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174)
정새롬은 진우의 교통사고 소식을 뉴스를 통해 확인했다.
“아니, 무슨….”
트럭을 직접 운전해서 사고를 막는다니.
히어로 영화 대본을 썼다고 자기가 진짜 영웅이라도 된 줄 아나.
곧바로 새롬은 스마트폰을 들어 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진우 씨!!!”
-넹?
“넹? 넹이라고 했어요?”
-음….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하신 거예요!?”
-뭐, 그야, 마법소녀 촬영에 트럭 한 대가 더 필요할 것 같아서….
“아니, 조연출이 왜 직접….!”
이내, 새롬은 한숨을 내쉬고 말을 이어갔다.
“후우, 그래요. 그래서요?”
-근데 건너편 차선에서 달려오는 트럭 움직임이 이상한 거죠.
“…. 그래서 직접 막았다고요?”
-그쵸.
우연히 트럭을 운전했고, 졸음운전 트럭을 막았다는 건가.
믿기 어려운 말이었지만, 현실에서 벌어진 일이었으니.
“정말 그게 전부예요?”
-네. 새롬 씨.
“흐음.”
뭔가 숨기는 게 더 있는 것 같지만 일단 다치진 않았으니까.
“다음부턴 조심해 주세요. 걱정했다고요.”
-알겠어요.
뚝.
전화를 끊고 진우에 대해 골똘하게 고민했다.
“우리 남친은 대체 뭘까.”
말도 안 되는 재능을 홀로 전부 가지고 있었다.
특히, 연예계에서 필요한 모든 능력을 한 사람이 전부 가지고 있었지 않은가.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운이 따라주나.”
진우의 너튜브 채널이나 관련 뉴스 기사에는 팬들이 걱정하는 목소리가 가득했다.
-진우야 죽지 마 ㅠㅠ
ㄴ건강하게 살아서 죽을 때까지 글만 쓰다 죽어줘
ㄴ비틀린 팬심 ㄷㄷㄷ
ㄴㅋㅋㅋㅋㅋㅋㅋ
-졸음운전을 왜 했대 ㅡㅡ
ㄴ졸려서
ㄴ지금 병원에 있다더라
ㄴ이제 졸음운전은 안 하겠네
ㄴ김진우 아니었으면 살인했을 듯 ㄷㄷ
ㄴ대형 사고 날 뻔했지
ㄴ아무도 안 죽은 게 천만다행
-두더지 코인 사라 ㅋㅋㅋ
ㄴ갑자기 뭔 솔
ㄴ두더지는 사야 함
“그래도 그동안 열심히 살긴 살았구나.”
쓸데없는 내용도 있었지만, 일단 반응은 굉장히 호의적이었다.
그도 그럴 만도 한 게, 김진우가 아니었으면 정말 큰 사고가 났을 수도 있었다.
“후우….”
남친 잘 만나서 앞으로 고생길이 뻔히 보였다.
* * *
영화의 대미를 장식할 대규모 전투씬.
스탭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나는 혼자서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었다.
‘며칠 뒤부터 코인이 오르락내리락 널뛰겠지.’
한국에서 ‘마법소녀’ 촬영은 막바지에 접어들었는데.
오히려 내 머릿속에선 온갖 상념이 어지럽게 돌아다녔다.
‘두더지 코인….’
다른 건 몰라도, 코인이 언제 오르고 떨어질지는 전부 꿰고 있었다.
멜론 머스크가 트위팅에서 계속 말을 번복하면서 장난질을 치니까.
‘대체 시스템은 왜 나한테 그런 정보를 알려준 걸까.’
도무지 그 이유를 찾을 방도가 없었다.
시스템한테 물어봐도 묵묵부답이었으니.
‘개미들의 피눈물을 막으라는 건가.’
아니면, 돈을 벌어서 기부나 하라는 걸까.
대본에 쓴 대로 코인을 사면 수백억을 벌어들이는 건 일도 아니잖아.
하여튼, 시스템의 의도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도 해보자.’
테솔라 회사에 내 이름으로 편지 한 통쯤은 보낼 수 있겠지.
‘딱, 그 정도….’
소매치기 사건은 작품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고.
교통사고는 사람 목숨이 달려서 어쩔 수 없었지만.
‘솔직히, 코인 떡락을 내가 무슨 수로 막아.’
그때, 연출팀 직원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조감독님, 준비 끝났습니다.”
“아, 수고하셨습니다.”
상념을 거두고, 촬영에 집중했다.
이제는 진짜 마법소녀 촬영도 끝을 향해 달려갔으니.
“자, 배우분들! 촬영 준비하겠습니다!”
곧이어, 네 명의 여전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늘, 최후의 전투에서 쓰러지는 여악당은 물론이고….
“공룡이 실허네.”
괴상한 공룡탈을 쓰고 있는 미국인 배우분들까지.
“CG 처리하면 랩터가 되는 거죠.”
“어, 제시 씨 왔어요?”
근처에 다가온 제시에게 인사를 건넸다.
“작가님, 오늘 기갑 공룡이 등장하는 거 맞죠?”
“음, 그렇긴 한데 그건 CG로 대체할 겁니다.”
“아하. 너튜브 자막에 참고가 필요해서요.”
고생이 많으시네.
“배우님들! 바로 촬영 시작하겠습니다.”
이어서, 잭 감독은 메가폰을 들고 소리쳤다.
“레디, 액션!”
NG를 허용할 수 없는 대규모 폭발씬.
실수 한 번에 수백억이 날아가는 판이었다.
오전부터 리허설은 충분히 했으니, 실수가 없기를 바라면서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봤다.
‘제발 이번 장면만….’
무사히 넘기면 조연출의 자리를 내려놓고 다시 작가로 돌아가는 셈이었다.
콰아아앙─!
이내, 엄청난 굉음과 함께 김채은 배우가 등장했다.
겉보기에 우스워 보이는 초록색 거대 장난감을 타고 나타났으니.
‘CG로 채우겠구나.’
이번 영화에서 비장의 무기로 준비한 기갑 티라노사우루스.
‘기갑 킹룡은 못 참지.’
예고편에 그림자만 비춰도 다들 디지니 가입하려고 난리가 날 테지.
조만간 넥플렉스에서 개봉하는 SF 영화보다는 마법소녀가 낫지 않을까.
이후, 차량 폭발씬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마법소녀와 기갑 공룡의 전투의 여파로 굴러다니는 자동차들.
죄다 중고차나 폐차 직전의 물건들이었지만 다 합치면 가격이 장난 아니다.
‘이번 영화로 본전 뽑으려면 천만 찍어야겠네.’
* * *
세계에서도 순위권을 다투는 대부호, 멜론 머스크.
말 한마디로 시가총액 수조 원을 증발시키는 SNS 중독자.
그에게는 원대한 포부가 있었다.
지구를 살기 좋은 세상으로 만들고 싶다는 꿈.
인류의 존속을 자신의 힘으로 이룩해 내겠다는 포부.
‘화성을 사람 사는 동네로 만들겠어.’
전기차 상용화를 실현했고, 화성에 우주선을 쏘아낼 기술력을 축적했다.
하지만, 언제부터 평범한 사람들이 우주 산업에 관심을 가졌는가.
그들에게 익숙한 ‘코인’이라는 코드를 이용해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만 있다면.
“어그로를 끌어야 해.”
물론, 주가가 폭락할 수도 있겠지만, 멜론 머스크는 그런 걸 생각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SNS에 테솔라 주식 너무 비싼 거 아니냐고 말했다가 시총 17조 원이 날아간 적도 있었다.
“뭐…. 그건 그거고.”
우주산업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코인 때문이라도 관심을 갖는다면.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스페이스 EX 사업과 자신의 비전을 알릴 수 있다면.
“화성 가즈아!”
곧바로 스마트폰을 들고 다시 한번 SNS에 접속했다.
토독, 토톡─
[스페이스 EX는 두더지 코인을 달나라에 가져다 놓을 듯 ㅎㅎ]
테솔라에서 그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개소리 한 번에 두더지 코인은 땅굴을 뚫고 수직 상승한다.
물론, 자신의 영향력을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소를 위한 대의 희생일 뿐.
똑, 똑─
곧이어, 12년간 함께한 비서를 잇는 후임 비서가 노크를 했다.
“회장님, 또 트위팅을 하셨군요.”
“어, 하하. 두더지가 또 오르겠어.”
“정말 스페이스 EX 표값을 두더지 코인으로 받으실 생각입니까?”
“아니.”
“….”
민간인 4명의 우주여행 티켓 값은 무려 600억.
솔직히, 멜론 머스크에게는 전혀 큰돈이 아니었다.
“차라리 지금 당장 유니세프에 600억을 기부하는 사람에게 주는 건 어떨까?”
“…. 진심이십니까?”
“아니.”
“….”
이제 비서는 회장이 농담을 하는지 진담을 하는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12년을 함께한 비서도 단칼에 잘라내는 멜론 머스크가 아닌가.
그런 사람의 마음을 파악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었다.
“얼마 후면 SF 영화 개봉한다며?”
“네. 유니버스 스튜디오에서 제작하고 있다고 합니다.”
“흠. 기대되는구만.”
우주 산업에 관심이 많은 공돌이답게, SF 영화에 대한 사랑은 엄청났다.
특히, 할리우드에서 제작 중인 SF 영화에는 직접 투자를 하는 데에도 서슴치 않았으니.
“다음부턴 빨리 말하라고. 미리미리 투자하게.”
“네. 회장님.”
그때, 비서는 무언가 생각이 났다는 듯이 말을 이어갔다.
“아! 회장님.”
“응?”
“마법소녀 파트 2가 나오는 건 알고 계십니까?”
“당연하지. 할리우드에서 촬영하고 있다면서.”
평소에 애니메이션 덕후라 트위팅 프사도 캐릭터 사진을 올려놓는 그였다.
마법소녀를 접한 것도, 영화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통해 봤기 때문이었으니.
‘그것도 SF긴 하지.’
공상 과학을 접목한 미래 기갑 로봇이 등장하니까.
“유니버스의 SF 영화와 마법소녀가 조만간 맞붙을 것 같습니다.”
“재밌겠네.”
“저기….”
비서는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보였다.
“김진우 작가가 테솔라 공식 계정에 DM을 보냈습니다.”
“마법소녀의 김진우 작가?”
“네. 회장님.”
비서를 내보내고, 멜론 머스크는 진우가 보낸 메시지를 확인했다.
“흠….”
왜 한국의 작가가 자신에게 이런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을까.
[회장님, 두더지 코인으로 어그로 끄는 것보다 훨씬 재밌는 소스가 있는데, 한번 들어보시겠습니까?]
굉장히 흥미가 돋는 건 사실이었다.
* * *
마침내 ‘마법소녀’의 한국 촬영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멜론 아저씨는….’
테솔라 회사 측에 메시지를 보내긴 했는데.
솔직히 답변을 기대하고 보낸 건 아니었다.
‘그냥 대충 둘러댄 말이지만….’
아마 엄청 바빠서 확인도 못 하겠지.
설마 진짜 나한테 들어보겠다고 하는 건 아닐 거야.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부호가 뭐가 아쉽겠어.
대충 이 정도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진우 씨.”
“네?”
“주말에 맥스 음악감독님이 한번 보자고 하시네요.”
“알겠어요.”
문득, 새롬 씨한테 하고 싶은 말이 떠올라 대화를 이어갔다.
“근데 우리 언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요?”
“왜요, 가기 싫어서 그래요?”
“아니요. 그런 건 아니고….”
이제 김희정도 미국에 갈 일이 거의 없을 텐데.
당장 미국 가서 쎅-, 아니, 동거 라이프를 즐겨야지.
“우리는 잭 니콜슨 감독님이 미국으로 돌아가실 때 같이 갈 거예요.”
“아, 그럼 편집만 끝나고?”
“네. 맞아요.”
촬영 중간중간에 계속 편집을 진행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필요치는 않았다.
즉, 한국에서 촬영한 장면에 대한 편집만을 남겨놓고 있었으니.
‘아마 일주일 정도면 될 것 같네.’
그 전에 확실히 작품은 마무리 짓고, 미국 가서 시사회 스케줄만 끝나면.
“새롬 씨, 우리 같이 미국 가요.”
“물론이죠.”
“하하. 저는 오늘 편집 도우러 갈 예정이에요.”
“그동안 고생했어요, 진우 씨.”
새롬이 눈빛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미국에서도 이런 눈으로 나를 바라봐주면 결혼까지 금방이겠어.
띠리리링─
그때, 누군가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소채담?”
아,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죽을 뻔했는데 제대로 인사도 못 했네.
‘고맙다고 전화했구나.’
문득, 얼마 전에 희정이가 말했던 내용이 떠올랐다.
지성호 배우가 소채담을 짝사랑하고 있다고 하던데.
‘이렇게 또 톱스타 커플이 탄생하는 건가요.’
정새롬이한테 잠깐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받았다.
일말의 거리낌도 없다고 증명하기 위해 스피커폰으로 받았건만.
“네. 채담 씨.”
-오빠라고 불러도 돼요?
“….?”
이거 스피커 폰이에요.
-안 되면 말고요.
“…. 안 돼요.”
-잉. 그럼 다음에 또 전화할게요!
“….”
나한테 왜 그러는데.
이건 배신이잖아.
당신은 모르고 있겠지만, 내가 당신 살려줬다니까?
뚝.
전화를 끊자마자, 옆에 있던 새롬의 눈빛에서 의문의 살기가 느껴졌다.
“저…. 편집하러 그만.”
“김진우, 이리 와봐.”
“…. 이건 놓고 말씀해 주세여.”
* * *
정덕수 회장은 여느 때처럼 골프를 마치고, 김 비서의 안내를 받으며 귀가했다.
“회장님, 김진우 작가의 작품 촬영이 완료되었다는 소식입니다.”
“벌써 그렇게 됐나?”
“네. 회장님. 조만간 시사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가야겠군.”
“미국에서 있을 예정입니다.”
“그래? 그럼 가기 어렵겠네. 축하 연락이라도 보내.”
“네. 회장님.”
김진우가 풍운을 품고 미국으로 떠난 지도 벌써 반년.
할리우드에서 제작한 첫 번째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었다.
“영화관에서 보면 되는 건가?”
“아닙니다. 디지니 플레이라는 OTT가 있는데….”
“그게 뭔데?”
“어, 음. 그러니까….”
“됐어. 다음에 네가 보여줘.”
“네. 회장님.”
분명 마법소녀 영화에 성 삼담소의 김 프로도 등장한다고 들었다.
심지어, 화상 통화로 면접을 보는 모습까지 옆에서 지켜봤으니.
“요즘 살맛 나는군.”
“회장님, 몇몇 방송국 드라마 감독에게 캐스팅 제의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 전부 거절해.”
꿈을 이뤘으면 만족해야지.
늙은 나이에 추태는 한 번이면 족하다.
띠링─
그때, 정덕수의 스마트폰에 알림이 울려 퍼졌다.
[할아버지, 잠깐 통화 가능하십니까?]
“우리 조준이구나?”
원래 새롬이를 제외하면 모든 손주 자식들을 거기서 거기라고 판단했지만.
얼마 전에 드라마를 찍은 뒤로 유독 관심이 가는 아이였다.
“천성 전자 부사장 자리는 내 말 듣고 꽂아준 거 맞지?”
“네. 회장님.”
“앞으로도 조준이를 신경 좀 써줘.”
“알겠습니다.”
김 비서의 말은 곧 정덕수 회장의 뜻.
그의 조력은 정조준에게 큰 힘이 될 터였다.
뚜루루루─
정 회장은 곧바로 조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달라고?”
-네. 회장님, 말씀드려야 할 게 있을 것 같아서요.
“말해 보거라.”
너무 무리한 부탁은 아니라면 다 들어줄 생각이었는데.
-그게, 할아버지께서 백상예술대상에 초청받으셨습니다.
“…. 내가?”
-네. 남자 신인상 후보로요.
“….”
이거 좋은 건가.
* * *
미국 캘리포니아주, 「코드네임 032 : 마법소녀, Part. 2」 시사회장.
“이상하다.”
“왜?”
희정이는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질문을 건넸다.
“두더지 코인…. 미래가 바뀌었어.”
“무슨 말이야?”
“분명히 떡락해야 하는데 안 떨어진다고.”
“응?”
소매치기를 잡은 것도 아니고, 화물트럭을 막은 건도 아니었다.
‘바뀐 거라고는 고작….’
테솔라 회사에 메시지 하나를 보냈다는 사실.
그거 하나 때문에 코인의 미래가 바뀌었다는 게 이상한데.
‘멜론 아저씨가 말을 번복하지 않았구나.’
원래는 두더지 코인을 찬양했다가, 비난했다가 말을 바꿔가며 장난질을 치는 게 미래였으니까.
“오빠, 이상한 말 그만하고 오늘 영화에 집중해.”
“응? 아, 그래야지.”
꽤 오랫동안 공들여 제작에 참여한 작품.
그동안 몸에 맞지도 않는 조연출 노릇을 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오늘로 다 끝났구나.’
이제 새로 태어나는 마음으로 할리우드에서 이름을 떨쳐야지.
“희정아, 오늘 시사회 끝나고 호텔 가서 자.”
“아, 왜.”
“너는 몰라도 돼, 인마.”
으른들의 사정이라고.
“나 짐도 챙겨야 하는데.”
“그건 내가 알아서 한국 주소로 쏴줄게.”
“흠….”
“뭐가.”
그때, 멀리서 효주가 다가오며 말을 꺼냈다.
“오빠! 시사회 시작이에요!”
“어, 그래.”
효주의 말을 듣고, 희정이와 함께 복도로 나왔다.
“감독님, 오셨습니까?”
“조감독님, 수고 많았어요.”
“감사합니다!”
“함께 가시죠.”
오늘은 시나리오 각본가로서, 주연 배우들과 함께 극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마법소녀들 입장하십니다!”
영어로 주연 배우들을 소개하는 MC.
미국에서 꽤 유명한 사람이라는데, 나는 오늘 처음 알았다.
“그럼 영화부터 시청하고 질문받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MC의 말을 뒤로한 채 자리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객석에서 의외의 인물을 만나 눈을 크게 치켜떴다.
‘로다주 배우님?’
로 형님은 눈을 찡긋하면서 내게 눈인사를 건넸다.
‘오, 감사하네. 와주셨구나.’
우리는 떨리는 마음으로 자리에 앉아 스크린을 바라봤다.
쿵, 쿵─
맥스 음악감독이 직접 작곡한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영화의 막이 올랐다.
‘느낌 있네.’
직접 연출에 참여했기에, 장면 사이사이에 채워진 공간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언제 어떤 스탭이 서 있었는지, 어떤 종류의 카메라를 써서, 어떻게 찍었는지.
띵동─
그때, 시스템은 영화에 집중하고 있던 정신을 깨트렸다.
【‘대본과 연출은 하나!’ 임무를 달성했습니다.】
【히든 미션을 완료하여, 특전이 주어집니다.】
【베네핏 강화 포인트를 1pt 만큼 획득합니다.】
‘꽁짜 포인트 개꿀.’
* * *
시사회는 성공적으로 마쳤다.
갑자기 늘어난 캐릭터들의 비중을 적절하게 분배했다는 평가.
특히, 기자들의 질문도 유쾌하게 넘기는 잭 감독님을 보며 연륜이 느껴졌다.
“김진우 작가님!”
“아, 로다주 형님!”
스케줄을 마치고 배우님이 내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조연출까지 맡느라 고생 많았어.”
“어휴, 형님 덕분이죠.”
“내 덕분? 나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
한국에서는 그냥 그렇게 말합니다.
띠링─
그때, 스마트폰에서 알림이 울렸다.
“잠시만요.”
편한 마음으로 문자 메시지를 확인했는데.
무려, 테솔라 본사에서 내게 보내는 초청 메시지였다.
그것도, 멜론 머스크 형님이 직접 보냈으니.
[회장님께서는 김진우 씨가 보낸 메시지를 흥미롭게 보셨습니다. 부디 자리에 함께하셔서….]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하는 그때, 로다주 형님이 말을 걸었다.
“김 작가, 요즘 새 작품은 안 쓰나?”
띵동─
그래, 시스템은 종종 누군가의 말을 듣고 작품을 던져주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엔 로다주 배우의 말만 듣고 반응하지는 않은 것 같다.
【내용 : 맨 vs 스페이스 1부】
【장르 : 생존술, SF, 야생, 우주, 탐사】
【장소 : 미국 캘리포니아, 테솔라 본사 회장실】
【제한 시간 : 10일】
【※ 레전드리 승급 : 110-110101-1011(가상 계좌, W Bank)】
【※ 입금 금액 : 0원 / 600억 원】
‘뭐지….?’
이거 시즌 2가 있는 작품이었냐?
아니, 근데 제목이 뭔가 수상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