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117)
서울의 한 대학교, 인문대학 건물.
나를 알아보는 사람도 없었지만, 모자를 푹 눌러쓰고 꽤 오랫동안 돌아다녔다.
모든 복도를 중심으로 빈 강의실을 전부 확인했는데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생각해 보니까 대본 집필을 하러 온 게 아니잖아.’
신인을 발굴하라고 했으니까.
장소가 아니라 사람들을 확인하면서 돌아다니던 중.
“혹시…. 김진우?”
띵동─
한 남자가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듣는 동시에 장소가 사라졌다.
【‘당신이 아는 사이!’ 임무를 발견했습니다.】
【미션 : 당신이 아는 인물 중에서 신인배우를 발굴하세요.】
【보상 : 베네핏 조합 이용권】
틀림없이 목소리의 주인과 관련이 있을 터.
곧바로 뒤를 돌아 상대를 확인했는데.
“…. 재혁이 형?”
“와아, 진짜 진우 맞구나!?”
“아, 어. 그치. 하하.”
내가 속했던 동아리, ‘방송을 방송으로 봐’의 회장이었던 유재혁.
연출, 극작가, 배우 등의 꿈을 키우는 사람들이 모인 방방봐.
그래도 회장이라고 적당히 착하고 리더쉽도 있고 포용력도 있었던 것 같다.
“근데 너는 여기 어쩐 일이야?”
“음…. 그야. 형은 왜 여기?”
“나는 연영과 조교야. 인문대는 교수님 심부름 왔고.”
“아하.”
연출자가 꿈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6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더 긴 것 같다.
“너 보조 작가로 들어가고 방방봐 탈퇴했잖아. 그때 애들이 엄청 아쉬워했어.”
“…. 그래?”
그런 것치고 연락은 거의 안 오던데.
“얼마 전에 덕수 전화 받았다며?”
“응, 맞아.”
“혹시 방방봐 정기 모임에 올 생각은 없어? 너 밑으로 후배 엄청 많아.”
“….”
“아마 네가 아는 후배 중에서도 지금 배우나 방송국 직원된 사람도 여럿 있는데.”
“그랬나.”
느낌상, 시스템이 내려준 미션을 클리어하기 위해선.
“그래, 그럼. 한 번쯤 갈 때 됐지.”
“오오, 정말이야?”
“응.”
아마 이 분이랑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정확히는, 동아리와 연관이 있겠지만.
“그럼 다음에 연락할게!”
“어, 그때 보자.”
유재혁 선배와 헤어지고, 학교를 떠나기 전.
대학생 때 은사님이신 지도교수님의 방을 찾았다.
똑, 똑─
다행히 부재중이 아니셨기에.
“네. 들어오세요.”
끼이익─
낡은 경첩 소리를 들으며 안으로 들었다.
“어? 이게 누구야?”
“안녕하세요. 교수님.”
“하하. 네가 다 방문을 해주고, 오늘 무슨 복이야?”
“아…. 그동안 못 찾아뵈어서 죄송합니다.”
“아니야, 많이 바쁠 텐데.”
가벼운 다과를 권하며 소파에 앉기를 권하는 교수님.
“교수님 덕분에 제가 졸업은 했습니다.”
“내 덕분은 무슨.”
“아뇨. 보조 작가랑 병행한다고 수업도 많이 빼먹었는데 전부 이해해 주셨잖아요.”
학과 내에서 영향력이 있는 분이라 다른 교수님들께도 양해를 구해주셨다.
덕분에, 야간 수업으로 기꺼이 돌려주고 수업을 대충 들어도 이해해 주셨으니.
“흠, 학점은 망하지 않았나?”
“…. 그래도 졸업장은 땄으니까요.”
“김진우 작가한테 졸업장이 무슨 의미라고. 허허.”
“대학교 졸업장도 없는 드라마 작가는 없어서요.”
간단하게 대화를 나누고 일어나기 직전.
교수님은 선뜻 생각지도 못한 제안을 하셨다.
“…. 강연이요?”
인재대학교 학생들 앞에서 조촐한 강연을 부탁하셨으니.
“너무 바쁘면 안 해도 괜찮아.”
“음…. 제가 하면 교수님 면이 서는 거죠?”
“그야, 그렇긴 하지.”
“그럼 하겠습니다.”
“오, 정말?”
“네. 교수님.”
오히려 은혜를 갚을 길이 있으면 감사하지.
“그럼 날짜랑 장소는 따로 연락하지.”
“네. 교수님.”
* * *
MDN 방송국의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진 관심이 없었던 방송계.
정조준 사장은 이 바닥에 발을 들이고, 김진우 작가의 이름값을 톡톡히 체감했다.
“허 참, 고작 몇 달 만에 실적이 이렇게 차이가 난다고?”
“예. 사장님.”
어떤 기업이든 돈을 벌어야 성장할 수 있다.
특히, 방송국의 자본은 광고로부터 나온다.
얼마 전, 천성 그룹에 우호적인 기자들을 포섭해서 기사를 터트렸으니.
MDN 방송국 광고의 수준은 고작 며칠 사이에 급속도로 변했다.
《김진우표 첫 번째 시트콤, 쉐어 하우스! 그가 MDN 방송국을 선택한 배경은?》
과연, 김진우라는 사람의 브랜드 파워는 상상 이상이었다.
“돈을 물처럼 쏟아부어야만 하는 드라마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마 흥행에 따라 조금씩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망해도 본전은 건지겠군.”
“예. 사장님.”
조준은 홀로 곰곰이 생각하더니, 비서에게 말했다.
“예능 쪽은 어떻게 되고 있어?”
“백중원 선생님을 섭외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 쉽진 않겠지?”
“네. 돈이 아쉬운 분은 아니니까요.”
집밥 선생님, 식당 골목 등.
예능에 나오는 족족 메가히트작을 뽑아내는 기업인이자 방송인.
“저기, 사장님. 백 선생님이 애처가로 유명하시잖습니까?”
“그런데?”
“아내분이 김진우 작가님 열혈팬이라고 합니다.”
“그래?”
“네. SNS에 응원글도 올리시고, 작품을 전부 챙겨보신다고….”
“흠.”
방송국 사장이 이런 일까지 해야 할지는 의문이지만.
최대한 일찍 실적을 올리고 천성 그룹 주요 부서로 옮기는 게 목표니까.
“김진우 작가님께는 내가 말씀드려보지.”
“네. 사장님!”
비서가 사라지고, 정 사장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러고는, 천천히 김진우 작가에 대해 생각했다.
“시트콤 첫 촬영 때는 오겠지? 세트장에 한 번 들러야겠네.”
정조준 사장은 술자리에서 김진우랑 했던 대화를 떠올렸다.
진심인지 확신은 못 하겠지만, 새롬에게 호감이 있던 그의 모습.
“흠, 둘이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처음 보는 여동생의 말투와 행동이 더 놀라웠다.
평생 연애와 담쌓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기에.
요즘 새롬이 자주 하는 목걸이를 자신이 선물했다고 자랑하던 김진우 작가.
그리고, 그냥 아무거나 차고 온 거라고 변명하던 여동생의 어색한 말투까지.
“우리 새롬이가 다 컸구나.”
정조준 사장은 그들 사이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 보았다.
겉보기엔 진우가 새롬에게 많이 의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 김진우가 빠지면 템페스트는 무너져.”
MDN에서 제작되는 8명의 배우들과 몇 마디만 나눠봐도 알 수 있었다.
김진우 작가를 따르는 그들의 반응이나 충성심이 심상치가 않았으니.
막말로, 김진우가 빠지면 계약 기간이 끝나는 대로 죄다 이탈할지도 모르겠다.
그들 외에 강준과 임재준, 신조훈 배우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터.
“음, 김진우 작가라….”
템페스트 엔터와 김진우 작가의 가치는 나날이 상승하고 있었다.
지금처럼 몇 년만 더 성장하면, 일개 작가가 방송국이나 대형 엔터 이상의 힘을 갖게 될지도.
“우리 새롬이가 남자 보는 눈은 있네.”
* * *
며칠 뒤, 시트콤 「쉐어 하우스」 첫 촬영 날.
작업실에서 시트콤 대본을 정리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최근에 계속해서 뜨는 대본까지 치면 40화 이상을 쌓았으니.
“후우, 이제 여유도 있네.”
이제 한 번씩 캐스팅에 관여해도 되지 않을까.
정 사장 형님한테 까메오로 캐스팅하겠다고 약속했으니까.
띠링─
그때, 얼마 전에 저장한 유재혁 동아리 회장에게 톡이 왔다.
[혹시 이번 주 토요일에 시간 괜찮아?]
[저번에 말했던 정기 모임 있는데]
“일단 미션은 깨야지.”
시스템 특성상, 동아리 멤버 중에 한 명일 확률이 높아 보인다.
유재혁을 만나자마자 장소가 사라졌으니까 연관이 있을 터다.
알겠다고 답장을 보내고, 인터넷에 접속해서 기사를 확인했다.
MDN에서 시트콤 촬영을 시작했다는 기사를 확인하고 나서.
《김진우와 국진현의 콜라보, 대하드라마로 시청률 32프로 달성! KBS 연말 연기대상 수상 유력!!!》
《디지니 vs 넥플렉스,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몇 작품을 올릴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한국 영화의 새 지평! 올해 한국 최고 영화는 과연 기생벌레인가, 마법소녀인가!?》
“아니, 굳이 기생벌레랑 내 작품을 비교하는 이유가 뭐야?”
내 작품은 극장가에 걸리는 영화도 아니구만.
이 정도면 나 욕먹으라고 일부러 그러는 거 같네.
혹시나 여론이 안 좋을까 싶어서 댓글을 확인했는데.
다행히 반감을 느낀다거나 하는 종류의 댓글은 없었다.
-우리는 지금 김진우 시대에 살고 있다.
ㄴ일본은 에미코 시대라고 하던데
ㄴ무슨 에도 시대 그런 거냐? ㅋㅋㅋㅋㅋ
ㄴ우리 게이는 일본 역사공부 좀 더 하고 오자
ㄴ일뽕 ㅅㄲ 꺼져라
-김진우는 글 쓰는 기계야?
ㄴ기계 중엔 제일 잘생겼다
ㄴ제일은 아님
ㄴ너어는…. ㅋㅋㅋㅋ
ㄴ시트콤 하루에 한 편 쓴다고 카더라 ㅋㅋㅋ
“오늘도 디앤씨 갤러리는 평화롭구나.”
드르륵─
그때, 효주가 들어오며 인사를 건넸다.
“어, 왔냐?”
“네. 오빠.”
이내, 효주는 들어오자마자 걱정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오늘 저 없이 촬영장에 가셔도 괜찮으시겠어요?”
“너는 임진년 촬영장 가야지.”
“에이, 오빠 운전도 못 하시잖아요.”
“…. 야, 그 정돈 아니지.”
얘한테 무시당하니까 괜히 자존심 상하네.
근데 운전은 내가 훨씬 더 못 해서 할 말이 없다.
“제가 혹시나 해서 오는 길에 실장님께 여쭤봤는데.”
“에이, 그런 말을 굳이 왜….”
“실장님이 태워주신대요.”
“아주 잘했어. 우리 효주,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이 녀석, 아주 칭찬해.
“음…. 초밥?”
“그래. 그럼 오늘 알아서 초밥 잘 사 먹고, 내일 보자!”
“넹!”
잠시 후, 효주의 말처럼 실장님이 전화를 걸었다.
“네, 실장님.”
-효주한테 들었죠? 오늘 같이 가시죠.
“오늘 안 바쁘세요?”
-바빠도 가야죠. 일이잖아요.
“아하.”
-아니면 작가님이 직접 운전해서 혼자 가셔도 되긴 하는데.
“음, 아시다시피 제가 우회전에 좀 약해서.”
-…. 그래요. 가는 길에 우회전 가르쳐 드릴게요.
“예압!”
이어서, 나는 실장님과 함께 촬영장으로 향했다.
당연히 실장님의 차로 이동하니까, 운전대를 실장님이 잡았는데.
“여기서는 이렇게 핸들을 돌리면….”
이걸 진짜 알려준다고?
내가 진짜 우회전도 못할까 봐?
“작가님, 듣고 계시죠?”
“아, 네.”
뭘 또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알려주시나.
“자, 이제 자리 바꿔서 직접 우회전해 보실래요?”
“…. 아뇨. 이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음, 그래도 직접 해보는 게 좋긴 한데.”
“….”
슬쩍 실장님의 표정을 살펴보니, 입꼬리에 가느다란 실선을 그리고 있었다.
‘…. 장난이었어?’
이제 나한테 장난도 치시는구나.
“저기요, 작가님.”
“네?”
“혹시 토요일에 시간 괜찮으시면 송권수 감독님이랑 잡은 미팅에 참여하실래요?”
“…. 그날 약속 있는데.”
“아, 그래요?”
“네. 대학교 때 동아리 모임이에요.”
“아…. 그렇구나….”
순간, 정새롬 실장님의 표정이 묘하게 굳어졌다.
“거기서 괜찮은 배우 있나 좀 찾아보려구요.”
“하필이면 동아리에서요?”
“네. 거기 배우 지망생들이 많아서.”
“….”
시트콤 촬영장으로 가는 동안, 갑자기 실장님 말수가 줄어들었다.
‘이거 뭐지.’
기분탓인가, 갑자기 내가 뭔가 잘못한 느낌인데.
‘음….’
솔직히, 당연히 화가 날 만도 하지.
본인은 일하는데 나 혼자 놀러 가니까.
이거, 시스템이 내준 미션이랑 관련된 약속이라 어쩔 수가 없네.
* * *
「쉐어 하우스」 세트장 인근.
정조준 사장은 비서도 없이 혼자서 촬영장을 방문했다.
내부로 들어가기 직전에 담배 지갑을 꺼내서 한 개피를 입에 물었는데.
쉬이익─
갑작스럽게 나타난 여인이 담배를 빼앗았다.
“아저씨! 여기서 담배피면 어떡해요!”
“???”
황당한 경험에, 상대를 쳐다보았는데.
상대는 자신도 익히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김희정 배우님.”
“네!”
대본리딩 날 잠깐 들렀을 때, 김희정 배우는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으니.
‘내가 누군지 모르는구나.’
그건 둘째치고, 이런 취급을 받은 게 얼마 만인지.
“김희정 씨, 담배 주세요.”
“여기서 안 핀다고 하면 드릴게요.”
“그쪽이 상관할 이유가….”
휘익─
순간, 희정이 손을 들어 올리자마자 조준은 방어적으로 손을 들어서 막았다.
희정은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더니, 주변에 표지판을 가리키며 말했다.
“자요, 여기 좀 보세요.”
“음….?”
“금.연.구.역.”
“아…. 내가 잘못했네.”
“그 정도까진 아니에요.”
“…. 앞으로 조심하죠.”
이내, 희정은 담배를 반으로 분질러서 쓰레기통에 버리고 자리를 떠났다.
정조준 사장은 사라지는 희정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 저분, 김진우 작가님 동생이잖아.”
과연, 자신이 MDN 사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떤 생각을 할까.
미묘한 기대감을 가지고, 당당한 걸음으로 촬영장에 들었다.
“어휴, 사장님 여긴 어쩐 일로….”
“사장님! 안녕하십니까!”
역시, 평소에 직원들과 인사를 자주 한 보람이 있었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천천히 걸어가서 김 작가의 동생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김희정 씨?”
“네. 사장님.”
“예….? 혹시 아까도 알고 계셨….?”
“그럼요. 당연하죠.”
“….”
뭔가 이상하다.
예상했던 반응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났다.
사장인걸 알면 뭔가 조금은 다른 반응이 나와야 하는 게 아닌가.
‘흠….’
조준은 그때부터 눈을 번뜩이고 김희정 배우를 쳐다봤다.
그런데, 다른 배우들이 그녀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 뭔가 더 이상했다.
“희정아, 배고프지? 저녁 사줄까?”
“네? 왜요?”
“아, 아니. 그냥 너 배고플까 봐….”
“기현수 선배님, 매번 이러니까 사람들이 오해하잖아요.”
“아, 미안….”
옆에서 다가온 백윤 배우는 카페에서 사 온 아메리카노를 희정에게 건네며 말했다.
“선배님, 요즘 희정이 다이어트 중이잖아요.”
김진우 작가가 올 때까지 멀리서 지켜봤는데.
왜 다른 배우들이 희정에게 저렇게까지 하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이거 혹시 그거야? 팜므파탈?”
“…. 아마 그럴걸요.”
“응?”
언제 왔는지, 김현지 배우가 팔짱을 끼고 기현수를 쳐다보며 말했다.
“기현수 선배, 30년 동안 팬이었는데. 실망이에요.”
“…. 서른 살이 아직 안 됐을 텐데?”
현지는 아무 말 없이 기현수와 희정을 쳐다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김희정 배우님, 될성부른 떡잎이네.’
그 오빠에 그 동생이라고.
둘 다 평범함이랑 거리가 멀다.
잠시 후, 예정대로 김진우 작가와 정새롬 실장이 현장에 도착했다.
‘둘은 또 왜 이래? 싸웠나?’
* * *
며칠 뒤.
나는 운전 중에 정조준 사장님의 연락을 받으며 어딘가로 향했다.
“백 선생님 아내분께는 SNS를 통해서 연락드려보겠습니다.”
-고마워, 동생.
“아뇨, 형님. 저도 MDN 예능이 성장하면 좋죠.”
-음, 저기 그런데….
“네?”
-혹시 우리 새롬이랑 싸웠어?
“…. 아뇨.”
-흠, 그래? 여튼, 고맙고! 또 연락할게.
“네. 들어가세요! 재벌 형님!”
정 사장님이 보기에도 싸운 것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띠링─
그때, 정새롬 실장님은 갑자기 내게 안부차 톡을 보내셨다.
[작가님, 저는 송 감독님이랑 미팅 중에 열심히 일하면서 맛있는 거 사 먹을게요]
[작가님은 배우 지망생 많은 동아리 모임에 가셔서 맛있는 거 많이 드세요 ^^]
톡을 천천히 확인해 보니까.
“오, 기분 풀리셨구나.”
어제까진 연락도 잘 안 보셔서 아직도 화가 난 줄 알았는데.
오늘 이렇게 웃는 표정도 그렇고, 식사 걱정까지 해주는 걸 보면.
“여윽시, 실장님 대인배.”
본인은 주말에도 일하지만 나는 편하게 놀러 갔다 오라고 톡을 보내셨구나.
톡, 토톡─
[잘 놀다 갈게요 ㅎㅎ]
기쁜 마음에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
“오! 읽으셨네.”
실장님은 한참 동안 답장을 하지 않았다.
동아리 정기 모임에 도착할 때까지.
“…. 왜 답장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