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172)
내가 그동안 시스템 말을 듣고 후회한 적이 있었던가.
“한 번도 없었지.”
이런 한밤중에 차를 몰고 목적지로 움직이는 이유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목적지와 가까워질수록 익숙한 환경이었다.
“마법소녀 세트장 중 하나네.”
분명히 위험 요소를 발견했다고 했으니, 세트장에 분명히 무언가 있겠….
‘불이 켜져 있잖아!?’
갓길에 차를 세우고, 조심스럽게 세트장 건물 내부를 들여다봤는데.
“빨리 끝내라고! 동이 틀 때까지 하고 싶어!?”
“아닙니다!”
다섯 명의 외국인들과 그들을 지휘하는 아메리칸 아저씨.
“거기 기름 좀 제대로 뿌려!”
“저기, 근데 정말 이래도 괜찮을지….”
“지금 나랑 장난해?”
“죄송합니다!”
“일이나 똑바로 해!”
“넵!”
소리를 치는 외국인의 뒷모습을 보고 직감했다.
저 사람이 시스템이 말한 위험인자라는 것을.
‘개 같은 쉑, 내 5포인트의 원수.’
지금이라도 당장 튀어 나가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파헤치고 싶지만.
‘비겁한 놈들. 치사하게 쪽수로 덤벼?’
아니, 아직 나한테 덤빈 건 아니지만.
먼저 개기면 나만 조져지는 거 아냐.
‘저놈들, 너무 졸렬한데?’
기껏해야 와이어나 자르고, CCTV 박살 내고, 불을 지…. 불을?
이런 씹새끼들이 미쳤나.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드는 상대를 확인하고, 스마트폰을 들었다.
“다들 여기 보세요!”
“???”
찰칵─!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기계음.
이내,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나를 쳐다봤다.
무음으로 할 수도 있었지만, 당장 방화를 멈추는 게 목적이라서.
“…. 안녕?”
약 3초간의 정적 끝에, 사람들은 나를 쫓기 시작했다.
다행히 총은 없었지만, 그것 말고도 흉기는 얼마든지 있었기에.
타다다닥─
꽤 먼 거리에서도 죽기 살기로 쫓는 걸 보면, 지들이 나쁜 짓 하는 걸 아는 모양이다.
‘당연히 내가 더 빠르지.’
놈들과의 거리가 제법 되는 편이라 여유롭게 내 차로 도망쳤다.
당장, 급하게 내 차로 도망가면서도 저장한 사진을 확인했는데.
‘에이씨, 족같이도 찍혔네.’
저것들 잡아다 싹 다 콩밥 먹여야 해.
방화미수면 미국에서도 엄청 큰 범죄 아닌가.
미국에서도 깜방가면 콩밥을 멕일지는 모르겠지만.
‘젠장, 얼굴을 제대로 봤어야 했는데.’
거리도 꽤 멀었고, 경황이 없어서 얼굴조차 확인하지 못했다.
【위험 요소가 제거되었습니다. 베네핏 ‘술래잡기’ 기능을 종료합니다.】
놈들도 이제 불을 지를 생각은 없나본데.
과연, 시스템은 남의 생각까지 읽을 수 있구나.
‘대충 막은 것 같으니까 도망부터….’
멀리서 여섯 명의 미국인들이 나를 노려봤다.
내가 차에 탑승한 뒤로는 쫓아올 생각이 없는 듯했다.
“저것들, 그냥 확 박아버릴까?”
아니다, 아까는 거리가 멀어서 미친 짓을 했지만 혹시라도 주머니에서 총이라도 꺼내면.
누군진 모르겠지만 두고 보자고.
내가 반드시 찾아서 복수할 테니까.
‘그나저나….’
한밤중에 시스템이 경고한 이유가 있었구나.
조금만 늦었어도 세트장 홀라당 태워 먹고 후회했겠어.
‘생각할수록 열 받네.’
다음 날,
당연하게도 ‘마법소녀’ 촬영장에는 크고 작은 소란이 발생했다.
“윽, 기름 냄새! 이게 뭐야!?”
“CCTV가 전부 박살 났습니다!”
“와이어가 잘렸는데, 당장 새로 구해야….”
유일하게 나 혼자 목격했고 알고 있는 사실.
조감독으로서 촬영장을 정리하는 한편, 잭 니콜슨 감독을 찾아갔다.
‘원한 문제일까.’
할리우드에서 연고도 없는데, 나에 대한 원한은 아닐 것 같고.
혹시나 해서 감독님께 여쭤보았는데.
“이 사진…. 우리 촬영장이군.”
“혹시 아는 사람입니까?”
얼굴을 식별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아는 사람인 것처럼 말하는 잭 감독님.
“톰 스미스.”
“네?”
“확실하진 않지만, 체격이나 머리카락 색으로만 봐서는….”
“음….”
겨우 그것만으로 의심한다고?
할리우드에서도 최고의 명장으로 손꼽히는 감독을?
“두 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으시군요.”
“….”
이 정도 증거만으로 톰 스미스라는 거물을 끌어내릴 수는 없겠지만.
당장 의심할 만한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된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감독님, 촬영은 재개합니까?”
“물론.”
“알겠습니다.”
일단, 현장에서 일어난 사건을 일단락하고 다시 촬영에 들어갔다.
어차피 미국 내 촬영은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벌써 희정이는 한국에서 가서 촬영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톰 스미스라….’
폐건물에, 인적이 드문 장소라고 너무 방심했어.
당분간 보안을 강화하고 근처에 경비를 세워야겠다.
* * *
한국에서 마법소녀들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심지어 한국인이 아닌 에바나, 리코도 마찬가지.
한명 한명이 최고의 셀럽으로서 가는 곳마다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언니, 광고 한번 찍는 게 이렇게 어려웠나?”
희정은 구름처럼 몰려든 수많은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광고 촬영 현장으로 이동했다.
“너 조금 즐기는 것 같다?”
“내가?”
“응.”
희정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매니저와의 대화를 계속 이어갔다.
“마법소녀 한국 촬영은 다음 주 맞지?”
“응. 그때부터는 개인 스케줄 없이 계속 촬영할 거야.”
“근데…. 우리 촬영은 미국이 로케야, 한국이 로케야?”
“한국이 로케지.”
“그래?”
“응. 디지니 스탭들이 대부분 미국인이잖아.”
“그런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한국 촬영씬이 들어갔으니.
당연히 한국팬들은 기뻐할 수밖에 없었다.
“아, 희정아. 한국에서 첫 촬영이….”
“김채은 배우님이랑 같이 하는 거지?”
“알고 있었구나.”
“응! 성 상담소의 김 프로님!”
“맞아, 그분.”
“요즘 일본에서 러브콜 엄청 많이 받는다던데.”
“그래?”
“응! 리코 씨한테 들었어. 그분 몸매가 아주 그냥, 크으….!”
미국에서 대본리딩 때도 함께 참여하지 않은 김채은 배우.
악당 여간부로 등장하는 그녀가 검정색 고양이 마스크를 벗는 촬영이었으니.
‘대역분 몸매도 엄청났잖아.’
미국에서는 마스크를 쓴 대역이 모든 촬영을 대체했지만.
한국에선 특별출연이자, 비중 있는 악역으로 직접 촬영에 임할 예정이었다.
“색기 장난 아니던데. 나랑 미드 차이 나서 비교되는 거 아냐?”
“음, 그건, 너도 뭐가 있긴 있어야 비교라도 할 수 있겠지.”
“???”
“오히려 우리 실장님이 훨씬 더….”
“나 오늘 광고 안 해.”
“…. 농담이야.”
“늦었어.”
얼마 후, 함께 광고 촬영하기로 되어있는 지성호가 나타났다.
희정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터덜터덜 걸어오는 성호에게 말을 걸었다.
“…. 오빠, 표정이 왜 그래요?”
“뭐가.”
“죽다 살아난 사람처럼….”
“죽다 살아났으니까.”
“???”
이내, 성호는 자신의 채널에 올린 스카이다이빙 영상을 보여주었다.
“오, 이거 하셨구나.”
“응. 채담이랑. 죽을 뻔했네.”
“에이, 멀쩡하게 살았잖아요.”
“안 멀쩡해.”
“이야, 오빠 채널도 구독자가 벌써 100만이네요. 축하드려요!”
“…. 고맙다.”
희정은 지성호와 소채담의 스카이다이빙 영상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오빠….”
“응?”
“정말 많이 좋아하시는구나?”
“뭐, 뭐를!”
“저한테 들켰어요.”
“…. 티가 나?”
김희정은 지성호를 바라보면서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스카이다이빙을 되게 좋아하시네.’
말로는 힘들었다고 하는데, 영상을 보니까 엄청 즐기고 있잖아.
그렇지 않으면, 좋아하는 사람이랑 같이 있을 때나 이런 표정이 나오는데.
‘그렇다고 채담 언니를 좋아하는 건 아닐 거 아냐.’
그때, 지성호는 한숨을 폭 내쉬고 한탄하듯 말했다.
“다른 사람한테는 절대 말하지 마.”
“네? 왜요!?”
“아직 나밖에 모른단 말야.”
“???”
스카이다이빙 좋아하는 게 그렇게 비밀인가.
그게 뭐라고, 이렇게 혼자 숨겨야한다는 걸까.
“아직 채담이는 내 마음 몰라.”
“뭔 소리….”
“내가 걔를 좋아하는 거.”
“…. 흡.”
“뭐야, 너 왜 그래?”
“아, 아뇹! 아닙니다!”
“너도 참, 특이하네.”
“아, 음….”
의도치 않게, 희정은 지성호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나 입 엄청 싼데, 큰일 났다.’
* * *
방화미수 테러 사건 이후, 우리는 큰 문제 없이 촬영을 지속했다.
“벌써 미국에서 마지막 촬영이네.”
처음 연출팀으로서 작품을 진행해서 그런가.
촬영장에서 보는 시야가 이전과 확실히 달라졌다.
연출도 연출이지만, 이제 대본을 쓸 때 표현할 수 있는 범위도 늘어난 기분이다.
“작가님, 여기서 뭐 하세요?”
마법소녀들 중 아직도 나를 작가라고 부르는 유일한 사람.
조연출 생활만 두 달이 넘었음에도, 나는 여전히 그녀에게 작가였다.
“민서 씨?”
“네. 작가님.”
“오늘 마지막 촬영이네요. 수고 많았어요.”
“저도 한국에서 씬 있어요.”
“저도 알죠.”
만류귀종이라고, 파트 1이 한반도 헌터 이야기였으니.
이번 파트 2에서도 마지막 전투는 한반도에서 펼쳐졌다.
특히, 이번 시즌 최고의 여악당이 고양이 가면을 벗고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질 테니.
“근데요.”
“네?”
“민서 씨, 복장이 잘 어울리시네요.”
“…. 칭찬?”
“오브 코얼스. 천상 마법소녀네.”
“….”
한 번씩 사나워질 때가 있었지만, 오늘따라 여민서가 순했다.
“내가 조감독님이라 참는다.”
“고마워라.”
잠시 후, 잭 감독의 지시에 따라 미국에서 마지막 촬영이 이어졌다.
“자, 스탠바이!”
이내, 자동차 폭파 씬이 줄줄이 이어졌다.
위험한 장면이지만, 대역 없이 홀로 소화하는 여민서 배우.
할리우드 돈지랄을 내 작품에서 보니까 기분이 묘했다.
‘액션 연습은 언제 하셨나.’
예쁜데, 봉사 정신도 있고, 연기도 잘하고, 이제 성격만 좋으면 완벽한데.
“자, 다음은 에바 배우님 투입하겠습니다!”
“네! 감독님! 저 여깄어요!!!”
생기발랄하게 폴짝폴짝 뛰어오는 에바.
확실히, 비주얼만으로도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느껴졌다.
“에바 배우님, 차가운 여신처럼 냉기가 뚝뚝 떨어지는 연기예요. 느낌 아시겠죠?”
“당연하죠!”
CG로 채워질 초록색 배경을 뒤로하고, 에바는 촬영장 한가운데로 걸어갔다.
주변에는 각종 공룡 사체들이 소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 외에도, 얼음 송솟이나 빙판 같은 소품들이 즐비했으니.
‘스케일이….!’
이내, 마법소녀 여민서는 에바와 함께 거대 로봇과 전투를 벌였다.
물론, 기갑이나 마법 이펙트는 CG로 대체할 테니 허공에 손질하는 게 전부였다.
‘귀엽다, 귀여워.’
당장이라도 아까운 장면을 스마트폰에 담고 싶지만.
내 손으로 영화 스포를 할 수는 없으니까 참아야지.
“…. 컷!”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했어요!”
미국에서의 마지막 촬영을 뒤로한 채, 스탭들은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 * *
남자친구보다 먼저 한국에 도착한 정새롬 실장.
이곳에서도 투자처를 구하는 건 그녀의 몫이었다.
“그래도 한국에서는 투자처 구하는 게 훨씬 쉽네.”
김진우 이름값이면, 거기에 템페스트 엔터라고 한다면.
당장 돈을 싸 들고 와서 투자하고 싶다는 회사가 산더미였다.
띠리리링─
그때, 새롬은 미국에서 촬영을 마친 잭 니콜슨 감독의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시지?’
의문스러운 어조로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는데.
-추가 폭발 씬, 가능하겠습니까?
“추가 폭발씬이요?”
-네. 실장님.
“하지만 저희가 사전에 협의한 내용은….”
-음, 위험성을 고려해서 많이 줄였는데, 배우분들 액션 실력이 제 예상보다 훨씬 뛰어났습니다.
“그, 그런가요.”
-가능하면 조금 더 폭발 범위를 넓혔으면 합니다.
결국, 투자금을 늘리자는 말이었다.
‘큰손을 한번 알아봐야겠네.’
아마, 잭 감독에게 템페스트와 디지니는 최고의 선택이었을 터였다.
영화 촬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으면서, 돈을 마음껏 퍼주는 제작사였으니.
-혹시 안 되면 어쩔 수 없….
“아뇨, 사흘만 시간을 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실장님.
배우들 칭찬을 해주면 감사할 따름이다.
다들 템페스트 엔터 소속이지 않은가.
리코 또한 조만간 템페스트와 계약하겠다고 매달렸으니까.
스윽─
새롬은 지체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들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새롬아!
“천성 전자 부사장님, 축하드려요.”
-축하는 무슨.
가벼운 인사에 이어, 새롬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나 얼마 전에 한국에 왔는데. 알고 있었어?”
-몰랐네. 요즘 내가 좀 바빠서…. 미안하다.
“그럴 수 있지. 오빠 혹시 오늘 저녁에 시간 괜찮아?
-없어도 시간을 내야지. 얼굴 보기 힘든 여동생이 보자는데.
“시간 없으면 내지 말고.”
-하하. 시간 괜찮아.
“그래. 그럼 저녁 때 보자.
무려, 천성 전자 부사장님이 직접 투자 하는 영화라.
그 정도면 국내에서 언플하기에 아주 괜찮지 않을까.
‘아니, 이미 홍보는 충분할 수도.’
* * *
오랜만에 돌아오는 고국.
분명히 겨울에 떠났는데, 어느새 봄을 지나고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했다.
“인터뷰는 생략하겠습니다.”
인천국제공항, 기자들과 팬들의 환호를 뒤로한 채.
템페스트 매니저들의 도움을 받고 공항을 벗어났다.
‘올해 상반기는 마법소녀 대본 쓰고, 영화만 찍다가 끝났네.’
그나마 밍쁨의 콘티와 구성락 디렉터 덕분에 빨리 끝낸 편이었다.
일찍 준비해서 사전제작, 프리 프로덕션 기간을 최대한 줄였으니까.
끼이이익─
“작가님, 템페스트 사옥에 도착했습니다.”
이게 얼마 만에 돌아온 템페스트 엔터테인먼트인가.
처음 보는 매니저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곧바로 실장실로 직행했다.
똑, 똑─
“들어오세요.”
여친의 기분 좋은 말소리를 듣고 안으로 들어갔다.
“여긴 그대로네요.”
“그러게요.”
동거를 해도 여전히 아름답고 청초한 새롬이.
가벼운 복장을 보다가, 다시 정장 입은 모습을 보니까.
“어? 예쁘다.”
“…. 뭐지.”
새롬은 피식 미소를 짓더니 내게 투자 건에 대해서 말을 꺼냈다.
“진우 씨도 알고 계셨나요?”
“네, 저도 잭 감독님께 들었어요.”
“음, 혹시 한국에서 촬영할 때 천성 전자 스마트폰 쓰는 장면 넣을 수 있겠어요?”
“그럼요. 전화하는 장면은 몇 번 있어요.”
“잘됐네. 그럼 그렇게 진행할게요.”
“오오, 벌써 천성 전자랑 계약한 거예요?”
“아직이요. 근데 아마 가능할 거예요.”
“아하.”
일 이야기를 마치고 다시 일상 대화를 이어가려고 했는데.
두근─
그런데, 그때 새로운 작품이 찾아오는 익숙한 감각이 느껴졌다.
‘어라….?’
주변을 둘러봐도 배우는 존재하지 않았다.
‘정새롬은 아니겠지?’
적당히 해야지, 새롬이한테 자꾸 왜 그러는 거야.
띵동─
에이, 이건 진짜 말도 안 돼.
장난하지 마라.
【내용 : 마이너리티 팔로워, 첫 번째 이야기】
【장르 : 미래 예측, 정보, 옴니버스】
【장소 : 템페스트 엔터테인먼트 1층 카페】
【제한 시간 : 3일】
【※ 레전드리 승급 : 110-110101-1011(가상 계좌, W Bank)】
【※ 입금 금액 : 0원 / 600억 원】
그런데, 이번 작품은 정말 많이 특이했다.
드라마나 영화 제작을 위한 작품이 맞기는 한 걸까.
곧바로, 1층 카페에 들러 첫 번째 이야기를 확인했는데.
‘김채은 배우님이….’
오토바이 날치기범한테 소매치기당하는 장면을 왜 보여주는 거지?
그것도 뭐가 이렇게 구체적이야.
드라마치고는 너무 현실적이라 재미도 없잖아.
* * *
「김 프로의 성 상담소」 덕분에 단숨에 날아오른 여배우.
김채은은 마법소녀 특별출연을 앞두고 크게 긴장했다.
“채은아, 악역인데 괜찮은 거지?”
“악역이면 어때? 마법소녀잖아!”
“마법소녀 아니고 여악당….”
“괜찮아. 쫄쫄이 입고 비중 많은 건 똑같잖아.”
“….”
매니저는 쓴웃음을 짓고, 채은과 대화를 이어갔다.
“오늘 김진우 작가님 한국에 들어오셨다더라고.”
“오! 이제 진짜 촬영하는구나!”
“응. 잭 감독님도 며칠 안에 방한하실 거야.”
“으으, 너무 떨려. 내가 그런 대작에 비중 있는 캐릭터로 나오다니!”
“미리 인연을 많들어 놓은 덕분이지.”
김 프로의 성 상담소 캐스팅 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었다.
작품의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장르부터 블록버스터니까.
아마 흥행도 마법소녀 쪽이 훨씬 성공할 확률이 높겠지.
“오늘 작가님 템페스트 엔터에 있다고 뉴스에도 나오더라. 완전 셀럽이셔.”
“우왕, 은근히 사랑꾼이시구나!? 한국에 오자마자 회사라니!”
“그런가. 하하.”
매니저는 시계를 슬쩍 보더니 말을 이었다.
“채은아 여기 잠깐만 기다리고 있을래?”
“응? 왜?”
“마실 것 좀 사 올게.”
어차피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딱히 위험할 것 같진 않았다.
“가방은 내가 들고 갈까?”
“됐거든. 빨리 갔다 와.”
“응!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알겠어.”
김채은은 고양이 마스크 벗는 장면을 수없이 연습했다.
특히, 가방에 넣어둔 마법소녀 대본은 이미 보물 1호가 되었으니.
“너무 좋아. 헤헤.”
그녀는 자기 자신의 배역에 심취해 주변을 돌보지도 않았다.
근처에서 그녀를 노리는 남자가 헬멧을 쓰고 있을 때에도.
뚜루루루─
홀로 남은 채은은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작가님! 한국 돌아오셨다면서요!”
-아, 네. 채은 씨. 안 그래도 어떻게 지내나 궁금했는데.
“네? 제 근황이요?”
-별일은 없으시죠? 혹시 소매치….
“당연하…. 꺄아아악!”
쒸이익─
순간, 채은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오토바이를 탄 남자가 핸드백을 낚아채고 달아났으니.
-채은 씨, 왜 그러세요!?
“소매치기야!!!!”
-????
“자, 작기님! 일단 끊을게요!”
-저기, 잠깐만요!!
뚝.
채은의 목소리를 듣고, 매니저는 급하게 다가왔다.
“오빠, 저기! 저 사람이 가방 훔쳐 갔어! 어떡해애!”
“번호판은 봤어?”
“응! 거기에 내 대보오온….”
“일단 신고부터 하자.”
“으응. 알겠어.”
한편, 김채은에게 정황을 들은 진우는 큰 혼란에 빠졌다.
다시, 전화를 걸어 그녀의 입을 통해 구체적인 진술을 들었는데.
“그니까…. 차량 번호가 뭐라고요?”
-아, 번호가 서울 자 52….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이건 진짜 말도 안 돼.
“마이너리티 팔로워…. 이 작품 대체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