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130)
후지 TV의 료스케 감독은 김진우의 작품을 보며 수차례 감탄했다.
‘일본의 문화를 정확히 파악했어.’
사실 처음에는 외국인 작가가 일본어로 대본을 쓴다고 해서 걱정했던 게 사실이다.
솔직히, 편성을 심야 시간대로 옮겨야 하는 건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었다.
현재 경쟁 방송국에서는 동시간에 저녁 9시 피크 타임에 에미코 작가를 섭외했다고 들었으니까.
그런데, 얼마나 표현력이 뛰어난지 도무지 외국인이 썼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의 대본이었다.
김진우 작가와 대화를 나누면 틀림없는 외국인인데.
집필 실력은 고학력의 PD들과 비교해도 월등했으니.
‘이건 진짜 해볼 만 하겠는데?’
10부작의 대본을 한 번에 받아보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짜임새 있는 설정과 캐릭터 간의 조화.
1부에서 시작하는 뺑소니 사건이 10부작 전체를 관통한다.
사소한 복선이 주연급 캐릭터의 죽음을 암시하는 건 기본.
메인 빌런들의 카리스마는 주인공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그 강준 배우가 재벌 3세 역할이라….’
최근 「무적자」에서 고난도 액션 연기로 호평을 받은 탑배우.
그로인해 템페스트 엔터가 일본에 자리를 잡았다는 사실은 업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첫 악역에 도전하는군.’
게다가, 신조훈이라는 배우는 말수가 적은 야쿠자 역할.
낫을 휘둘러서 검기를 뽑아내 살육을 자행하는 악마를 소름 끼치도록 잘 선 보였다.
그 외 모든 참가자 역할 또한 김진우 작가가 캐스팅한 사람들.
이제 남은 배역은 하나뿐이었다.
단역이지만 초반부에 강렬한 첫인상을 남겨야 하는 주요 배역.
‘이번 드라마는 반드시 성공하겠군.’
대본과 캐스팅이 완벽하다면, 그저 흘러가는 대로 카메라만 들고 찍어도 작품이 탄생한다.
료스케 감독은 인생 최대 커리어를 쌓겠다는 다짐을 하며 마지막 배우와 미팅을 진행했다.
후지 TV 방송국.
정새롬 실장과 스탭들을 비롯한 「생존 필드 in 도쿄」의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진우 작가님, 다른 배우를 구하라는 거죠?”
-네. 실장님.
“그럼, 알겠습니다.”
모여있는 사람들은 전화를 끊는 정새롬 실장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김진우 작가와 한국어로 대화하는 그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기에.
“아, 타다요시는 그럼….”
“다른 배우를 구하시죠.”
“네?”
“이번 작품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
새롬의 말을 듣고, 타다요시의 표정이 구겨졌다.
아니, 솔직히 다른 사람들도 그녀의 결정에 의문을 품었다.
다른 지원자들보다 월등한 실력의 신인배우.
광기어린 후배의 역할과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라고 확신했으니.
김진우 작가의 발언권이 강할 수는 있지만, 이 정도면 독재자가 아닌가.
‘연기를 보지도 않았으면서….?’
후지 TV 역시 일본의 6대 공중파방송국 중 하나.
직원들의-, 특히 감독들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정새롬 실장님, 확실합니까?”
“네.”
“이유는 들어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
새롬은 당장이라도 진우의 의견을 전달하고 싶었다.
‘…. 관상이 별로래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러면 싸우자는 거잖아.
“김진우 작가님만의 고유의 캐스팅 선별법이 있습니다.”
“응….?”
“언제나 사람을 보고 대본을 작성하시죠.”
“그, 그런….”
“강준, 임재준, 퍼플걸스 세미, 여민서까지. 모든 퍼즐처럼 정확한 캐스팅으로 입증한 방법입니다.”
“흠….”
와일드 에이전시의 매니저와 타다요시는 대충 인사를 하고 방송국을 벗어났다.
“다른 지원자를 찾아보시죠.”
“그러시죠. 별수 있겠습니까.”
시스템의 존재를 모르는 이들은 진우를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시간이 흐르고, 그의 놀라운 선구안의 진가는 제대로 드러났으니.
과연, 김진우 작가의 촉은 무서울 만큼 정확했다.
* * *
띠리리링─♬
아침부터 스마트폰이 계속해서 울려대는 탓에 잠에서 일찍 깼다.
“아, 오늘 시사회!!! …. 는 내일이구나.”
「월드 클래스 미식가」 언론 시사회에 불참한 줄로 착각했다.
평소 진동으로 해놓기에 오랜만에 듣는 벨 소리.
실장님이랑 장거리 썸을 타면서 바꾼 버릇이었다.
“으음, 실장님.”
-아, 작가님. 제가 혹시 깨웠나요?
“아, 자고 있긴 했는데…. 실장님. 아침부터 웬일로….”
-아직 목소리가 많이 잠겼네요. 해가 중천인걸요.
“녜?”
그녀의 말을 듣고서 시계를 슬쩍 확인해 보니.
“…. 보통 오전 7시를 그렇게 표현하나요.”
-네. 저는 아침 식사도 차려 먹고, 수영도 하고, 출근도 했는데요.
“….”
그게 정상인가요.
“아침부터 어쩐 일로 연락을 다 주시고….?”
-뉴스 좀 확인해 보세요.
“네?”
-타다요시 사건.
곧바로 전화를 끊고, 관련된 내용을 검색했다.
《일본의 신인배우 타다요시, 클럽에서 폭행 시비로 입건! 현재 조사 중으로….》
《한 신인배우가 폭행 사건으로 조사를 받던 중 대마초를 대량으로 밀수입한 정황이..》
《日 대형 기획사, 와일드 에이전시 측은 곧바로 전속계약을 해지하며 법적인 조치를….》
일본에서나 유명하지 국내에선 무명 배우나 다름없는데.
워낙 큰 스캔들이라 한국에서도 사건을 다룰 만큼 화제였다.
‘이건 진짜 하늘이 도왔구나.’
아니, 시스템이 도왔다고 해야겠지.
만약, 혹시라도 클럽에 안 가서 폭행 사건에 휘말리지 않았더라면.
촬영 중간에 대마초 밀수입 사건이 밝혀졌을 수도 있었던 건가.
“이런….”
대충 예상은 했지만, 시스템이 이런 것까지 걸러주다니.
다음부터는 베네핏으로 훨씬 더 꼼꼼하게 체크해야겠어.
띠링─
곧이어, 정 실장님은 추가로 톡을 보냈다.
[료스케 감독님이 고맙다고 전해달라셨어요]
[본인 잘못으로 전부 망칠뻔했다고]
“아, 료스케 감독님이 추천하셨나 보네.”
나야 시스템이 있으니까 알 수 있었지.
그게 아니면, 연기 잘하는 사람을 뽑는 게 당연하니까.
일련의 사건을 뒤로한 채, 템페스트 엔터로 이동했다.
자차로 운전하면서 얼마 전에 얻은 베네핏을 확인해 봤다.
그래도 베네핏이니까 당연히 기대를 했건만.
【절대음감 (Lv 1) : 사용 시, 10초간 절대음감이 됩니다.】
찐으로 쓸데없는 베네핏.
이건 진짜 dog 쓸데없네. 어따 쓰냐.
솔직히 패시브처럼 적용된다고 해도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르겠다.
‘음악 드라마 쓴다고 대충 던져준 것 같긴 한데.’
띠링─
그때, 효주에게 다급한 어조의 메시지를 받았다.
연락을 받자마자 곧바로 차를 돌려야만 했으니.
[오빠, 희정이 지금 쉐어 하우스 촬영장에서 울어요 ㅠㅠ]
“뭐냐, 누가 내 동생을 울렸어!?”
바로 운전대를 돌려서 MDN 방송국으로 향했는데.
도착하자마자 희정이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 내가 울렸네?”
내용이 심심한 것 같아서 대본 살짝 만졌을 뿐이거늘.
“으아아앙.”
킹콩 인형탈을 뒤집어쓰고, 눈물을 펑펑 흘리는 김희정.
우리 아우님께서 나름 여배우라고 프라이드가 생겼던 모양이다.
“으어엉, 대본에 분장까지는 안 쓰여 있잖아요오.”
“어제 급하게 수정됐어. 김진우 작가님이….”
“너무해애애.”
“그래도 분장하는 게 더 예쁜 것 같기도 하고….”
“…. 어헝?”
“아, 아니. 말실수! 복장이랑 어울린다는 뜻이야!”
철제 의자에 앉아서 분장사와 대화를 나누는 희정이.
나는 뒤에서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오늘 촬영은 희정이. 킹콩. 로맨스. 성공적.’
곧이어, 뒤에서 나를 부르는 효주와 인사를 나누었다.
“오빠, 오셨어요?”
“어, 효주야. 네가 고생이 많다.”
“차라리 그냥 토끼탈로 바꾸는 게 어때요?”
“글쎄, 굳이?”
벌써 분장도 거의 끝났는데?
지금 보니까 분장이 작 먹는 얼굴이었어.
내가 서른이 넘도록 여동생을 잘 몰랐네.
‘마법소녀랑 은근히 잘 어울릴지도….?’
그 순간, 뒤를 돌아본 희정이와 정면에서 눈을 마주쳤다.
이내,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다가오기 시작하는 그녀.
두터운 인형탈을 뒤집어쓴 채로 뛰어오며 나를 불렀다.
“야아아아, 김진우우우!!!”
“엄마야. 얼굴 보소.”
타다닥─
나는 급하게 주차장으로 도망쳐서 차에 시동을 걸었다.
끝까지 따라오기에 어쩔 수 없이 후진으로 운전해야만 했으니.
열렬하게 따라오는 우리의 킹콩-, 아니, 여동생과 아이컨택을 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허허허. 오늘은 작업실에서 자야겠다.’
음, 회사도 위험할 것 같다.
그냥 스파시바 목욕탕에 가야겠네.
* * *
디지니 플레이 아시아 지부.
안젤라는 마법소녀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장면을 여러 번 돌려봤다.
“괜히 내가 다 뿌듯하네.”
현재 진행 중인 아카데미 시상식 1차 투표.
마법소녀는 심사위원들이 심사하기에 최대의 골칫거리라고 들었다.
블록버스터 영화는 그저 오락성만 집중했다는 인식이 강해서.
기껏해야 기술 부문에서 상 하나를 탈까 말까 하는 게 현실이었으니.
‘그래도 마법소녀는 많이 다르지….!’
같은 시대를 기준으로, 혁신적인 작품은 언제나 후보에 올랐다.
E.T.나 인디아나 존스, 죠스, 쥬라기 공원, 스타워즈 같은 명품 대작들.
다른 건 몰라도 ‘파격적인 설정’ 하나 만큼은 마법소녀도 절대 그들에 뒤지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더 심할걸.’
화제만 끌어모은 게 아니라 흥행에도 성공했으니.
후보는 물론, 수상권까지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뿐인가.
김진우 작가의 드라마 역시 경쟁작들을 제끼고 상위권에 무사히 안착했다.
『아시아권 통합 순위 Top 20』
Rank 1 : 《쉐어 하우스》
Rank 2 : 《코리안 호러 스트리머》
Rank 3 : 《철혈검가(鐵血劍家)》
Rank 4 : 《임진년, 반격의 칼날》
Rank 5 : 《러브미》
.
.
.
Rank 17 : 《해외영업 3팀 김나연》
Rank 18 : 《새까만 늑대들》
Rank 19 : 《기억을 지우는 회귀자》
Rank 20 : 《재벌 상속자는 순정마초》
최상위권에만 무려 세 작품이 김진우 작가의 드라마.
매번 자신의 기록을 스스로 경신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였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모든 작품을 쓰는데 2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는 점.
1, 2위 작품은 아시아권이 아니라 세계 랭킹으로 따져도 상위권에 올랐다.
‘얼마 전에 일본에서도 새 작품을 쓰셨다고 하던데….’
이번에는 언제 제작되려나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래도, 이제는 진짜 쉬려고 한국으로 돌아가신 것 같은데.
또다시 새 작품을 쓴다고 하면 진짜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아닐까.
“아, 그러고 보니까 내일이면….”
김진우표 첫 번째 다큐멘터리 영화, 「월드 클래스 미식가」
제작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여동생 에바 때문에 자꾸만 관심이 갔다.
그랬기에 미국 상영관 몇 군데를 마련해서 배급하기도 했으니까.
“마법소녀든, 미식가든….”
내년 2월 중순, 둘 중 하나만 오스카상의 수상권에 이름을 올리면.
그땐, 진짜 할리우드에 진출해도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저, 저기…. 지부장님!”
“네?”
갑자기 다가와서 급하게 안젤라를 부르는 직원.
예상치 못한 손님이 아시아 지부에 와서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
“맥스 음악감독님?”
“네!”
마법소녀 음악의 99%는 그의 지분이었다.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음악의 중요성을 말할 필요도 없었으니.
명작이 탄생하는 데에 크게 기여한 숨겨진 공로자.
직원에게 되물을 것도 없이 곧바로 그에게 달려갔다.
“안녕하십니까, 감독님!”
“오오, 안젤라 지부장님. 오랜만입니다.”
“감독님, 어쩐 일로 이렇게 직접….?”
“흠….”
맥스 감독은 어렵게 입을 떼었는데.
의외의 말을 들은 안젤라는 크게 당황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그 작품을 끝으로, 도저히 음악 작업을 할 수가 없더군요.”
“으음, 그러시군요.”
“마법소녀, 그 작품을 끝낸 이후였어요. 당시에는 계속해서 떠오르던 악상이 뚝 끊기는 기분입니다.”
“아, 음….”
안젤라 본인 역시 김진우 작가의 작품들을 보고나서 많은 변화를 느끼고 있었다.
이전에는 가리지 않고 잡식으로 소화했던 여러 대본들이 이제는 잘 읽히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여기까지 찾아오셨으니까….’
작은 조언을 드려보자면.
“김진우 작가님을 찾아가 보시는 건 어떠세요?”
“그게 의미가 있을지….”
“그분의 대본을 보고 나서 생긴 변화가 아닌가요?”
“흠….”
살짝 애매하지만 맞는 말이었다.
원인을 알 수 없으니 찾아봐야겠지.
“한국에 다시 들러봐야겠군요.”
마법소녀 이후, 다시 한번 실력을 검증한 거장.
맥스는 다시 한번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기로 결심했다.
* * *
다음 날,
찜질방에서 밤잠을 뒤척이느라 찌뿌둥해진 몸을 일으켰다.
“아 뒤지게 힘들다.”
그래도 어쩌겠어.
킹콩한테 잡혔으면 진짜 뒤졌을지도 모르잖아.
그래도 오늘은 화가 조금 풀리지 않았을까.
마침내 다가온, 「월드 클래스 미식가」 언론 시사회 당일.
그동안 기다리고 기다리던 이시연이 데뷔하는 날이었다.
‘드디어 얻는구나. 베네핏 조합권!’
신인 배우를 발굴하라는 임무에 대한 보상.
그거 하나 먹겠다고 동아리 모임도 참석하고, 강연장에서 심 감독님도 만나고.
백중원 선생님이랑 예능도 하고, 일본 가서 실장님이랑 쎄쎄쎄도 하고.
하여튼 정말 다사다난했던 나날이었다.
잠시 후,
나는 직접 운전을 해서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슬쩍 주변을 둘러보니 다행히 희정이는 보이지 않았다.
곧이어 도착하는 기자분들께 친절하게 인사를 드리던 중.
“…. 우리 희정이 왔어?”
“흥.”
여동생을 비롯한 템페스트 식구들이 전부 축하해 주러 시사회장에 방문했다.
지금 일본에 있어서 올 수 없는 배우들을 제외하면 거의 전부 참석한 느낌이다.
그중에서도 오늘의 주인공은.
“작가님!”
“이시연이! 오늘 엄청 예쁘네!”
“정말요!?”
“응. 진심이야.”
네가 베네핏 조합권으로 보여.
“선배, 고마워요. 헤헤.”
“내가 더 고맙지.”
이어서, 각자 자리에 앉아서 내 첫 다큐 영화를 시청했는데.
첫 번째 장면이 나오는 동시에 시스템은 내게 보상을 지급했다.
띵동─
【‘당신이 아는 사이!’ 임무를 달성했습니다.】
【히든 미션을 완료하여, 특전이 주어집니다.】
【베네핏 조합 이용권을 획득합니다. 】
조금 미안하지만, 영화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솔직히 이거 얻으려고 다중 집필로 쓴 대본이니까.
남들은 영화를 감상하는 동안, 나는 찬란한 보상을 확인했다.
【상세보기 : 두 가지 베네핏을 조합하여 상위의 베네핏을 획득합니다.】
그래, 이런 게 있어야 진정한 가챠게임이지.
말로만 상위 베네핏이라고 해놓고 꽝이 있을지도 몰라.
‘내가 가지고 있는 베네핏이….’
얼마 전에 얻은 절대음감.
이건 어따 써야될지도 모르겠고.
나머지는 전부 쓸모가 있어서 뭘 버려야 할지 애매하다.
그나마 처음 얻은 베네핏인 ‘배우 변경’이나 임무로 얻은 ‘마지막회 정보열람’.
그중에서도 마지막회 같은 경우, 몇 부작인지 정도는 알아야 일정을 관리할 테니.
한참을 고민한 끝에, 결단을 내렸다.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베네핏 조합 이용권을 사용합니다.】
【베네핏 ‘배우 변경’과 ‘절대음감’을 조합합니다.】
배우 변경권은 유사시에 필요하지만, 그동안 거의 쓴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시스템에 등록한 뒤에 바꾸고 싶다면.
그냥 그때 대본을 좀 더 신중하게 쓰면 되지 않을까.
띵동─
【추가 베네핏을 획득합니다. 】
두 개의 베네핏을 조합한 뒤.
조심스럽게 새 능력을 확인했다.
【자유 편집(Lv 1) : 작품당 ‘1회’, 당신이 수정한 내용에 따라 앞으로의 전개가 펼쳐집니다.】
‘아, 그러니까….’
앞으로는 가기 싫은 장소를 수정할 수 있는 거잖아.
내가 원하는 배역을 마음대로 꽂아 넣을 수도 있고.
이제 내가 원하는 대로 PPL도 마음껏 넣을 수 있겠네.
드디어 시스템이 내 실력을 믿어주는 건가.
‘…. 근데 왜 배신할 것 같지?’
어느새 영화가 끝나고, 시사회 한쪽에 작은 소란이 발생했다.
어떻게 알고 오셨는지, 맥스 음악감독님은 천천히 내게 다가왔다.
“김진우 작가님.”
“어…. 어떻게….?”
“템페스트 직원이 배려해 주셔서 들어왔습니다.”
“아…. 오랜만입니다.”
짧은 영어로 대화를 이어던 중, 옆에서 직원이 통역을 도와주었다.
“시사회 끝나고 잠시 얘기 좀 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럼요.”
“감사합니다.”
내가 오히려 부탁하고 싶은 심정이다.
‘음악 드라마를 찍는데 음악 감독님이 제 발로 굴러 들어왔네….?’
그것도 할리우드의 거장 음악 감독님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