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129)
청룡영화상.
대한민국의 배우라면 누구나 이 자리에 함께하기를 꿈꾼다.
당연히 여민서 역시 그런 배우들 중 한 명이었다.
심지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니 얼마나 기쁠까.
곧이어, 차례가 다가오고 시상자는 한 명씩 후보를 호명하기 시작했다.
그 멋진 공룡과 로봇들을 제끼고 왜 자신의 장면을 내보내는 건지.
‘아…. 내가 후보니까 당연한가.’
영화의 한 장면을 보여주는 스틸 컷.
순간, 한동안 잊고 있던 수치심이라는 감정이 물밀 듯이 밀려왔다.
-물리 마법봉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구! 빌런도 한 방, 공룡도 한 방! 너도 한 방, 나도 한 방!
화면 속에선 분홍색 양 갈래 머리의 서른 살 여인이 요술봉을 들고 있었으니.
‘저건 내가 아니야!’
사람들이 마법소녀 미미와 여민서를 제발 좀 분리해서 생각해 줬으면 좋겠네.
그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옆에서 김진우 작가가 말을 걸었다.
“민서 씨, 멋있어요.”
“네?”
이런, 또 놀리는 건가.
촬영 중에만 놀리던가.
숙이고 있던 고개를 살짝 들어서 그와 눈을 마주쳤다.
“정말 멋있어요. 오늘 최고예요.”
“….”
순수한 눈빛을 보내며 진심으로 칭찬하는 김진우 작가.
인정의 욕구가 메슬로우의 몇 단계 욕구였더라.
여튼, 단 한 순간에 그게 충족되는 기분이 들었다.
‘…. 나랑 은근히 잘 맞는 사람.’
마법소녀도, 기갑 로봇도 사랑하니까 창작할 수 있겠지.
그러고 보면 같이 사회봉사를 함께 했었던 기억도 있고.
“고마워요, 작가님.”
스크린에 띄어진 5명의 여우주연상 후보들에 대한 소개를 마치고.
긴장되는 순간, 작년도 여우주연상 수상자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번 수상자는 누굴까요? 제가 더 긴장되는데요.”
고작 3초가 억겁의 시간처럼 길게 느껴졌다.
이윽고, 시상자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코드네임 030, 마법소녀의 여민서 배우님! 축하드립니다!”
조여진 배우가 수상할 거라는 모두의 예상이 깨졌다.
동시에, 대한민국의 영화판에 새로운 신성이 탄생했다.
“어, 어….”
오히려 옆에서 진심으로 축하해 주시는 조여진 배우님과 「기생벌레」 촬영진.
“민서 씨, 나가셔야죠!”
“아…. 네!”
자신이 받아도 되는지 고민이 될 만큼 큰 상이었다.
‘내가 어떻게 이걸….’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시상대 위에 오른 여민서.
상을 탈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기에, 작년에 준비한 수상소감을 대충 바꿔서 말했다.
“어…. 송권수 감독님, 김진우 작가님께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힘든 촬영이었거든요. 첫 블록버스터 영화이기도 했고…. 스탭분들, 템페스트 엔터 식구들, 매니저 오빠, 그리고….”
말을 하면서 힘들었던 지난 시간들이 떠올랐다.
오늘 그 보상을 받는다는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또르르─
이내, 볼을 타고 흐르기 시작하는 눈물 한 방울.
방송 중에 절대 눈물을 보이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 그리고….”
고마운 사람들을 한 명씩 읊다가, 할 말이 떨어졌을 때쯤.
“저는 당연히 기생벌레가 받을 줄 알았는데….”
당연히 기생벌레가 받을 줄 알았다는 말.
오늘 청룡영화상에만 5번 등장한 최대 유행어였다.
“…. 아, 빼먹을 뻔했네. 김진우 작가님!”
어느새 민서는 눈물이 범벅이 된 채,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저 마법소녀 친구들 좀 만들어 주세요!”
“응….?”
그렇게, 민서는 짧지만 명확한 의도를 담은 내용으로 수상 소감을 마쳤다.
작품상은 「기생벌레」에게 돌아가며, 청룡영화인들의 밤은 저물어갔다.
* * *
하룻밤 사이에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중 하나는 새로운 작품이 떴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여민서의 ‘그’ 발언.
《여민서, 그동안 많이 외로웠다! 새로운 마법소녀의 등장을 예고하는 신호탄인가!?》
역시나 기자들은 놓치지 않고 민서의 발언에 기사로 리플을 달았다.
그리고 사이버 워리어들은 키보드를 꺼내어 기사의 아래에 리플을 달았다.
-??? : 마법소녀 흑역사 같이 만들분 파티원 모집 (1/5)
ㄴ김진우, 당장 여동생부터 마법소녀로 만들라고 ㅋㅋㅋㅋ
ㄴ희정이 제로투 보고 이거라고 확신했다 ㅋㅋㅋ
ㄴ김희정 피규어 나오면 바로 산다 ㅋㅋㅋㅋㅋㅋ
ㄴ솔까 김진우 사단에서는 에바가 제일 어울림 존예라서
ㄴ에반데?
ㄴ에반데?
ㄴ에반데?
ㄴ삼진 에바로 마법소녀는 기각되었습니다
ㄴ단합력 씹 ㅋㅋㅋㅋㅋㅋㅋ
-서른 살 마법소녀 뭔데 ㅋㅋㅋㅋ
ㄴ이제 소녀가 아니라고 ㅋㅋㅋㅋㅋㅋㅋ
ㄴ팩트) 원래부터 소녀는 아니었다
ㄴ그래도 동안임 ㅡㅡ
ㄴ여민서 골수팬 검거
-다음 제목은 코드네임 031 ㄱㄱ
ㄴ서른 한 살이라서? ㄷㄷ
ㄴ너어는 진짜…. ;;;
ㄴ사탄 : 이건 좀….
-여민서 쪽팔려서 운 거 맞제?
ㄴ야 솔직히 초딩한테 시켜도 쪽팔림 ㅋㅋㅋㅋㅋㅋ
ㄴ이건 울어도 ㅇㅈ
ㄴ근데 왜 기갑 공룡은 언급도 아무도 안 하냐고 ㅋㅋㅋ
ㄴ그건 마법소녀가 킹룡을 압.살.했.기. 때문이지
ㄴ세상에….
이후로도 끝없이 이어지는 장난 반, 진담 반의 드립들.
부디 이 글을 여민서가 보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거 보면 100% 멘탈 깨져서 시즌 2 안 한다고 할 듯.
‘음…. 진짜 효자 상품이네.’
처음엔 시스템이 장난하는 건가 싶었는데.
이제 보니까 본편보다 나을 때도 종종 있다.
‘다중 집필’ 베네핏으로 만든 작품들은 다들 결과로서 효과를 입증했다.
캠커사, 마법소녀, 미식가.
「월드 클래스 미식가」는 아직 개봉도 안 해서 잘 모르겠지만.
솔직히 그건 퀘스트 깨려고 급하게 잡은 작품이니까.
“아하항.”
그때, 옆에서 꺄르르 웃음을 흘리는 희정이.
얘는 내가 일본에 있는 동안에도 연락도 거의 안 하더니.
“너는 맨날 스마트폰을 끼고 사냐?”
“당연하지. 죽으면 핸드폰도 못 하잖아.”
“…. 근데 나한테 연락할 생각은 안 허냐?”
“오빠는 사후세계에서도 맨날 볼 것 같아서.”
지랄이 늘었네.
“그땐 오빠가 내 동생 해라. 내가 잘해줄게.”
“난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소.”
“사후세계라니까? 못 죽어.”
“….”
또다시 스마트폰으로 시선을 돌리는 희정이.
곧바로 옆에 앉아서 뭘 보고 있는지 확인했다.
‘마법소녀 웹툰….?’
그러고 보니까 밍쁨이한테 선물이라도 한 번 크게 해줘야지.
최근에 네이바에서 크게 히트쳤다고 하던데.
덕분에, 영화에 관심 없던 팬층까지 꽤나 확보했다고 들었다.
“재밌냐?”
“응. 내가 진짜 오빠를 다시 봤다니까? 스토리 개쩔어.”
“그래?”
“응. 이건 진짜 은빈이가 다 했다. 그림체 개쩔어.”
“….”
어떻게 1초 만에 말을 바꿔.
이럴 시간에 연기 연습이나 할 것이지.
“너는 오늘 촬영 없냐?”
“없는뎅.”
아니, 오늘도 분명히 촬영날인 걸로 알고 있구만.
“희정아, 촬영 없으면 연기 실력을 키울 생각은 안 드니?”
“왜….? 내 연기 별로야?”
“응. 리코 알지? 걔랑 비슷하더라.”
“허얼….!”
같은 스승을 두고 있어서 그런지, 리코를 잘 알고 있나 보다.
“내, 내가 그 정도라고?”
“응. 너는 연습 좀 더 해야 됨.”
“….”
충격에 빠져 있는 희정이를 뒤로하고 누군가에게 톡을 보냈다.
톡, 토톡─
[설아 씨, 잘 지내셨죠?]
새로운 작품의 제목, 자강음천.
최고 권위의 음악 아카데미에서 펼쳐지는 고퀼리티 음악 드라마.
자존심 강한 음악 천재 두 명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라고 생각했지만.
‘마지막회 정보열람’ 베네핏으로 확인해 보니, 전학생까지 총 세 명의 대결이었다.
신인 배우로 채워야 하나.
지이이잉─
고민하던 찰나에, 무려 유설아 님께서 직접 전화를 걸어주셨다.
“설아 씨!?”
-작가님!!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셨어요?”
-그럼요! 요즘 쉐어 하우스 잘 보고 있어요!
“고마워요.”
-여동생분 너무 귀여우신 듯. 헤헤.
“…. 그건 좀.”
가볍게 안부를 묻고, 용건을 꺼내기 위해 운을 띄었다.
“설아 씨, 혹시 오늘 잠깐 로템 엔터에 들를 수 있을까요?”
-음, 저는 오늘 시간이 안 되는데…. 그럼 내일….
“아뇨, 만나주실 필요는 없고, 저만 잠깐 들르고 싶어서요.
-앗, 아아아!! 넵. 들르세요! 매니저 오빠한테 말해놓을게요!
“…. 감사합니다.”
유느님이 살짝 민망해하시는 것 같아서 말을 돌렸다.
“저기, 혹시 요즘 바쁘세요?”
-음…. 연말 콘서트 준비로 조금 바쁘네요.
“아하.”
크으, 역시 뮤지션은 다르구나.
과연, 자강음천의 주인공답다.
“연말 시즌만 지나면 좀 낫겠네요?”
-그쵸! 아, 콘서트 보러 오실래요? 퍼플걸스 분들도 게스트로 오실 텐데!
“퍼플걸스요?”
-네. 처음엔 레이미하고만 친했는데, 지금은 다들 저랑 친해요! 전부 작가님 덕분이에요.
“아….”
기억났다.
옛날에 내가 레이미 씨 소개해줘서 같이 음악 작업했었지.
“세미 씨도 게스트로 참여하겠네요?”
-그럼요!
유설아에 세미까지 원 플러스 원….?
이건 꼭 가야 해.
-제일 좋은 티켓 두 장 보내드릴게요! 콘서트 구경 오세요!
“그럼….”
-동생분이랑 같이 오시면 좋은데.
“…. 아뇨, 희정이는 그런 거 안 좋아해요.”
실장님이랑 가고 싶긴 하지만, 워낙 바쁘셔서.
“응? 뭐가? 내가 뭐를 안 좋아해?”
“희정아, 그냥 조용히 해.”
“왜? 뭔데? 뭔데 그래?”
“응. 아무것도 아니야. 조용히 해.”
“아, 알려죠오!”
결국, 우리집 망나니는 콘서트 티켓 소식을 들어버렸다.
스피커폰으로 유설아와 몇 마디 대화를 나누더니.
“나도 갈래애애애애애─!”
“제발 닥쳐. 쪽팔리니까.”
급하게 설아 씨한테 인사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세상 부끄러운 동생을 숨기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다.
‘내가 너랑 갈 바에야 에바랑 간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실장님께 톡으로 시간이 되는지 여쭤봤지만.
띠링─
아쉽게도 거절당했다.
[저는 연말에 일이 너무 많아서…. ㅠㅠ]
[희정이랑 잘 다녀와요! 같이 사진도 많이 찍고 ㅎㅎ]
[그래도 다른 여자랑은 안 가서 좋네요 ^^]
그렇게, 확인 사살까지 해 버리는 실장님.
이러면 빼도 박도 못 하게 김희정이랑 콘서트 가게 생겼다.
‘사진 찍어오라는 말은…. 혹시 인증샷?’
지금 나 지금 관리당하는 건가.
이런 게 장거리 썸의 묘미인가요.
“대박쓰! 오빠 덕분에 유설아 콘서트도 다 가보네.”
“….”
“오빠, 땡큐!”
“….”
그래서 내가 왜 얘랑 콘서트장에 가야 하는지 설명 좀.
* * *
MDN 방송국, 「쉐어 하우스」 촬영장.
오늘따라 촬영장 분위기가 소란스러웠다.
아무래도, 어제 마법소녀의 수상 때문에 그런 경향이 컸다.
이곳 주연 배우들은 전부 크든 작든 김진우 작가와 연관이 있었기에.
촬영장 한쪽 구석에서 이진호는 최근에 친해진 김현지와 대화를 나누었다.
“어제 여민서 선배님 수상소감 들었지?”
“응, 진짜 대박이야!”
“내 이름도 언급해주시던데.”
“아, 김나연 때 같이 출연하셨구나.”
“응. 맞아.”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 넘쳐나는 이곳 촬영진.
그중에서도 그나마 대화가 잘 통하는 그들이었다.
“김진우 작가님도 참 대단하시지.”
“요즘 우리 시트콤 시청률이 거의 20프로로 계속 유지하고 있던데.”
“화제성도 1위고.”
“…. 우리 드라마 종영이 2월 말이었나?”
“그치. 그때까진 광고도 계속 들어올걸.”
그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도 템페스트에 붙어서 열심히 꿀을 빨자는 무언의 동의였다.
“촬영은 대충 1월에 끝나겠네.”
“그러게. 앞으로 한두 달 정도….”
오늘따라 희정이가 없어서 조용한 분위기의 촬영 현장.
진호는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오늘치 대본을 펼쳤다.
이미 전부 숙지한 내용이지만 다시 한번 들여다봤다.
극 중, 최근에 사귀게 된 김현지에게 잘 보이고 싶은 백윤은 진호에게 부탁했다.
어떻게 하면 멋진 몸은 가질 수 있는지 알려달라고, 자신도 몸을 만들고 싶다고.
-스무 살인데 3대 250?
-네! 헬린이치고 나쁘지 않죠?
-…. 겨우?
-네?
-나는 니 나이 때 3대 500 조졌다고!
-음….
-너는 안 되겠다. 오늘부터 걸음은 무조건 런지야. 식전, 식후, 아침, 저녁으로 데드 리프트 20회, 스쿼트는 특히 중요하니까….
-아니…. 그건 좀.
그렇게 열심히 운동하면서 시간을 보내던 중.
하루 종일 런지로 걸어 다니는 백윤을 본 김현지는.
오히려 백윤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너 미쳤어? 우리 헤어져.
백윤은 그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서 눈물을 흘렸다.
-진호 형, 이게 뭐예요!
-뭐야, 지금 우는 거야? 눈물 뚝! 울면 근손실 난다고.
-야 이, 근육 돼지 새끼야!
진호는 헬창 엔딩으로 끝나는 대본을 보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음, 나는 이 정도는 아닌데.”
“…. 이진호 배우님! 들어가시겠습니다!”
“네에!!!”
스탭이 부르는 소리에, 진호는 곧바로 촬영에 들어갔다.
옆에서 응원해주는 현지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서.
한편, 진우는 로템 엔터에서 새로운 대본을 작성하고 있었다.
* * *
타닥, 타다닥─
「천상의 멜로디 : 자강음천 1부」
평범한 아카데미물의 클리셰를 따라가는 초반부.
이번 작품은 천재들만 모인다는 학교.
그레이스 아카데미의 학생들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입학식에서 선서를 외치며 전교생의 경외를 받는 천재 중의 천재, 유설아.
작곡이나 노래는 기본에, 거의 모든 악기를 다룰 수 있는 최고의 기대주.
모든 일에 시니컬하고 자만심에 빠진 그녀는 학교에서 최고의 라이벌을 만난다.
아이들은 시골에서 상경한 세미를 촌스럽다고 놀렸지만.
노래를 할 때면, 유설아를 능가하는 천재처럼 굉장한 실력을….
“소리가 안 나네….?”
드라마를 천천히 확인하던 중, 뭔가 문제가 있음을 깨달았다.
“음악 소리가 안 들려?”
정확히는 음악 소리가 ‘기억’나지 않았다.
클래식 음악이나 기존에 존재하는 음악은 편하게 흘러나왔지만.
‘신곡…. 인가.’
시스템이 작곡까지 해주지는 않으니까.
그 정도로 만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전과는 달리 작품 내부에 노래가 등장해서 문제였다.
곡을 언급하고, 평가하고, 해설하는 내용이 나오니까.
“골치 아프네.”
일단 어쩔 수 없이 그에 대한 내용을 쓰고는 있지만.
현재는 존재하지도 않는 노래를 독창적이고, 잔잔하고, 레트로스럽다고 하는 게 맞는 건가.
타닥, 타다닥─
내일 일은 내일의 나에게 맡기고 계속해서 대본에 집중했다.
한참 동안 대본을 쓰고, 점검하던 중간에 전화가 걸려왔다.
지이이잉─
일본에 있는 정새롬 실장님의 연락.
근데, 특이하게 영상통화로 걸려왔다.
‘내 얼굴 보고 싶어서?’
이거 내년에 결혼식장 잡아야 하나.
“여보새롬?”
-…. 후지 TV 방송국입니다. 감독님이랑 같이 있어요.
“흠흠, 네. 김진우 작가입니다.
미리 말씀을 하시지요.
-생존 필드 캐스팅 건 관련해서 연락드렸어요.
“네?”
-지금 7명을 캐스팅했는데, 한 명 남았죠. 참가자 8번 역할이요.
“아…. 2화에 죽는?”
-네. 단역이긴 하지만 연기력이 꽤 중요해서 지금 미팅 중인 배우분을 보여드리려고요.
“누구를….?”
-일본에서 유명한 배우 에이전시 중에, 와일드 소속사의 신인 배우거든요.
“와일드 에이전시?”
-네. 신인치고는 인지도가 상당하고, 지원자들 중에 연기력이 가장 좋아요.
“흠….”
곧이어, 한 일본인 배우가 스마트폰 너머로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작가님! 신인배우 타다요시입니다!
“아, 네. 타다 상.”
주인공 마츠시타의 후배이자 호루라기로 불을 내뿜는 그 캐릭터.
첫 화에서 광기 어린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은 아직도 인상 깊었다.
‘이렇게 멀리서도 가능하려나….’
처음 시도해 보는 거지만, 영상 너머의 상대를 보면서 베네핏을 사용했다.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사전 조사(Lv 2)를 사용합니다.】
【해당 배우는 ‘참가자 8번’ 역할과 0% 만큼 일치합니다.】
‘…. 실화냐.’
연기랑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도 이것보단 높게 나온다.
그런데 현역이, 그것도 캐스팅 직전의 배우가 일치율 0프로라니.
“이름이 뭐라고 하셨죠?”
-네! 타다요시입니다!
“…. 혹시 간첩이세요?”
-네?
띵동─
그때, 시스템 알림음이 발생하면서 새로운 업적 달성을 알렸다.
【‘나보다 낮은 사람?’ 임무를 달성했습니다.】
【히든 미션을 완료하여, 특전이 주어집니다.】
【쓸모없는 베네핏을 랜덤으로 획득합니다.】
뭐야, 쓸모없는 베네핏을 왜 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