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107)
사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이민주는 시상식에 참여할지 말지를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기억을 지우는 회귀자」를 상대로 완패한 그녀의 전작.
작년 SBC에서 방영한 드라마의 성적은 애국가 시청률을 방불케 했으니.
‘김희정, 내가 너 때문에 여길 왔는데….!’
심혈을 기울인 현재 작품의 여주인공이 신인상을 탈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이렇게 어려운 발걸음을 했는데, 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주변의 웅성거리는 소음 사이로, 김희정의 마지막 유효타가 이민주의 명치에 꽂혔다.
“우리 25년 같이 살았으니까 5년만 더 같이 살고 분가하자.”
김희정, 김진우.
‘두 명이 가족이라고? 친남매?’
한국에서 제일 흔한 성 씨라서 의심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럼 그동안 설마….’
그럼 애드립으로 대사를 친 것도 전부 계획적으로….!
‘이런, 샹년이….!’
지금까지 쌓아온 명성과 스타작가의 이름값이 없었다면.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김희정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싶었다.
아니, 방송 중만 아니었다면 틀림없이 그렇게 했을 터였다.
이민주가 여전히 몸을 부르르 떨어대면서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사이.
희정은 ‘진짜 마지막’이라며 한마디를 더 하면서 그녀의 화를 돋웠다.
“우리 작가님, 민주 언니! 언니 동생 하기로 해서 너무 좋아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이 상황에서도 언니라고 하는 뻔뻔함.
그 태도는 김진우의 그것과 묘하게 겹쳐 보였다.
사람들은 부드럽게 인사를 하고 내려오는 희정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어느새 대형 스크린에는 이민주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얼굴이 띄어졌다.
민망한 표정으로 아무것도 몰랐다는 듯이 순진한 표정을 짓는,
‘김진우….!’
어쩌면 처음부터 김진우가 짜놓은 계획적인 함정이 아닐까.
보조 작가 시절부터 자신의 대본이나 캐스팅 성향을 꿰뚫고 있었으니까.
그게 아니라면 설명이 되지 않는다.
보기 좋게 당한 자신만 바보가 되었지만.
“이민주 작가님, 축하드려요?”
“뭐야?”
“김희정 씨가 상 타서 좋으시겠….”
“….”
주변에서 축하를 해준 배우는 눈치를 살피고서 입을 꾹 다물었다.
기분이 좋아야 할 이민주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어둡고 날카로웠기에.
‘드라마 촬영도 다 끝났는데 어떻게 복수하지….?’
남매가 쌍으로 물을 멕였으니까.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복수할 생각이었다.
‘하여튼, 두고 봐. 절대 가만 안 있을 거야.’
당한 만큼 돌려주겠다는 다짐으로 전의를 불태우는 이민주.
허나, 그녀의 나약한 멘탈은 하룻밤 사이에 바사삭 부서져 버렸다.
몰려드는 기자들 앞에서 김희정이 마음대로 지껄인 발언이 화제가 되었으니.
* * *
다음 날.
《백상예술대상의 여자 신인상 수상자 김희정의 충격적인 소신 발언!》
《김희정 피셜, 이민주 작가의 차기작은 김진우와 공동으로 작업한 대본!?》
《두 명의 스타작가가 함께 집필한 「따뜻한 첫눈처럼」!! 과연 어떤 작품이길래?》
백상예술대상의 모든 화제는 김희정이 독차지해 버렸다.
심지어 대상 수상자조차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당장 나조차도 대상을 누가 탔는지 가물가물했으니.
“내 생각에 김희정은 또라이 맞음.”
“…. 인정.”
템페스트 엔터 내 작업실.
효주와 대화를 하며 뉴스를 확인했다.
“오우야, 댓글이 벌써 몇천 개야.”
“그냥 평범한 뉴스 기사에 조회수가….”
“지금도 계속 기사 쏟아지네.”
어젯밤에는 집에도 못 들어가고 회사에서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 희정이 욕은 없네.”
“욕할 게 없죠.”
“이민주 작가 욕은 엄청 많은데?”
“…. 그러네요.”
실시간으로 갱신되는 각종 뉴스와 너튜브 영상들.
어떤 너튜버는 나와 관련된 소식으로 하루 만에 조회수 50만을 달성했다.
당연히 댓글창에는 별별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김진우랑 공동 집필은 무슨 말임?
ㄴ말 그대로지
ㄴ이민주 제자 잘 만나서 캐리받네 ㅋㅋㅋ
ㄴ둘이 사이 좋은가 봄
-이민주와 언니 동생 하는 김희정의 친오빠인 김진우의 스승인 이민주! ㅋㅋㅋㅋ
ㄴ그럼 이민주랑 김진우는 누나 동생임? ㅋㅋㅋ
ㄴ삼각관계 쩌네 ㅋㅋㅋㅋ
ㄴ셋이 예능 한번 가즈아 ㅎㅎ
ㄴ개꿀잼일듯 ㅋㅋㅋ
-김진우 친동생이 김희정이라니
ㄴ둘이 케미돋긴 하더라
ㄴ유전자 몰빵 ㅋㅋㅋㅋㅋㅋ
ㄴ김희정 어제 존예였음 ㅋㅋㅋ
ㄴ대신 김진우는 글을 잘 쓰잖아
갑자기 댓글을 보다가 기분이 나빠졌다.
“효주야, 방금 댓글 캡처해.”
“네?”
“고소할 거야.”
“음, 팩트라서 고소하는 게 의미 있을지….”
“사실 적시 모르냐?”
“그러면 인정하시는….?”
“아니지, 잠깐만.”
인정한다고 한 적 없는데?
“하여튼, 내가 이래서 김희정을 숨기려고 한 거야.”
“음.”
“너무 또라이잖아. 걔는 오늘만 사냐?”
“….. 오빠도 비슷하게 추진력이 좋으세요.”
“칭찬이지?”
“당연하죠.”
한쪽에서 밍쁨은 창문을 슬쩍 열고 바깥을 내다봤다.
“오, 아직도 기자들 엄청 많아요.”
“그래?”
“네. 직원들 불편하다고 난리예요.”
“…. 가라고 해도 안 가겠지?”
“네. 저분들은 그게 밥줄인데요.”
“음, 오늘은 집에 갈 수 있으려나.”
어젯밤엔 어쩔 수 없이 회사에서 쪽잠을 자야만 했다.
어떻게 알았는지, 우리집 아파트 입구에도 기자들이 몰렸기에.
그나마 회사에는 보호해 줄 직원들과 경비라도 많이 있으니까.
‘당장 시트콤부터 확인해야겠어.’
이제 진짜 새 작품을 써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결국 이게 다 돈 벌어서 먹고살려고 하는 거잖아.
‘시스템도 승급하고.’
한동안 너튜브 영상을 이것저것 확인하는데.
문득, 영상의 조회수를 확인하니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영상으로 돈 버네.”
광고가 달린 영상일 경우에 조회수당 N원.
채널의 방향이나 컨텐츠에 따라 수익이 달라진다.
“효주야, 너튜브가 돈이 좀 벌리지 않나?”
“그렇긴 하죠.”
“…. 왜 진작에 그 생각을 못 했지?”
최근, 유명세로 돈을 버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
이미 원고료만으로 목표치를 달성하긴 어려우니까.
차라리 주식이나 비트코인보다는 현실성이 있다.
‘정 실장님한테 말해볼까.’
일단 전속계약이니까 물어보긴 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소속 배우들 출연 가능한지도 물어보고 싶어서.
“일단 새 작품부터 쓰고….”
“네?”
“효주야, 나 금방 나갔다 올게.”
“음, 밖에 기자들은….”
“후문 주차장으로 갈 거야.”
“넵!”
* * *
송권수 감독은 흥미로운 눈으로 뉴스를 보며 나지수에게 말했다.
“지수야, 너도 뉴스 봤지?”
“네. 감독님.”
“여동생이 배우였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
“오류동 팔남매는 저도 봤어요. 여동생분이 연기도 엄청 잘해요.”
“그래? 한번 봐야겠네.”
지수의 눈에는 완벽한 유전자 몰빵 남매처럼 보였다.
한 명은 천재 작가에, 한 명은 대체 불가 캐릭터를 가진 여배우라.
‘그런 사람들이랑 작품 만들면 무슨 기분일까?’
사실, 나지수의 인생은 제대로 꼬일 뻔했다.
MBS에서 입봉 기회를 제 발로 걷어차고 나왔으니.
하지만, 하루에 일을 16시간씩 시키는 악마 같은 회사에 묶여 있으면 조만간 과로사할 것 같았다.
‘그래도…. 김진우 작가님이랑 연을 만들어 놔서 다행이야.’
나지수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준 제작사가 바로 템페스트 엔터테인먼트.
이번에 마법소녀를 제대로 성공시키면 내년쯤에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기대했다.
“지수야, 여기 편집점.”
“아, 네. 감독님.”
현장에서 즉석으로 편집하고, 후발 편집 작업도 어느새 마무리 단계.
이제 남은 작업은 CG와 음악, 사운드 등.
나지수가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작업은 아니었다.
특히, 송권수 감독은 사소한 부분이라도 자신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 사람이었으니.
“감독님, 이번 영화 찍으면서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아니, 네 덕분에 내가 편했지.”
“그,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도 입봉해야지.”
“네? 아직은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하하….”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기는.
“아, 그러고 보니까….”
문득, 송권수는 얼마 전에 김진우 작가와 했던 통화가 떠올랐다.
영화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하고, 그의 차기작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는데.
-새 작품으로 장편 시트콤을 생각하고 있어요. 제 마음대로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KBC에서 사극 들어간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새 작품을 쓰시는 건지.
그런데 그 작품 하나하나가 어마어마한 상업성을 지녔으니.
아무리 봐도, 김진우 작가의 재능은 하늘이 내린 게 분명하다.
‘시트콤이라…. 신인 감독이 입봉하기 딱 좋겠군.’
게다가 나지수 역시 나이에 비하면 놀라울 만큼 대단한 재능을 보유했으니.
“지수야.”
“네?”
“이제 영화 편집은 나 혼자서도 할 수 있으니까, 그런 줄 알아.”
“저, 저 이제 필요 없나요?”
“아니, 그런 게 아니라….”
“???”
“너랑 같이해도 괜찮지만, 나 혼자서도 할 수 있다고.”
송권수는 당황한 표정을 짓는 지수에게 다시 한번 설명했다.
“그러니까, 템페스트 엔터에서 너한테 시간 있냐고 물어보면 무조건 있다고 대답해.”
“아, 네. 감독님.”
송권수는 아직도 어리둥절한 나지수를 보고 피식 웃음을 흘렸다.
“이제 다시 일하자.”
“네.”
“성락이한테 전화 좀 해봐.”
“네. 뭐라고 말씀드릴까요?”
“여기 추격씬 말이야, 임팩트가 필요할 것 같아.”
“네. 전달하겠습니다.”
꽤 오랜 시간 동안, 나지수는 송권수를 도와서 마법소녀 편집에 집중했다.
MBS 때처럼 쉴 틈 없이 바쁜 건 똑같지만, 그래도 하나 다른 게 있었다.
‘그래도 행복하니까.’
하고 싶은 일은 하면서 돈을 번다는 건, 소수에게만 주어지는 큰 행운이었다.
* * *
나는 새로운 작품을 확인하기 위해서 TVM 방송국으로 향했다.
“아, 온 김에 희정이 촬영장이나 들러볼까.”
마지막 촬영까지 일주일도 채 안 남았다고 하던데.
이제 친오빠인 것도 공개했으니, 한 번쯤은 들러야 할 것 같다.
“세트장이 어디지.”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서 방송국 내부를 서성거렸는데.
곧이어, 로비에서 커피 타임을 즐기는 TVM 방송국 직원을 발견했다.
“저기요.”
“네?”
“따뜻한 첫눈처럼 촬영장이 여기 어디쯤 있다고 들었는데. 길 좀 물을 수 있을까요?”
“…. 에휴, 그냥 가세요.”
“네?”
“여기 아무나 들어오는 곳 아닙니다.”
“음…. 아무나는 아니고.”
“???”
곧바로 마스크를 벗고 꾸벅 인사를 하며 말했다.
“거기 출연자 중에 가족이 있어서요.”
“어, 어? 김, 김진우 작가님….?”
“네. 안녕하세요. 하하.”
“제, 제가 안내해 드릴까요?”
“아뇨. 그냥 어딘지만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 네! 저쪽으로 쭉 가시면….”
1초 만에 태세를 전환해서 친절하게 위치를 알려주는 상대.
“저기, 작가님. 제가 이번에 들어가는 예능의….”
“아, 네.”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하하.”
내 얼굴을 확인하고, 헛바람을 들이키는 모습이 인상적인 예능국 직원분.
대충 상대방이 건네는 명함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제는 진짜 얼굴이 명함이 됐어.’
아니면 희정이 때문에 잠깐 인지도가 올라가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잠시 후,
활기찬 분위기의 「따뜻한 첫눈처럼」의 촬영 현장.
희정이가 연기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오, 연기 제법이네.”
욕은 안 먹겠어.
한동안 여동생을 지켜보던 중 왠지 모를 기시감을 느꼈다.
“뭔데 익숙하냐.”
동생이 내뱉는 대사의 절반쯤은 어디서 들어본 느낌이다.
시스템을 얻기 전에 내가 만들었던 대본이니까.
내 머릿속에서 나온 대사였으니 기억을 못 하는 게 이상하다.
“…. 묘하네.”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쁜 오묘한 기분.
이렇게라도 내 대본이 빛을 발하니까 좋긴 좋지만.
그때였다.
한쪽에서 작은 소란이 발생하며 이민주 작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사나운 눈빛을 보아하니 당장이라도 희정이에게 달려들 기세였다.
‘후우….’
빠른 걸음으로 움직여서 이민주의 앞을 가로막았다.
“너 뭐야? 안 비켜?”
“이민주 작가님.”
“어….?”
모자와 마스크를 벗고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시상식장에서는 경황이 없어서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어요.”
“너, 너가 여길 어디라고….”
화를 내려던 이민주는 주변 스탭들의 기척을 확인하고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어디라고 와.”
“이민주 씨, 제가 쓴 대사를 그대로 쓰셨네요.”
“아니, 아니야! 나는 분명히 고쳤는….”
“알아요. 공동 집필로 해달라고는 안 해요. 해줄 생각도 없겠지만.”
“….”
이민주 작가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었다.
‘많이 왜소해지셨네. 마음고생이 많았나.’
작년에 작업실을 뛰쳐나올 때까지만 해도 태산처럼 거대해 보였는데.
지금은 그냥 지나가다 우연히 봐도 눈길조차 안 줄 것 같은…. 지나가는 엑스트라 1 정도.
“이민주 작가님, 희정이는 건드리지 마세요.”
나만 건드릴 거니까.
“너, 내가 누군지 까먹은 거 같은데….”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이민주 씨.”
“뭐….?”
“좋은 게 좋은 거잖아요.”
“….”
“이 바닥에서 싸우면 둘 다 상처 입는 거예요. 아시잖아요?”
괜한 구설수가 생겨서 좋을 게 없다.
이겨도 이긴 게 아닌 업계였으니.
관심 없는 사람들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함께 묶어서 ‘논란 있는 사람들’로 기억하니까.
한동안 희정이가 연기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민주가 사라질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나도 그만 가봐야지.’
나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는 스탭들에게 한 명씩 인사를 주고받고.
촬영 때문에 정신없이 바쁜 희정이를 뒤로한 채 다시 로비로 걸음을 옮겼다.
잠시 후, TVM 로비에서 발견한 시스템의 빛.
“찾았다.”
혹시라도 이민주를 마주칠까 봐 늦게 왔는데.
이제는 직접 마주쳐도 별로 감흥이 들지 않았다.
더이상 속이는 것도, 꿀릴 것도 없어서 그런가.
‘희정이한테 고맙네.’
곧바로 노트북을 펼치고 새로운 작품을 맞이했다.
타닥, 타닥─
「쉐어 하우스 1부」
제목을 입력하고 작품을 천천히 감상했는데.
시스템이 작정하고 만든 작품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특히, 캐스팅은 그야말로 역대급 조합이었으니.
“여자만 해도…. 김희정, 김현지, 미령 씨. 남자는 기현수, 이진호, 지성호.”
1부의 내용은 고등학교 동창 두 명이 같은 대학교에 붙었다는 설정.
말 많은 또라이에 프로 덕질러인 김희정.
우등생이자 집이 굉장히 잘 사는 김현지.
‘뭐냐, 이거…. 그냥 김희정 평소 모습이잖아?’
두 여인이 쉐어 하우스에 발을 들였을 때, 젊고 훈훈한 기현수 교수님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두 학생은 교수님께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앞다투어 쉐어 하우스 주인과 계약을 맺었는데.
함께 사는 사람들이 뭔가 이상하다.
-괜히 계약했다.
-무르고 싶은데 계약금이 아깝네.
-너는 돈 많잖아. 나는 알거지라고.
-희정아, 너랑 어울린다고 집에서 용돈 끊었어.
-…. 그런 거야?
-그런 거지.
쉐어 하우스에서 만난 특이한 사람들.
실력 없는 아이돌 연습생 미령.
구독자 100명의 관종 스트리머 지성호.
헬창…. 아니, 헬스 트레이너 이진호.
밤마다 클럽 다니는 교수님, 기현수.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설정을 그대로 가져다가 시트콤으로 만들었다.
‘게다가 이거….’
현실 속 배우들의 본명을 그대로 쓰고 있다.
“미쳤냐.”
드디어 시스템에 특이점이 온 것 같다.
남녀 3명씩 한 집에서 투닥거리는 시트콤.
현실을 그대로 옮긴 듯한 작품에 의문이 생겼다.
“어라, 잠깐만.”
어쩐지, 뭐가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니.
베네핏으로 확인한 마지막회의 주인공은 6명이 아니라 8명이었으니까.
“나중에 투입되려나.”
대충 8명이 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시트콤.
솔직히, 이렇게 몸값 비싼 배우들을 전부 섭외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실장님,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