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175)
테솔라 본사, 회장실.
멜론 머스크는 두 영화를 시청하며 무료한 시간을 보냈다.
「코드네임 032 : 마법소녀, Part. 2」와 「에일리언 인베이젼」
두 영화 모두 자신의 취향을 저격했지만, 굳이 하나를 고르자면.
“마법소녀 승.”
언제나 그렇듯,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상업 영화로서 더 재밌으니까.
‘배우들도 굉장히 매력적이야.’
에바를 제외한 주연 배우들을 전부 동양인으로 구성했는데.
전혀 이질감이 들지 않고,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에 잘 녹아들었다.
‘특히…. 에바는 정말 괜찮은데?’
마법소녀를 보기 위해 디지니 플레이도 가입했고, 배우들에 관심이 생겼다.
그중, 에바 같은 경우 「맨 vs 네이쳐」라는 드라마를 찍었다는 소식도 알게 되었으니.
“굉장히 재밌네.”
SNS 중독자답게, 좋은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트위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법소녀…. 두더지 코인보다 좋아 ㅎㅎ]
멜론 머스크는 자신의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모르지 않았다.
아마 오늘 디지니 플레이의 주가는 미친 듯이 요동칠 게 분명했다.
똑, 똑─
그때, 비서가 노크를 하며 손님의 방문을 알렸다.
“회장님, 연구소장님 오셨습니다.”
“들어오라고 해.”
“네. 알겠습니다.”
곧이어, 멜론 머스크는 스페이스 EX 연구소장과 대화를 나누었다.
이상하게 개그 코드도 잘 맞고, 서로 추구하는 비전도 비슷했다.
“그래서, 민간인으로 구성된 우주 탐사선 발사 준비는 잘 되고 있나?”
“네! 이제 누가 갈지만 정하면 될 것 같습니다!”
“화성 갈끄니까!”
“갈끄니까!”
두더지 코인 타고 날아오르려는 멜론 머스크.
그에게는 최근에 두더지보다 더한 관심사가 생겼다.
“회장님, 조만간 마법소녀 각본가가 방문한다면서요?”
“오, 어떻게 알았지?”
“사내에 소문이 파다합니다.”
“흠….”
확실히, 요즘 마법소녀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그 정도 작품 정도면 트위팅 할 만하지.’
OTT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드라마나 영화보다는 오리지널 작품이 각광받았다.
특히, 넥플렉스와 디지니라는 양두마차는 컨텐츠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었다.
“저는 회장님이 당연히 에일리언 인베이젼을 지지하실 줄 알았습니다.”
“아니, 마법소녀가 더 재밌던데?”
“아…”
“방금 트위팅도 했다구.”
멜론 머스크가 SF 영화 마니아라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물론, 그와 동시에 애니메이션 덕후 기질이 있기는 했었으나.
“우리 조만간 기갑 로봇도 제작해 보는 거 어때?”
“….”
“농담이야.”
띠링─
그때, 멜론 머스크는 개인 스마트폰으로 누군가의 메시지를 받았다.
[안녕하십니까? 김진우 작가입니다.]
곧이어, 그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걸렸다.
* * *
상식적으로 무슨 수로 테솔라 본사 회장실에 들어가려나 싶었는데.
[만나서 얘기하시죠. 가능하면 제가 있는 회사로….]
회장님 번호를 다이렉트로 받아서 직접 메시지까지 받았으니.
정말 내가 아는 그 멜론 머스크를 만나러 가는 건지 실감이 안 났다.
“…. 뭐가 이렇게 쉬워?”
하긴, 미래도 보는 시스템인데.
이것도 시스템이 설계한 판이라면 납득이 되겠지.
SF 영화 대본을 쓰러 여기까지 왔으니, 어떻게든 기회를 살려야만 해.
끼이이익─
수많은 전기차들이 나열된 주차 공간.
나는 차를 세우고, 곧바로 입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테솔라 본사 건물 위에는 엄청난 크기의 간판이 걸려있었다.
[TESOLAR]
과연, 신재생 에너지의 대표 격인 회사답게.
이름도 상당히 솔라스럽게 지어놨다.
“김진우 작가님이십니까?”
팔뚝이 내 허벅지만 한 경비가 다가와 아는 척을 했다.
상부로부터 안내를 받았을 테니, 긴장할 이유가 없었다.
“네. 안내 부탁드립니다.”
“그럼, 이쪽으로….”
곧이어, 마침내 그분과 얼굴을 마주했다.
시스템으로 본 미래에서 엄청나게 많은 개미들에게 욕을 먹는 이 사람.
내가 아니었다면 본인이 얼마나 많은 욕을 먹고 장수했을지 알기는 할까.
“김진우 작가님, 처음 뵙는군요. 하하.”
친근한 옆집 형님 같은 사람인데 정덕수 회장님보다 부자라는 게 놀라웠다.
“일단 앉으시죠.”
여유로운 자세로 내게 자리를 권하는 멜론 머스크.
그리고, 그가 권한 자리엔 공교롭게도 시스템의 빛이 머물렀다.
터벅, 터벅─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 소파에 앉아 작품을 확인했다.
‘우주여행이라….’
전작의 주인공인 로다주와 에바의 우주 생존기.
드라마 속 주인공이 우주여행을 할 수 있지.
그니까 그게 드라마고, 영화지. 안 그래?
어떤 작가가 SF 대본 쓰겠다고 우주까지 나가냐.
“무슨 생각을 하시죠?”
“아, 그게….”
“저한테 메시지를 보내셨지요.”
“네?”
“두더지 코인보다 흥미로운 소스가 있다고 하셨는데, 잊으셨습니까?”
멜론 아저씨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아씨, 그냥 대충 둘러댄 말인데….’
당장 무슨 말이라도 꺼내지 않으면 곤란했다.
“그게, 그러니까….”
“영화 투자 관련 내용입니까?”
“네?”
“제가 SF에 관심이 많은 걸 알고 말이죠.”
“어, 아. 네. 그렇죠.”
이내, 내게 손을 내미는 회장님.
지금 뭐 하자는 건지 눈으로 물어봤는데.
“시놉시스는 있을 거 아닙니까?”
“…. 없는데욥”
“???”
투자를 받으려는데 맨몸뚱이로 왔으니, 어이가 없을 법도 했다.
“오늘, 지금 이 자리에서 시놉시스를 써서 드려도 될까요?”
“그게 무슨….”
“제 머릿속에 다 있습니다.”
“흠….”
무언의 긍정을 보내는 제스쳐를 확인하고, 노트북을 꺼냈다.
5시간 분량의 대본을 1시간 안에 뽑아내는 연습은 충분히 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테솔라 투자라도 받아야겠어.’
* * *
정새롬은 오늘 스케줄이 있는 진우를 위해 주방으로 향했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유독 입맛이 까다로운 동거남.
남친을 위해 하루하루 더 나은 요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언니, 저 이제 곧 한국에 가면 어떡해요?”
“응? 그게 왜?”
새롬은 옆에서 들려오는 희정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오빠가 막 언니를 가만 안 두는 거 아냐?”
“…. 싸움은 내가 더 잘할걸?”
“에이, 그거 말고….”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
“음….”
이제 희정이도 내일이면 돌아갈 터.
더이상 김진우와 자신 사이에 거리낄 게 없었다.
‘희정아, 너만 없었으면 아마 내가 진우 씨를 가만 안 놔뒀을 거야.’
그 사람은 고자라고, 연애 고자.
그런 순수한 모습조차 좋아하지만.
“어쨌든….”
속마음을 삼키고, 새롬은 웃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
“짐은 다 쌌니? 언니가 도와줄까?”
“벌써 다 쌌죠. 음, 역시 언니는 나를 보내고 싶지 않구나?”
“???”
“엄청 아쉬워서 붙잡고 있잖아요. 그럼 그냥 제가 미국에서 쭈욱….!”
“빨리 가.”
“네?”
“한국에 빨리 가라고.”
“힝.”
새롬은 피식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한국 가서 스케줄 소화해야지.”
“미국에서는 아직 스케줄 안 잡혔어요?”
“당연하지. 이제 고작 일주일째야.”
“뭐지…. 저 이제 헐리웃 배우 아니에요?”
“응. 아직 아니야.”
언론 시사회 이후, 마법소녀가 개봉하고 일주일이 흘렀다.
동시에, 넥플렉스에서는 「에일리언 인베이젼」이 올라왔으니.
“언니, 그래도 요즘 화제성은 박빙이에요.”
“아, 넥플렉스랑?”
“네. 마법소녀랑 에이리언! 두 영화 모두 인기가 어마어마해요.”
“음.”
정새롬 역시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유명 스포츠 스타나 정치인들도 SNS에 인증 릴레이를 이어갔다.
이내, 새롬은 살며시 다가와 희정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봤다.
띠링─
마침, 강준에게 톡이 와서 황급히 스킵하는 김희정.
“너어….”
“그런 거 아니에요.”
“…. 일단, 오케이.”
넥플렉스와 달리, 개별 구매가 필요한 디지니 플레이.
「코드네임 030 : 마법소녀 Part. 1」 (구매 수 : 2,740,412)
가입뿐만 아니라, 추가 요금 8천 원을 내고 시청할 수 있었는데.
고작 사흘 만에 벌써 270만 구매수를 기록했다.
미국과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마법소녀를 시청했으니.
“마법소녀가 확실히 이기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가.”
넥플렉스 오리지널 작품에는 조회수가 나오지 않아서 직접 비교는 불가능했지만.
“한국에선 당연히 넥플렉스가 더 인기가 많을 테고…. 일본에선?”
“…. 글쎄용.”
일본의 에미코 작가와 국민 아이돌 출신 배우 리코.
거의 두 사람의 대결 구도처럼 보였다.
“제가 얼마 전에 구독한 일본 반응 채널이 있는데요.”
곧이어, 희정은 너튜브에 접속해 한 채널의 영상을 클릭했다.
일본 커뮤니티 반응을 번역해서 영상으로 올리는 채널이었다.
-리코가 액션을 그렇게 잘할 줄 몰랐음
ㄴ리코 쨔응 ㅎㅎㅎ
ㄴ내 미래 와이프 잘한다 >_<
ㄴ죽어 wwwwwww
-에미코 작가 영화도 나쁘지 않은데
ㄴ근데 SF 영화치고 너무 허술함
ㄴ차라리 마법소녀가 더 SF 같지 않냐 wwwww
ㄴ난 둘 다
-다케시마 그냥 가져가 ㅎㅎㅎ
ㄴ다케시마 아니고 독도라고 해라
ㄴ너네 일본인 맞음? wwwwwwwww
ㄴ미친놈 wwwww
ㄴ근데 김복만이 누구야?
ㄴ희정쨩 일본에서 데뷔해줘
대충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아마 너튜버가 반응을 순화해서 보여줬겠지.
“리코 언니, 지금 인기가 엄청 많네요.”
“이제 곧 재계약 시즌인데.”
“그쪽 소속사에서 쉽게 내주지는 않겠죠?”
“그러겠지.”
하지만, 일단 리코 본인의 마음이 확고했다.
재계약을 하지 않고, 템페스트로 이적하겠다는.
“근데 언니.”
“응?”
“오빠 오늘 스케줄이 뭐예요?”
“그야…. 조연출이니까 바쁘시겠지.”
“언니도 몰라요?”
“….”
랜덤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진우는 템페스트의 손을 떠난 셈이었다.
각종 투자나 인력의 이동으로 얽혀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남남이었으니.
“잘 모르겠는데? 그냥 스케줄이 있다고….”
“설마 또 대본 쓰러 여기 저거 돌아다니는 거 아니에요?”
“…. 여기 미국이야.”
혹시나, 실수로라도 위험한 동네에 발을 들이면.
“혹시나 SF 영화 찍겠다고 스페이스 EX 연구소 가고 그러는 거 아니겠죠?”
“…. 진우 씨 그런 사람 아니야.”
“에이, 아직도 오빠를 모르시네.”
희정이 말대로 갑자기 SF 영화라도 쓰겠다고 하면.
‘진짜 우주라도 갈 사람이지.’
우주의 기운을 받아서 글을 쓰면 더 잘 써진다고 할 듯.
“진우 씨를 뭘로 보고.”
“헤헤.”
“너도 오빠 좀 그만 놀려.”
아무리 김진우가 유별나다고는 해도, SF 영화 찍겠다고 달나라 가서 대본을 쓸까.
아니겠…. 지?
* * *
나는 지친 몸을 이끌고 테솔라 본사 회장실을 벗어났다.
-하하하, 이런 내용을 즉석으로 생각하다니. 정말 신이 내린 천재인가?
-감사합니다.
-투자하겠습니다! 다만….
-네?
-아니, 추후에 다시 이야기하시죠.
회장님과 찝찝한 대화를 나누고, 주차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눈빛에 광기가 보여.”
기분 탓인가.
두더지 코인을 향한 집착을 나한테-, 아니, 내 작품으로 옮긴 느낌인데.
잠시 후, 집에 도착해서 집안을 둘러봤는데.
오늘따라 새롬 씨가 각 잡고 음식을 준비했다.
“뭐야, 김희정 너는 아직도 안 갔냐?”
“내일 갈 거거든!”
“응. 나도 알아.”
네가 가길 기다리는 일주일이 7년 같았거든.
전역하기 직전에 기다리는 시간보다 더 길게 느껴졌어.
“다른 마법소녀들은 지금 한국에서 꿀 빨고 있는데. 너도 빨리….”
“오빠! 우리 일주일 만에 270만이야, 270만!”
“…. 나도 봤어.”
“오늘 멜론 머스크가 마법소녀를 찬양했어!”
“응. 그것도 알아.”
내 앞에서도 SNS를 하더라고.
“아니, 말 끊지 말고 너도 빨리…”
“진짜 우리 영화 대박 나려나 봐!”
“그거야….”
김희정도 마법소녀 중 한 명이니까, 이렇게 펄쩍펄쩍 뛰는 게 이해할 만했다.
“보통 시즌 2 나오면 망하던데, 마법소녀는 아니네.”
“당연하죠, 진우 씨니까요.”
그때, 새롬이는 주방에서 갈비찜을 들고 식탁으로 다가왔다.
“오, 죄송해요. 제가 해야 하는데.”
“아뇨. 진우 씨는 앉아계셔요.”
달콤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백중원 선생님께 배운 나보다도 요리를 잘하는 사람.
“내가 복 받았네.”
“제가 복 받았죠.”
“새롬아.”
“진우 씨.”
“…. 쌍으로 놀고 자빠졌네.”
옆에서 희정이는 아니꼬운 눈으로 우리를 쳐다봤다.
“희정아, 뭐라고?”
“아니, 놀고 싶다고.”
됐고, 이제 내일 희정이만 사라지만 끝이다.
이제 진짜 미국에서 새롬이랑 꽁냥꽁냥하면서.
“우리 결혼하면 애는 둘만 낳고 잘 키워요.”
“???”
아, 생각만 한다는 게 실수로 말을 해버렸네.
띠링─
바로 그때, 새롬이 스마트폰에 알림이 울렸다.
“잠시만요.”
“네.”
싱글벙글 웃으면서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여친.
이내, 그녀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저기 어떡하죠?”
“아, 또 왜요. 뭐가요.”
“백상예술대상에 초청받았어요.”
“제가요?”
“네. 그것도 두 작품으로.”
「김 프로의 성 상담소」와 「고양이 탐정 메로로」
백상은 TV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영화 부문도 취급했으니.
“그럼 다시 가야 해요?”
“네. 아무래도. 후보에 많이 올랐어요.”
“….”
그냥 대리 수상, 그런 거 하면 안 되나.
“어차피 저도 갈 거예요.”
“새롬 씨도요?”
“네. 제작 총괄로서 초대받았으니까요. 게다가….”
곧이어, 새롬 씨의 입에서 황당한 말을 들어야만 했다.
“우리 할아버지가 남자 신인상 후보래요.”
정덕수 회장님이 신인상이라고?
* * *
최근 한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여인들이 있었다.
바로 마법소녀들.
여민서를 필두로, 나머지 세 명 모두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중, 에바는 최근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외국인으로 뽑혔다.
한국계 혼혈인이지만, 기본적으로 그녀의 국적은 미국이었기에.
“에바 씨, 혹시 다음 작품은 누구의 작품을 생각하고 계신지….”
에바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사회자를 빤히 바라봤다.
말 그대로 인형처럼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녀가 아닌가.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남자로서 부담이 될 만 했다.
“그, 왜, 왜 그렇게 쳐다보시는지….”
“왜 그런 질문을 하시나요?”
“네?”
“당연히 김진우 작가님 작품을 하겠죠.”
“아…. 당연하시구나.”
쉐어 하우스와 맨 대 네이쳐에 이어, 마법소녀까지.
모든 작품에서 주인공으로서 존재감을 뽐내며 커리어를 쌓았다.
이제 어미 새를 떠나 새로운 작가와 감독을 찾을 법도 하지만.
데뷔 때부터 함께한 김진우라는 둥지를 벗어날 마음이 없어 보였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네.”
에바는 도도한 표정으로 자리를 벗어났다.
남녀 구분 없이 모든 스탭들이 일제히 그녀를 쳐다봤다.
마치 인세의 외모가 아닌 것처럼 완벽한 미모를 자랑했기에.
“와, 진짜 장난 아니네.”
“원래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그러게, 마법소녀 이후로 더 예쁜 것 같아.”
“저런 사람은 누구랑 결혼할까?”
“그냥 만인의 연인으로 남아줬으면 좋겠다.”
소곤대는 스탭들을 지나쳐 매니저에게 다가가는 에바.
그러던 중, 문득 오늘 한국에 도착한다는 지인이 생각났다.
뚜루루루─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고 질문을 퍼부었다.
“새롬 언니! 한국 오셨어요!?”
한국에 사는 동안 친동생처럼 아껴준 실장님.
이제 인기도 생겼으니 당장 은혜라도 갚고 싶었다.
“오늘 제가 밥 살게요!”
-근데 어쩌지? 지금 친가에 들를 예정인데.
“친가….?”
아, 친구!?
“그럼 저도 같이 가요!”
-응? 나랑 같이?
“네! 언니!”
-친가에 간다니까….?
“뭐 어때요! 같이 놀면 더 좋은걸요!”
-정말 따라오겠다고?
“네!!! 제가 밥도 살게요! 헤헤.”
-음….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고 했잖아.
같이 가서 언니 친구한테 점수도 따면 더 좋지.
-아니야. 오지 마.
“넹!”
* * *
새롬은 전화를 끊고, 한숨을 내쉬었다.
“에바?”
“에바!”
“….”
그녀는 정조준 부사장의 요청으로 본가에 들어야만 했다.
자신이 힘들어 보였는지, 어깨를 두드리며 힘내라고 말해주는 남친.
“진우 씨 덕분에 내가 힘이 나네.”
“하하.”
“아, 진우 씨! 그 제가 맡겼던 서류 주세요.”
“네? 잠시만요. 이것 좀 맡고 계시면….”
가방을 뒤적거리는 사이에, 새롬은 무언가를 빤히 쳐다봤다.
진우가 맡긴 물건들 중 몇 부에 해당하는 종이를 펼쳐보았는데.
「맨 vs 스페이스 1부」
제목만으로도 내용을 알 수 있을 것 같은 대본 한 부.
“…. 이거 뭐예요.”
“???”
기어코 남친이 검은 바다로 떠나겠다고 하네.
그렇게 지구를 떠나고 싶으면 말해 주지.
요단강 미리 건너게 해줄 수는 있을 텐데.
“진짜 가시려고요?”
“어딜요?”
“우주!!!”
오늘도 남친 덕분에 없던 힘이 생겨난다.