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135)
오랜만에 집에서 여동생과 예능을 시청했다.
백중원 선생님의 「맛 선생」
최근에 시연의 떡상과 함께 시청률 10프로를 넘긴 MDN 간판 예능.
-이시연 씨! 잠깐 내려와봐유.
“저 대사는 언제 들어도 명대사네.”
“그러게.”
“너 요즘 다큐는 잘 찍고 있냐? 그 분이 알고싶다.”
“당연하지. 요즘 시청률도 잘 나와.”
“이제 나는 안 찾아?”
“가끔 찾으셔. 나중에 언니랑 한 번 나와.”
“흠. 몇 달간은 좀 바쁘고.”
작년에 씨를 열심히 뿌려놔서 그런가.
올해는 연초부터 두 작품을 동시에 진행한다.
이제 슬슬 촬영이 끝나가는 쉐어 하우스를 제외하더라도.
일본에서는 생존 필드, 한국에서는 천상의 멜로디가 있으니.
띠링─
그때, 내 스마트폰에 누군가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어? 우리 여친 님이잖아?”
“…. 그렇게 티를 내야겠어?”
“응.”
스마트폰을 들고 곧바로 실장님께 온 톡을 확인했다.
[작가님, SBC 방송국 미팅 잡혔습니다]
[날짜 확인 부탁드립니다]
세상에. 누가 보면 싸운 줄 알겠네.
“…. 이게 남친한테 보내는 여친의 톡이 맞는 거야?”
“뭐가.”
“이거 한번 봐봐.”
그것도 사귄 지 얼마나 됐다고.
여동생에게 톡을 보여주며 문제가 있는 게 아닌지 물어봤다.
“음, 혹시 언니랑 싸웠어?”
“…. 아니.”
“그럼 좀 심각한데.”
“그치?”
“응. 연애고자 두 명이 연애를 하니까 문제가 많네.”
“오빠한테 고자라니.”
여동생은 곰곰이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말을 이어갔다.
“호칭도 바꾸고 반말을 해야 친해질 것 같아.”
“그런가. 나는 노부부끼리 존댓말 쓰는 거 멋있고 좋던데.”
“그럼 노부부 돼서 다시 존댓말로 바꾸던가. 이대론 결혼까지도 못 가.”
“…. 저주하냐?”
이내, 희정이는 나직하게 혼잣말을 뱉었다.
“흠, 안 그래도 얼마 전에 나한테 오빠 생일을 물어보던데.”
“어?”
“아아아아! 비밀이야! 비밀일 텐데!”
“…. 너 진짜 멍청하구나. 대본은 어떻게 외우냐.”
그래도 생일은 챙겨주시려는 것 같네.
갑자기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일단 반말을 하던가 호칭을 좀 바꿔봐.”
“오케.”
전화할 때 시도나 해볼까.
이내, 희정이는 리모컨을 들어서 채널을 돌렸다.
주간 연예계 소식을 알려주는 「연예가 TV」
곧이어, 화면에는 내 얼굴이 큼지막하게 걸렸다.
그 옆에는 타 방송에 출연했던 정 실장님의 사진까지.
-연초부터 핑크빛 열애 소식에 기분이 좋아지네요.
-작년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1위에 오른 분이죠!?
-상대는 같은 회사 직원이라고 들었는데. 어떤 분인가요?
낯부끄럽게 남의 연애사를 후벼파네.
정 실장님한테 괜히 미안하게.
-정새롬 실장님은 엔터 판에서 굉장히 유명하신 분이거든요.
-맞아요! 다큐 방송 출연 한 번에 게시판 점령은 기본!
-두 분은 재작년에 처음 만나서 첫 작품인 순정마초….
“이야, 오빠 연애하는 걸 전 국민이 다 알아.”
“….”
“누가 첫 연애 아니랄까 봐.”
“야 이씨, 대학교 때도 만났어.”
“아, 그거 일주일?”
“…. 한 달.”
생각해보니까 이미 연애하는 티를 다른 데에서도 냈었다.
내 너튜브 채널에서 표지를 실장님이랑 같이 찍었으니까.
곧바로 스마트폰을 들어서 내 너튜브 채널을 검색했다.
보통 효주가 가끔 내 짧은 영상을 올리면서 관리한다고 하던데.
《진우 TV》
《구독자 82.4만 명》
80만에서 한동안 정체된 채널.
영상 개수에 비하면 구독자가 정말 많은 편이다.
상단에 걸린 표지를 보니, 괜히 가슴이 뿌듯했다.
너튜브 표지 채널에 나랑 여친이랑 여동생이 한 번에.
“오빠, 최신 영상에 댓글 한 번 봐봐.”
“응?”
열애설 이후, 당연하게도 댓글이 주르륵 달렸다.
“구독자들 다들 슬퍼하겠네.”
“응?”
“원래 스타가 연애하면 팬들이 슬퍼하고 그러잖아.”
“오빠, 장난해?”
희정이는 스마트폰을 들어서 불편한 댓글을 보여주었다.
-새롬 눈나가 너무 아까워 ㅠㅠ
ㄴ언니이이이이 ㅠㅠㅠㅠㅠ
ㄴ김진우가 얼마를 버는데 ;;;
ㄴ찐
-진우야, 잘해줘라 ㅡㅡ
ㄴ정새롬 팬이었는데 ㅠㅠ
ㄴ둘이 헤어지면 김진우 템페스트 나가는 거?
ㄴ정새롬이 나갈 듯
갑자기 너튜브 채널 운영에 회의감이 들었다.
“…. 내 팬들 다 어디 감.”
“원래 너튜브가 다 그래.”
“….”
팬은 아닌걸로.
지이이잉─
그때, 여친님께 전화가 걸려왔다.
“기회다.”
“잘 헤라.”
반말하는 게 뭐라고 이렇게 떨리는가.
“여보새롬?”
-작가님, 답장이 없으셔서….
“어, 새롬아.”
-???
호칭은 여보로 가자.
미리 많이 불러놔서 개꿀이네.
-혹시 오늘 어디 아프세요? 지금 심각한데.
“아닌데?”
-…. SBC 방송국이랑 미팅 잡혔어요.
“어, 잘했어. 고마워.”
이제 상대방 호칭만 고치면 되겠다.
오빠라고 해줄래?
싫으면 말고.
-…. 작가님, 희정이한테 생일 들었는데. 빠른이라면서요.
“네? 아, 당연히 빠른도 인정하셔야죠.”
-아니죠. 그게 없어진 지가 언젠데요.
“…. 잠깐만, 내가 두 살 더 많은데?
장난해? 빠른이어도 내가 더 많잖아.
-앗,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 새롬아.”
-또 연락할게요!
뚜- 뚜- 뚜- 뚜─
이거 혹시 밀당, 뭐 그런 거야?
“오빠는 왜….”
“응?”
“새롬 언니 앞에서만 병-, 아니, 바보가 돼?”
“…. 방금 욕한 것 같다?”
“내가 미안해.”
“뭐가.”
희정이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내 잘못이야. 걷는 법도 모르는 아이한테 뛰는 법부터 가르쳤네.”
“???”
“일단 반말은 압수. 그냥 존댓말 써.”
“…. 뭐냐.”
내가 뭐 잘못했는데.
* * *
디지니 플레이 아시아지부.
한 여인의 책상에는 ‘마법소녀’ 피규어가 놓여있었다.
아직 일반 대중에 시판된 물건은 아니고, 제작 단계에 있었다.
“오늘 발표했겠네.”
다음 달, 2월에 있을 아카데미 시상식.
그 1차 투표의 후보가 마침내 공개되었다.
딸칵─
안젤라는 마우스를 클릭해서 조심스럽게 결과를 확인했다.
모니터 최상단에 쓰인 작품은 한국의 영화였다.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작품.
‘기생벌레…. 대단하구나.’
안젤라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한국에 정말 인재가 많다고 생각하며 다음 작품을 확인했는데.
「코드네임 030 : 마법소녀 Part. 1」
기생벌레처럼 작품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각본상, 미술상, 시각효과상, 음악상.
4개 부문에 후보로서 이름을 올린 김진우의 작품.
‘미술상, 각본상…. 기생벌레랑 또 경쟁인가.’
안젤라는 각본상 후보에 오른 결과에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김진우 작가님 작품.’
마법소녀는 유독 미술과 시각효과에 공을 많이 들였으며.
맥스 음악감독은 할리우드에서도 거장으로 평가받으니.
“자, 잠깐만.”
그런데, 그녀를 놀라게 한 작품은 따로 있었다.
《아카데미 단편 다큐멘터리상 후보, 「월드 클래스 미식가」》
‘LA에서 꽤나 인기를 끌었다고는 들었지만….’
미국에서 고작 세 군데의 극장에 걸린 영화.
현재 활동 중인 아카데미 회원들이 많이 들렀다고 들었다.
‘일이 이렇게 흘러갈 줄이야.’
한국에서만 아카데미 상 후보에 세 작품.
그중, 두 작품은 김진우 작가의 영화였다.
아마 한국에서도 이 소식이 전해졌을 테지.
과연 대중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정새롬 씨한테 전화를 한번 해볼까.”
그러고 보니까 김진우 작가와 열애 소식도 들었으니.
축하한다고 말을 꺼내려고 스마트폰을 드는 순간.
멀리서 직원이 숨 가쁘게 뛰어왔다.
“지부장니이임!”
“뭐지.”
안젤라는 자신의 앞까지 다가와서 숨을 헐떡이는 직원에게 말했다.
“천천히 말씀하세요.”
“큰일 났습니다!”
본인 자리에서 얼마나 멀다고 이렇게 뛰어왔을까.
“…. 뭔데요.”
직원은 급하게 들고 있던 종이를 건넸다.
결재 서류도 아니고 종이만 한 장 들고 오다니.
안젤라는 미간을 찌푸리고 종이를 확인했는데.
“영화 포스터?”
“네! 너무 급하게 뽑아오느라….”
“이거….”
포스터의 한쪽에는 중국어로 이런저런 글씨가 쓰여 있었다.
정중앙에는 마법봉을 든 여인과 뒤쪽에 조잡한 로봇과 공룡까지.
“…. 마법소녀 표절작?”
“네! 인터넷에서 우연히 찾은 자료입니다.”
“이런 씨, 장난하나.”
“근데 제작사 위치 정보는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뭐?”
“중국이 워낙 폐쇄적이라서….”
그냥 돈 주고 판권을 사가면 되는 것을.
“선 넘네.”
디지니가 국제 사회에서 가진 힘을 과소평가했을까.
그냥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려고 할 것 같은데.
“어림도 없지.”
뚜루루루─
안젤라는 급하게 템페스트 엔터 측에 전화를 걸었다.
* * *
SBC 방송국에 급한 불똥이 떨어졌다.
매해 위상이 완전히 달라지는 김진우 작가가 아닌가.
그 차기작으로 SBC를 선택할 거라고는 본인들도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를 선택할 줄이야….”
“반드시 잡아야 합니다.”
드마마본부장과 신임 국장은 화면에 한 기사를 띄어놓았다.
《대한민국, 오스카상에 한 걸음 다가서다! 기생벌레와 마법소녀, 미식가까지!》
한국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에 이름을 올린 세 작품.
그중에서도 무려 두 작품이 김진우 작가의 작품이었기에.
“이번에 SBC에서 제작 못 하면….”
“옷 벗을 각오까지 해야겠지.”
사장님께서 기대를 무척이나 많이 하신다고 들었다.
이제는 김진우를 단순히 스타작가라고 표현할 수가 없었다.
“탑스타작가….?”
“…. 템페스트 측에서 외주 감독을 쓰겠다고 전했습니다.”
“그건 들었어. 송권수 감독이라고….”
원래 방송국에서 외주 감독을 쓰는 건 흔했다.
워낙 퇴사율이 높아서 고작 너덧 명의 감독으로 굴러가는 경우도 허다했으니.
“송권수라….”
“아마, 차충헌 감독이랑 사이가 많이 나쁠 겁니다.”
“일단 차충헌, 그 친구는 당분간 지방으로 발령해.”
“네에!? 하, 하지만….”
“내 말대로 해.”
“…. 네.”
“이번 작품 끝나고 오라고 해.”
“알겠습니다.”
SBC에 대작을 남기고 퇴사한 송권수 감독.
무려, 아카데미에 이름을 올린 ‘마법소녀’의 메인 연출자.
‘세상일 모른다더니….’
몇 년 사이에 송 감독도 거물이 되어버렸다.
바로 오늘, 김진우와 송권수에 의해 자신들의 운명이 결정될 터였다.
드라마본부장은 눈빛을 번뜩이고 하성원 국장에게 말했다.
“PT 자료 준비는 끝났겠지?”
“네! 반드시 우리 방송국에서 찍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17가지 준비해 왔습니다!”
“잘했어.”
언제부터 공중파 방송국이 작가에게 PT 발표를 했는지 모르겠으나.
마음 한구석에 불안한 구석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알지.’
이민주 작가와 김진우 작가의 불화설.
대외적으로는 친해 보이지만, 방송가에선 흔한 썰이었다.
지금은 아닐지라도, 한때 이민주 작가의 앞마당이었으니.
그런 이유로 김진우는 영원히 SBC 쪽에 발걸음을 돌리지 않을 줄 알았다.
잠시 후,
약속 시각에 맞춰 김진우 작가와 템페스트 직원이 방문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송권수 감독까지.
‘정새롬 실장님은 안 오셨군.’
본부장은 냉큼 달려가서 진우에게 친한 척을 했다.
“하하, 작가님 오셨습니까?”
“음, 본부장님?”
“네. 작가님.”
“…. 국장님을 뵈러 왔는데요.”
“아, 지금 하 국장은 미팅룸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
여태까지의 대우와 크게 달라진 모습.
작년 KBC에서 임진년 드라마를 찍을 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으니.
‘뭐지….?’
미팅룸에 들자마자 하성원 국장은 정중하게 인사하고, 발표를 시작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이번 드라마를 SBC에서 찍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
진우는 초면에 PT 발표를 하는 하 국장을 보며 어리둥절했다.
어떤 드라마인지 대본을 보여달라고 할 줄 알았는데.
언제 편성할지, 누구를 캐스팅할지 이야기할 줄 알았는데.
“…. 자, SBC의 제작환경은 또 어떻습니까? 타 방송국이랑 비교하면….”
“저기요.”
진우가 손을 들고 물었다.
“네, 작가님. 말씀하십시오.”
“저 아직 드라마 장르도 말씀 안 드렸는데요?”
“뭐든 다 좋습니다! 다 좋아요!”
“…. 막장 드라마는?”
“어휴, 막장에 환장하죠. 시청률은 원래 막장이 다 먹는 거죠!”
“…. 혹시 다큐 드라마라던가.”
“오우야, 다큐 영화로 아카데미도 가신다고 하더니 다큐에 눈을 뜨셨구나! 경복궁 편부터 작가님 나오는 다큐는 전부 챙겨봤습니다.”
“….”
그냥 예스맨이네.
“유설아, 세미 둘 다 잡아주세요.”
“네? 그분들은 스케줄이 있을 수도 있고….”
“그건 확인했습니다.”
“아, 그러시구나.”
“그리고 캐스팅 비용은 방송국에서 전부 부담해 주셨으면 합니다.”
“…. 전부요?”
“네. 전부.”
유설아와 세미를 캐스팅할 수 있는지.
그리고 맥스 음악감독을 포함한 모든 개런티를 책임질 수 있는지.
그게 김진우가 바라는 조건이었다.
“그, 그럼 회당….”
“회당 2억 5천이요.”
“….”
“그거 안 받아오면 저 실장님한테 혼나요.”
“음….”
하 국장은 슬쩍 본부장의 눈치를 봤다.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넘었기에.
“그렇게 하시죠. 작가님.”
미팅을 마치고, 진우는 새롬에게 톡을 전달받았다.
[지금 바로 회사에서 보시죠]
[중요한 일입니다]
“에이,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그냥 말씀을 하시지.”
* * *
한편, 레인보우 엔터의 장경준 대표도 수상 소식을 들었다.
세미가 출연한 「기생벌레」의 희소식.
무려 오스카 상의 6개 부문의 후보에 이름을 올렸기에.
물론, 아직 2차 투표와 수상작 심사가 남아있긴 하지만.
그래도 1차 투표에서 후보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성과였다.
“세미가 보물이로구나.”
역시 드라마보다는 영화가 최고였다.
굳이 말로 하지는 않지만, 배우들도 영화배우의 급을 한 치수 더 높게 치지 않는가.
촬영 시간은 더 짧은데, 드라마 16부작에 준하는 출연료를 한 번에 받는 것도 그렇고.
“그럼 세미 차기작으로 영화를….”
띠리리리링─
그때, 비서실 쪽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대표님.
“응?”
-SBC 방송국 측에서 캐스팅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누구? 재은이? 유나?
-세미 씨를 원합니다.
“….”
순간, 장 대표는 표정을 굳히고 턱을 쓰다듬었다.
‘글쎄.’
SBC 방송국이면 나쁘지 않지만, 그래도 지금은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지.
당장 추가로 영화에 들어가서 연타석 홈런을 노려봐야만 한다.
“그냥 정중하게….”
-김진우 작가님 차기작입니다. 감독은 송권수 감독님.
“…. 정중하게, 하겠다고 해.”
-네. 대표님.
뚝.
비서를 잘 둬서 다행이지, 혹시 김진우 작가의 작품이라는 말을 안 했다면.
‘큰일 날 뻔했군.’
이래서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만 한다.
슬쩍 시선을 돌려 오스카상 후보들을 확인했다.
국뽕 기사에 올라온 김진우의 두 작품, 마법소녀와 미식가.
김진우 선장이 모는 배가 물에 가라앉은 적이 있었던가.
얼마 전, 퍼플걸스가 까메오로 출연한 쉐어 하우스조차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원래 퍼플걸스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나갔지만, 다시 천천히 생각해보니까.
“…. 오히려 우리가 덕을 봤어.”
디지니 플랫폼에 해당 회차가 올라온 순간.
퍼플걸스 너튜브 채널 구독자가 10만이 올랐다.
단순히 구독자가 아니라, 퍼플걸스 팬이 10만 명이나 늘었다고 생각하면.
“김진우 작가님 작품에는 무조건 숟가락 걸쳐야지.”
세미가 아니라 퍼플걸스 전원이 출연하길 바라도 나가야 할 판이었다.
모든 음악 작업과 해외 일정을 중단하는 한이 있더라도.
* * *
템페스트 엔터테인먼트.
실장님과 함께 논란의 포스터를 확인했다.
“이건 그냥 베낀 게 맞네요.”
“그렇죠.”
마법소녀 표절 논란이라.
아직 대중에 공개된 포스터는 아니지만.
“겁이 없는 건가?”
디지니는 저작권에 굉장히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그냥 대충 돈 좀 빨아먹고 버리려고 한 것 같은데.
“원래 나라를 싸잡아서 욕하는 건 싫어하지만….”
“그 나라가 좀 그런 경향이 있죠.”
“제가 지부장님하고 방법을 찾아볼게요.”
“네. 실장님.”
띵동─
바로, 그때.
【시스템 표절 작품을 감지했습니다.】
【해당 작품의 제작을 저지하세요. 】
수상한 말과 함께 발동하는 시스템.
처음 보는 기능에,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어….?”
【상세보기 : 31°30’0.2″N 102°30’2.5″E】
뭐야 이건.
무슨 암호 같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