본이 업로드되고 있는데.
지아는 아직 그럴 수 없었다.
“어딜 가도 아몬드, 아몬드.”
아몬드의 활약상이 너무 많아서 하루 안에 다 정리가 안 된 것이다.
영상을 적어도 4~5개는 만들어야 다룰 수 있는 수준이었다.
특히나 그가 나간 뒤에 일어난 일도 그에게 영향을 끼치는 이 치즈마을의 구조상, 그녀는 다른 스트리머 편집자에게 연락해서 영상을 받아야 하는 일도 있었다.
[마카롱: 영상 받았습니다.] [마카롱: (첨부)]지이잉.
지잉.
그래서 그 일은 마카롱이 해주고 있었다.
새로 일하게 된 편집자이다.
한때 아몬드 패러디 영상을 많이 만들어서 섭외되었다.
성격이 워낙 집 밖으로 안 나가고 사람도 잘 안 만나다 보니 설득에 시간이 좀 걸린 편.
보통 자기 일만 하고 딱히 연락을 주고받는 경우도 없었다.
[지아: 감사합니다. 4번 파일은 마카롱 님이 해주세요.] [마카롱: 옙!]지아랑도 이렇게 메시지를 주고받는 게 전부다.
만난 적도 없었다.
믹스넛츠가 지금은 딱히 이렇다 할 사무실도 없었으니 만나려 해도 장소도 없다.
‘사무실 준비 끝나면 만나려나?’
주혁은 믹스넛츠의 사무실을 준비하고 있다.
아마 후에는 여기서 마카롱과 만날 수도 있겠다.
그냥 단답만 주고받는 사이다 보니, 마카롱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과연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사람인지도.
‘근데…… 내가 상사인 건가?’
지아는 그런 자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일을 시키는 방식이나 마카롱이 그녀에게 질문하고 검증받는 방식이나…….
이거 완전 상사잖아?
‘혹시…… 군기 잡아야 돼?’
지아는 ‘어이~ 마카봉이!’라고 부르는 상상을 하며 혼자 민망해했다.
물론 그런 일을 실제로 할 수 있는 위인이 못 되는 건 본인이 제일 잘 알았다.
말이나 잘 섞으면 다행일 것이다.
퍽.
그녀는 스스로 머리를 때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으이구. 뭐해. 서지아. 빨리 하자.”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
잡생각 할 시간이 없었다.
치즈 오피셜 채널보다 업로드가 늦으면 곤란했다.
* * *
쾅.
현관을 힘차게 열고 들어오는 상현.
“후아…… 이제 진짜 여름이야.”
국가대항전과 함께 봄도 다 끝났다.
후덥지근한 계절이 온 지 좀 됐다.
그런데 오늘은 그야말로 ‘여름’이라 할 수 있는 날씨의 초기 현상이었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걷기만 해도 습기 때문에 땀이 차는 것이다.
그는 현관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웃통부터 벗어 던지면서 샤워하러 들어갔다.
쏴아아아아……!
방 한쪽에서 주혁이 불만을 터뜨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으…… 쓸데없이 부지런한 놈…….”
그는 상현이 커튼을 친 창에서 쏟아지는 햇빛과 요란스러운 소리에 깬 모양이다.
“안대를 사든가 해야지.”
부스스한 머리를 긁적이며 겨우 일어난 그는 대충 토스트기에 빵을 넣었다.
본인이 먹으려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형님이 밥은 먹여서 치즈마을로 보낸다. 어?”
띵~
솟아오른 빵을 집어 버터와 잼을 발라가며 간단한 샌드위치를 만들고, 우유를 따라 놓는다.
“오.”
몸을 닦으며 나오는 상현이 신나 한다.
“오늘 빵이네.”
“어. 근데 야! 이거 물 닦고 나오라니까? 벌거벗고 돌아다니지 말라고. 어?”
“아, 깜빡했당.”
전혀 듣고 있지 않은 게 뻔한 대답을 하며 상현이 대충 아무 바지나 걸쳐 입고 자리에 앉았다.
“잘 먹겠습니다~!”
와삭.
겉이 바삭하게 구워진 식빵이다.
안쪽은 버터로 촉촉 고소하며 그 사이로 치고 들어오는 잼의 상큼한 단맛.
“그에 이어 애 버어 해어?”
(근데 이거 왜 벌써 했어?)
왜 벌써 아침을 했냐는 질문이다.
주혁이 다시 식탁에 앉으며 대답해 준다.
“너. 바로 치즈마을 들어갈 거잖아. 밥은 먹고 들어가야지. 우리 나이엔 안에서 당 떨어지면 힘들다.”
꿀꺽.
“우리 나이?”
참고로 둘은 동갑이 아니었다.
이럴 때만.
“이 자식이! 이럴 때만 꼭!”
확, 그냥?
주혁이 위협하듯 주먹을 허공에 휘두르지만 상현은 그저 웃긴지 배꼽 잡고 웃는다.
“근데 어떻게 알았어? 내가 치즈마을 들어갈 거라는 거.”
“너 어제 오렌지에 대해서 들었잖아.”
주혁은 다 내 손바닥 안이라는 듯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오…… 추리가 아몬도일급.”
“그건 최악의 추리잖아.”
“?”
상현의 표정을 보고 이번엔 주혁이 깔깔 웃는다.
“들어갈 거 맞지?”
“응.”
여튼 뭐든 간에 주혁이 맞았다.
상현은 바로 치즈마을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유는 조금 틀렸다.
오렌지에 대한 것도 있지만, 좀 더 단순한 이유가 존재한다.
의외로 이 컨텐츠가 상현에게도 재밌어서다.
‘사람들이랑 얘기 이렇게 많이 하는 거 오랜만이야.’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뭔가를 같이 한다는 거, 생각보다 되게 재밌는 일이었다.
회사에선 혼자서 일하고 싶다는 게 소원이었는데.
퇴사하고 나니까 이런 협동과 교류가 재밌는 건 뭘까?
‘미스터리군.’
상현이 머리를 긁적인다.
아무래도 한동안 고민해 봐야 할 문제였다.
탕.
우유를 벌컥벌컥 들이켠 후, 상현이 잔을 내려놓는다.
“나 간다.”
그는 싱크대에 접시들을 가져다 놓고는 곧장 캡슐로 향했다.
주혁은 우걱우걱 빵을 집어 먹느라 손만 흔들었다.
* * *
띠링.
[아몬드 님이 로그인했습니다.]치즈마을 전체 서버 채팅창에 이런 알림이 뜰 때쯤은 아침 8시.
사실 이 시간엔 대부분의 스트리머들이 활동하지 않고 있다.
이때 활동하려면 사실상 밤을 새워야 하는 게 스트리머들의 생활 패턴인데.
“어우…… 저, 전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그럴까요?”
거의 이틀 밤을 새우며 불태운 젤로와 초코송이조차 이젠 한계에 부딪혔다.
-ㅠㅠㅠ
-젤바 ㅠ
-오래했다 ㄹㅇ
-자고 오자 ㅋㅋㅋ
-이러다 죽어 ㅋㅋㅋ 자자
그 외 다른 스트리머들도 첫날, 이튿날에 대체로 밤을 새우느라 체력을 다 뺐다.
즉, 3일 차 아침 8시의 치즈 마을엔 거의 아무도 마을에 없었던 것.
심지어 봉봉이와 송송이도 없었다.
“뭐야. 사람 되게 없네.”
아침 시간이라서일까?
치즈마을 스트리머들뿐 아니라, 그의 시청자들도 비교적 늦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몬드 아침 방송 뭔데 ㅋㅋ
-출근하는 아성인처럼 달려왔습니다
-캬
-이게 대기업식 패턴이지 ㅋㅋㅋ
-스트리머들 다 자러감ㅋㅋㅋㅋㅋ
-혼자 사회인 패턴인게 개웃기네 ㅋㅋㅋ
그들은 하나같이 아몬드가 밤에 자러 가고 아침에 들어오는 걸 신기해했다.
사실 매우 정상적인 일반인의 패턴이지만, 스트리머계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패턴이다.
-몸이 기억하는 아성…… 그곳은 대체……
-킹반인 패턴 ㄷㄷ
-출근 길에 아몬드 방송이라니 ㅠㅠ 넘 행복하다 ㅠㅠ
-“정상인의 시간”
-스트리머들 싹 다 사라지고 아성인만 남은거 개웃기넼ㅋㅋㅋㅋ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는데…….’
아몬드는 혼자 신나서 들어온 것 같아서 조금 뻘쭘하긴 하지만, 한편으로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거 기회인가?’
어쩌면 기회다.
적들의 눈을 피해 자유롭게 뭔가를 할 수 있는 기회.
어쩌면 드디어 그가 바라던 걸 할 수 있는 기회.
“여러분. 오늘 진짜 해볼게요.”
그는 뭔가를 결심한다.
-?
-뭐요?
-??
-설마 다 죽임?
-전부 비옥해지는겁니까?
-치즈 마을 부수기……ㄷㄷ
시청자들의 수많은 위험한 추론이 있었지만, 이는 전혀 다른 포부였다.
어쩌면 더 위험한…….
“낚시 해보겠습니다.”
그의 숙원 사업.
낚시!
-ㄷㄷ
-헉
-낚시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아직도 그거 하려는거였냐곸ㅋㅋㅋㅋㅋㅋ
-헉…… 낚시를하다뇨? 치즈마을이 뭔 잘못을 했나요??
빠밤!
[루비소드 님이 1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 (번역)오늘 진짜로 다 죽이겠습니다.]-번역 ㄷㄷ
-ㅋㅋㅋㅋㅋㅋ견과류어 번역
-넛틸리언 지구 멸망 선언 ㄷㄷ
-기어코 다 죽이겠다니 ㅠ
낚시를 한다고 했지만, 아무도 그의 발언을 믿는 사람은 없었다.
“10만 원 후원…… 으어어?”
[랜덤 상태 이상: 어지럼증]루비소드의 후원으로 인해 상태 이상이 걸린 아몬드.
“어어어?”
그의 화면이 이리저리 꺾이면서 어지럼증을 유발했다.
휘청휘청 걸어가는 아몬드.
-ㅋㅋㅋㅋㅋㅋㅋ
-와 뭐야 ㅋㅋㅋㅋ
-이런 것도 있네 ㅋㅋㅋ
-낚시로 마을을 파멸 시킬 아몬드를 막아줘! ㅇ/ ㅇ/
-ㅋㅋㅋㅋㅋㅋㅋ
낚시를 하려는 걸 이젠 시청자들이 방해하려는 것일까?
[소룡포 님이 10만 원 후원했습니다.] [아몬드 처치 모집 (2/10,000)] [갓생팬 님이 10만 원 후원했습니다.] [얼어붙어라!]펑. 펑.
별 희한한 상태 이상이 다 걸리면서 아몬드는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휘청거렸는데.
“나…… 낚시 하…… 할 거야…….”
턱.
그래도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왜 이렇게까짘ㅋㅋㅋ
-얘 막으면 더 오기 붙어서 계속한다고 ㅠㅠㅋㅋㅋㅋ
-앜ㅋㅋㅋㅋ
-낚시가 뭔데 대체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