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160)
정덕수 회장은 김진우의 새로운 작품을 읽으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오감을 뛰어넘는 그 무언가를 자극하는 활자의 조합.
B급 감성을 자극하면서도 성인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내용.
뽕을 3D로 봤으면 이런 느낌이었을까.
“흠, 재밌구만.”
어렸을 적 가난했던 정 회장에게도 꿈이라는 게 있었다.
스크린 속에서 화려한 모습을 뽐내는 배우들을 부러워했으니.
‘변태 할아버지 역이라….’
방금 막 썼다는 3부에 나오는 인물.
왠지 모르게 익숙한 느낌이 들었는데.
“오우야….”
생생하게 묘사되는 김 프로의 보드라운 살결은 상상력을 강제로 이끌어 내었다.
분명히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거늘.
어찌 이렇게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건지.
‘할멈, 미안혀.’
하늘에서 기다리고 있을 전처에게 미안함을 느낄 지경이다.
사람들이 주저 없이 김진우를 천재라고 부르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난생처음 컨텐츠 산업에 투자하지만, 전혀 아까운 마음이 들지가 않았으니.
“회장님, 자제분들이 전부 모였습니다.”
“벌써 시간이 되었나. 허허.”
정 회장은 집사의 말을 듣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대본을 탐닉했다.
그저 집무실에서 글을 읽었을 뿐인데, 가슴이 웅장해졌다.
영상물로는 채울 수 없는 충만한 감각.
우리는 이것을 대리만족이라 부르기로 약속했다.
“저기…. 회장님.”
“음?”
집사는 회장의 눈치를 살피며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조금만 있다가 가시는 게….”
“???”
정 회장은 슬쩍 시선을 내려서 자신의 아랫도리를 쳐다봤는데.
“…. 그게 좋겠군.”
역시, 인간이 가진 가장 강한 원동력 중 하나는 상상력이 아니겠는가.
‘언제부터 이렇게 신체가 건강했을꼬…..’
상념을 털어내고, 손주들이 있는 야외 테라스로 걸음을 옮겼다.
오늘은 손주들만 모아놓은 자리였으니.
추후에 정식으로 자리를 만들 생각이었다.
‘막내 손녀딸을 아무에게나 줄 수는 없지.’
대본이 좋은 건 좋은 거고, 손녀딸을 내어주는 건 또 다른 문제가 아닌가.
심보가 고약한 손주들까지 한자리에 모아놓은 이유가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당연히 진땀을 흘리며 고생을 시킬 생각이었는데.
“저기…. 회장님.”
진우가 뜬금없이 자신을 부르며 살며시 말을 흘렸다.
“회장님은 아마 배우가 되셨어도 크게 성공하셨을 겁니다!”
“응? 아, 관상을 본다고 했던가?”
“관상까지는 몰라도, 배우가 될 재능은 제가 정말 잘 찾습니다!”
“흘흘….”
“회장님만 아니었으면, 꼭 제 작품에 캐스팅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정도입니다!”
“흠….”
조금은 어이없는 말을 들었지만 미소가 지어졌다.
아부성 발언이라고 해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동경했던 배우들이 불현듯 떠올랐으니.
‘김 작가가 그렇게 배역을 잘 고른다지….?’
못 이기는 척, 무슨 배역인지 살며시 물어보려고 하던 찰나.
몇몇 손주들은 당황한 얼굴로 뻘쭘하게 웃고 있었다.
“김 작가, 그건 좀….”
“하하, 김 작가님이 술을 잘 못 하시나 봅니다.”
아니, 왜 니들이 지랄이야.
내가 괜찮다는데.
정 회장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괜찮으니까 일단 무슨 배역인지 들어보지.”
“할아버지.”
새롬까지 나서서 정중하게 사과하는데 할 말을 잃었다.
“정말 죄송해요.”
아니 나 하고 싶다고, 이것들아.
사실 내 꿈은 원래 배우였단 말이다.
“진우 씨가 작품에 관해서는 열정이 있어서요.”
“아니, 그니까 무슨 배역….”
새롬이 나서자 몇몇 형제들이 헛다리를 짚으며 말을 거들었다.
“할아버지께서 저렇게 싫어하시는데….”
“아까 눈썹 꿈틀하신 거 봤어? 내가 회장님 잘 아는데, 그거 화나셨을 때 표정이야.”
그건 너 때문이다, 이놈아.
“제가 김 작가한테 잘 말해보겠습….”
“다들 조용!”
정덕수 회장은 근엄한 목소리로 손주들을 타일렀다.
“내가 초대한 손님 모셔다 놓고 무슨 말버릇이야!”
“아….”
“결혼하기 전까진 가족도 뭐고 아니고, 그냥 내 손님이야! 알겠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정 회장은 가볍게 손주들을 제압하고 기대감 섞인 목소리로 진우에게 물었다.
“그래서, 무슨 배역인고….?”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초롱초롱하게 눈빛을 빛내는 회장님.
“음…. 아닙니다! 그냥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왜 그래. 애들이 듣고 있어서 그런가?”
“아뇨, 그런 게 아니고….”
“다들 안에 들어가 있어.”
“회, 회장님. 그러실 필요는….”
정덕수 회장은 고작 말 한마디로 손주들을 치워버렸다.
“자자, 부담없이 말해봐. 무슨 배역인고?”
“아, 음 화내실까 봐 걱정이….”
“허허, 내가 왜 화를 내겠는가.”
“그게….”
김진우는 도무지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베네핏 ‘사전 조사’로 알아본 회장님의 역할은.
“변태 할아버지 역할이요.”
“흠….”
“그, 아니면…. 야동 보는 설정만 수정할까요? 아직 가능한데.”
“….”
* * *
단칼에 거절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캐스팅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세상에, 진짜 캐스팅하시다니.”
“저도 놀랐네요.”
비록 까메오 출연이라고는 해도 워낙 대단한 인물이라서.
아마 공개된다면 주식이나 재계를 뒤흔들 수도 있을 사건이 아닐까.
그만큼 한국에서는 전무후무한 충격적인 캐스팅이었으니.
“새롬 씨, 괜찮겠어요?”
“네? 뭐가요?”
“재벌인 거, 공개하기로 했잖아요.”
“…. 언젠가 밝혀질 일이었죠.”
이번 회장님 캐스팅을 계기로 새롬의 신분도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었다.
친손녀 남자친구의 작품에 출연하는 친근한 이미지로 포장하기 위해서.
“부디 천성 그룹 주가가 떨어지진 않기를….”
“괜찮을 거예요.”
미국에서는 전직 대통령이나 재벌이 종종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재벌 회장이 카메오로 출연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그것도 성인 드라마.
궁금해서라도 안 볼 수가 없을 것 같다.
“하여튼, 진우 씨는 정말….”
“네?”
“일반인들의 상식을 초월하시네요.”
“…. 칭찬 감사.”
“칭찬 아니고.”
나도 회장님께서 순순히 허락하실 줄은 몰랐지.
막내 손녀딸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신 모양이다.
게다가, 공식적으로 연애도 허락 맡았으니까.
이러다 이거 진짜 재벌 사위 되는 거 아닌가.
“아, 근데 방송국 직원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네?”
“차기작, 하필이면 MDN 방송국이잖아요.”
“아….”
MDN 방송국은 천성 그룹의 자회사.
그것도 부회장님이 직접 정조준 사장님까지 꽂아 넣었으니.
군대 때 생각난다.
별님이 오신다고 해서 5시간 동안 삽질했는데.
당연히 그분은 코빼기도 안 비췄던 더러운 기억.
“저기, 진우 씨.”
“네?”
“진우 씨 부모님은 괜찮으실까요?”
“무슨 말씀이세요?”
“저희 집안에 대해 밝혀지면…. 저는….”
“음, 다음에 얼굴 한번 보는 걸로 하시죠.”
“좋아요.”
슬쩍 새롬이 얼굴을 쳐다보니, 붉게 상기됐다.
할아버지도 찾아뵙고 우리 부모님도 보면.
‘진짜 상견례….!?’
혼자 기분 좋은 상상을 하던 찰나.
머릿속에서 시스템의 알림음이 울려 퍼졌다;.
띵동─
아니, 근데 이 자식은 왜 자꾸 남의 연애사에 끼어들어.
【‘죽창, 죽창!!!’ 임무를 달성했습니다.】
【미션 : 여친이랑 헤어지기】
【제한 시간 : 1분】
【수락하시겠습니까? (Y/N)】
‘미친놈인가.’
처음으로 시스템 미션을 단칼에 거절했다.
* * *
미국 로스앤젤레스.
안젤라는 쏟아지는 광고 협찬을 선별하며 직원과 대화를 나누었다.
“제이든, 협찬사들 정리해서 보내주세요.”
“네! 지부장님.”
한국 지점에서 훌륭하게 업무를 마치고 아시아 지부에 복귀한 제이든.
현재 아시아지부를 먹여 살리는 작품은 전부 김진우 작가의 작품이었기에.
“저 없이 한국지점이 괜찮을런지 벌써부터 걱정이네요. 하하.”
“…. 아주 잘 굴러가니까 걱정하지 마시죠.”
“오늘 드디어 두 배우분들께서 방문하시는 건가요?”
“그렇다고 들었어요.”
“와아, 로다주 배우님이랑…. 에바!!!”
“…. 에바 팬이세요?”
“당연하죠!”
디지니 플레이에서 일하다 보면 연예인들 만나는 게 하루 이틀이 아닐 텐데.
제이든은 어느새 에바의 몽환적인 매력에 흠뻑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다.
“맨 대 와일드, 한국 촬영장에서 한번 봤을 때 너무 아름다우셔서….”
“저보다?”
“지부장님,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 제 여동생이에요.”
“네?”
확실히, 이미 에바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는 중이었다.
뭇 사내들의 동경을 한 몸에 받는 탑스타가 됐으니.
‘많이 컸네.’
스마트폰을 들어 현재 「맨 vs 네이쳐」의 성적을 확인했다.
플랫폼 내 드라마 중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Top 5.
아시아지부가 아닌, 디지니 플레이의 모든 작품들 중 5위였다.
‘이제 슬슬….’
그렇게 기다리던 할리우드 진출도 머지않았다.
김진우 작가뿐만 아니라, 어쩌면 에바까지도.
그때, 어떤 직원이 제이든을 밀어내고 안젤라에게 말을 걸었다.
“지부장님, 1부 편집 완료했습니다.”
“음…. 그래요?”
“제작발표회는 미국에서….”
“아뇨, 한국에서 잡아야죠.”
“아, 그렇습니까?”
“물론이죠.”
이번 「코리안 호러 스트리머 시즌 2」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올해 아시아지부 최고의 작품을 꼽으라면.
「맨 vs 네이쳐」와 함께 가장 기대되는 작품이다.
띠링─
순간, 스마트폰에 도착한 메시지.
로다주와 에바가 아시아지부에 도착했다는 내용이었다.
“제이든, 바로 만나러 가시죠.”
“넵! 지부장님!”
곧바로 안젤라는 제이든과 함께 응접실로 이동했다.
‘에바, 왔구나.’
언니를 언니라고, 여동생을 여동생이라고 부르지 못한 시간.
홍길동의 심정으로 부단히 노력했던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잘 지냈어?”
「쉐어 하우스」를 거쳐, 「맨 vs 네이쳐」로 탑스타 반열에 오른 여동생.
에바는 활짝 웃는 얼굴로 언니에게 말했다.
“지부장님, 아시아 지부 식당에서는 청국장을 안 파네요?”
“???”
“여기 한국 직원들도 많다고 들었는데요.”
“….”
“식사 좀 신경 써줘요. 저 이제 한식 아니면 못 먹는단 말예요.”
“…. 에반데?”
아쉽지만, 현실 자매는 오랜만에 만나도 그리 애틋하지 않았다.
* * *
JTBS 방송국, 「세 남자」의 마지막 촬영일.
굉장히 좋은 성적으로 올해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덕분에 한 남자만 빼고 모두가 행복한 연기를 할 수 있었다.
“나 오늘은 진짜 고백하려고.”
“네?”
기현수는 더이상 미룰 생각이 없었다.
처음 클럽에 함께 갔을 때부터 희정이 신경 쓰였기에.
요즘 세상에 배우가 연애하는 게 흠결이 되지는 않았다.
“고백으로 혼내준다.”
“….”
그의 말을 듣는 강준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학원에서부터 함께 연기를 공부하며 친구가 되었는데.
어째서 기현수의 말에 거부감이 드는 걸까.
“꼭 고백하셔야겠습니까?”
“오늘 마지막 촬영인데, 언제 또 볼지 모르잖아. 나는 템페스트 엔터 소속도 아니고.”
“…. 그렇긴 하죠.”
마침내, 마지막 장면의 촬영을 마친 희정에게 직진했다.
“희정아, 같이 영화 볼래?”
“저랑요?”
“응, 미라도 살인사건 재밌을 것 같은데 혹시 시간 괜찮으면….”
“그거 봤어요.”
“…. 아직 개봉 안 했는데.”
희정은 ‘그럼 안 봤나?’ 하면서 어깨를 으쓱였다.
“혹시 일요일에 뭐해?”
“교회 가요.”
“…. 토요일은?”
“아빠랑 낚시가요.”
“아, 효녀구나. 그럼 오늘 저녁밥이라도 같이….”
“저 밥 안 좋아해요.”
“아, 그럼 스파게티라도….”
“저 밀가루 알레르기 있어요.”
“…. 그럼 쌀국수 먹으면 되는데.”
누가 그러던가, 도전하는 남자는 아름답다고.
의지의 기현수는 끝까지 앞만 보고 직진했다.
“희정아, 네가 어디 산다고 했지?”
“강남이요.”
“어? 나돈데….”
“다음 주에 이사가요. 영국으로.”
“…. 상당히 멀리 가네?”
“그렇게 됐어요. 안 돌아올지도 몰라요.”
희정의 철벽 스킬을 보며 강준은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분명히 아무 사이도 아니었지만, 왜 이리 기쁜 것인가.
잠시 후, 강준은 기현수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위로했다.
“세상에 여자는 많아요.”
“희정이는 한 명뿐이잖아.”
“에이, 뭐 어쩌겠어요. 하하.”
“…. 묘하게 기뻐 보이는데?”
“설마요.”
“내일 저녁에 술 한잔할래?”
“아, 저는 친구랑 밥 먹기로 해서.”
“흠, 어쩔 수 없지.”
다음 날, 강준은 희정이와 저녁에 술 약속을 잡았다.
물론, 기현수에게는 맞아 죽어도 말할 수 없었다.
* * *
시간이 흘러, 「코리안 호러 스트리머 시즌 2」 런칭일.
첫 시즌제 작품이라 많이 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다 제작발표회장에서 반응이 좋았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드라마보다 걱정되는 건.
《김진우 작가와 공개 열애 중인 템페스트 엔터의 정새롬 실장, 천성 그룹의 일원으로 밝혀져….!》
타이밍 맞춰 새롬 씨의 신분이 대중에 공개되었으니.
“이야, 오빠 찐 재벌 남친 됐네.”
“그러게.”
옆에서 희정이는 뭐가 그리 신나는지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며 말을 이었다.
“오빠, 계 탔다고 난리 났어.”
“뭐, 사실이지.”
“여태까지는 오빠가 아깝다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 지금은?”
“이제 오빠 편은 아무도 없는 듯.”
“너는?”
“나는 당연히 오빠 편이지.”
그래, 위안이 된다.
“그래서 그런가, 지금 너튜브에도 오빠 얘기밖에 없어!”
“내 얘기?”
“응! 코리안 호러 스트리머 시즌 2 기대된다고.”
“홍보 제대로 했네. 이러다 대박 나는 거 아냐?”
“오빠 작품은 다 대박 났잖아.”
희정이와 함께 새 작품 런칭 시간만 보며 기다렸다.
특히, 내 너튜브 채널에도 다양한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작가 재능에 재벌 여친 ㄷㄷ
ㄴ다 가졌누
ㄴ부럽누 ㅠㅠ
ㄴ부러우면 지는 거다
ㄴ새롬 언니 너무 좋아
ㄴ내가 아는 재벌 중에 제일 예쁜듯
ㄴ니가 아는 재벌이 누군뎈ㅋㅋㅋㅋ
-호러 스트리머 2가 드디어 나오네 ㅠㅠ
ㄴ성호 오빠 진짜진짜 사랑해!!!
ㄴ지성호 너튜브 채널 구독자 10만 찍음 ㅋㅋ
ㄴ그거 본인이 아직 인정 안 함
ㄴ인정하면 바로 100만 각인데 ㅋㅋㅋㅋ
-그래서 마법소녀 언제 나오는데
ㄴ빨리 나오라고
ㄴ여민서 요즘 작품 활동 안 함 ㅋㅋㅋ
ㄴ마법소녀 정도면 연금이지
ㄴ애니메이션 잘 뽑혔더라
댓글을 확인하다가 문득 마법소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애니메이션 벌써 제작됐나?”
“아, 그거 우리 회사에서 은빈이한테 맡겼잖아.”
“그랬던 것 같네.”
이런 식이면 진짜 금방 부자 되겠어.
아니, 벌써 부자긴 하지.
그러니까 100억도 기부하지.
아마 기부 덕분에 회장님께도 쉽게 인정받지 않았을까.
“어, 오빠! 올라왔다!”
“벌써?”
희정의 말을 듣고 바로 디지니 플랫폴에 접속했다.
-랭크 100 (New) : 《코리안 호러 스트리머 S2. Ep.1》
아니, 이럴 수가 있나.
1분도 안 돼서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다니.
“미쳤네.”
댓글 달리는 속도도 상식을 벗어났다.
영상을 보기도 전에 댓글부터 다는 건지.
다음 날, 템페스트 엔터에서 발표한 뉴스 기사 하나.
그로 인해 코리안 호러 스트리머의 흥행 기록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천성 그룹 정덕수 회장, 김진우 작가의 차기작에 까메오로 출연!?》
* * *
템페스트 엔터 연기 연습실.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초로의 신사가 연기 수업을 받고 있었다.
김희정과 강준, 이진호 등 수많은 스타급 배우들을 길러낸 베테랑 연기 선생.
언제나 스파트타 식으로 가르치는 그였지만, 이번 학생은 너무 특별했다.
“하아, 회장님! 그게 아니지 말입니다.”
“아, 그럼!”
“갬성을 담아서 진짜 변태 같은 표정…. 오, 지금! 지금 완전 변태 쓰레기 같았어요!”
“….”
“….”
템페스트의 연기 선생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였다.
“죄, 죄송합니다. 회장님!”
“…. 잘 좀 해봐. 연기 선생.”
“시정하겠습니다!”
“다시 가자고.”
“넵!”
나이 든 배우 지망생은 연기 투혼을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