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105)
봉진호 감독님 연출 인생의 정수를 담은 영화.
‘역시 영화는 함축인가.’
아래에서 위로 카메라 구도가 변하는 순간, 캐릭터의 신분이 달라진다.
마치, 「설국기차」의 꼬리 칸에서 머리 칸으로 가는 것 마냥.
하층민이 부잣집에 가기 위해 오르막을 걸으며 지위가 상승한다.
게다가, 가족들이 부잣집에서 겨우 탈출하는 장면.
‘세미 씨가 고생했다는 그 부분이 이거였구나.’
지하로, 아래로, 끝도 없이 내려가고 또 내려가는 씬.
비가 쏟아지는 장면을 보며, 배우와 스탭들의 노고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제는 영화 짬밥이 좀 생겨서 그런가.
촬영지가 아니라 만들어진 세트장이라는 걸 한눈에 알아봤다.
정확하게 딱 들어맞는 달동네 촬영지를 찾는다고 한들.
저렇게 물바다를 만들어 놓을 수는 없을 테니까.
‘세미 씨, 진짜 고생 많이 하셨네.’
동종 업계인으로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
단 두 시간짜리 영상으로 정말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봉 감독님은 신이야.’
시스템도 없이 시스템 쓰시네.
왠지 모르겠지만 자괴감 든다.
이어지는 MC의 진행과 기자들의 질문 세례.
봉 감독님과 출연진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저런 여유도….’
이런 작품을 만들어 냈으니까 나오는 거겠지.
나도 언젠간 그런 위치까지 오를 수 있으려나.
‘마법소녀도 나쁘지 않지.’
공룡도 나오고 로봇도 나오는 영화가 또 어딨겠냐고.
이제 촬영도 막바지니까 플랫폼에 걸리기만 하면.
“음, 여튼….”
그때, 세미의 차례로 이어지면 MC가 질문을 던졌다.
“봉진호 감독님께 어떻게 발탁되셨나요?”
“오디션으로 붙었어요.”
“아, 역시….!”
“아마 전작이 아니었다면 안 됐을 거예요.”
“전작…. 아, 순정마초?”
“네. 봉진호 감독님, 김진우 작가님. 두분께 모두 감사드려요.”
“그런가요.”
“앗, 성기훈 감독님도요!!”
순간, 당황한 세미의 모습에 객석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귀엽네.’
연기할 때랑 다른 평소의 모습에, 기자들은 삼촌팬 모드로 아빠 미소를 지었다.
이어서, 봉진호 감독님은 유쾌한 미소를 지으며 MC에게 말을 걸었다.
“성기훈 감독은 대학교 때 친한 후배예요.”
“오, 친분이 있었군요?”
“네. 저도 언젠가 김진우 작가님과 꼭 같이 작업해 보고 싶네요.”
“두 분이 함께 작업하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그런가요? 하하.”
세상에나, 빈말이라도 감사합니다. 센세.
출연진에 대한 인터뷰는 한동안 계속 이어졌다.
시간이 흘러, 세미 씨는 도도도 달려와서 내게 인사했다.
“작가님, 와주셔서 감사해요!”
“영화 잘 봤어요. 세미 씨.”
“정말요? 어땠어요?”
“세미 씨밖에 안 보이던데요.”
“에이, 그게 뭐예요.”
“진짠데.”
비로 그때, 그녀의 뒤로 대배우께서 천천히 걸어왔다.
“아휴, 대단한 작가님을 여기서 뵙네.”
“송강우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선생님? 제가요? 내가 그렇게 나이 들어 보이나?”
“아, 아뇨. 그런 게 아니라….”
“장난이에요. 하하.”
봉진호 감독님과 인사는 못 했지만, 송강우 배우님과 인사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봉 라인 배우.
물론 다른 작품에서도 날아다니시지만.
개인적으로 최근 영화판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고 생각한다.
“김 작가님, 유동건 선배님이랑 사극 드라마 제작하신다고 들었는데.”
“네. 맞습니다.”
“아이구, 형님한테 안부 인사 좀 부탁드립니다. 제가 도움 많이 받았거든요.”
“아, 네. 알겠습니다.”
세미 덕분에, 내 스마트폰은 송 배우님 번호를 저장하는 호사를 누렸다.
“저기, 작가님.”
그녀는 뭔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도 바로 가봐야 할 것 같은데….”
“아, 그쵸. 바쁘시겠네.”
“아니요, 바쁜 게 아니라…. 그, 스케줄이 있는 거예요!”
“…. 그게 바쁜 거죠.”
“아뇨. 그냥 스케줄이 있는 건데….”
뭐가 다른지 모르겠지만.
“세미 씨, 제가 드릴 게 있어요.”
“네?”
“이거 대본인데. 한번 읽어봐 주세요.”
“….”
뒤통수에 퍼플걸스 매니저분들의 서늘한 시선이 꽂히는 기분이다.
‘회사를 통해서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게 예의지만.’
제한 시간이 걸렸으니 어쩔 수 없지.
현재로서 나한테 중요한 건 ‘인정받기 2단계’ 퀘스트를 깨는 것.
하와이에서도 여민서 씨의 인정만 받고도 일단 클리어됐으니까.
어차피 강준이 일본 스케줄 때문에 당장 제작할 수도 없고.
“아직 제작할 마음도 없어요.”
“아아….”
“편하게 읽고, 어떤지 평가만 해주세요.”
“네! 작가님.”
활짝 웃는 세미의 표정에는 묘한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 * *
일주일 뒤.
세미는 한동안 각종 미팅과 예능에 출연하며 시간을 보냈다.
드르륵─
밴의 문이 열리고, 세미는 살포사 걸음을 떼어 안으로 들어갔다.
“으으, 작년보다 더 바쁠 줄이야.”
“세미야, 그래도 오늘은 더이상 스케줄 없어.”
“그래? 저녁 8시지만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하하…. 하.”
개봉한지 5일 만에 370만 손익분기점을 넘어버린 「기생벌레」.
이틀 전에는 프랑스에서 개봉했는데 벌써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세미야, 이번 영화 반응이 장난 아니야.”
“그런가.”
“응, 내가 볼 때는 그냥 대박 정도가 아니라…. 초대박!”
“오빠가 설레발치면 항상 안 되던데.”
“에이, 지금은 경우가 다르지.”
“…. 사실 내가 봐도.”
순정마초 이후, 그만큼 성공하는 작품을 다시는 찍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보니 연달아 좋은 작품을 만나고, 여배우로서 필모가 차곡차곡 쌓였다.
‘음, 김진우 작가님 덕분이지.’
얼마 전 시사회에서 만난 김진우 작가를 떠올렸다.
‘사극 드라마 들어가신다고 들었는데.’
예전에도 그러시더니 여전히 정신없이 바쁘게 사시는구나.
템페스트 사옥에서 예능 촬영이 있을 때부터 만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너무 빨리 만났네.’
사실, 제대로 성공해서 그의 앞에 나타나고 싶었다.
이 만큼이나 노력했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었는데.
‘아직 부족하지.’
세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함께 순정마초 찍을 때 대본을 맞추면서 도와준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기에.
“아, 맞다….!”
문득, 그가 건넨 대본이 생각나서 옆자리를 두리번거렸다.
“오빠, 대본 어딨어?”
“응?”
“분명히 여기다 뒀는데.”
“아, 그거? 조수석 수납공간에 넣어놨어. 지금 볼래?”
“응.”
일주일 동안 너무 바빠서 손도 대지 못했다.
‘아직 제작할 마음은 없다고 하셨나.’
마음 같아서는 김진우 작가님이 주신 작품을 바로 하겠다고 말하고 싶지만.
이제는 신중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회사의 의견도 들어봐야 하고, 이미지에 맞는 작품인지도 확인해야 하고.
곧이어, 대본을 반듯하게 펼쳐서 첫 장을 확인했다.
「나쁜 남자의 사랑법」
“제목 좋네.”
순정마초보다는 조금 더 낫다.
스륵─
첫 장을 넘기고, 두 번째 장을 언제 넘기는 순간 빠져들었다.
처음 김진우 작품을 만났을 그때처럼 다시 한번 몰입해서 읽었다.
‘역시, 믿고 보는 김진우 작가님.’
그동안의 김진우표 작품과는 차별화되는 로맨스 드라마.
그래도 묘한 매력과 강렬한 흡입력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다음 날,
세미는 하루종일 밴에서 곯아떨어져 한순간도 깨지 못하고 잠만 잤다.
* * *
띵동─
“어, 어….!”
【미션 : 당신이 직접 쓴 대본의 주연 배우에게 인정받으세요. (1/2)】
절반의 성공.
일주일 만에 들려온 희소식에 쾌재를 불렀다.
“예쓰!”
다만, 일본에 있는 강준 덕분인지 요즘 정신없이 바쁜 세미 씨 덕분인지는 모르겠다는 점.
“세미 씨한테 먼저 드리긴 했지만….”
그녀가 요즘 얼마나 바쁜지는 TV만 틀어도 알 수 있었으니까.
아무래도 강준 덕분에 절반의 미션을 깬 게 아닐지 추측해 본다.
“정 실장님이랑 약속은 괜히 잡았네.”
일본에 간 강준의 소식을 듣고 싶어서 잡은 미팅.
그냥 실장님 얼굴 한번 보는 셈 쳐야겠다.
똑, 똑─
“들어오세요.”
정 실장님은 키보드 타이핑을 멈추고 나를 쳐다봤다.
“오셨어요?”
“네. 실장님.”
오늘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나를 반겨주는 실장님.
활짝 웃는 미소를 보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원래 평소에는 무표정하게 인사하고 하던 일을 마치셨는데.
오늘은 내가 오자마자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소파로 움직였으니.
그 사이에 실장님이랑 상당히 친해지긴 친해진 것 같다.
“실장님, 요즘 강준이 많이 바빠요?”
“네. 바쁘긴 하죠. 타지 생활도 힘들 거고.”
“음….”
“왜 그러세요?”
“아니요.”
이제 미션 기간이 얼마 안 남아서요.
조금만 더 기다리다가 내가 연락해 봐야겠네.
“그나저나 작가님.”
“네?”
“신조훈 배우님은 정말 깜짝 놀랐네요.”
“아….”
“이번에도 작가님 안목에 무릎을 탁 치고 갑니다.”
“보통은 무릎이 아니라….”
“네?”
K-부랄이 아닐까 싶은데.
“음, 강준은 일본에서 언제 돌아와요?”
“글쎄요. 최소한 서너 달은 걸리겠죠?”
“그래요?”
강준이랑 드라마는 내년쯤에나 생각해 봐야겠다.
당연히 세미 씨가 훨씬 캐스팅하기 어려울 줄 알았더니만.
“작가님. 임진년 반격의 칼날 대본리딩 일정은 확인하셨죠?”
“네. 생각보다 빨리 잡아서 놀랐어요.”
“캐스팅이 오래 걸렸으니까요.”
“아하.”
대신 다른 일정을 채웠으니까 상관없지 않나.
장소 헌팅도 거의 마쳤고, 씬 분석도 미리미리 마쳤으니까.
“좋은 대본 덕분에 두 촬영 모두 순조롭게 흘러가네요.”
“두 작품? 아….”
영화와 사극.
“마법소녀 촬영은 내달 중으로 마무리할 겁니다.”
“오, 그럼.”
“편집이랑 CG 작업만 남은 거죠.”
“그렇군요.”
이후, 제작 일정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일어날 준비를 하던 중.
“저기, 실장님.”
문득, 얼마 전에 은행에서 납부한 종소세 고지서가 떠올랐다.
“우리 회사, 외주 세무 법인은 어디 써요?”
“네?”
“능력이 보통이 아닌데요?”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세금이 거의 안 나옴. 대박.”
“아, 음. 그야….”
묘하게 따뜻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실장님.
“하늘이 도우셨나 보네요.”
“???”
하늘이 아니라 세무 법인이 도왔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시는 거지.
* * *
MBS 교양본부.
다큐제작국장은 본부장에게 쓴소리를 듣고 제작국으로 돌아왔다.
“아…. 사표 낼까.”
그놈의 시청률이 대체 무어란 말인가.
떡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고.
한번 짜릿한 시청률은 맛본 본부장은 눈깔이 돌아갔다.
이제는 왜 그런 시청률을 내지 못하느냐고 타박했으니.
“길 PD! 길주창!!!”
다큐제작국장은 두리번거리며 충신을 찾았다.
“네, 네!”
“내 방으로!”
“넵!”
끼이익─
길 PD는 쭈뼛쭈뼛 조심스럽게 국장을 따라갔다.
“후우…. 주창아, 우리 아마추어 아니잖아.”
“네?”
“요즘 왜 김진우 작가님을 부르지도 않고 연락도 안 하는 거야?”
“그야….”
바쁘니까요.
“원래 작가님이 먼저 연락을 주셨죠. 저희가 먼저 연락을 하지는 않았고….”
“길 PD, 정신 차려. 헝그리 정신 모르나? 연락이 안 오면 우리가 먼저 해야지!”
“….”
‘우리 아니고 제가 해야 되잖아요.’
솔직히 저번에 고생한 기억이 떠올라서 연락을 안 한 것도 있었다.
울돌목에서 시작한 경상도와 전라도 순회 촬영.
시간이 갈수록 익숙해지긴커녕 고통만 가중되었으니.
‘…. 뱃멀미로 죽을 뻔했어요.’
김진우 작가는 언제나 대본에 진심이었다.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확실히 특이한 성격이다.
“일단 연락드려보겠습니다.”
“이번에 다큐 이름 바꿀 거야.”
“네?”
“본부장님 지시야.”
“무슨 지시를 말씀하시는지….?”
김진우 작가의 자연스러운 하차로 인해 시청률도 덩달아 하차했다.
“본부장님께서 김진우 작가님의 존함을 달아서 다큐를 만들라고 하셨거든.”
“네에?”
“김진우의 글 쓰러 어디까지 가봤어!?”
“농담이시죠?”
“내가 농담하는 거 같아?”
“….”
불가능하다.
일단 김진우 작가는 매주 스케줄을 비울 수 없으니까.
아니, 격주로 한다고 해도 가능할런지는 잘 모르겠다.
“정 안 되겠으면 그냥 작가님 일상생활이라도 찍어.”
“에이, 이게 무슨 예능도 아니고.”
“갈!!!”
“….”
“갈 PD, 우리의 미래는 그분께 있다고! 템페스트 엔터가 천마신교라고 생각하거라!”
“네. 한번 연락드리겠습니다.”
길주창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고 국장실을 벗어났다.
“제발 무협지 좀 그만 보셨으면 좋겠네.”
* * *
캐스팅 작업을 마친 뒤, 드라마 제작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대하드라마는 역시 KBC.
전문가 수준의 연출진들은 추진력도 남달랐다.
드라마 제작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음….”
길 PD님께 온 연락을 보고 고민했다.
‘장소 섭외도 그렇고.’
도움도 받았는데, 냉정하게 거절하긴 좀 그렇지.
톡, 토톡─
[날 잡고 미팅 한 번 하시죠]
길 PD님께 톡을 보내고, 효주에게 말했다.
“효주야, 이제 대본리딩만 남았네.”
“네. 요즘 제가 바쁜 거 보니까 우리 바쁜 거 맞아요.”
“…. 자랑이다.”
“헤헤.”
“그럼 변 팀장님 만날 시간도 없겠네?”
“네에. 요즘 변 팀장님이 너무 바쁘셔서….”
이게 너와 나의 차이다.
“나는 정 실장님이랑 밥 자주 먹는데. 하하.”
“부럽드아….”
나보고 힘내라면서 도시락 맨날 사 줌.
“야, 너두 열심히 노력하면 나처럼 될 수 있어.”
“으으, 저도 하와이 때까지는 분위기 좋았는데.”
“…. 아닌 거 같은데.”
“맴찢. 히잉.”
우는소리를 하는 효주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그거 병이야.”
“상사병?”
“아니, 지랄염병.”
“….”
사실 작년 상반기에도 지금이랑 비슷하게 바빴다.
순정마초, 회귀자 두 개를 연달아서 진행했으니까.
“됐고, 화이트보드에 우리 스케줄표나 다시 짜봐.”
“네?”
“업데이트 안 됐잖아. 백상예술대상도 다가오는데 안 적었네.”
“아하.”
“우리 상 탈 거 있나?”
“회귀자, 김나연이요.”
각각 KBC 방송국, MBS 방송국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쓸어 담은 작품.
말로는 연말 시상식과 별개라고 하겠지만, 글쎄.
대상 받은 김나연이 거기서도 또 대상을 받을까.
아무래도, 이번 백술예술대상은 내 무대가 아닌 것 같다.
“오빠, 그러고 보니까 희정이 드라마 제작도 끝나간대요.”
“오, 그거 사전제작이었나.”
“네. 얼마 전에 제작발표회도 있었고.”
“첫 방송이 언제더라?”
“얼마 안 남았어요. 아마 우리 회사 직원들 다 같이 볼 것 같아요.”
“그래? 그럼 이제….”
뭐지, 뭔가 까먹은 느낌.
요즘 바쁘게 살다 보니까 중요한 걸 놓친 거 같은데.
【미션, ‘인정받기, 2단계!’ : 당신이 직접 쓴 대본의 주연 배우에게 인정받으세요. (1/2)】
【제한 시간 : 1일 3시간 12분 54초】
“홀리 쉣.”
이러다 진짜 임무 못 깨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하루 만에 대본 다 읽고 인정까지 받을 수 있으려나.
강준인지, 세미 씨인지 잘 모르겠지만.
둘 중 한 명은 내 대본을 인정하지 않은 거니까.
뚜루루루─
일단 무지성으로 세미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 받으시네.”
솔직히 바쁘니까 연락을 못 받을 만 했다.
다음으로, 일본에 있는 강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작가님?
“…. 받네?”
-아, 다행히 잠깐 쉬는 시간이에요.
얘는 벌써 봤을 것 같긴 한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질문을 건넸다.
“강준아, 너 일본 가기 전에 내가 준 대본 읽었지?”
-앗, 죄송해요. 까먹었….
너였냐.
“읽고 평가해달라고 했잖아.”
-당연히 재밌겠죠. 형님이 쓰신 건데.
“아니, 그니까 당연이고 나발이고….”
띵동─
뭐야, 버근가.
【‘인정받기, 2단계!’ 임무를 달성했습니다.】
【히든 미션을 완료하여, 특전이 주어집니다.】
【랜덤 보상을 획득합니다. 】
“뭐지?”
-네?
“…. 너 진짜 나를 믿는구나?”
-그, 그야 당연하죠.
“흠….”
가끔 보면 시스템도 허술할 때가 있다니까.
-제가 오늘이라도 꼭 읽고 어떤지 말씀을….
“아니야, 이제 안 읽어도 될 것 같아.”
-네?
“여튼, 화이팅하고. 한국 오면 연락해.”
-아, 네. 형님!
뚝.
강준에게 따뜻한 말을 전하고, 곧바로 보상을 확인했다.
저번에 나온 승급 비용 30% 할인권에 버금가는 보상이면 좋겠는데.
【장르 선택권 (1회 한정)】
“…. 이게 뭐지.”
뭐긴 뭐야, 좋은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