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124)
“이런 게 말로만 듣던 밀당인가.”
다음 날까지 이어지는 피 말리는 눈치 싸움. 강연 중에 조아름이가 이상한 소리를 지껄이고 나서부터 그런 듯한데.
“실장님 톡은 안 보시네?”
실장님이 은근히 연애 고수였구만. 라떼는 밀당 같은 거 없었는데 말이야.
타닥, 타다닥
작업실에서 시트콤 대본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띠링 –
마침내, 실장님의 답장이 떨어졌다.
[오늘 저녁에 약속 안 잊으셨죠?]혹시나 약속을 취소하는 건 아닌지 걱정했는데.
다행히 무릎 꿇고 싹싹 빌 기회쯤은 주어졌다.
솔직히 조아름 건은 살짝 억울하지만, 원래 연애라는 게 다 요딴 식이니까.
약속 장소에 5분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는 오늘따라 모르겠지만.
평소에 절대 입지 않는 원피스를 입고 오신 정 실장님.
이게 혹시 데이트룩인가 뭔가 하는 그런 건가.
“저기, 실장님. 어제는….”
“우리 같이 사진 찍을래요?”
“네?”
“저기 세 컷 사진!”
실장님은 내 팔을 잡아끌더니 사진 부스로 이동했다.
꼭 일부러 어제 일을 언급하지 않으려고 하는 느낌이었다.
실장님…. 혹시 천사?’
저녁 식사 중에도 평소보다 훨씬 말이 많으셨다.
누가 보면, 마치 이별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 작가님, 죄송해요.”
“네?”
찐이었어?
실장님이 갑자기 이러니까 뇌정지가 찾아왔다.
이런 경우에 사과를 한다면 답은 하나뿐이다.
‘설마 나 차인 거야?’
조아름이 나보고 행복하라고 해서?
그 덕분에 불행해졌네?
오만가지 상념이 머릿속을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실장님의 입에서는 예상치도 못한 말이 흘러나왔다.
“제가 한동안 일본에 가게 생겼어요. 회사가 더 커지려나 봐요.”
“???”
“아마 적어도 1년 정도는 못 볼 텐데….”
“왜요?”
“….네?”
“왜 못 봐요?”
하물며, 군대를 가도 마음만 먹으면 매주 면회할 수 있는데.
“일본까지 겨우 비행기 두 시간 거리잖아요.”
“아.. ”
“그리고 저 작가예요. 글이야 일본에서 쓰면 그만이죠.”
“그, 그럼….”
“같이 가요. 일본.”
사실, 나도 시스템이 랜덤으로 지정하는 장소가 조금 걸리긴 하지만.
지금까지 패턴상, 내가 있는 곳 주변을 장소로 선별할 확률이 높거든.
띵동
내 예상은 꽤나 정확했다.
【내용 : 월드 클래스 미식가(3)】
【장르 : 다큐 드라마, 요리, 음식】
【장소 : 도쿄 시부야의 맛집 중 랜덤 지정
【제한 시간 : 무기한】 【※ 다이아 승급 : 110-1101011011(가상 계좌, W Bank)】
【※ 입금 금액 : 0원 / 150억 원】
키야, 이거거든….!
내가 이 맛에 랜덤 뽑기 한다고.
“그럼 일본에는 얼마나 머무르시는 거예요?”
“일본 지사 안정화가 목적이라서요.”
“그럼….”
“1년 안에 한국에 돌아오는 게 목표예요.”
“…. 어떻게 하면 목표를 달성하는데요?”
“그야, 현지 배우분들도 계약하고 본토에서 드라마 제작도 해야겠죠.”
“제가 도와줄 게요.”
“네?”
“저도 보조 작가까지 8년차예요. 짬이 얼만데요.”
정 실장님의 눈빛이 초롱초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게 그렇게까지 감동할 일인가 싶었지만.
“고마워요.”
“그럼 저도 당장 짐 싸서….”
“아뇨. 작가님.”
“네….?”
실장님은 단호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지금은 한국에서 시트콤부터 마무리하셔야죠.”
“아니, 그건…”
“설마 시트콤도 버리고 오신다는 건 아니죠?”
그냥 버리면 안 되나.
“시트콤 대본 다 쓰시면…”
“그럼요?”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해요.”
“흠…”
어쩌다 보니 고백할 타이밍도 놓쳐버렸다.
무슨 입대하는 사람처럼 이야기하니까 어쩔 수가 없네.
시간이 흐르고,
며칠 뒤, 우리는 인천국제공항에서 다시 만났다.
이렇게 빨리 가실 줄은 생각지도 못했거늘.
“대표님, 일본 가서 연락드릴게요.”
“그래요. 수고하시고.”
“네.”
마지막으로, 실장님은 내 앞에 서서 눈을 마주쳤다.
옆에 대표님만 없었으면 키갈 각인데, 이렇게 원통할 수가 없다.
“연락할게요. 작가님.”
“네.”
그렇게, 실장님은 떠나갔다.
사장님 나빠요.
***
템페스트 엔터 내 작업실.
우리는 생각보다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왔다.
시트콤 제작은 탄탄대로, 특급 게스트 섭외도 문제없었다.
“매니저님, 그럼 유설아 씨 출연은….”
-네. 지금 사장님께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계십니다.
“와, 감사해요.”
-아뇨, 설아가 제일 먼저 원했어요.
“아.”
그동안 내가 인맥 관리를 잘한 덕분이지.
-그럼 연락드리겠습니다. 작가님.
“네. 들어가세요.”
뚝.
모든 일이 순탄하게 굴러가지만, 그래도 딱 하나 달리진 게 있다면.
“오빠, 근데 그 사진은 뭐예요?”
“뭐긴 뭐야, 그냥 사진이지.”
“그냥 사진이라고 하기엔….”
실장님과 찍은 세 컷 사진이 내 자리 한쪽에 놓여있다는 것.
“효주야, 대본 편집 끝났어?”
“아뇨. 아직.”
“일 하자.”
“음…. 드라마 보고 나서 하면 안 될까요?”
“얼마나 남았지?”
“한 시간도 안 남았어요!”
마침내 다가온, 대망의 「쉐어 하우스」첫 방송
오늘따라 직원들의 표정이 새삼스럽게 결연했다.
“이번 드라마가 우리 회사에 정말 중요하다고 했어요.”
“그래?”
“네. 템페스트는 천성 그룹 자본으로 설립했잖아요.”
“흠.”
나도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정 대표님이 천성 그룹의 사람이고, MDN 방송국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근데 오빠, 강연 영상 반응은 보셨어요?”
“응?”
“얼마 전에 편집본 받으면 올리라고 하셨잖아요.”
“아….”
실장님 떠나시고 요즘 다른 일에 관심이 없어서.
딸칵
곧바로 너튜브 채널에 들어가서 지난 영상을 클릭했다.
《인재대학교 김진우 강연. Full version》
-5일 전
-조회수 1,060,331회
-좋아요 10만, 싫어요 1천
-댓글 50,157
효주가 심 PD님께 받자마자 업로드한 영상.
세 시간짜리 영상 조회수가 무려 100만.
게다가 조회수 대비 좋아요와 댓글 비율도 굉장히 많은 편이다.
-와 킹진우 강연 공짜로 풀어버림 ㄷㄷ
ᄂ광고 붙었잖아
ᄂ 어휴, 너는 그냥 보지 마라
– 임진년 종영하면 이제 뭐 보냐 ㅠㅠ
ᄂ시트콤 보면 된다곸ᄏᄏᄏᄏᄏᄏ
ᄂ이번 드라마 120부작 실화냐 ᄏᄏᄏ
ᄂ김진우랑 같은 세대에 태어나서 감사함 TTTT
-근데 2:56:22 여자 누구임? 존예 ᄃᄃ
ᄂ행복하세요 좌? ᄏᄏᄏᄏᄏ
ᄂ조아름, 단역 몇 번 출연함 ᄒᄒ
ᄂ동아리 친구라던데 장난기 보소
ᄂ저분 김진우한테 관심 있는 듯
ᄂ 부럽다 지누킴 ᅲᅲ
생각보다 댓글은 순한 맛이었다.
이러면 내가 일할 맛 나지.
***
템페스트 엔터와 김진우만큼이나 드라마의 성공을 바라는 이들.
MDN 방송국, 「쉐어 하우스, 촬영진은 한곳에 모여서 첫 방송을 기다렸다.
특히, 나지수 감독은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심정으로 성공을 기원했다.
작년에 김진우를 만나고 MBS에서 시작한 인연.
‘캠커사,
‘김나연
그의 작품들, ‘마법소녀’까지.
조연출로서는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전부 히트작으로 이어졌지만.
입봉작에서 실패하면 지난 커리어는 그대로 쓰레기통에 처박힌다.
“오! 시작했습니다!”
김희정과 김현지가 함께 손을 잡고 쉐어 하우스에 방문하는 내용.
지수는 침을 꿀꺽 삼키고 스마트폰을 들었다.
이미 접속해놨던 유료 시청률 사이트를 확인했다.
“아…. 1프로….”
원래 MDN 방송국의 시청률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홍보가 부족했을까?
아니, 8명의 출연진은 타 방송국 예능이나 라디오에도 출연해서 열심히 홍보했다.
심지어 그룹 부회장님까지 제작발표회에 방문해 주셔서 이목을 집중시키지 않았는가.
‘퍼플걸스로 더 언플했어야….
눈물이 찔끔 나올 것만 같지만 억지로 참아냈는데.
그 순간, 바로 옆에 앉아있던 스탭이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우리 시청률 3프로 찍었습니다!!!”
“어….?”
나지수는 급하게 사이트를 다시 눌러서 새로고침을 했다.
스탭의 말처럼 시청률 그래프는 3프로를 찍고 우상향 곡선을 그렸으니.
“됐다….!”
이것으로 증명했다.
김진우는 드라마의 신이라는 걸.
드라마가 끝나갈 때쯤, 시청률은 0.1도 떨어지지 않았다.
중반을 넘어갈 때쯤 4프로를 찍는가 싶더니, 결국에는,
“첫 방송 시청률이 5퍼….”
김진우 작가의 데뷔작, ‘순정마초의 시청률과 같았다.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그때는 JTBS 방송국이었고,
“우리 드라마…. MDN 방송국 역대 최고 시청률 갱신했습니다!”
한편, 급하게 비서의 보고를 받은 정조준 사장.
그 역시 김진우와 제작진이 만든 결과물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순조로운 출발인가.”
“사, 사장님! 그냥 순조로운 정도가 아닙니다.”
“흠..”
정조준보다. 오랫동안 MDN 방송국에 몸담았던 비서였기에..
오늘의 결과물이 얼마나 대단한 업적인지 침을 튀기며 설파했다.
“사장님, 이건 역대급입니다!”
“1993년 설립 이래 최고 시청률이라고요!”
… 알겠으니까 진정해.”
“앗, 죄, 죄송합니다.”
비서가 나가고, 스마트폰을 꺼내 새롬과 진우에게 격려 톡을 보냈다.
“그나저나, 두 명은 어떻게 되려나….”
한일 간에 장거리 연애를 하려나.
아니면, 이대로 끝나는 건가.
“응원은 하겠다만….”
저번처럼 둘이 한집에 있는 모습은 안 봤으면 좋겠네.
그래도 명색의 오빤데, 또 없었던 일로 할 수는 없잖아.
* * *
두 달 뒤.
작업실에서 대본을 점검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타닥, 타닥
어느새 마지막화까지 집필을 완료한 시트콤.
「쉐어 하우스 120화」
그동안 수많은 에피소드를 보면서 열심히 공부했다.
이제는 진짜로 내 작품을 써도 된다는 생각이 들 만큼.
예상대로 마지막회에 김현지랑 백윤이 결혼까지 골인하며 끝나긴 했는데.
‘그럴 거면 후반부에….
뜬금없이 김희정이랑 기현수 러브 라인은 왜 넣은 거냐.
극 중, 학생이랑 젊은 교수 역할이었으니까.
이 정도면 쉐어 하우스가 아니라 동물의 왕국이잖아.
그때, 한쪽에서 그림을 그리던 밍쁨이 내게 말을 걸었다.
“작가님, 혹시 뉴스 보셨어요?”
“무슨 뉴스?”
“MDN 방송국 관련된 뉴스요!”
띠링 –
은빈이는 내게 톡으로 두 개의 뉴스 링크를 전송했다.
《 시청률 15%를 달성한 MDN의 「쉐어 하우스」!!! 김진우 작가표 시트콤의 이유 있는 성공.》
《백중원 & 김진우 콜라보 예능 「맛 선생」, 제1호 제자 이시연은 요리사인가? 배우인가?》
“당연히 봤지.”
“대단하시네요.”
스윽, 스윽~
작업실 한쪽에서 들려오는 스케치 소리.
대화를 나누는 중에서 밍쁨은 손을 바쁘게 움직였다.
“은빈아, 웹툰 연재는 언제부터야?”
“이제 얼마 안 남았네요.”
“한번 보자.”
“넵! 여기….”
은빈이는 조심스럽게 태블릿을 건네며 나에게 작품을 보여주었다.
일전에, 내가 살짝 변경해 준 ‘마법소녀’의 찰진 대사들. 덕분에, 기갑이나 공룡보다. 마법소녀의 매력이 돋보였다.
“너 그림 진짜 잘 그리네.”
“정말요?”
“응. 연재하기 전에 내 너튜브 채널에 홍보하자.”
“우왕, 지금 구독자 70만 아니에요!?”
“80만이야.”
“외쳐! 갓진우!”
그때, 문이 열리고 효주가 들어왔다.
드르륵
이제는 알리미가 직업이 된 효주는 오늘도 들어오자마자 희소식을 알렸다.
“오빠, 지금 변 팀장님이 알려주셨는데….”
“응?”
“실장님이 후지 TV랑 계약 따냈대요!”
“오, 그럼….?”
“우리 시트콤이요. 일본에서 방영 확정이에요!”
“어쩐지, 아침부터 희정이가 왜 갑자기 일본에 갔나 했네.”
“아마 홍보차 갔을 거예요.”
시트콤이 일본에 팔린 적이 있었던가.
보통은 16부작 드라마를 가져가는데.
얼마 전에 디지니 플랫폼 런칭까지 확정 났으니.
쉐어 하우스 하나로 연달아 겹경사가 터진 느낌이다.
“역시, 순정마초….! 지성호 덕분인가?”
“기억을 지우는 회귀자! 김현지 배우님도 있잖아요!”
“아, 그러네.”
이제 걔들은 진짜 일본 활동을 시작해도 될 것 같다.
시트콤 찍은 배우들도 미리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으니까.
“지금 템페스트 일본 지사에서 일본 배우들도 영입하려고 준비 중이래요!”
“흠, 그래….?”
노트북으로 마지막 대본을 효주에게 전달하고, 대화를 계속 이어갔다.
“효주야, 기억나니?”
“네?”
“작년, 이 맘때쯤 우리 하와이 갔었잖아.”
“네…. 그쵸?”
“나는 떠난다.”
“하와이요!?”
“아니.”
실장님 생일인데, 혼자 있게 냅두면 좀 그렇잖아. 내가 명색이 남…. 사친인데.
‘뭐야, 그러고 보니까 아직도 남사친이야?’
매일 톡하는데.
***
일본 도쿄, 템페스트 재팬.
한동안 정새롬 실장은 배우들을 직접 관리하며 시간을 보냈다.
강준 드라마의 성공에 이어, 임재준도 일본에서 데뷔했으니.
“흐음, 두 달 만에 이 정도 성과면 나쁘지 않지.”
이 정도 했으면 많이 노력했다.
벌써 강준과 임재준은 제대로 자리를 잡았고.
시트콤 촬영 중인 배우들도 일본에서 인지도를 얻고 있었다.
“에미코 작가님은 보통이 아니시네.”
어떻게든 미팅 한 번쯤 잡으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일본에서 드라마 제작까지 생각하는 건 너무 무리수인 것 같기도 하고.
“일단, 직원들을 좀 더 뽑아야겠어.”
오늘처럼 매니저도 번갈아 가면서 휴일을 보장하려면. 현재 인원보다 50% 이상을 더 채용해야 할 것 같다.
띠링 –
그때, 희정이가 톡을 보냈다.
[ 언니, 저 지금 시부야에 어떤 식당인데 ᄒᄒᄒ] [이쪽으로 와 주시면 안 될까용?]“하아, 김희정….!”
하필이면 매니저 쉬는 날을 골라서 괴롭히는 건가.
안 그래도 바쁘지만, 예쁜 희정이를 보려면 직접 가야지 어쩌겠는가.
“우리 작가님 동생이니까 참는다.”
《위치 정보 : 도쿄 시부야, 이자카야 ‘덴푸라》
새롬은 희정이 보낸 지도를 확인하며 시부야의 한 식당 골목으로 향했다.
‘작가님은 오늘따라 답장이 없네.
보통 아침저녁으로 톡을 보냈는데. 이 시간대에는 항상 작업실에 있을 때라서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
‘무슨 일이 있으신가.
잠시 후, 목적지에 도착하고 식당을 확인했다. 시부야의 한 골목에 위치한 오래된 이자카야.
그런데, 내부를 확인해 보니 이상하게 익숙한 환경이었다.
‘어디서 봤더라.’
누군가의 인별그램 SNS에서 봤던 장소인 것 같기도 한데.
문을 열고 들어갔지만, 내부에는 불이 켜진 채로 아무도 없었다.
‘음? 방금 요리한 것 같은….’
중간에 테이블을 확인해 보니, 8첩 반상이 차려져 있다.
열기가 모락모락 나는 밥 세 공기에 반찬들과 미역국까지.
퍼엉!
그때, 주방 쪽에서 폭죽을 터트리며 희정이가 나타났다.
“생일 축하합니다~”
그 뒤로 생일 케이크를 들고 모습을 드러낸 김진우.
생각지도 못한 그의 등장에 새롬은 눈을 크게 뜨고 그를 쳐다봤다.
“작가님….?”
“생일 축하드려요, 실장님.”
“갑자기 뭐예요?”
“저기 식탁 위에 미역국, 제가 직접 만든 거예요.”
“와아….”
새롬은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손으로 눈가를 훔쳤다.
“언니, 지금 우는 거 같은데….?”
“아니, 그런 거 아니야.”
생일날 미역국을 먹어본 게 얼마 만인지 기억도 안 날 지경이다.
두 달 만에 나타나서 이렇게 감동을 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세 명은 식탁에 앉아서 조촐하게 생일 파티를 열었다.
후르릅 –
희정은 미역국을 한 입 먹더니 주르륵 뱉어버렸다.
“크억. 오빠, 미역국 내가 끓인다고 했지!?”
“왜, 뭐가?”
“이거 무슨 맛이야? 이거 혹시 포션인가?”
“참나, 네가 하면 나보다 낫겠냐?”
새롬은 의아한 표정으로 미역국을 한 숟가락 떴다.
“…. 먹고 죽을 정도는 아니네요.”
백 선생님이 미역국은 안 가르쳐 주신 모양이다.
“작가님, 그럼 저 때문에 일본까지 오신 거예요?”
“그것도 있고….”
김진우는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말했다.
“제 차기작이요. 쉐어 하우스 다음 작품.”
“네?”
“일본 방송국에서 제작하려고요.”
“???”
“빨리 돌아가야죠. 한국으로.”
“아.”
씨익
김진우 작가의 웃는 모습을 보는 새롬의 표정에 묘한 안도감이 깃들었다.
“딱 두 작품만 성공하고 같이 돌아가시죠.”
“그래요. 작가님.”
***
며칠 뒤,
[특종] 일본 도쿄의 후지 TV, 김진우 작가의 차기작 논의 중!》김진우의 새로운 도전은 한국과 일본 양국에 대서특필되었다.
뉴스에서는 일본의 탑 작가 에미코와 김진우의 경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